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중은행 관계자에게 물었다. 금융권이 말하는 ESG가 무엇인지. 돌아온 답은 “너무 방대하다”였다. 농촌 일손 돕기부터 시작해 채권발행, 관련 상품, 페이퍼리스까지 하나로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요즘 금융권에서 ESG 키워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금융과 ESG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

요즘 ESG 경영이 화두다. ESG가 대체 뭐길래 다양한 산업군에서 너도나도 외치는 것일까.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앞 글자를 딴 약자다.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ESG 투자자산은 2020년 상반기 40조5000억달러로 집계됐다. 1년 반만에 약 32% 증가했다. 빠른 속도로 전세계가 ESG에 주목하게 된 계기는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전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각 국 정부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새로운 재정의 사용처를 확립하고 중장기 전략으로 그린뉴딜, 친환경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에 맞춰 철강금속, 화학, 반도체 등의 글로벌 대기업들도 ESG 경영을 선언하고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말 ‘2050 탄소중립 선언’을 발표한 후 각 부처에서 ESG 관련 정책과 계획을 내놓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동참했다. 금융위를 포함한 금융감독원 등 13개 금융기관은 24일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TCFD)’와 권고안에 대한 지지선언을 했다.

글로벌 협의체 TCFD는 기후변화 관련 정보 공개를 위해 설립됐으며, 기업이 기후변화와 관련된 위험 등을 의사결정에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금융위는 다음달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마련하고 하반기 중 금융권에 시범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ESG와 금융은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을까. ESG는 은행지주, 증권 등 금융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키움증권의 ‘ESG, 금융시장에 밀려오는 거대한 물결’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지주는 대표적인 ESG 관련 기업으로 꼽힌다. 금융업은 어느정도의 사회적 책임을 요할뿐만 아니라, 산업에 대한 신뢰와 사회적 평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위기에 처한 자영업, 중소기업 등에 대한 지원을 늘리면서 금융권의 사회적인 책임이 강화되고 있다. 또 기타 산업과 달리 금융업은 환경과 관련된 부정적인 사안이 많지 않아 ESG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키움증권은 “향후 기업의 이미지, 고객 신뢰도를 어떻게 제고하느냐에 따라 ESG의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국내 ESG채권 발행 현황(자료=키움증권)

특히 증권업은 자금조달 측면에서 ESG 시장 확대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ESG 채권시장이 급성장하고 관련 투자상품 개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ESG 채권시장의 활성화로 관련 채권 발행 주선 규모가 확대됐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ESG채권 상장잔액은 2019년 말 대비 2020년 말 약 207% 증가했다.

금융권, 올초부터 조직적인 ESG 활동 

국내 금융사들은 올초를 기점으로, ESG를 키워드로 내세운 각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그룹사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2015년부터 이사회 내 ESG 전략위원회(구 혁신금융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그룹의 핵심사업, 정책, 규정 등을 결의한다. 여기에 지난 2월, 신한금융그룹은 그룹사 CEO들이 속한 ‘ESG추진위원회’를 신설했다. ESG추진위원회는 지속가능경영 전략 전파, 전략 추진현황 모니터링 등을 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3월부터 이사회 내에 ESG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올 1월 그룹, 계열사에 ESG 전담부서를 만들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2월 은행 내 전담부서 ESG 기획섹션을 신설했다. 같은 시기 우리금융도 ESG 경영부를 신설했다.

금융사는 ESG를 어떻게 할까?

금융사들의 ESG 관련 행보는 다양하다. 먼저, ESG채권 발행이 대표적이다.

신한금융은 국내 금융사 중 가장 처음으로 ESG채권을 발행했다.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총 6조200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금융 채권을 발행했다. 친환경차 전용 할부금융상품에 활용(800억원), 친환경 대상 사업분야 지원(4000억원), 친환경 관련 사업 및 금융약자 지원(5596억원) 등 다양하다.

신한금융 ESG채권 발행 현황

탄소저감활동도 눈에 띈다. KB국민은행은 새로 준공한 여의도 신관과 김포통합 IT센터에 태양광 발전, 연료전지 설비 및 에너지 절감형 공조시스템을 통해 에너지 저감을 추진하고 있다. 여의도 본관, 연수원 등 기존 설비에도 태양광 설비를 구축하고 확대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친환경 차량 공급 확대에 나선다. NH농협은행은 2030년까지 업무용 차량 100%를 무공해차로 전환한다. 지난 2월 부천시지부에 처음으로 전기차를 도입한데 이어, 올해 안으로 40대 이상의 업무용 차량을 무공해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2030년까지 전국 주요 도시 영업점에서 사용 중인 업무용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은행 본점은 전기차 17대, 충전소 8기를 운영 중이다. 다음달까지 전국 영업점 10곳에 전기차와 충전소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은행도 2021년까지 하이브리드 차량 400여대를 공급한다.

임직원들이 직접 ESG를 몸소 실천하는 곳도 있다. 농협은행은 농업계 특수은행인 만큼 농촌, 과수농가 일손돕기를 이어오고 있다. 농협은행 측은 농촌일손 돕기를 ‘ESG경영 실천’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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