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 투명 전극업체 엠에스웨이, “진정한 친환경 발전을 꿈꾸다”

세계적으로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친환경 정책을 대거 강조하면서, 세계적으로 이에 발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들은 친환경 정책을 다수 내놓기 시작했고, 기업들은 친환경 관련 기술과 제품을 개발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 여파로 재생에너지, 특히 태양 에너지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세계 태양광 패널 설치량은 130GW가량 됐다. 기존 예상치인 120GW를 상회한 수치다. 2022년에는 200GW까지 증가할 수도 있다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태양광 발전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가운데, 업계도 이 수요에 발맞추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번에 주목할 곳은 2003년에 설립된 국내 재료업체 엠에스웨이다. 엠에스웨이는 반도체 사업과 신소재 사업을 함께 병행하고 있는 기업으로, 대표 제품은 유연 투명 전극 나빌(nabil)이다. 업계에서는 기존의 투명 전극과 달리 필름 형태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더욱 유용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전극을 구겨도 저항이 낮아지지 않는다. 꼬마전구는 저항이 조금만 높아져도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출처: GIST)

기존에 투명 전극으로 사용되던 재료는 ITO(인듐 주석 산화물)이었다. 이는 광물 기반이기 때문에 굽히거나 접을 수 없으며, 쉽게 깨지고 손상됐다. 따라서 재료업계는 좀 더 유연하면서 투명해 어디에든 적용할 수 있는 재료를 개발하는 데 팔을 걷고 나섰다.

현재 널리 알려진 유연 전극 소재는 ▲은나노와이어(AgNW) ▲메탈메시(Metal Mesh)다. 은나노와이어는 나노 단위의 은 실을 겹겹이 쌓고, 이를 고분자화합물로 고정해 놓은 재료다. 가격이 낮고 유연하지만, 은 특성상 불투명하고 실 특성상 쉽게 끊어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내부에서 단선이 발생하면 전류가 흐르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에, 치명적이라는 문제가 있다. 메탈 메시는 필름 위에 금속을 그물처럼 미세하게 도포한 재료로, 저항이 낮고 미세제조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파장이 눈에 보이는 모아레(Moire) 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 마찬가지로 대안이 필요한 실정이다.

엠에스웨이의 나빌은 은나노와이어와 메탈메시의 한계를 극복한 재료다. 나빌은 강한 힘으로 구겨도 어느 정도 회복이 가능하며, 구겨진 상태에서 전극을 연결해도 단선이나 저항 증가 등의 현상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금속핵유도층을 중간에 삽입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전극 소재는 기판 위에 전류가 흐를 수 있는 금속층, 그 위에 부가 기능을 위한 기능층을 올려 생성한다. 얇은 필름의 경우, 기판 위에 바로 금속층을 올리면 특정 범위에만 금속이 쏠리는 ‘아일랜드 현상’이 나타난다. 이 현상이 일어나면 전류가 통과할 수 없는 부분이 생기기 때문에, 전력 효율성이 낮아진다. 하지만 금속핵유도층을 도포한 후 금속층을 도포하면 전반적으로 고르고 얇게 도포된다. 이 같은 기술을 도입해 엠에스웨이는 유연하고 투명한 전극을 개발할 수 있었다.

유연 투명 전극 핵심 기술 (출처: 엠에스웨이)

엠에스웨이는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협업을 통해 유연 투명 전극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2020년도 기후변화 대응 기술개발사업을 함께 하고 있으며, 현재 과제를 시행하는 중이다. GIST 외에도 엠에스웨이는 해외 주요 유기 태양전지 업체와 페로브스카이트 연구소 등과도 협업 중이다.

엠에스웨이는 2021년에 들어서면서 지속해서 문의나 주문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재생에너지 발전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태양광 발전도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태양광 발전의 경우, 패널을 설치하고 폐기하는 과정이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비판을 늘 받아왔다. 태양광 발전은 대형 패널에 태양광을 비춰 발전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 패널을 설치하기 위한 부지가 필요하다. 또한 설치하고 해체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크게 들며, 패널을 폐기하기 위해 매립하는 과정에서 또 다시 한 번 환경오염이 일어난다.

엠에스웨이는 이같은 문제를 투명 전극으로 해결할 방침이다. 엠에스웨이가 공략한 곳은 유리 건물, 특히 고층 빌딩이다. 높은 건물에는 무거운 소재를 사용할 수 없다. 쉽게 무너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층 건물에는 대부분 유리창을 사용하는데, 엠에스웨이의 투명 전극은 유리창 겉면에 부착돼 태양광 발전이 가능하도록 할 전망이다. 굳이 태양광 패널을 건설하기 위해 부지를 마련하지 않아도 되고, 필름 형태이기 때문에 폐기 과정에서도 많은 낭비가 일어나지 않는다.

엠에스웨이는 유연 투명 전극을 발전뿐만 아니라 열차단과 전자파 차단 필름으로도 사용할 방침이다. 투명 전극을 만들기 위해 은을 전면에 걸쳐 고르게 도포했기 때문에 들어오는 열과 전자파도 균형 있게 차단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유연 투명 전극은 디스플레이 등에 부착돼 여기에서 내부 열과 전자파가 밖으로 나오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유연 투명 전극 기술은 한국, 미국, 일본, 유럽, 중국에 특허가 등록돼 있다. 또한 투명 전극을 최종적으로 만들기 위해 등록한 파생특허도 있다. 엠에스웨이는 지속적으로 자사 기술력을 입증해 나가고, 유연 투명 전극의 활용도를 넓힐 방침이다.

한편, 엠에스웨이는 유연 전극 소재 외에도 반도체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 전장 부문에서 16개군 제품을 확보했으며, 이에서 파생돼 사물인터넷(IoT)와 5G에 들어가는 부품도 생산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

관련 글

첫 댓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