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알못을 부탁해] 삼성도 SK하이닉스도 주목한 ‘낸드플래시’

“삼성전자가 평택에 8조원 규모의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10조원에 산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발표한 반도체 사업 확대 소식은 국내외로 큰 관심을 받았다. 동시에 주목받은 것이 투자 대상인 ‘낸드플래시’다. 삼성전자의 경우 낸드플래시 사업을 확대, SK하이닉스의 경우 적자였던 낸드플래시 사업을 다시 살려내는 셈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낸드플래시가 무엇이길래, 반도체 선두기업 두 곳에서 비슷한 시기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일까. 메모리 시장에서 휘발성 메모리의 대표주자가 D램이라면, 비휘발성 메모리의 대표주자는 낸드플래시다. 그만큼 메모리 시장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기업뿐만 아니라, 최근 글로벌 기업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의 또 다른 기둥 ‘낸드플래시’에 대해 알아보자.

낸드플래시가 탄생하기까지

현재 대부분의 휴대용 저장장치에는 낸드플래시가 탑재된다. 하지만 처음부터 낸드플래시가 대세였던 것은 아니다. 낸드플래시가 탄생하기까지 비휘발성 메모리는 많은 변화를 거듭했다. 초기에는 주로 롬(ROM, Read Only Memory) 형태의 비휘발성 메모리를 사용했다. 롬은 오로지 읽고 쓰는 것만 가능하다. 그 중에서도 CD롬이 대표적인데, 한 번 구우면 내용을 삭제하거나 수정할 수 없다. 따라서 수정된 데이터를 저장하려면 새로운 ROM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잇따른다.

시간이 지나 해결책으로 나온 것이 “지울 수 있는 롬(EPROM, Erasable and Programmable ROM)”이다. 자외선을 이용한 EPROM(UVEPROM)과 전기를 이용한 EPROM(EEPROM, Electrically EPROM) 두 종류가 있다. UVEPROM은 20회, EEPROM은 10만회 정도 삭제 및 수정이 가능하다. 비휘발성 메모리는 편이성이 더 높은 EEPROM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EEPROM도 한계가 있었다. 한 번에 1바이트씩만 데이터를 삭제할 수 있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를 바이트 단위가 아닌 블록 단위로 속도와 접근성을 개선한 메모리가 개발됐다. 이를 ‘플래시 메모리’라고 한다.

플래시 메모리는 또 다시 노어플래시와 낸드플래시로 나뉜다. 노어플래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Cell)을 병렬 구조로 놓은 메모리이고, 낸드플래시는 셀을 직렬 구조로 놓은 메모리다. 노어플래시에 비해 낸드플래시가 읽는 속도는 느리지만, 쓰기 속도나 확장성 면에서는 뛰어나다. 따라서 낸드플래시는 USB 드라이브, 디지털 카메라, MP3 등 휴대용 메모리 카드나 SSD(Solid State Drive)에 사용된다.

“낸드플래시 시장을 점령하라”

메모리 시장에서 한국은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은 삼성전자가 33.3%, 키옥시아가 19%, 웨스턴디지털이 15.3%, 마이크론이 11.2%, SK하이닉스가 10.7%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2013년 8월 최초로 3차원 V 낸드플래시 양산에 성공했다. V낸드플래시(Vertical NAND Flash)는 평면으로 배열된 구조에서 벗어나, 3차원으로 셀을 쌓아 올린 구조의 낸드플래시를 말한다. 이어 올 6월에는 경기도 평택시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8조원 안팎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꺼져가는 낸드플래시 사업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그동안 D램에서 강세를 보인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적자를 이어오곤 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20일 인텔 메모리사업을 10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사업 키우기에 나섰다. 인텔 메모리사업 인수 대상에는 ▲낸드 SSD ▲낸드 단품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팹 등으로, 낸드플래시 사업 중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후발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월 29일 구 도시바 메모리인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가 미국 반도체 기업 WDC와 공동으로 낸드플래시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일본 미에현 욧카이치시에 건설될 예정으로, 건물 면적은 약 4만㎡, 예산은 약 1조엔이다. 키옥시아가 운영하는 공장 중에서 가장 큰 규모다. 이와 관련해 니혼자게이지신문(닛케이신문)은 “5G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첨단 플래시 메모리를 양산해 한국과 중국 기업에 맞서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과 함께 성장하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업들은 낸드플래시 사업에 이토록 사활을 거는 것일까.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반도체 시장에서 낸드플래시 부문의 성장률이 27%로 가장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플래시 메모리인 노어플래시는 -3%, D램의 성장률은 3%로 예측했다. 메모리 반도체 중 낸드플래시의 전망이 가장 밝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낸드플래시 시장이 급격하게 커진 이유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언택트 서비스가 증가하면서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서비스 사용이 증가하고, 서버와 전자기기의 수요가 급증했다. 서버와 휴대용 전자기기에는 낸드플래시가 탑재되기 때문에 연쇄작용으로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커질 수 있었던 것이다.

아울러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낸드플래시의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데이터센터는 클라우드 상으로 전송되는 모든 데이터를 보관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수많은 데이터를 뒷받침할 수 있는 대용량 서버가 필요한 가운데, 확장성이 좋은 낸드플래시가 메모리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 <배유미 인턴기자>

관련 글

첫 댓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