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알못을 부탁해] 한국경제 먹여 살린다는 ‘D램’이 뭐야?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를 달성하기 위해 연구개발(R&D)과 생산기술 확충에 모두 133조원을 투자한다.”

“이재용 부회장이 비메모리 시장에서의 1위를 선언했다”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10조원에 산다.”

신문 경제면 기사를 보다보면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 삼성전자를 비롯해서 SK하이닉스 등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제 기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도체에 대한 사전 지식이 약간 필요하다. 그래서 준비한 기획, ‘반알못을 부탁해’. 반도체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반도체를 모르는 님들을 위한 기획이다. 그 첫번째 편은 D램이다.

주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을 구매할 때, 램 성능에 대해 자주 질문해봤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램이 바로 ‘D램’이다. D램은 시장의 70% 이상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할 정도로, 한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자, 그렇다면 말로만 익숙하게 들어왔던 D램에 대해 알아보자.


D램이 경쟁자를 제치고 램의 대명사가 된 이유


D램(Dynamic Random Access Memory)은 메모리 장치의 일종이다. 메모리란 말 그대로 기억을 담당하는 컴퓨터 부품으로, 컴퓨터나 스마트폰에서 데이터를 기억(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메모리는 크게 비휘발성 메모리, 휘발성 메모리로 구분되는데 컴퓨터가 꺼지면 데이터가 날아가는 것이 휘발성, 컴퓨터를 껐다 켜도 데이터가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비휘발성 메모리다.

조금 깊은 이해를 위해 ‘기억소자’라는 단어를 알 필요가 있다. 기억소자는 데이터가 저장되는 방이다. 데이터가 왔다는 신호를 받으면 메모리는 이 방(기억소자)에 데이터를 집어넣는다.  이 방에는 문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비휘발성 메모리는 방에 문이 있는 메모리다. 문을 열어주지 않는 한 데이터는 방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반면 휘발성 메모리에는 문이 없다. 문이 없으므로 전원이 꺼지면 데이터는 방 밖으로 나와버린다.

대표적인 휘발성 메모리로는 D램과 S램(Static Random Access Memory)이 있다. S램은 데이터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지만, 기억소자 구조가 복잡하다. D램은 접근 속도가 S램에 비해 느리지만, 구조가 매우 단순하다.

S램은 여러 개의 트랜지스터가 하나의 셀을 구성한다. 이 때문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의 크기가 크다. 동일 면적에 대한 집적도가 낮고 회로구조가 복잡하여 대용량으로 만들기 어렵다.  이때문에 메인메모리로는 D램이 주로 사용된다. 데이터를 많이 저장하기 위해서는 기억소자를 많이 만들어 놓아야 한다.

기억소자를 얼마나 빽빽하게 꽂을 수 있는지를 ‘집적도’라고 하는데, 이 집적도가 높아지면 한 번에 많은 양을 만들 수 있다. 이는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생산 시의 가격도 낮출 수 있으며, 같은 공간에 더 조밀하게 기억소자를 심어 성능을 높일 수도 있다. D램은 S램에 비해 집적도를 높이기 쉬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대세가 될 수 있었다.


D램은 어디에 필요할까?


D램을 포함한 휘발성 메모리는 빠른 읽기 속도를 가지는 대신 전력이 공급되는 동안에만 데이터를 보관한다. 따라서 D램은 문서나 파일을 보관하는 USB나 디스크와 같은 용도보다는, CPU로부터 전송된 데이터를 임시 보관하는 주기억장치 역할을 한다.

D램과 보조기억장치, CPU는 서로 긴밀하게 협업하면서 데이터를 처리한다. 먼저, CPU가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봐야한다. CPU는 특정 주기로 주어지는 신호에 맞춰 연산을 한다. 이 신호를 ‘클럭 신호’라고 하는데, 한 번의 클럭 신호에 한 번의 데이터가 처리 과정이 이뤄진다고 보면 된다. D램은 이 신호에 맞춰 CPU로부터 데이터를 제공받고, 이후 USB나 하드디스크와 같은 보조기억장치에 데이터를 보낸다.

D램의 발전사는 CPU의 발전사와 같이 간다. CPU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데이터를 더 빨리 처리할 수 있게 됐는데, 이에 따라 D램 역시 데이터를 빠르게 제공해야 할 의무가 생겼다. 빠른 데이터 전송을 위한 대안으로 한 번의 클럭에 두 번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D램이 등장했다. 이를 DDR(Double Data Rate)이라고 한다. DDR은 지속해서 속도를 발전시켜 나가며, DDR 2, 3, 4세대까지 공개됐다.

한편, 휴대 전자기기가 등장하면서, LPDDR이 등장했다. LPDDR은 ‘Low-Power Double Data Rate’의 줄임말로, 저전력 DDR이다. 휴대 전자기기는 보통 배터리에 의해 전력을 공급받는다. 이 때문에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 한정적이고 LPDDR 활용이 필수적이다.

DDR, LPDDR 등 다소 어려운 용어가 등장했지만 역할은 D램과 동일하다. 다만 시대의 흐름, 기기의 발전에 따라 함께 ‘발전’했을 뿐이다.


선택과 집중에서, 선두를 달리기까지


처음 서론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우리나라는 D램 시장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4.1%, SK하이닉스는 29.3%의 시장을 점유했다.

삼성이 처음부터 D램 시장을 주도한 것은 아니다. 1980년대만 해도 D램 시장은 도시바, 히타치, NEC등 일본 반도체 기업이 주도하고 있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한참 뒤처져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1983년 반도체 산업에서 일본을 따라잡겠다는 ‘도쿄 선언’을 하면서, 삼성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격차를 따라잡았고, 지금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금도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장에서 전반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2월에는 16GB LPDDR5를 출시했다. 16GB LPDDR5는 곧 가장 속도가 빠른 최신 세대이자 16GB의 용량을 가진 D램이다. 현재 삼성전자가 출시하는 5G 디바이스에는 LPDDR5가 탑재되고 있는데, 현재 5G가 세계적으로 확산돼 나가면서 LPDDR5 시장도 발전을 거듭할 전망이다.

한편, 지난 7월에는 삼성전자가 6G 백서를 공개했다. 6G는 5G 뒤를 잇는 차세대 통신기술로, 최대 속도 1000Gbps, 무선지연 100μsec(마이크로초)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5G 대비 최대 전송속도는 50배 빨라지고, 무선 지연은 10분의 1로 줄어든다고 한다.

통신 기술이 발전하면 메모리 기술도 함께 발전해야 한다. 6G의 등장과 함께 더욱 발전된 D램 LPDDR6이 등장하고, 발전할 지도 모르겠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배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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