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유럽에서 화질을 줄이는 까닭, “한국은 아직”

넷플릭스를 필두로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인 아마존, 유튜브, 디즈니플러스가 모두 비트레이트 사용을 줄인다. 비트레이트는 특정 시간 당 처리하는 비트 수를 말한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가장 유럽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따라서 유럽에서는 외출 제한 등의 조치가 내려지고 있다. 이 현상과 즉시 연결되는 것은 치솟아 오르는 인터넷 트래픽이다. 그중 가장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것은 스트리밍 영상에 해당한다. 유무선을 포함해 전체 네트워크에서 60%가량이 스트리밍에 사용된다. 이 트래픽에는 취미용 서비스인 각 OTT의 기본적인 데이터 사용량에, 업무나 교육에 관한 것들, 화상채팅 등도 포함된다.

인터넷은 평소엔 흥미 위주로 사용할 수 있으나 전 세계가 재난 상황에 빠지면 구조를 요청하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 된다. 이미 사용자 대부분은 인터넷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한국 국민들도 2018년, KT 아현지사 광케이블 화재 사건으로 재난 상황을 간접 체험한 바 있다. 인터넷 없이는 단순 웹사이트 접속뿐 아니라 결제, 점포 보안 시스템, 뱅킹 등의 인프라들이 모두 증발된다.

인터넷 데이터 이동량은 유한하다. 광케이블은 데이터 전송을 물리적으로 정해진 만큼만 할 수 있다. 우리 집에서 사용을 덜 한다고 해서 우리 집 인터넷 속도는 느려지지 않는 것이 아니다. 각 인터넷 선은 지역마다 연결돼 있고, 같은 지역 전체가 인터넷 트래픽 문제를 겪는다면 우리 집 인터넷 속도도 느려지거나 최악의 경우는 끊길 수도 있다. 각 브로드밴드 회사는 평상시 사용량에 맞춰 넉넉하게 선을 깔아뒀지만 재난 상황에서는 인터넷 트래픽 폭증에 대처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데이터는 증가 중이며, 중요한 순간에 인터넷이 끊긴다면 피해자들이 정보를 얻거나 구조 요청을 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현재 이탈리아에서는 유선 및 무선 인터넷 사용량이 75% 증가했다고 한다.

이에 EU집행위원회는 넷플릭스에 비트레이트를 낮춰 SD 화질 정도로 서비스를 제공해줄 것을 권고했고 넷플릭스가 이를 받아들여 약 25%의 데이터 전송을 줄이려 하는 중이다. EU의 권고 이유는 지역마다의 브로드밴드 인프라가 다르기 때문이다.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의 인터넷 속도는 부족하지 않지만, 일부 저소득 유럽 국가의 경우 인프라가 그들보다 떨어진다. 그러나 유럽의 인터넷은 우리 집 인터넷 속도처럼 서로 묶여있으므로, 전체 속도를 어느 정도 조정해야 한다.

넷플릭스의 선언 이후 유럽에 서비스 중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유튜브 역시 EU의 권고에 따르기로 결정했으며, 유럽에 막 론칭하려 하는 디즈니 플러스 역시 론칭 시 속도를 제한할 예정이다. 신규 서비스인만큼 다수 사용자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미리 병목 현상에 대해 선제적으로 조치하겠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까. 아시아 지역의 경우 비트레이트 하락은 있지 않을 않을 전망이다. 넷플릭스 등은 중국에서는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으며, 아시아 지역의 유료 계정 수는 타지역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속도 제한 없이 넷플릭스를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왓챠플레이 역시 기존보다 50% 정도 시청 시간이 늘었지만 서비스 속도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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