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안 기업들의 돌파 전략은-파수·라온시큐어·지니언스

[정보보안 업계 2019년 실적 분석과 2020년 사업 전략 – 하 ③]

국내 주요 정보보안 업체들은 올해를 어떻게 헤쳐 나갈까. 연초부터 1분기 내내 이어진 코로나19 비상 상황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매출 3000억원 규모 보안 기업이 첫 등장이 기대되는 해이다. 보안업계에서 설립 25주년을 맞이한 기업(안랩)이 처음 나오는 해이기도 하다. SK인포섹, 시큐아이, 파수 등 창립 20주년을 맞는 기업들도 많다.

SK인포섹, 안랩, 시큐아이, 윈스, 이글루시큐리티, 지란지교시큐리티, 파수, 라온시큐어, 지니언스, 시큐브, 소프트캠프, 마크애니, 이스트시큐리티 등 10여개 주요 기업들의 핵심 사업 전략과 계획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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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 바꾸고 새 도약 나선 ‘파수’…데이터 보안관리·재택근무 솔루션 사업 강화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는 파수(대표 조규곤)는 그동안 사용해온 사명에서 닷컴을 떼어내 ‘파수’로 변경하고,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한층 더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올 초에는 세계 20대 사이버 보안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도 선포한 바 있다.

미국 등 글로벌 사업에 오랜 기간 투자해온 파수는 이미 해외 진출 초창기부터 ‘파수(Fasoo)’ 이름으로 활동해오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조규곤 대표는 사명 변경과 관련해 “파수가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는 글로벌 시장에 있다고 판단하고,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회사가 되기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파수닷컴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데이터 보안 영역에서 시장점유율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면, 앞으로는 파수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소프트웨어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파수는 매출은 전년 대비 10% 늘어난 350억원 규모를 넘어섰지만 영업 손실이 발생해 적자로 전환했다. 꾸준히 벌여온 해외 사업 투자가 늘어나고, 지난 2월 4일 공포된 데이터 3법이 시행하면 수요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이터 비식별화 솔루션 사업 관련 투자도 많이 진행했다. 데이터 보안, 애플리케이션 보안 매출 증가했지만 데이터 3법 국회 통과가 늦어지면서 비식별화 사업이 기대만큼 진행되지 못해 수익이 감소했다. 또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회계 정책 변경에 따른 충당금 손실, 자산항목 처리 등 재무적 요인도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파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 재택근무 솔루션 수요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택 등 외부에서도 안전하고 편리한 업무 환경을 지원하는 솔루션으로 ‘파수 엔터프라이즈 DRM’ 등 여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파수 엔터프라이즈 DRM’은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원격 근무 PC로 다운로드하는 문서들을 자동으로 암호화해 중요문서 유출은 방지한다. 암호화된 파일은 권한이 있는 사용자가 열람, 편집, 인쇄 등 주어진 권한 범위 내에서만 접근할 수 있으며, 모든 문서 사용 내역을 수집하고 추적할 수 있다.

또 PC 화면을 통해 민감한 정보들이 유출되지 않도록 하는 화면 보안 솔루션인 ‘파수 스마트 스크린’과 효율적인 협업과 문서관리를 제공하는 ‘랩소디’가 있다. 랩소디는 올해 들어 문의가 3배 이상 급증한 상황이다.

올해를 관통하는 전략으로는 데이터 보안 및 관리 2.0을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한 제품 마케팅 전략 실행을 제시했다. 데이터 3법 통과에 따른 데이터 비식별 솔루션 시장 공략도 적극적으로 벌인다.

제품군 전반에 클라우드 대응과 AI 적용도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

라온시큐어, 블록체인 기반 DID·FIDO 인증 시장 선도 강화

라온시큐어(대표 이순형)는 지난해 특정 구역 내에서 휴대전화 기능 제어·관리가 가능한 스마트워크 보안 플랫폼 ‘원가드(OneGuard)’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각종 인증 수단과 유연한 연동할 수 있는 개방형 인증 통합 플랫폼인 ‘원액세스(OneAccess)’를 출시하며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또 FIDO(Fast Identity Online) 생체인증 플랫폼인 ‘원패스(OnePass)’로 국내 시장을 선점하고 미국, 일본 등 해외 수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7% 늘어난 304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1억원으로 전년대비 47% 감소했다. 신사업과 신제품 연구개발 비용 증가가 주요인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라온시큐어는 블록체인 기반 간편인증 플랫폼과 분산아이디(DID, Decentralized IDentity) 등 신원 확인·인증 분야의 새로운 제품들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솔루션 통합 구축을 지원하고 조달 총판을 담당할 자회사인 라온SNC를 설립하기도 했다.

올해에는 블록체인 기반 DID 보급 확산으로 관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인다는 계획이다. 블록체인 DID와 FIDO 생체인증 기반 신원증명 플랫폼인 ‘옴니원(OmniOne)’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금융과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라온시큐어는 ‘옴니원’을 기반으로 병무청 블록체인 간편인증 서비스를 구축, 올 초에 정식 오픈했다. 간편인증 서비스 적용으로 병무청 민원포털 사이트는 공인인증서나 일회용비밀번호(OTP) 없이도 로그인과 신원확인 절차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이 서비스는 한 달 만에 이용 건수가 5만2000건에 달하는 성과를 거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진행하는 ‘2020년 블록체인 공공선도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경상남도 DID 기반 디지털 공공서비스 플랫폼 구축 시범 사업도 수주했다. 지자체 공공서비스에 DID 플랫폼을 처음 적용하게 됐다.

앞으로 라온시큐어는 자율주행 자동차 등 사물인터넷(IoT), 금융기관 인증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DID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라온시큐어는 블록체인 DID 확산을 위한 산업 표준 개발을 위해 작년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DID얼라이언스’ 공동 창립에 참여, 현재 이 재단 운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니언스, EDR 솔루션 시장 공급 전방위 확대…NAC 성장도 지속

지니언스(대표 이동범)는 지난해 엔드포인트 위협 탐지·대응(EDR) 솔루션을 금융·제조·공공 기업 등 수십 곳에 달하는 공급사례를 확보하면서 제2 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와 올 1분기에도 기존 주력사업인 네트워크접근제어(NAC) 솔루션 사업과 더불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온 EDR 솔루션 사업이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 EDR 시장이 열리며 발빠르게 시장을 선점해 기업 안정성과 지속 성장을 꾀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2019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17% 성장한 249억원을 거두며 지속 성장을 이어갔다. 지니언스는 2005년 창립 이래 지난해까지 15년간 연평균 27.4%라는 높은 성장세로, 연속 흑자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9% 감소했는데, EDR 등 신규 제품 연구개발 투자 증가와 미국 등 해외 시장 개척 비용이 증가에 따른 것으로, 신규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오면 영업이익은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으로 지니언스는 내다보고 있다.

올 1분기 실적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보안업계 비수기이지만 1분기 매출 성장률은 예년보다 크게 향상된 수치를 나타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NAC 솔루션 교체 수요는 물론 신규 수요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고, 지자체와 공공기관 수요가 두드러지게 많아진 것에 따른 성과다. EDR 사업 역시 올해 1분기에만 공공·제조 등 9곳을 수주했다.

그 중에서도 하이트진로는 지니언스의 ‘지니안 인사이츠 E’ EDR 솔루션을 본사 사업장, 공장 및 지점, 물류센터까지 모두 도입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지니언스 같은 국산 솔루션 업체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하는 상황도 실제 나타나고 있다. 치열하게 경쟁을 벌여온 외산 EDR 솔루션 공급업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본사 등 해외에서 기술지원 담당자가 국내로 들어오기 힘든 상황이 되면서 수주한 실적이 생겼다. EDR 초기 시장 상황에서 국내 기업이 선점할 수 있는 효과를 거둘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지니언스는 올해 초 ‘지니안 인사이츠 E ‘를 고도화한 2.0 버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레드스톤 인수로 확보한 이상행위 탐지 기술을 통합한 엔진을 적용, 알려지거나 알려지지 않은 위협 탐지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사용자 편의성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고도화했다.

지니언스는 NAC에 이어 EDR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나가는 동시에 올해부터 또 다른 성장동력을 육성할 방침이다. 클라우드와 OT 보안을 키워드로 연구개발을 추진, 향후 글로벌 통합 보안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해나가기 위한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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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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