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기사에는 바이라인네트워크가 지난 26일 발간한 주간 프리미엄 트렌드 리포트의 딥다이브 글로벌로 나가는 콘텐츠 업계 행보의 내용 일부가 포함되었음을 알립니다.

만화의 위상이 요즘만큼 높은 때가 없는 것 같다. ‘웹툰’이란 옷을 입은 만화는, 최근들어 글로벌로는 국위선양하는 위치가 됐다. 인기작을 내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웹툰이 연재되고 독자와 만나는 플랫폼 자체를 국내 기업들이 끌고 가는 형국이라 더더욱 그렇다. 대표주자가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다. 두 회사의 전략이 어떤 부분이 같고, 어떤 부분이 다른지를 비교해봤다.

무엇이 같나?

똑같이 웹툰, 웹소설을 서비스하며 지향점을 ‘글로벌’과 ‘슈퍼 IP를 통한 2, 3차 가치 창출’로 잡았다. 그를 위해 공격적 투자와 인수합병에 나섰고, 더 많은 작품 확보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네이버가 미국에서, 카카오가 일본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두 회사 모두 상대가 잘하는 나라에도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하고 있다.

네이버 웹툰의 최근 지표는 월간 이용자 수 7200만명, 유료 콘텐츠 거래액 8200억원, 누적 콘텐츠 수 130만여개로, “디즈니가 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국내에서만 이룰 수 없는 숫자고,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 이룬 성과를 합산했다. 네이버웹툰 내부에서는 성장성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인데, 특히 북미에서의 성과 지표가 좋다. 미국 시장 월간 이용자가 1000만명을 넘겼는데 그중 1020세대(Z세대)의 비율이 69%에 달한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미국 청소년들이 웹툰에 반응하고 있다는 뜻이다.


카카오도 아주 큰 변화가 있었다. 조직개편을 통해서 웹툰과 웹소설을 담당하는 카카오페이지와 영상과 연예 매니지먼트를 해온 카카오M을 합병, ‘카카오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를 만들어냈다. 세계 무대를 겨냥한 슈퍼 IP(지적재산권)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 합병의 목표다. 양사가 축적해 온 IP 비즈니스 역량과 플랫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그림을 그렸다. 특히 일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는데, 카카오재팬이 운영하는 ‘픽코마’가 현지 웹툰 부문에서 가장 큰 성과를 내고 있다.

무엇이 다른가?

일단, 네이버웹툰의 최근 1년간 행보 중 핵심적인 것만 정리해본 내용이다.


2020.05.28. 네이버가 웹툰 사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관련 종속회사의 지분구조를 조정,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전체 사업을 총괄하도록 결정했다고 공시. 네이버의 웹툰 관련 종속회사는 ‘네이버웹툰(한국법인)’과 ‘웹툰 엔터테인먼트(미국법인)’,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일본법인)’ 등. 웹툰 엔터테인먼트 아래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웹툰 사업을 하는 법인이 배치.

2020.10.26 네이버가 CJ 대한통운, CJ ENM, 스튜디오드래곤과 자사주를 교환하며, 파트너십을 체결. 커머스와 콘텐츠 부문 협업 강화 예고.

2020.12.28 스위트홈, 여신강림 등의 웹툰 영상화에 대한 호평을 바탕으로 자체 보유한 IP를 본격 영상화하겠다는 전략 발표

2021.01.20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지분 100%를 6억여달러(약 6600억원)에 인수 발표. <관련기사: 네이버가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인수로 얻는 이득 세 가지>

2021.04.01 네이버웹툰 독일어 서비스 시작. 2019년 스페인어와 프랑스어를 시작한 것에 이은 후속 작업.


2021.04.07 네이버가 인도네시아 미디어그룹인 ‘엘랑 마코타 테크놀로지(Emtek, 이하 엠텍)’에 1억5000만달러(약 1678억원)를 투자. 엠텍 전체 지분의 1~2%에 해당하는 주식. 콘텐츠와 커머스, 클라우드 사업에 협업 예정. 현재 네이버는 ‘라인망가’ 통해 이 지역 진출 중.

2021.04.21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 네이버웹툰의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 검토하겠다고 발언. 세계 진출을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한 것으로, 달러화채권 추가 발행성도 언급.

2021.04. 국내 웹소설 플랫폼인 문피아 인수 위한 협상 진행 중 <관련기사: 문피아까지 넘보는 네이버웹툰, 어디로 가나?>

 

요약하자면, 네이버는 지난 1년 사이 미국-유럽-인니 등으로 영향력을 넓혔고 굵직한 협력 파트너를 찾았다. 흥미로운 점은, 거액의 투자가 일어난 곳들이 주로 “아마추어 작가들이 자유롭게 작품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에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의 독특한 전략이 바로 여기에 있는데, 카카오페이지와는 달리 ‘아마추어 작가 확보’에 방점을 둔다. 아마추어 작가를 많이 확보한다는 것은, 네이버웹툰이 매우 중요시하는 가치인 ‘트래픽’에도 도움이 된다. 히트작을 한 플랫폼으로 다 모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그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독자들의 ‘더 보고 싶어하는 욕구’를 충분히 채워줄 수 없기 때문이다. 더 많은 작품=트래픽이며, 트래픽은 또한 새로운 히트작 발굴을 가능하게 필요조건이라서다.

네이버웹툰 조직은 이를 빠르게 간파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발간된 유안타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에 네이버웹툰이 ‘도전 만화가’ 코너를 만들 때 마케팅 비용이 별도로 할당이 되지 않았는데 사업부를 이끌던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당시에는 네이버 부장)가 사비 700만원을 들여 경품을 제공하는 등 아마추어 작가를 끌어들이는데 공을 들였다. 이런 아마추어 작가의 풀이 결과적으로 작품 수를 늘려 트래픽을 키우는데 기여했고, 이 트래픽이 또 다시 새로운 작가풀을 키워내는 순환을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는 글로벌로도 이 전략을 가져 갔다. 미국 웹툰 서비스에서 ‘캔버스’라는 아마추어 작가 연재 공간을 열었다. 이 캔버스에서 활동하는 작가 수는 70여만명으로, 빠르게 큰 트래픽을 얻어가고 있다. 작가가 이렇게 모이는 이유는 수익이 나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안타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캔버스 안에서 난 수익은 플랫폼과 작가가 5 대 5로 나누며, 톱10 안에 드는 작가의 연평균 수익은 5억원이다. 이 보고서는 네이버웹툰의 캔버스 운영 방식을 아마추어 크리에이터를 끌어모아 최대 영상 플랫폼을 만들어낸 유튜브와 비교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카카오는?

다음은 카카오페이지가 지난 몇 년간 투자하거나 인수합병한 목록 중 일부다. 역시 ‘글로벌’이라는 키워드는 같다. 다만, 어떤 작품이나 작가에 우선순위를 두느냐가 다르다. 물론, 인수합병에 큰 돈을 쓴다는 점은 같다.

2017.01 카카오페이지 사내 출판 제작 레이블 ‘연담’ 신설

2018.01 삼양출판사가 소설, 만화사업 부문을 분할해 만든 ‘삼양씨앤씨’의 지분 49.97% 확보

2018.09.18 대원미디어 만화계열사인 대원씨아이 지분 19.8% 취득.

2018.09.27 학산문화사 지분 19.8%, 서울미디어코믹스 지분 22.2% 취득. 이로써 대원과 학산, 서울코믹스라는 국내 3대 만화 출판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게 됐고, 원작 콘텐츠 확보하는 기반 마련.

2020.10.29 케이더블유북스 (웹소설 IP 기획 및 제작, 341억원 투자, 51% 지분 확보)

2020.10.05 투유드림 (웹툰 IP 기획 및 제작, 200억원 투자, 25% 지분 확보)

2020.09.24 타파스미디어 (북미 웹툰 플랫폼, 60억원 투자, 21.68% 지분 확보)

2020.08.27 디앤씨미디어 (서적 출판업, 211억원 추가 투자, 23.13% 지분 확보)

2020.07.15 래디쉬(미국 웹소설 플랫폼, 322억원 투자, 12.46% 지분 확보)

 

현재, 타파스미디어와 래디쉬 100% 지분 인수를 위한 협상에 있다는 보도가 다수 나온 상태다.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공식 입장은 “인수를 추진 중인 것은 맞지만 정확한 시기나 구체적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이다.

리스트에서 확인되듯, 카카오페이지는 아마추어가 아니라 프로작가와 인기작품을 더 빠르게 수급하는 방법을 택했다. 원래 팬덤을 가진 콘텐츠가 많이 갔고, 따라서 빠르게 수익성을 제고했다. 카카오페이지는 국내에서 웹소설로 먼저 떴는데, 그 기반에는 인기 IP를 가진 출판사, 에이전시에 대한 전폭적 인수합병 전략이 있었다.

이같은 전략은 글로벌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지에서 작품을 수급하는 것을 큰 방향으로 갖고 있는 네이버와는 달리 카카오의 경우에는 국내에서 인기를 얻은 콘텐츠를 글로벌로 들고나가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즉, 카카오페이지의 콘텐츠를 카카오M의 제작 역량으로 영상까지 만들어 성공한 작품을 현지화시키는 걸 고려한다. 현재 카카오엔터가 인수를 추진 중인 타파스와 래디쉬도 그런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 왓패드는 아마추어 작가들이 작품을 올리는 공간이라면, 카카오가 투자한(그리고 인수하려는) 래디쉬의 경우에는 카카오페이지처럼 정식 연재되는 콘텐츠가 주로 올라오는 곳이라는 차이가 있다.

더 고려해야 할 것은?

일단, 각자 어느 나라에 방점으 두고 활동해왔느냐를 봐야 하는데, 네이버는 그간 미국이었다. 일찌감치 라인망가를 들고 일본에 진출했으나 더 늦게 현지 진출한 픽코마에 밀렸다. 이는 라인망가 출시 초기에 네이버웹툰과 일본 내 라인 조직 간 유기적 협업이 다소 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라인망가가 웹툰보다는 출판만화의 스캔 본을 공급하는 형태로 운영되어 온 것도 픽코마 대비 일본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던 이유로 분석된다.

네이버 측은 지난해부터 일본 내 라인망가 사업을 개편했다. 라인망가에 웹툰 기술과 인력을 투입해 기존의 단행본 중심의 만화 서비스를 국내와 같은 연재형으로 개편한 것이다. 네이버 측은 이같은 전략의 변화로 일본 라인망가가 연내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기사: 네이버웹툰은 왜 일본에서 카카오에 밀렸나>

카카오의 경우에는 조금 더 복잡하다. 일단 글로벌로 성과를 내고 있는 조직이 카카오페이지가 아닌 카카오재팬이다. 픽코마의 운영 주체가 카카오재팬이라서다. 픽코마는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재팬이 운영하는 웹툰 플랫폼이다. 지난 6일 보도자료를 냈는데, 올 1분기 세계 비게임 앱 중에서 전체 매출 9위에 올랐다는 내용이다. 그 기반은 일본이며, 카카오페이지보다 더 많은 수익을 픽코마가 견인했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재팬의 협업도 고려해봐야 하는 변수로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카카오재팬이 최근들어 국내에서 콘텐츠 수급을 위한 별도의 자회사 ‘스튜디오 원픽’을 꾸렸다는 것이다. 그간 카카오페이지에서 인기를 얻은 일부 작품이 현지화해 픽코마를 통해 일본에 공급됐고, 이 웹툰의 매출 비중이 매우 컸다. 카카오재팬은 더 빠르게 더 좋은 콘텐츠를 수급하기 위해 자회사를 국내에 둔 것이겠지만, 카카오 내부에서는 ‘픽코마’에 공급하기 위한 콘텐츠 경쟁이 더 세질 것으로 도 보인다.

아울러, 카카오 역시 아마추어 작가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관련기사:
“아마추어 작가 모신다” 전략 바꾸는 카카오페이지> 카카오페이지 앱 안에 아마추어 작가들의 창작 공간인 ‘팜’을 만들었다. 그간 카카오는 아마추어 작가 보다는 인기 작가와 작품을 수급하는데 더 공을 들여왔는데, 에이전시를 통하는 방법이 관리 측면에서 수월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글로벌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본사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타파스와 래디쉬의 인수를 추진하는 것도 약한 고리를 강화시키기 위한 전략의 일부다. 특히 네이버의 왓패드 인수가 카카오의 결정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미국에서 리더십을 보이고 있어 카카오 역시 이 시장에서의 전략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네이버 역시 ‘시리즈’를 만들어 카카오의 수익성 강화 정책을 따라간다. 일본 픽코마의 성장에 자극 받아 현지 전략도 바꿨다. 두 플랫폼의 차이는 지금까지 무엇에 ‘방점’을 뒀느냐에 있는데, 그 두 전략이 일부 서로 섞이면서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내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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