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스는 좀 이상하다. 메이저 이커머스 플랫폼이 ‘낮은 가격’, ‘빠른 배송’, ‘더 많은 상품 구색’으로 경쟁하는 와중 정반대의 길을 간다. 아이디어스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특별히 저렴하지 않다. 빠른 배송은커녕 느린 배송이 흔하다. 아이디어스에 올라온 상품 구색은 28만개 상당인데, 이 또한 수억개가 넘는 구색을 자랑하는 쿠팡급 마켓플레이스와 비교하자면 초라하다.

그런데 아이디어스는 잘 나간다. 앱 다운로드수는 1086만을 넘었고, MAU(월순방문자수)는 60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아이디어스에서 판매된 상품 거래액은 1083억원, 2014년 비즈니스를 시작한 이후 누적거래액은 3900억원을 넘었다. 최근 월거래액은 150~180억원 상당이다. 아이디어스의 거래액 성장세는 J커브를 그리며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아이디어스는 이상할지언정 뾰족하다. 원칙은 확실한데, 생산자가 직접 생산한 핸드메이드(수공예) 품목을 소싱해서 판매한다. 그래서 아이디어스는 판매자를 ‘작가’라, 판매 상품을 ‘작품’이라 부른다. 약 2만1000명 상당의 작가가 아이디어스에 입점하여 작품을 판매한다.

이들은 기성품이 아닌 장인정신을, 감성을 아이디어스에서 판매한다. 네이버에 ‘식칼’을 검색하면 1만5000원짜리 중국 공장제 기성품이 나오지만, 아이디어스에 식칼을 검색하면 16만9000원짜리 대장장이가 대장간에서 직접 단조질해 만든 식칼이 나온다. 유행은 따르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하는 20~30대 젊은 여성 고객을 중심으로 아이디어스 사용자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1개월내 재구매율은 85%로 충성고객을 만들었다. 아이디어스 구매 고객의 25%는 리뷰를 작성하며 작가와 소통한다. 아이디어스는 핸드메이드 버티컬 마켓플레이스 중에서 한국 1위, 글로벌로 보더라도 북미의 엣시(etsy)의 뒤를 이은 2위 플랫폼이다.

김동환 아이디어스 대표는 ‘스몰 브랜드’ 중심으로의 소비 트렌드 변화가 아이디어스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평한다. 김 대표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조금씩 소비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유행 중심의 소비에서 나의 가치와 개성, 정체성을 소비를 통해 드러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개별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하고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 대량 생산된 공산품은 한계가 있다. 반면 스몰 브랜드는 다양한 소비자의 취향을 만족시키고, 가치를 보여줄 수 있다. 아이디어스는 스몰 브랜드를 통해 취향 소비를 가능하게 만든 플랫폼”이라 말했다.


“식품도 작품입니다만”

오늘 글에서 다룰 주제가 <아이디어스가 잘 나가는 이유>는 아니다. 아이디어스에서는 다소 ‘핸드메이드’스럽지 않아 보이는 상품을 비교적 오래 전부터 팔고 있었다. 아이디어스는 2017년 농축수산물 카테고리를 만들고, 농산물, 축산물, 수산물 등 원물 식자재와 가공식품을 팔고 있다.

아이디어스 농축수산물 카테고리. 고기도 보이고, 생선도 보이고, 생강차도 보인다. 아이디어스는 농축수산물, 가공식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한다. 이 또한 아이디어스는 ‘핸드메이드’라 보는데, 그 이유는 아래에 나온다.

아이디어스는 농장, 어장, 목장을 운영하는 입점 판매자 또한 ‘작가’라 부르고 있고, 그들이 팔고 있는 식품 또한 ‘작품’이라 부른다. 숫자도 꽤나 많은데 아이디어스에선 현재 약 400여명의 농축수산물 작가가 입점하여, 1500여개의 작품을 판매하고 있다. 거래액은 월 10억원 수준이다.

아이디어스 작가관계/영입셀의 장희철님(왼쪽), 한경구님(오른쪽). 아이디어스에는 직급이 없는데, 잠깐 이 분들의 업무를 소개한다. 한경구님은 아이디어스 농축수산물 생산자 영입과 커뮤니케이션 대부분을 맡아 한다. 장희철님은 아이디어스 농축수산물 생산자 영입 일부를 맡고 있고, 이 외에도 공예품 생산자 영입과 지자체와 기관, 정부 부처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맡고 있다. 작가관계/영입셀이라는 이름이 생소한데, 통상 유통업체의 MD와 비슷한 일을 한다고 보면 되겠다. 듣다보니 여기도 별걸 다하더라. (사진은 아이디어스 입점 작가의 작품 사진 촬영을 도와주는 작가님의 손을 빌림)

그래서 아이디어스에서 농축수산물 작가 영입과 지원을 담당하는 작가관계/영입셀의 한경구님과 장희철님을 만났다. 뭔가 아이디어스에는 ‘쿠팡’과 ‘네이버’, ‘마켓컬리’와 ‘SSG닷컴’에서 파는 농축수산물의 그것과는 다른 이상한 느낌이 있을 것 같았다. 핸드메이드를 내세우는 아이디어스만의 식품 소싱법, 판매 노하우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본격적으로 한경구, 장희철 님과 이야기를 나눠본다.

엄지용 : 솔직히 아이디어스에서 식품 파는지 몰랐다. 핸드메이드 하면 수공예품이 떠오르는데, 식품이라니 조금 생뚱맞게 느껴진다. 식품을 팔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한경구 : 남들이 보기엔 돈독이 올라서 식품 파는 것 아니냐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건 아니다. 아이디어스는 1차 원물 생산자를 가장 원초적인 핸드메이드라 정의 내렸다. 아이디어스의 정체성은 ‘작가’이고, 작가님들은 인생이 예술이다. 개성 있고 독특한 작가님들이 많고, 그것은 농축수산물 카테고리에서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똑같은 공주 지역에서 나는 작물이더라도 바로 옆에 붙어있는 농가의 작물들이 다르다. 수확하는 방법과 생산자의 노하우가 다르다. 작물 하나하나에 특별함이 있다. 농축수산물 작가님들도 각자가 철학을 가지고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님이라 생각한다.

아이디어스에서 실제 판매됐던 복숭아 농장 이야기를 해본다. 이 농장은 소비자에게 1주일 단위로 예약을 받아서 서로 다른 13개의 여러 복숭아 품종을 소개하고 판매했다. ‘엘바트’나 ‘대옥계’ 같은 이름을 들어봤나. 모두 복숭아 품종인데, 아마 일반적인 소비자라면 복숭아는 백도와 황도밖에 모를 거다.

결과를 보고 놀랐는데, 이 농장이 판매한 13개의 복숭아 품종을 전부 구매한 고객이 꽤 많았다. 고객들은 작가님의 ‘스토리’를 통해 복숭아에도 이렇게 많은 품종이 있고, 서로 다른 특성이 있다는 것을 안 것이다. 소비자들은 스토리를 보고 이 복숭아는 어떤 맛일지 호기심이 동했고, 그래서 13품종을 모두 사먹은 고객이 나왔다고 본다.


아이디어스 입점 작가들은 ‘자사몰’ 개념의 페이지를 만들고 꾸밀 수 있다. 페이지 안의 ‘스토리’ 탭에서는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여러 정보를 자유롭게 써서 올려놓을 수 있다. 고객은 해당 스토리에 댓글을 달아 작가와 소통할 수 있다.

이걸 보고 생각한 것은 소비자들이 저렴한 상품만 사먹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양하고 독특한 제품을 소비하고 싶은 소비자들이 있고, 아이디어스는 이런 소비자의 가치 소비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장희철 : 사실 농축수산물 생산자 분들을 만나보면 ‘작가’란 호칭을 부담스러워하는 분도 있다. 하지만 경구님의 말처럼 ‘작가’라는 말은 아이디어스의 정체성과 맥을 같이한다. 핸드메이드 하면 수공예 하는 분들을 주로 생각하는데, 우리는 열정과 땀을 흘려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분들의 노동 가치를 ‘작가’라는 말로 포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엄 : 아이디어스의 입점 기준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농축수산물 생산자를 영입하는 데 있어 기준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

한 : 아이디어스는 원칙적으로 ‘다이렉트 생산자’만 입점을 받는다. 그러니까 중간 유통상은 받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디어스에는 리셀러가 없다. 물론 리셀러를 하는 분들이 우리를 속이고 입점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겠지만, 발각이 되면 즉각 퇴출한다.

또 하나의 기준은 무엇보다 ‘수공적’인 요소가 많아야 한다. 예를 들어서 반찬을 만들더라도 공장에서 만드는 것보다는 ‘가내수공업’ 그러니까 집에서 만드는 생산자들이 아이디어스에 많이 들어온다. 아이디어스가 핸드메이드 마켓이다 보니 내세운 기준이다.

원물이 아닌 가공식품 입점을 받을 때는 ‘제조 허가’를 가지고 있는 분들만 받는다. 사람이 먹는 것과 관련해서 제조 허가가 두 개인데, ‘식품제조가공업’ 혹은 ‘즉석판매제조가공업’ 허가를 받은 생산자만 아이디어스에 입점할 수 있다.

물론 아이디어스가 HACCP 같은 기준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생산자의 사업장이 깔끔한지는 꼼꼼하게 살펴본다. 내가 먹을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 생산자를 선택한다. 그리고 생산자의 인품도 중요하다. 만나서 대화하고 느껴보고 이 사람이 왜 이걸 만들었는지 그 맥락을 살펴본다.

가공식품의 경우 예외규정이 있긴 하다. 예를 들어서 사과농장이 사과를 재배하면 아이디어스가 생각하는 ‘핸드메이드’ 규정에 맞다. 그런데 이 농장에서 사과즙을 가공해서 팔고 싶은데, 관련 설비가 없다고 하자. 농장주는 다른 공장에 OEM 방식으로 위탁생산을 맡기고 사과즙을 만들 수도 있겠다. 통상 위탁생산 사업자가 아이디어스에 입점하는 것은 핸드메이드 기준에 맞지 않다. 하지만 생산자가 직접 생산한 원물을 재료로 위탁생산하여 가공식품을 만들었다면 핸드메이드로 인정한다.

장 : 아이디어스 입점 절차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입점심사다. 이건 작가님이 아이디어스에 입점을 요청하는 것인데, 아이디어스 내부의 심사를 거쳐 입점을 결정한다. 통상 심사 합격률은 30~40% 정도다.

두 번째는 기존 작가 추천 방식이다. 먼저 아이디어스에 입점한 작가님의 추천을 통해 유입되는 것인데, 이렇게 들어오게 될 경우 기존 작가님을 믿고 아이디어스 내부 심사는 생략한다. 앞에서 말한 두 가지 방법은 판매 수수료 22%를 낸다.


마지막 세 번째는 아이디어스 영입팀이 먼저 작가님에게 입점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영입팀이 제안을 할 경우 처음부터 멤버십 수수료를 적용 받는다. 월 멤버십 비용을 5만원 내고, 수수료는 22%에서 15%로 떨어진다. 물론 첫 번째 두 번째 방식으로 입점을 하더라도 계속 22% 수수료를 내야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3개월 누적매출이 300만원이 넘으면 멤버십 전환 신청을 할 수 있다. 농축수산물 카테고리의 경우 특성상 ‘휴지기’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멤버십을 3개월 이상 유지 안하는 경우 운영팀에 말해서 일시 중지 시킬 수 있다.

엄 : 온라인이 생소한 생산자들을 아이디어스에 입점하도록 설득하는 비결이 있다면 무엇인가. 아이디어스의 수수료는 네이버나 쿠팡에 비하면 조금 비싸 보이는데, 수수료 이상의 가치를 생산자들에게 설득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한 : 생산자들에게 수수료를 뛰어넘는 가치를 줘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아이디어스는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 작가님들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한다. 장사를 하루이틀 하는 100미터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이다. 여기서 우리는 작가님 옆에서 매출이 나오기까지 1년이 걸리든, 2년이 걸리든 그 분을 포기하지 않는다. 생산자들을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그들과 함께 하고 있다.

경북 의성에 복숭아와 사과를 재배하는 한 농장이 있다. 이 곳은 2017년 아이디어스 농축수산물 카테고리가 신설되고 당해 입점한 우리와 역사를 같이하는 곳이다. 이 농장의 비즈니스 구조가 처음과 지금 완벽하게 바뀌었다. 처음에는 1차 원물을 재배해서 판매했는데, 지금 이 농장은 가공식품 매출이 1차 원물 매출을 훨씬 뛰어넘었다. 요즘 보면 가공식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사과를 덤으로 주더라.

아이디어스는 1차 원물 생산자의 또 다른 1차 원물 생산 확장, 나아가 2차 가공식품 판매 확장을 지원한다. 변화를 시도하는 농장 사례들이 알게 모르게 많은데, 우리가 전국을 돌면서 다양한 성공 사례를 작가님들에게 전해준다. 1:1로 방문해서 컨설팅도 한다. 다른 농장도 많이들 그렇지만 의성 농장은 사과와 복숭아 말고도 여러 작물을 소규모로 재배하고 있었다. 이 작물들을 활용하여 반찬과 국, 찌개를 만들고 그들의 스토리를 버무려서 판매한 것이고, 그것이 성과로 연결됐다. 여러 생산자와 접점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반복되면서 입점을 하는 이들도 늘어난다고 생각한다.

장 : 사실 우리가 생산자들을 이끈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작가님들이 관심이 있고,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전화통화만 해서는 한계가 있다. 직접 생산자와 만나서 그들이 어떤 상황인지, 온라인이 처음이라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통영에서 굴을 양식하는 생산자 한 분이 있었다. 이 분은 온라인을 전혀 모르는 분이었다. 상품상세 제작부터 모든 게 생소했다. 고민하는 이 분에게 상품상세 제작에 있어서 누끼(이미지 배경 제거를 뜻하는 디자인업계 은어)를 딴 깔끔한 사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작가님이 직접 배 타고 현장에 나가는 사진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 드렸다. 나는 작가님과 함께 배를 타고 나섰다. 그리고 직접 작가님이 굴을 캐는 사진을 찍어드렸다. 엊그제 이 분과 만났는데, 이제는 알아서 장어와 소라 사진을 찍어서 상품을 등록하시더라.

엄 : 상품상세 하니까 생각났다. 아이디어스 상품상세는 통상 이커머스 플랫폼의 상품상세와는 느낌이 좀 다르다. 정교하게 디자인된 통짜 이미지가 아닌, ‘블로그’와 가까운 형식으로 어떻게 보면 아무렇게나 만들었다는 느낌도 있다. 진짜 ‘아무렇게’는 아닐 것 같은데, 아이디어스가 생산자의 상품상세 제작에 요구하는 특별한 가이드라인이 있는가.

한 : 아이디어스는 상품상세에 대한 규제를 까다롭게 하지 않는다. 작가님들한테 상품 업로드 하기 전에 먼저 말씀 드리는 것이 있는데 인터넷으로 상품상세 만드는 법 검색해서 따라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있는 그대로 작가님들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를 상품상세에 써달라고 요청한다. 아이디어스는 사람 냄새나는 상품상세를 추구한다.

아이디어스 상품상세는 작가들이 만든다. 정교하고 예쁘진 않지만 진솔하고 독립적인 생산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진 촬영이 어렵다면 아이디어스 스튜디오에 방문하면 무료로 상품 촬영을 도와주기도 한다. 물론 이렇게 아이디어스가 찍어준 사진은 아이디어스 안에서만 활용해야 한다. 네이버에 올리면 안 된다.

얼마 전 전라도 완도에 있는 한 농장에 방문했다. 가족들이 함께 운영을 하는 곳이었는데, 인터넷을 잘 못하는 부모님 대신에 따님이 상품상세를 써서 만들어 줬더라. 그런데 농장 프로필은 아버님이 생각한 그대로 그냥 읊조리듯 썼더라. 그 프로필을 보고 아버님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상품상세도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고. 따님한테 맡기지 말고, 아버님 생각하는 것을 일기 쓰듯 써야 한다고. 그게 상품상세의 차별점을 가지고 온다고.

장 : 작가님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느끼는 것이 있다. 1인 운영을 하는 분이 많다 보니까 여타 이커머스 플랫폼처럼 상품상세 디자인을 하기엔 한계가 명확하다. ‘돈’이 든다는 거다. 그래서 아이디어스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바로 사진을 찍고 상품 가격을 설정해서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작가님마다 호불호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편하다고 이야기한다.

엄 : 농축수산물을 온라인에서 구매한다고 하면 아무래도 신선식품 전문 커머스 업체인 마켓컬리나 SSG닷컴 같은 곳이 떠오른다. 쿠팡과 네이버도 무시할 수 없다. 아이디어스가 농축수산물 영역에서 이들 업체와 비교해서 갖는 경쟁력은 무엇이라 보는가.

한 : 아이디어스는 우리나라 모든 온라인 마켓 중에서 가장 감성적인 곳이라 생각한다. 소비자와 생산자, 작가와 고객 관계가 우리만큼 커뮤니티 형태로 운영되는 곳을 찾기 어렵다. 특히 다른 거대한 유통 플랫폼과 비교해서는 더하다.

감성이란 게 말로 표현하기 참 힘든데, 대략 이런 거다. 네이버에 고객과 소통하는 메신저 기능이 있지 않은가. 아이디어스에도 똑같은 기능이 있다. 하지만 메신저 기능으로 소비자와 생산자가 대화할 때 그 느낌이 완전 다르다. 우리는 도처에 감성을 느끼게 만드는 장치를 깔아놨고, 그 장치들이 묶여서 통합 감성을 발현한다. 무엇보다 우리는 사람에 집중하는 커머스다. 작가님 하나하나가 갖고 있는 개성, 특성을 극대화하는데 집중한다.

장 : 아이디어스는 고객과 작가 사이의 소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디어스에선 상품 상단에 작가 이름을 클릭하여 작가의 판매 페이지를 열람할 수 있다. 일반적인 마켓플레이스의 ‘자사몰’ 같은 개념이 들어간 것이다. 스토리 좌측 하단에는 작가를 좋아하는 팬들의 숫자, 작가를 후원해준 사람이 몇 명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작가님들은 고객으로부터 후원을 받음으로 그들의 땀과 노력을 누군가 알아준다는 것에 기뻐한다. 아이디어스에 쌓인 누적 후원금은 8억원이 넘었다.

아이디어스의 작가 개인 판매 페이지 및 후원 기능. 핸드메이드 생산자가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마켓플레이스에 녹였다는 게 아이디어스가 언급하는 경쟁업체와의 차별점이다.

이 외에도 아이디어스는 작가님들이 개별 고객 하나하나와 소통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들을 시스템에 녹였다. 핸드메이드 특성상 커스터마이징, 예를 들어서 생일 각인이나 캘리그라피를 해달라는 요청이 많다. 작가님들이 이런 개별 고객의 니즈에 응대할 수 있는 기능을 시스템에 내재화한 것이다.

예를 들어서 아이디어스에서 상품을 수백개씩 대량으로 구매하고 싶어 하는 고객이 종종 있다. 그 중에는 대량구매 요청을 굳이 작가님께 메시지로 전달하는 분들도 있는데, 둘러서 말한 것이지만 사실 이건 많이 구매하니 할인을 해달라는 의미가 숨어있다. 그 때 작가님은 해당 고객 전용으로 할인액수를 정한 쿠폰을 발행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작가님은 개별 고객을 대상으로 자주 사용하는 문구를 등록하거나, 기존에 없던 선물 포장과 같은 커스터마이징을 요청한 고객에게만 추가 금액을 받는 것과 같은 기능을 작가앱을 통해 활용할 수 있다. 1~2인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 소규모 핸드메이드 생산자 특성상 작가앱만 잘 활용해도 운영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엄 : 물류 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는 것 같다. 아이디어스는 산지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하는 산지직송 구조의 마켓플레이스다. 아이디어스는 가이드를 할 뿐 생산자의 물류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특히 생산량 예측이 어려운 농축수산물이다 보니 당연히 생길 수 있는 이슈가 ‘결품’과 ‘배송 지연’인 것 같다. 아이디어스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가.

한 : 기자님 이야기처럼 사고가 난 적이 있다. 혹시 초당옥수수라고 들어봤나. 생으로 먹어도 되는 아삭한 옥수수 품종인데, 이게 너무 달아서 ‘초당’이라는 표현을 쓴다. 근데 멧돼지가 이 옥수수를 너무 좋아한다. 기가 막히게 단 것을 파먹는다. 2017년 농축수산물 카테고리 운영 첫해였는데, 그 때 이 초당옥수수 예약주문이 정말 많았다. 근데 수확예정일 이틀 전에 멧돼지가 밭을 뒤집어엎어 놓아서 제때 출하를 못한 적이 있었다.

우리가 이를 하드웨어 측면에서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은 쌓아가고 있다. 해가 거듭하면서 우리에게도 데이터와 노하우가 쌓였다. 농장주 분들과 교감하는 시간도 많아지고, 우리의 지식 수준도 올라갔다. 물론 아직도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 접근을 한다.

1차 원물 특성상 수확 예정일이라는 것이 있다. 하지만 기후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정확한 수확 예정일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아이디어스가 도입한 기능이 예약 주문이다. 수확하자마자 바로 고객에게 배송해야 하는 특성이 있는 찰옥수수, 복숭아, 절인 배추와 같은 품목은 ‘예약’을 받아서 배송한다. 고객들은 작가에게 언제 상품을 받고 싶은지 옵션에 적어놓기도 하는데, 작가님은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요를 예측하고 생산량을 조정한다.

장 : 재고 관리 관점에서 첨언하자면 아이디어스 시스템에는 ‘재고’ 설정 기능이 있다. 작가님들이 판매하는 재고가 모두 소진되면 자동으로 판매 중지 상태가 되는 것이다. 주문 폭주로 인해 어떻게든 상품을 만들어 출고시켜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는 작가님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도입했다.

아이디어스에서는 일반적인 ‘주문후 제조’ 옵션. 핸드메이드 특성상 고객의 주문을 받고 만드는 작품, 신선함을 지켜야 하는 농축수산물 특성상 예상 배송일을 두고 수확한 제품을 바로 고객에게 전달하는 작품들이 아이디어스에는 많다.

한 : 많은 분들이 고객들이 느린 배송에 화를 낸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우리 고객들은 아니다. 아이디어스는 쿠팡처럼 빠른 배송을 자랑하는 마켓이 아니다. 우리는 정확히 쿠팡이 가는 비즈니스의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주문이 들어왔을 때 상품을 만들기 시작하고, 저렴한 제품보다는 ‘작가’에 초점을 맞춘다. 작가들이 소비자들에게 배송 지연과 관련된 메시지를 보내면 소비자들은 기다려 준다. 그들이 몰랐던 새로운 이야기를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배우기도 한다.

아까 아이디어스의 경쟁력이 감성이라고 조금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하지 않았나. 아이디어스에는 오프라인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이 ‘온라인’에 흠뻑 구현됐다. 이게 온라인인가 싶을 정도로 감성적인 기능이 많다.

장 : 언젠가 예약 배송 안내를 못 본 고객이 한 작가님에게 예상 배송일은 언제인지 조심스럽게 물어본 적이 있다. 작가님은 그 고객에게 ‘갓 수확한 좋은 작물을 전달하기 위해서 조금 늦어져도 기다려 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하더라.

또 다른 사례는 제가 직접 겪은 건데 언젠가 아이디어스에서 아로니아를 주문했다. 보통 주문하면 다음날 오는데, 상품 배송이 안 돼서 작가님에게 언제 오는지 묻는 메시지를 보냈다. 작가님으로부터 산에서 약초를 캐고 있어서 내일 보내주겠다는 답변이 오더라. 오프라인 감성이란 이런 게 아닌가 싶다. 우리 고객은 기다려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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