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생각해봤다. 왜 부서 이름은 똑같이 ‘물류팀’, ‘SCM팀’인데 기업마다 하는 일은 다를까. 비슷해 보이는 PM과 PO. 다른 일을 한다면 그건 무엇일까. 이름부터 생소한 DevOps, Growth Hacking을 한다는 사람은 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나만 모르는 줄 알았는데, 많이들 모르더라. 그래서 생각해봤다. 서로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의 이야기, 각자의 일을 잘하는 노하우를 정리해보면 어떨까. 이건 정용진이나 신동빈처럼 큰 그림 그리는 분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누군가의, 우리들의 진짜 일 이야기다.

첫 번째 기업, 다노

다노는 2013년 4월 다이어트 정보를 알리는 페이스북 페이지로 시작한 피트니스&다이어트 토탈케어 업체다. 대표 제품으로는 2014년 4월 론칭한 피트니스&다이어트 식품 및 기어 전문 커머스 ‘다노샵’, 2014년 12월 론칭한 전문 코치의 온라인 피트니스 서비스 ‘마이다노’가 있다.

남자 사람인 기자에게는 그렇게 익숙한 기업은 아니었는데, 주변 여성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많이들 알고 사용하고 있더라. 유튜브 다노TV의 구독자는 약 69만명, 다노 채널의 팔로워는 150만명, 연평균 성장률은 220% 이상이라고.

오늘 ‘마이다노’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다노의 온라인 쇼핑몰 ‘다노샵’에 수반되는 공급망을 다루는 사람 이야기를 전한다. 다노샵은 2020년 8월 기준 140여 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고, 이 중 70여종은 다노 F&B사업부에서 직접 기획하여 제조한 PB(Private Brand) 상품이다. 다노가 직접 기획한, 혹은 다노가 외부에서 사입한 상품들은 어딘가에 보관돼 고객 주문에 맞춰서 라스트마일 물류업체를 통해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이 공급망을 다루는 사람이 양거봉 다노 SCM(Supply Chain Management)팀장이다. 본격적으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양거봉 다노 SCM팀장. SCM팀은 흔히 ‘공급망’의 결점을 찾아 개선하는 일을 하지만, 기업마다 SCM팀이 다루는 범위는 다소간 차이가 있다. 오늘은 헬스케어업체이자 이커머스업체 다노의 SCM 이야기를 전한다.

SCM이란 무엇인가

엄 기자 : SCM 하니 조금 생소합니다.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SCM이란 무엇인지, 다노의 SCM팀은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양 팀장 : SCM을 용어 그대로 풀어보자면 공급망을 관리하는 일이죠. 다노 같은 경우엔 상품 소싱, 수요예측과 발주, 물류센터 입출고 및 재고관리, 고객 구매 이후 반품까지의 프로세스를 전반적으로 분석하고 개선하는 일을 합니다. 다노의 온라인 사이트 다노샵에서 판매되는 상품 프로세스를 다루는 일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엄 : 양 팀장님의 평소 하루 일과를 통해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양 : 먼저, 팀장인 저와 팀원들의 업무가 다르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대체로 팀원들은 실무를 많이 하고, 저는 기획과 관리 업무에 집중합니다.

제 일과를 말씀드리면, 오전에는 주로 매일매일 반복되는 업무를 합니다. 물동량과 입고 예정 상품, 택배 및 재고 관련 이슈들을 확인하고, 특정 사안이 있다면 공유합니다. 아무래도 물류나 공급망 관리 관련 일을 하는 분들이라면 공감할 텐데, 매일매일 조그마한 이슈라도 발생하지 않는 날은 없습니다. 그래서 제 하루도 고정돼 있지는 않습니다. 이슈의 중요성이 크다면 해당 업무를 먼저 처리하러 갑니다. 중요성이 낮다면 팀원들에게 처리 요청을 합니다. 사실 하루가 계획대로 흘러가는 경우는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오후에는 대개는 기획, 분석 관련 일을 합니다. 현재 진행하는 프로세스에 안에서 비용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업무가 있다면 찾아내고 이에 대한 개선점이나 정책 변화를 관련 부서와 논의 합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는 특정 상품이 어디서 나간다면 비용을 더 절감할 수 있는지, 혹은 특정 장소에서 출고되기에 얼마나 더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지 분석합니다. 상품 발주량을 늘린다면 예상되는 매출은 얼마이고, 안 팔리고 남는 재고에 대한 리스크는 얼마나 되는지도 분석합니다. 분석 정보를 기반으로 우리는 상품 생산지는 이쪽이면 좋겠다, 혹은 상품 관련된 재고는 여기에 배치하면 좋겠다는 것과 같은 의사결정을 합니다.

이 외에도 기사를 스크랩해서 조직 내부에 공유한다거나 하는 일도 많이 합니다. 예를 들어 새벽배송 트렌드가 올라오고 있다 하면 경쟁사는 어느 정도 수준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죠. 우리에겐 새벽배송이 당장 필요하지 않을 수 있으나 타당성 검토를 통해 저희에게 최적화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엄 : 양 팀장님은 다노의 SCM팀에 합류하기 전에 여러 이커머스 및 물류기업에 근무했는데요. 물류팀과 SCM팀을 모두 겪어본 입장에서 ‘물류’와 ‘SCM’의 차이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양 : 다노는 6번째 직장이고요. 스타트업으로는 5번째네요. 저 같은 경우엔 여러 기업에서 자사물류도 해봤고, 3PL업체에도 있어 봤고, 물류 시스템 구축까지 해볼 수 있었던 것은 얕지만 넓게 많이 해본 것 같습니다.

주로 제가 물류팀에 있을 때는 실물을 다루는 일이 많았습니다. 대부분은 ‘물류센터 상품 입고’를 기점으로 시작되는 업무였죠. 그 때 저는 물류센터에 그에 맞는 장비와 도급업체 인력을 세팅하고, 그 안에서 운영비용 효율성을 찾는 일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물류센터 이전을 한다고 해보죠. 그러면 우리는 새로 옮기는 물류센터의 처리량(Capacity)이 어느 정도 될지 알아야 합니다. 물류센터 안에는 보관 선반(Rack)과 파렛트를 깔아야 하고, 작업자의 이동 동선 또한 고려해야 합니다.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데는 비용도 드는데 우리 매출이 어느 정도 올라갈 때까지 물류센터가 버틸 수 있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물류센터 출고 이후의 과정은 택배업체가 수행하니 라스트마일 물류업체와 계약해서 프로세스를 짜는 것도 우리가 하는 일이죠.

다노샵이 판매하는 인기 카테고리.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여러 식단 상품이 메인이다. 주고객은 여성이지만, 남성도 꽤나 많이 구매한다고.

반면, SCM팀에서는 ‘수요예측’과 ‘발주’가 업무의 시작점이 됩니다. 주별로 판매량과 관련된 데이터를 확인하고, 이 데이터로 어떤 상품을 언제 발주해야 하는지 판단합니다. 만약 조직에서 프로모션 계획이 있다면 이 또한 수요에 영향을 주기에 확인해야 합니다. 계절과 트렌드에 따른 변수도 체크해야죠.

예를 들어서 다노샵이 다루는 샐러드 식단이나 피트니스 기어는 대부분 ‘여름철’이 성수기이고, 겨울철이 비수기입니다. 고객이 운동을 결심하는 시기인 연초와 여름에 맞물려서 판매가 늘어나는데, 이런 것을 예측해서 생산업체와 일정을 조율하여 발주를 진행합니다. 발주가 진행된 다음에는 상품이 정확하게 물류센터에 입고 됐는지, 특별한 이슈는 없는지 확인을 하죠.

요약하자면 과거 물류팀에서는 물류센터에서 실무를 다루는 업무가 많았지만, 지금은 대부분은 데이터를 다루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협력사에 상품 출고 데이터를 전달하고, 그 데이터에 따라 실물 상품이 정확하게 나갔는지 확인하고, 재고 정보를 파악하는 등의 일을 하고 있는 것이죠. 물류는 하드웨어, SCM은 소프트웨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좋은 물류 파트너 만나는 법

엄 : 이야기를 들어보니 SCM이 물류보다는 더 넓은 범위를 다루는 느낌입니다. 직접 물류를 하기 보다는 파트너사와 계약을 하여 물류를 관리하는 일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양 : 다노가 물류를 다루는 방법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기본적으로 물류센터는 3PL업체에 맡깁니다. 저희가 자사 물류를 하는 것도 많이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우리는 스타트업이고 새로운 시도나 방향 전환을 많이 하기 때문에 조금 더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위탁 물류를 택했습니다. 자사 물류를 운영하면 고정비가 높아져서 조금 더 유연하게 운영하고자 3PL을 선택했다고 보면 됩니다.

이 3PL 물류센터에 저희가 ODM 방식으로 개발한 상품들, ODM을 하지 않았지만 저희가 매입하는 상품을 재고로 보관합니다. ODM 상품 중에서 신선식품과 같이 재고를 직접 가지고 가기 어려운 상품의 경우 물류센터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까지 직배송 하기도 합니다. 웬만한 이커머스 업체에서 사용하는 방식을 전부 운영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엄 : 3PL업체를 사용한다고 하니 궁금합니다. 3PL업체를 찾다보면 모두가 물류를 잘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사실 막상 하고 보면 사고가 나는 경우도 많잖아요. 여러 3PL업체 중에서도 ‘좋은 물류업체’를 찾는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양 : 사실 대부분의 물류 정보에는 비대칭성이 존재합니다. CJ대한통운과 같은 대기업이든, 작은 3PL업체든 기본적으로 물류는 B2B와 B2C 가격이 다르고, 소비자에게 오픈된 정보는 B2C인 게 대부분이죠.

저는 정보 비대칭성을 극복하기 위해서 대행업체들이 많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를 활용합니다. 커뮤니티에 저희 월 물동량은 얼마나 되고, 물성(화물 특성)은 어떻고, 상품의 보관량과 회전율, 상품 크기와 같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를 정리해서 제안서와 견적서를 요청합니다. 그러면 꽤 많은 업체들이 정보를 보여줍니다. 얼마 전에도 비슷한 일을 했는데, 하루만에 20여개 업체가 제안서를 보내주더군요.

제안서를 보다보면 느껴지는 게 3PL업체라고 모든 물건을 소화하지 않습니다. 어떤 업체는 ‘서적’에, 어떤 업체는 ‘의류’에, 어떤 업체는 ‘식품’에 특화돼 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각 업체마다 가지고 있는 강점도 다릅니다. 어떤 업체는 홈쇼핑처럼 한 번에 많은 물량이 나가는 형태를 주로 처리합니다. 어떤 업체는 변동성이 적은 정기적으로 나가는 물량을 주로 다룹니다. 또 다른 업체는 매일매일 B2C 소비자에게 나가는 변동성이 큰 물량을 다룹니다.

그렇게 여러 강점이 있는 업체들을 살펴보다보면 어떤 업체가 우리 상품을 잘 다룰 수 있을지 감이 옵니다. 예를 들어서 식품을 주로 처리하는 다노샵에 ‘식품’을 주로 다루는 3PL업체와 ‘의류’를 다루는 3PL업체가 견적서를 냈다고 해봅시다. 의류를 주로 다루던 업체가 ‘식품’을 못하지는 않겠지만 아무래도 식품을 다뤘던 업체가 전반적인 포장 형태나 고객 클레임 처리에 있어서 주의사항을 더 잘 알고 있겠죠?

이렇게 우리에게 잘 맞을 것 같은 업체들을 리스팅한 이후에는 실제 업체에 전화를 해서 미팅을 하고 필요하다면 물류센터 견학을 진행합니다. 계약이 성사된 이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논의하는 과정도 필요하죠.

엄 : 조금 더 업체들의 서비스 품질을 파악할 수 있는 구체적인 노하우가 있을까요? 결국 눈에 보이는 ‘단가’가 제일 중요한 걸까요?

양 : 서비스 품질을 측정하는 지표로는 크게 보면 ‘오출고율’, ‘정시발송율’, ‘재고일치율’, 이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당연히 비용도 중요합니다. 한 달에 10만건씩 보내는 업체가 있다면 여기서 건당 100원의 단가만 차이나도 1000만원이 왔다갔다 합니다. 물론 명품과 같이 객단가가 크다면 물류비가 비싸더라도 ‘품질’을 가져가는 선택을 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 이커머스 업체의 객단가는 3~5만원 수준이죠.

하지만 비용만큼이나 ‘신뢰도’와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이야기하긴 했지만, 물류라는 것이 조용할 날이 하루도 없습니다. 문제가 안 생기는 날이 없다는 건데, 업체간 신뢰와 커뮤니케이션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있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그래서 저는 물량이 늘어나도 3PL업체에게 지급하는 비용을 현재 시가에서 그렇게 크게 깎지 않습니다. 저도 물류를 직접 운영해봤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가격에 어느 정도 이익률을 붙여야 하는지 대략 알고 있습니다. 물량과 상품 가짓수가 늘어나면 물류 복잡성은 그만큼 커지는 게 맞고, 거기서 더 낮은 비용보다는 파트너사와의 신뢰를 챙기는 선택을 하는 편입니다.

핵심 역량 ‘커뮤니케이션’

엄 : 물류에서 사고가 안 나는 날을 찾기가 더 어렵다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양 팀장님이 다노 이전부터 겪었던 수많은 문제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 그 중 한 가지만 꼽아 소개해줄 수 있나요?

양 : 아무래도 B2C 이커머스 물류 특성상 다품종 소량 출고가 많습니다. 그 안에서 재고관리, 포장, 출고 작업의 복잡도가 굉장히 높다는 이야기죠. 또 이커머스이기 때문에 ‘월요일’에는 물량이 엄청나게 몰립니다. 휴일인 토요일과 일요일, 월요일 오전까지 쌓인 고객 주문을 한꺼번에 처리해야 되기 때문인데요. 이후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문량은 대체로 줄어드니까 물류센터 인력은 몇 명이나 배치해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마케팅 상황 또한 파악해야 하는 이슈입니다. 이커머스에서 대박 상품이 탄생하면 좋겠지만, 오히려 물량이 못 나가는 경우가 왕왕 생깁니다. 물류센터에서는 그만한 준비가 돼있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인데요. 가뜩이나 한국 소비자들은 성격이 굉장히 급합니다. 하루만 지나도 택배가 안 오면 다음날부터는 전화가 터져 나갑니다. 이 때문에 물류 입장에서는 최대한 빠르게 발송을 해야 하는데, 만약 자사물류를 운영하고 있었다면 인원을 갑작스럽게 줄이고 늘이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수요 예측이 실패하면 수천건 이상의 주문 처리가 밀려버리고, 그러면 바로 밤샘작업에 들어가죠.

기억나는 사례가 하나 있습니다. 다노에 들어오기 전인데 그 때 추석연휴가 10일인가 됐어요. 200평 창고에서 10명 정도의 인력이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추석연휴 끝나고 돌아오니 3만5000건의 주문이 밀려있더라고요. 우리는 당장 아르바이트생을 충원했고, 본사에서는 파견 지원 인력이 도착했죠.

그런데, 저희가 쌓여 있는 3만5000개의 물량만 처리하면 되는 것이 아니잖아요. 이커머스 특성상 계속해서 신규 주문은 들어오죠. 당시 저희는 토요일, 일요일, 야간작업까지 감수하면서 하루에 6000개 이상의 물량을 처리 했는데, 이걸 다시 제로로 만들어 정상화하기까지는 12일 정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엄 : 물류센터 터진 이야기만 하면 슬플 것 같아요. 이번엔 다노에 와서 정말 이건 잘 한 것 같다, 눈에 띄게 개선한 사례가 있다면 무엇인지 소개해주세요.

양 : 회사에 와서 약 3개월 동안 큰 거 한 장(1억원) 줄일 만큼의 물류비를 절감했어요. 기존에 여러 출고지에서 따로 발송되던 물량을 한 곳에 묶고, 계약업체를 변경하여 비용을 절감한 것인데요.

예를 들어서 원래 고객이 상품 5개를 주문하면, 이게 기존에는 서로 다른 출고지에서 각각 포장돼 발송된 거예요. 한 건당 물류비가 4000원이라고 치면 여기서 나가는 비용이 2만원이잖아요. 만약 이 상품을 모아서 한두박스로 나갈 수 있다면, 줄어드는 비용이 엄청난 것이죠.

엄 : 이야기를 듣다보니까 SCM팀은 혼자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네요. 결국 물류업체, 제조공장 등 여러 외부 파트너와 마케팅, CS, 물류 등 내부 조직과 잘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핵심역량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커뮤니케이션.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나요. 양 팀장님만의 노하우가 있을까요?

양 : 외부업체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중요한 건 서로 이해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사실 외부업체와 커뮤니케이션은 주로 계약서에 명기가 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어요. 하지만 협력사와 관계에 있어서 우리도 실수를 할 수 있고, 협력사도 저희에게 실수를 할 수 있는 있죠. 여기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 서로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생각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서 저희가 발주서를 잘못 전달하거나 전달하는 기간을 못 맞추더라도 상품 공급사가 조금 더 노력해서 입고 처리를 빨리 해줄 수 있겠죠. 마찬가지로 저희도 파트너사가 실수를 하거나 어려운 상황일 때 도울 수 있겠고요.

결국 동업자 정신이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경우에는 파트너가 아니라 ‘갑을 관계’에 놓이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되면 지속적인 생존과 협력은 어렵다고 봐요. 서로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형태로 일을 해야지 그 관계가 오래 갈 수 있다고 봅니다. 그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와 협력사가 같은 목적으로 같이 간다는 마인드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말씀 주신 것처럼 내부 커뮤니케이션도 굉장히 중요한데요. SCM 업무가 사실은 우리 혼자서는 아무런 가치를 만들지 못해요. 우리가 아무리 잘하더라도 상품 출고가 0건이면, 우리는 할 일이 없어지는 것이잖아요.

SCM이 ‘공급사슬’이라는 뜻을 내포하는 것처럼, 우리도 조직 안에서 체인(사슬)의 역할을 맡곤 합니다. 그게 MD와 마케터의 사이의 연결고리일 수도 있고, 재무조직과 MD 사이의 고리일 수도 있고, CS와 마케팅 사이의 고리일 수도 있어요.

이 때 우리가 고리 역할을 잘하는데 필요한 건 ‘역지사지’의 마음입니다. 조직 안에서는 당연히 특정 부서의 이익이 충돌하면서 다투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모두 회사가 잘 되자는 하나의 목표를 갖고 움직이는 사람이잖아요. 그러면 우리는 왜 그 팀은 그런 의견을 냈을까, 그 팀에서 어려워하는 것은 무엇이고 우리는 어떤 것을 도우면 원활하게 문제를 풀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우리 모두가 잘 될 수 있을까 등을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조금 더 서로를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SCM팀 입장에서도 우리가 왜 이런 의견을 내고, 우리가 어떤 목적으로 일을 하는지 다른 부서에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이해해야 하는 것이 있고, 이해시켜야 하는 것이 있는 거죠. 그런 것이 종합적으로 고려되는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엄 : 긴 시간 인터뷰에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SCM은 연결이 만든다는 느낌이 강하게 오네요. 양 팀장님께 마지막으로 여쭤보고 싶습니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외부 기업, 사람들과 협력을 할 것으로 생각 됩니다. 양 팀장님은 앞으로 어떤 분들과 만나고 싶고, 어떻게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지 청해 듣고 싶습니다.

양 : 물류현장에 계신 다양한 분들과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커머스 영역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했지만, 아직도 고민하고 있는 것이 정말 많습니다. 저와 비슷한 고민을 현장에 계신 다른 분들은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 분들에게는 제가 알고 있는 것을 공유해드릴 수 있을 것 같고, 반대로 그 분들의 노하우를 제가 듣고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장에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물류센터가 다 똑같아 보이더라도 물류센터의 업무 방식과 역할은 모두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제가 오늘 전한 이야기들은 모두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제가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공유해줄 수 있는 분들이 있다면 서로에게 굉장히 좋은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진짜 실무 이야기>는 산업과 부서를 막론한 숨어있는 실무자들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다양한 실무 이야기를 함께 나눔으로 우리 모두가 이전보다 더 성장할 수 있길 응원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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