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은 참 재미있는 물건이다. 세상의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옮겨놓은 일등공신이지만, 그 자체는 온라인으로 주문하기 까다로운 제품이라서다. 이유는 간단하다. 온라인으로 휴대폰을 구매하면, 택배로 단말기만 배송된다. 그런데 휴대폰은 그 자체만으로는 쓸모가 없다. 이동통신 서비스 개통과 데이터 이전 등의 과정이 덧붙어야 한다. 혼자 해결하기에는 꽤나 귀찮고 까다로운 절차가 따른다. 모든 것이 온라인화 되어 있는 지금,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면 바로 이 ‘경험의 문제’를 해결해야한다는 주장을 하는 곳이 있다. 이륜차 기반 물류스타트업 ‘원더스’다.

김창수 원더스 대표는 바이라인네트워크가 지난 13일 주최한 ‘이커머스 비스니스 인사이트 2020’ 컨퍼런스에서 “코로나 이후 새로운 시장에 대한 온라인 수요가 분명히 생길텐데 그에 맞는 새로운 배송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능적, 감성적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경험 배송’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동안의 배송 서비스가 배송 가능 지역, 가격, 속도 면으로 발전해왔다면, 앞으로 경쟁의 핵심은 ‘서비스의 품질’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창수 원더스 대표

그중에서도 원더스가 핵심으로 보는 것은, 소비자가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전문 배송’이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었던 쇼핑의 쾌감, 혹은 불편의 경감을 온라인에서도 재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연간 4조원 이상의 휴대폰 단말기 유통 시장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 미만에 불과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1월 기준 전체 소매 판매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넘었다. “왜 이동통신 시장은 온라인화가 되지 않을까?”라는 질문이 나올 법하다.

김 대표가 이런 이야길 하는 이유는, 원더스가 휴대폰을 ‘경험배송’으로 판매하는데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원더스의 주력사업은 SK텔레콤의 휴대폰 배송(T월드 다이렉트몰 오늘도착 서비스)이다. 제품 당일배송에 그치는 게 아니라, 마치 오프라인 매장에서 휴대폰을 개통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배송 기사가 물건을 전달하고 난 이후에도 이용자와 함께 20분 가량 머물면서 개통이나 데이터 이전, 액세서리 구매, 중고폰 매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비자 입장에선 휴대폰 개통에 필요한 여러 까다로운 일을 부탁할 수 있다. [관련기사: 원더스가 기업 상장에 나선 배경]

다만, 이런 서비스가 제대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제품에 적합한 배송망의 구축이 필요하다. 휴대폰 만큼 온라인화가 까다로웠던 부분이 ‘신선식품’이다. 마켓컬리나 쿠팡 같은 업체들이 ‘새벽배송’을 시작하면서 신선제품 전문 배송망을 만들어낸 이후 4년간 이 시장은 80배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즉, 제품 특성에 접합한 배송 서비스가 갖춰지면 온라인 시장은 폭발할 수 있다. 이동통신의 경우에는, 이를 위해 물류의 집적화가 필요하다고 김 대표는 주장했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창고를 겸해 쓰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싱싱한 채소를 온라인으로 받아볼 수 있다는 만족감이 신선식품 배송의 성공 요인이라면, 이동통신은 ‘개통 서비스에 대한 만족’을 같이 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선결 조건이 필요하다. 교육된 배송 기사 양성이다. 기사가 직접 이용자를 찾아가 대리점이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므로, 교육은 이동통신의 온라인 판매의 성공을 가를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때 선택해야 할 문제가 있다. 누가 배송을 가느냐는 것이다. 예컨대 휴대폰 배송의 경우 선택지는 두 가지다. 하나는 기존의 이동통신 대리점 직원들이 직접 배송에 나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배송 기사에게 이동통신 개통 서비스에 대한 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원더스의 경우 배송 기사들에게 제품에 대한 교육을 시켰을 때 더 긍정적 효과를 봤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배송기사들이 교육을 받으면서 스스로를 ‘전문가’가 되어가고 있다고 느껴 더 높은 업무 만족도를 갖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김 대표는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이용자들이 어떤 부분을 불편해하는지 찾아내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더스의 경우 배송기사가 휴대폰을 개통하면서 중고폰을 곧바로 매입, 입금하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휴대폰을 배송 받은 이들이 중고폰 처리를 곧바로 할 수 없어 ‘장롱폰’이 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기사님들에게 중고폰을 검사하는 교육을 시키고, 고객이 신청을 하면 그 자리에서 중고폰 가격을 검색한 다음 그 자리에서 매입하고 입금처리를 한다”며 “앞으로는 (이용자가 직접 찾아가서 시간을 써야 하기 때문에 귀찮은) 수리서비스 같은 것도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험의 만족을 줄 수 있다면, 앞으로 온라인화가 가속화될 수 있는 부분은 많다. 원더스는 우선 중고폰 거래를 하는 ‘원더폰’이라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직접 중고폰 판매에 나서는 것이다. 국내 중고폰 거래 시장은 이미 1조7000억원 규모로 성장했으나 아직 오프라인에 머물러 있다. 새 폰은 아니지만 그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새폰을 사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만든다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

사업적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물량 상승에 따른 로봇 시스템을 적용한 물류 자동화를 구상 중이다. 기술 도입으로 ‘택배 회사’에 대한 이미지를 ‘팬시하게 만들고프다’는 것도 김 대표의 계획 중 하나다. 한국이 코로나19를 극복해 나가고 있는 것은 전자상거래와 배송 시스템이 바탕이 돼서 가능했다. 앞으로 더 많은 영역이 온라인으로 넘어올텐데 그 최전선에 있는 물류업이 조금 더 첨단의, 멋있는 이미지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 원더스가 가진 꿈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