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금융] 시중은행 유튜브를 보면 전략이 보인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브랜딩을 위해 ‘유튜브’ 콘텐츠를 강화하며, 시대의 흐름을 따르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종이신문, 전광판, 은행 창구 등을 통해 브랜딩을 했다면, 이제는 모두에게 익숙한 동영상 콘텐츠를 통해 은행을 알리고,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시청자가 자행 콘텐츠를 접하면서 호감을 갖게하고,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목표다.

시중은행들은 사회 초년생, 초보 투자자 등 2030세대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유아까지 각 세대에 특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유아에겐 동화의 형식을 빌려 일상 속 금융을 알려주고, 2030세대에게는 기초 금융, 투자 지식뿐만 아니라 고민상담, 맛집 및 운동법 소개,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등 은행이 하지 않을 법한(?) 이색적인 콘텐츠 제공에 나섰다.

구독자 수 가장 많은 곳은 NH농협은행

농협은행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53만5000명으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다. 다른 은행들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콘텐츠가 가장 정제되고 격식을 갖췄다는 점이다. 타 시중은행은 유튜브 특성에 맞추기 위해 기존의 딱딱한 이미지를 탈피하는데 방점을 두고, 파격적이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선보였다. 반면, 농협은행의 대다수 콘텐츠들은 전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정보제공에 초점을 맞췄다.

농협은행 채널의 ‘유용한 정보’ 콘텐츠 시리즈는 중장년층이 대상이다. ‘100세 시대 건강한 금융투자법 콘텐츠’가 대표적으로, 여유자금으로 하는 펀드 방법, 금융 관련 서류 작성 방법 등 중장년층이 필요로 하는 금융 정보를 제공한다. 금융감독원의 콘텐츠로, 농협은행은 금감원을 포함해 기획재정부, 농립축산식품부, 금융위원회 등 공공기관 채널의 금융 콘텐츠를 노출하고 있다.

이외에도 요리, 소품 제작 등의 재미 요소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를 제작해 올리고 있다.

은행 직원들 총 출동한 신한은행

신한은행의 유튜브채널 ‘신한은행’은 2030세대를 위한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구독자 수는 31만8000명으로, 농협은행 다음으로 구독자 수가 가장 많다. 신한은행의 차별점이 있다면, 은행 직원들이 출현하는 콘텐츠가 많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아는행님’은 신한은행의 투자자산전략부 직원들이 직접 나와 해외채권, 성장주와 가치주, 가상자산, 해외주식 등 금융의 기본을 알려주는 것부터 시작해 전략이나 시장 분석 등을 소개한다.

경제기본 개념을 소개해주는 ‘경린이 탈출 프로젝트, 또 오건영’도 인기 코너다. 오건영 신한은행 IPS 기획부 부부장이 출연해 2030세대의 금융 관심사를 쉽게 풀어 설명해준다. 두 코너를 통해 전문가들에게 전문적이고 심도 있는 이야기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은행 측은 강조했다.

신한은행 유튜브 채널의 ‘경린이 탈출 프로젝트, 또 오건영’

흥미로운 콘텐츠들도 눈에 띈다. 신한은행의 ‘싸대기:싸고 대박 기가 막힌’ 코너는 이름처럼 가격이 저렴하고 맛있는 음식점을 지역 별로 세 곳을 추천하는 내용이다. 획기적인 것은 맛집의 기준이다. 각 지역 영업점 직원들의 가장 많은 득표 수를 얻은 맛집을 소개한다. 단순히 맛집 소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음식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을 위한 코너라고 신한은행 측은 강조했다.

KB국민은행, “사회초년생 다 모여라”

국민은행의 유튜브 채널 ‘KB국민은행’은 사회초년생을 타깃으로 한 콘텐츠가 눈길을 끈다. 구독자 수는 약 21만4000명이다. 대표적인 콘텐츠는 ‘서른만: 29세 미만 클릭금지’다. 이름처럼 30대를 위한 코너로, 직장인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다룬다. 국민은행의 유튜브 콘텐츠 특징은 유명 연예인, 인플루언서가 출연한다는 점이다. 서른만에는 전 운동선수 하승진, 전 아나운서 최희, 유튜버 쓰복만 등이 출연해 직장 내 사내연애, 축의금, 번아웃 증후군 등의 시청자들이 보낸 사연을 읽고 상담을 해준다.

국민은행의 광고 모델인 방탄소년단(BTS)이 출연하는 약 40초 분량의 쇼츠(짧은 동영상)도 인기다. 또 유명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웹드라마 형식의 콘텐츠를 통해 각종 금융정보와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국민은행 유튜브 채널의 서른만 코너.

본캐와 부캐 사이 우리은행

시중은행 가운데 유튜브 채널 두 개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우리은행은 구독자 약 2만7000명을 보유한 ‘우리은행’ 채널과 ‘웃튜브’를 운영하고 있다.

웃튜브는 은행의 딱딱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우리은행이 지난 2019년 1월에 만든 서브 채널이다. 우리은행원들의 토크쇼인 은근남녀썰, 경제관념 소개팅, 은행약관 ASMR 등 이색적이면서 흥미로운 콘텐츠들이 이목을 끈다.

웃튜브의 경제 관념 소개팅 코너 ‘초면에실례지만’. 소개팅 자리에서 초면에 묻기 힘든 경제적, 금전적 질문들을 거침없이 하는 콘텐츠.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우리은행은 타 은행들과 달리, 웃튜브에 연예인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로 은행원이나 일반인들이 주인공이다. 우리은행 측은 웃튜브는 단순 광고보다 고객과의 소통을 통한 브랜드 호감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개설했다고 설명했다.

중심채널인 ‘우리은행’에서는 부동산과 금융시장을 전망하는 콘텐츠와 우리은행 상품, 서비스를 소개하는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웃튜브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우리은행 채널에서는 중장년층을 위한 정보제공, 상품소개가 목적이다.

미래고객까지 노리는 하나은행

하나은행의 ‘하나TV’는 전 세대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구독자는 약 7만3500명이다. 하나TV는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유아를 위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경제동화머니’ 코너는 아이들이 금융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동화를 통해 기부, 소비, 저축 등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알라딘과 요술램프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에게 소비가 무엇인지, 저축은 무엇인지 등 생활 속 금융을 알려준다.

‘경제동화머니’ 코너는 아이들이 금융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동화를 통해 기부, 소비, 저축 등을 소개한다.

이외에도 20대를 위한 금융정보, 직장인들을 위한 하나은행의 금융상품뿐만 아니라 운동방법 소개, 일반인 소원성취 프로젝트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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