월매출 1000억원대의 국내 최대 인테리어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오늘의집의 물류 서비스가 28일 그 모습을 대중에 공개했습니다. 오늘의집의 물류 서비스가 내세우는 핵심 가치는 ‘지정일 배송’입니다. 고객이 주문후 익일부터 최대 14일 이내에 직접 상품을 수령받기 원하는 날짜를 지정하여 오늘의집에서 구매한 인테리어 상품을 수령하고, 설치까지 받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지정일 배송에 포함된 전 상품 카테고리는 ‘무료’ 배송 및 교환, 반품이 가능합니다.

오늘의집이 신규 론칭한 ‘지정일 배송’ 서비스 카테고리. 서비스 론칭 초기에는 소규모 인기 상품 구색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간 오늘의집은 직접 물류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았습니다. 오늘의집에 입점한 업체들이 ‘알아서’ 고객에게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였죠. 업체마다 다른 물류 관리 역량과 고객 주문을 받은 이후 제조하는 일이 왕왕 발생하는 가구업계 특성으로 인해 오늘의집 고객이 받는 물류 서비스 품질은 균일할 수 없었습니다. 요컨대 오늘 오늘의집에 주문한 테이블과 의자가 테이블은 3일 뒤에 오고, 의자는 2~4주 뒤에 온다는 알림을 받는 일이 왕왕 벌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인테리어 용품 특성상 날뛰는 배송시간은 고객에게 상상 이상의 불편함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인테리어 용품에는 조립 및 설치 서비스를 요하는 상품이 다수 포진돼 있습니다. 적재 효율 증대를 위해서 반조립 상태로 배송되는 경우가 많고, 부피, 무게가 큰 이형물의 경우 운반 인력, 경우에 따라 사다리차와 같은 장비의 도움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인테리어 용품은 다른 택배 상품과 달리 고객이 부재중, 비대면 배송을 이용하기 까다롭습니다. 오늘의집에 따르면 가구 카테고리의 경우 ‘대면 배송’이 일반적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인 가구, 맞벌이 가정이라면 오늘의집에서 주문한 상품 수령을 위해 회사에 연차를 내는 등 별도의 시간을 내서 집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약속한 날에 상품이 도착하지 않는다면요? 다음에 언제 상품이 도착할지 예측조차 할 수 없다면요? 인테리어 용품을 수령하는 고객에게 물류 서비스가 심각한 불편함으로 작용했던 이유입니다.

‘직매입’에서 찾은 해법

오늘의집이 ‘지정일 배송’을 전면에 내세운 물류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오늘의집은 지난해 물류조직을 세팅했고, 28일 공식 물류 서비스 론칭 전까지 경기도 포천에서 물류 운영을 테스트했습니다. 그때부터 오늘의집의 최우선 해결 과제는 가구 물류의 오랜 숙제로 거론됐던 ‘정시성’이었습니다.

오늘의집 배송 서비스의 ‘배송일’ 선택 기능. 오늘의집은 물류 서비스 론칭에 앞서 가구물류의 오랜 숙제였던 ‘정시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방점을 찍었습니다.

오늘의집이 공식 서비스 오픈을 통해 공개한 정시성의 숙제를 해결한 방법은 ‘직매입’입니다. 오늘의집은 지정일 배송 서비스 오픈에 앞서 경기도 이천에 약 1만평 규모 가구 물류센터를 구축했습니다. 이 물류센터에 상품 재고를 오늘의집이 선매입해 보유해둡니다. ‘실물 재고’가 이미 있기 때문에 오늘의집의 지정일 배송은 가장 빠르면 오늘(오후 2시까지 주문한 상품 건에 한해) 주문한 상품을 익일 출고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물류센터에서 출고한 상품은 오늘의집의 전담 배송망을 통해 고객에게 전달됩니다. 수도권 고객을 대상으로는 오늘의집이 직접 배차하고, 그 외 지방 배송은 협력 물류업체와 제휴하여 처리하는 구조입니다.

오늘의집은 전담 배송기사에게 배송하는 가구 특성에 따른 매뉴얼을 제작하여 배포했습니다. 일반 택배와 다르게 조립과 설치가 필요하기도 한 가구 물류의 특성을 고려한 조치입니다. 객단가가 높은 가구 카테고리 특성상 파손률을 줄이기 위한 매뉴얼도 함께 포함됐습니다.

만약 오늘의집이 구성한 전담 배송망의 규모를 초과한 주문이 들어올 경우 고객이 원하는 지정일 타임라인을 맞출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오늘의집 관계자는 “주간 배송이고 배송기사를 위한 설치 매뉴얼을 잘 갖춰뒀기에 추가적인 캐파(Capacity)를 늘리는 것은 아주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각 상품별 판매량 데이터가 있고, 어떠한 프로모션을 했을 때 어느 정도의 판매 증분이 있는 지에 대한 데이터 분석도 이미 진행됐기에 준비한 캐파 안에서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직매입의 위험, 해결책은 ‘데이터’

직매입은 빠른 물류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잘 알려진 방법론이지만, 운영에 따른 위험도 함께 합니다. 안 팔리는 상품에 대한 재고 부담을 플랫폼 업체가 떠안기 때문입니다. 종전 입점 업체가 물류를 처리하는 구조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던 재고 관리 부담도 함께하기에 플랫폼 업체의 비용은 크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오늘의집도 그 위험을 알고 있습니다. 여기 오늘의집이 재고 위험을 줄이는 방안으로 강조하는 것은 ‘데이터’입니다. 오늘의집은 지정일 배송 상품으로 기존 고객이 선호하는 인기상품 위주로 소규모 제품 라인업을 우선 구성했습니다. 오늘의집 플랫폼 내부의 ‘스크랩’ 기능 등 여러 고객 데이터를 활용하여 고객이 어떤 제품에 흥미를 느끼고 관심을 보이는 지 높은 정확도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오늘의집의 설명입니다. 제품 매입 전에 데이터를 통해 불량률과 같은 상품 품질 척도도 분석한다고 하고요.

오늘의집 관계자는 “침대 상품 안에서도 고객이 특정 브랜드, 특정 타입, 특정 디자인, 특정 가격대를 선호하는지 등에 대한 데이터가 있기에 고객이 어떤 상품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며 “이러한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여 판매물량에 대한 과학적 관리가 가능하다고 보고, 기존 판매 중이던 아이템에서 인기 브랜드와 상품 위주로 선정했기에 불용재고에 대한 걱정은 크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오늘의집에서 쿠팡의 향기가…

오늘의집이 지정일 배송 상품 카테고리에 한해서 전 품목 무료 배송, 교환/반품(교환/반품의 경우 단순 변심에 의한 경우는 무료가 아님) 정책을 내건 점도 눈에 띕니다. 여기 더해 오늘의집은 지정일 배송 상품에 한해 기존 현장 관행에 따라서 왕왕 발생하던 설치비, 사다리차 비용, 양중비(계단 작업비) 등을 일체 받지 않는 정책을 세웠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소비자가 부담하는 물류비가 ‘공짜’라고, 가구 물류가 공짜는 아닙니다. 누군가가 물류비를 부담합니다. 오늘의집 지정일 배송의 경우 그 숨은 물류비를 전액 오늘의집이 부담한다고 하고요.


오늘의집이 자체 물류로 인한 비용 증가를 감수한 이유는 고객에게 최적의 배송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오늘의집은 고객이 가구 수령시 느끼는 가장 큰 부담과 부정적인 경험으로 ‘배송 받을 때까지 배송비가 얼마나 나올지 예측하지 못한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많은 가구업체들이 현장 특이사항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비용을 배송기사를 통해 현장에서 수취하는데, 이는 고객에게 구매까지 예측치 못한 비용을 발생시키는 요인이 된다고요.

오늘의집 관계자는 “고객과 배송기사 간에 실랑이가 생기는 등 이커머스 배송 경험대비 가구배송 경험에는 미흡한 점이 많았다”며 “때문에 오늘의집은 최적의 배송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우리 자체 비용이 증가하더라도 무료 배송 및 부가비용 정책을 설계했다”고 밝혔습니다.

어찌 보면 오늘의집 물류 서비스에서는 인테리어 버티컬 ‘쿠팡’의 향기가 납니다. 직매입을 기반으로 물류센터에서 재고를 직접 관리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설계한 것도 그렇고, 데이터를 상품 조달을 위한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점도 그렇고, 어느 정도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고객단의 서비스를 최우선으로 설계한 점도 그렇습니다.

지정일 배송 서비스 오픈이 어제였던 만큼, ‘물류’ 서비스가 오늘의집 매출에 얼마나 큰 힘을 실어줄 지는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앞으로 현재 소규모로 운영되는 오늘의집 지정일 배송 카테고리가 얼마나 빠르게 확장하는지 살펴보는 것이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겠네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