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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는 당신이 1분 전에 찍은 그 상품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카페24 생태계 탐구] ③‘타스온(TasOn) 마케팅자동화’를 만드는 휴머스온 우상택 이사

(편집자 주) 세상의 모든 물건이 온라인으로 팔립니다. 더 많은 기업과 개인이 온라인에서 각자의 몰을 운영하게 될 텐데요. 각각의 매장이 고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하는 솔루션도 계속해 나오겠죠. 그런 솔루션은 어느 한 기업이 모두 만들어낼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기획했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가 운영하는 스토어에, 어떤 솔루션들이 올라와 있는지, 그리고 이 솔루션을 만든 회사들은 각각 어떤 비전을 갖고 일하는지를 인터뷰해봤습니다. 세 번째 인터뷰이는 마케터들이 쉽고 간편하게 실시간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휴머스온’의 우상택 이사입니다.

김치찌개를 시켜먹으려고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깜빡했더니, 30분도 지나지 않아 “주문을 마저 해서 맛있게 먹으라”는 메시지가 와 있었다. 아깝다, 다이어트에 성공할 뻔 했는데. 사람이 일일이 붙어서 고객의 장바구니를 검사한 후 “결제하라”고 추궁하지는 않을테고, 마케팅 자동화가 이만큼이나 빨라졌구나 싶어서 감탄한 경험이 있다.

음식이 그런데 상품은 더하다. 이전에는 전날 찜해놓았던 관심 상품을 다음날 이메일로 추천해주는 정도에 그쳤던 마케팅이, 그래서 이메일만 잘 피하면 지름신도 따라서 피할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상품을 보고 있는 그 순간 할인쿠폰을 날려주는 식으로 속도가 빨라졌다. 언제부턴가, 내 지름신을 부르는 것이 사실은 내가 아니라 정교한 마케팅이라는 생각을 하고 산다.

마케터는 어떻게 그렇게 빨리 내 지갑을 털어가는가. 그래서 마케터에게 도구를 쥐어주는 회사를 찾았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휴머스온이 그런 일을 한다. 원래는 ‘에이메일’이라는 이메일 마케팅 회사였는데, 모바일 시대에 접어들면서 늘어나는 채널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 회사로 탈바꿈했다. 마케터가 쉽게 쓸 수 있는 자동화 도구를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것이 주 업이다.

이 회사의 마케팅 자동화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우상택 이사를 만나 이 회사가 강조하는 ‘실시간’ ‘초개인화’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물었다. 1998년에 세워진 회사에서 2001년부터 일했으니 휴머스온에서 만으로 20년을 꽉 채웠다. 그 시간 동안 국내외로 마케팅 자동화 기술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가장 가까이에서 봐온 사람 중 하나다.

우상택 휴머스온 이사

휴머스온의 핵심 제품이 무엇인가? 어떤 부분에서 차별화가 있나?

주력하는 제품은 ‘타스온(TasOn) 마케팅자동화’다. 고객사의 웹이나 앱에 우리가 제공하는 소프트웨어개발자키트(SDK)를 설치하고, 이후 해당 사이트에 방문하거나 앱을 실행하는 이용자들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다. 가령 특정 상품을 검색하고, 찜하고,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하는 등 일련의 이용자 행동 데이터를 모두 모아 이걸 토대로 마케터가 다양한 시나리오를 편하게 짤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예를 들면 상품을 열 번이나 조회했지만 결제를 하지는 않고 이탈한 고객은 그 상품을 살 니즈가 있다고 판단하고 쿠폰을 제공하는 문자를 보내는 캠페인을 쉽게 할 수 있다.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으면 쿠폰을 보내주는 방식은 꽤 예전부터 얘기가 나온 것 같다.

차이점을 정리하자면 ‘실시간’ ‘초개인화’ ‘다양한 채널’이다.

다른 마케팅 회사들도 실시간을 강조하지 않나?

다른 곳은 사실상 ‘Day+1’이라고 볼 수 있다.

하루가 지난, 유효성이 떨어지는 데이터라는 뜻인가?

여러 채널을 수집한 데이터를 일괄처리(batch processing)한 후 고객을 분류, 캠페인을 집행하는 것이 그간의 일반적인 마케팅 툴이다. 하지만 타스온 마케팅 자동화는 이용자 행동데이터를 바로바로 수집하고 실시간 마케팅할 수 있게 하는데 중점을 뒀다. 예를 들어 장바구니에 상품을 넣어놓고 1분 동안 구매하지 않은 고객에게 쿠폰 팝업을 띄울 수 있는 식이다.

1분이라니. 누가 들어도 좋을 것 같은데, 경쟁사들도 이걸 안 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실시간 빅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 물론 아예 우리가 처음 쓰는 기술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하지만 마케팅 툴에는 적용이 별로 안 되어 있는 것 같다. 휴머스온은 이 실시간에 ‘초개인화’라는 메시지를 같이 분인다. 두 개가 같이 엮여야 더 효과가 있다.

초개인화 역시 많이들 하는 이야기이다

예전의 개인화는 같은 나이대, 성별 등을 묶어 그룹을 짓는 걸 뜻했다. 그런데 초개인화는 정말로 개인마다 다른 메시지를 통해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겠단 뜻이다. 초개인화에 실시간이 붙으면 그 사람이 현재 어떤 상품에 관심이 있는지를 바로 알 수 있어 더 유의미한 마케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관심사라는 건 개인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실시간 초개인화 도입후 마케팅 성과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나? 예를 들어 구매전환율 같은 경우 말이다.

내부 데이터를 봤을 때 ‘D+1’ 같은 매스 마케팅에서는 전환율이 2~3%였다. 100명에게 마케팅을 하면 두세명이 산다는 건데, 실시간 메시지의 경우에는 10%까지 나온다. 그 사람이 당장 지금 관심이 있어 보고 있는 상품에 뭔가 오퍼를 던지고 리마인드를 시켜서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성과가 좋을 수밖에 없다.

채널의 다양성은 어떤 뜻인가?

채널은 고객에게 전달되는 창구를 뜻한다. 이메일, 앱푸시, 문자, 카카오친구톡, 웹푸시, 온사이트 팝업(배너) 등 6개의 채널을 활용하고 있고, 이를 필요에 따라 쉽게 선택해 쓸 수 있게 한 것이 강점이다.

대표적인 고객사는 어디가 있나?

20년 비즈니스를 하다보니 대기업이 많다. 예컨대 신세계, GS 같은 곳들이 있다.

매우 큰 회사들이지만, 오프라인에 더 강점이 있어 보이는 곳들이기도 하다

재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실시간 마케팅을 설명하면 “이미 하고 있다”고 하는 곳이 많았다. 그래서 역으로 “어떻게 하고 계시냐”고 물었더니 “일주일에 한 번씩 마케터가 IT 담당자에 요청을 해서 고객 리스트를 받아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타스온 마케팅 자동화를 설명하니 관심을 크게 갖더라. 회사는 비용을 아끼고 마케터는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서비스를 구축형이 아니라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이유가 있나?

구축형은 계속해 기술 유지보수를 벤더사로부터 받아야 한다. 또 제품을 3~5년 주기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전에 제공받은 마케팅 채널과 시나리오밖에 쓰지 못한다. 클라우드 형은 도입이 쉽고 여러 서비스나 채널을 때에 따라 취사선택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클라우드로 제공하면서 마케터가 쉽게 쓸 수 있도록 UI와 UX를 쉽게 구축하는 것도 공을 들였다.

쉽다곤 하지만, 실제로 써보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해외 툴이 사용하기 어렵다. 많은 기업들이 이야기 하는 것이, 비싸게 도입했는데 실제로 쓰는 기능은 2~3% 밖에 안 된다는 거다. 또, 해당 제품을 잘 쓰는 전문가를 모셔와야 하는데 그 연봉도 장난이 아니다. 보기에도 기능이 많은데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SaaS(Software as a Service)를 구축형처럼 쓰고 있다는 말로 들린다

그렇다. 캠페인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 중 하나를 셋팅해놓으면 그걸로만 계속 성과를 낼 수 있는 게 아니다. 콘텐츠도, 시나리오도 계속해 바꿔줘야 한다. 또 채널이 바뀌어도 달라져야 한다. 고객사 담당자가 바뀌기라도 하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가 돼서 실패가 많다. 그래서 IT의 도움 없이 마케터가 쉽게 클릭해서 설정 몇 번으로 캠페인을 바로 라이브하고 성과를 확인할 수 있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실제 고객사에서는 캠페인을 열 개 이상 돌리고 있다.

실제로 SaaS로 전환된 비율을 알 수 있을까?

비율까지는 알기 어렵고, 체감하기로는 아직 금융은 아니지만 대형 유통사들도 모두 SaaS를 도입하는데 있어서는 크게 문제없이 하는 것 같다.

실시간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적인 기반은 무엇인가?

쓰는 도구를 말하자면 일래스틱서치(루씬 계열의 검색엔진)와 카프카라는 대형 메시지큐와 하둡을 쓴다. 하둡에는 오래된 데이터를 백업용으로 저장해놓고, 일래스틱서치에서 최근 석달간의 데이터만 분석하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다. 일래스틱서치를 잘 써보려고 컨설팅을 신청했다가, 이미 우리 내부에 관련 노하우가 많이 쌓였다는 걸 깨닫고 자신감을 얻었다. 우리만 쓰는 기술은 아니지만, 이 기술을 커머스에 적합하게 이용하는 것은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 진출을 한다고 들었다

타스온 마케팅 자동화가 카페24 스토어에 올라가 있다. 그런데 카페24가 일본과 동남아에 진출하면서 그중에 카페24의 고객사 중 하나인 일본의 패션기업 TSI 그룹이 휴머스온의 타스마케팅자동화를 쓰기를 원했다. 처음에 앱스토어에 홍보를 위해 솔루션을 올렸는데, 이제는 고객사가 먼저 찾으니 입장이 바뀌었다(웃음). 일본 진출에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실시간 데이터 분석 기술을 쌓으면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은 타스온 마케팅 자동화의 고도화가 우선이다. 장기적으로는 AI를 생각하고 있다. 지금의 개인화는 마지막으로 봤거나 장바구니에 담은 상품이나 그 사람이 많이 조회한 상품, 혹은 그 카테고리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상품 등을 추천하는 형태다. 여기에 들어가는 AI 기능을 지금 연구개발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마케터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만약 오늘 마케팅 캠페인을 걸어야 하는 상품이 나이키 신발이라면, 이 제품을 잘 살 것 같은 고객 10만명을 AI가 스크리닝해주는 것 말이다. 또 그 사람들 각각이 어떤 채널을 선호하는지, 어떤 시간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등을 분석해주는 게 올해 R&D의 과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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