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스타트업  리뷰를 연재합니다. 코너명은 ‘바스리’, <바이라인 스타트업 리뷰>의 줄임말입니다. 스타트업 관계자분들과 독자님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스푼라디오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라디오판 아프리카TV’다. 누구나 채널을 개설해 라디오 생방송을 진행할 수 있다. 원하는 방송을 골라 듣던 청취자는 DJ가 마음에 들면 별풍선과 유사한 ‘스푼’을 쏘는 방식으로 금전적 후원을 한다. 동영상이 평정한 것 같은 이 시대에, 라디오 생방송 플랫폼이라는 역발상으로 기업 가치 3000억원을 평가 받았다.

강남역 한복판에 위치한 마이쿤에서 최혁재 대표를 만났다. 스푼라디오를 모르는 30대 이상을 위해 부연하자면, 마이쿤이 법인명이고 스푼라디오가 서비스 이름이다. 굳이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스푼라디오의 주요 청취자 층이 10대부터 20대 중반이라서다. 최 대표는 “TV가 유튜브로 바뀌었는데, 라디오의 다음 세대는 비어 있더라”라고 스푼라디오의 성장 가능성을 말했다.

최혁재 마이쿤 대표

 

■ 동영상 시대에 라디오가 뜬 이유

“스푼라디오의 월평균 이용자가 220만 명인데, 이중 20만 명이 한 달에 한 번 이상 방송을 한다. 오디오가 영상보다 콘텐츠 생산자의 비율이 다섯 배나 높다. ”

스푼라디오에는 매일 10만 건의 새 방송이 올라온다. 대략 전체 이용자의 10분의 1이 한 달에 한 번 방송을 한다. 절대적인 이용자 수가 압도적인 유튜브와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콘텐츠 생산자의 비율만 놓고 보면 스푼라디오의 숫자가 더 크다고 최 대표는 말했다.

그렇다면 왜 철지나 보이는 라디오에 사람들이 애정을 쏟을까?

“유튜브에 얼굴이 나오는 것도 싫고, 내가 누구인지 다 드러나는 페이스북도 부담스럽다고 하더라. 라디오 라이브는 영상 편집을 안 해도 되고, 전화통화 하듯 이야기해도 된다. 콘텐츠 생산자 입장에서 진입장벽이 낮다.”

스푼라디오에 ‘일일 라디오’를 진행하는 이들을 만나 그 이유를 물었더니 나온 답이다. 스푼라디오는 원래 녹음 파일을 올리는 공간으로 기획됐지만, 이용자들의 ‘라이브’ 요구를 받아들여 대대적 개편을 해 지금의 모습을 이뤘다. 물론,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플랫폼은 역시 동영상이다. 대부분의 신규 플랫폼이나 비즈니스 모델은 영상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곳에 기회는 있다. 영상은 화려하지만, 그만큼 얼굴을 드러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남들이 다 비디오를 하니까 우리는 모바일 라디오를 하자”

DJ들(여기서는 ‘스푸너’라고 부른다)은 방송을 열고 전화통화하듯 일상을 이야기 하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듣는 사람도, 라디오 채널 돌리듯 원하는 곳에 들어가 소통하기도 하고, 때로는 ‘듣방’만 해도 돼 부담이 적다.

아마추어가 하는 라디오도 수요가 있다. 최 대표는 “유튜브의 초기 성공도 이용자제작콘텐츠에 있었다”고 설명한다. 그는 “전문적인 동영상을 보고프면 드라마나 영화가 있는 넷플릭스에 가고 이용자가 만든걸 보려면 유튜브에 가듯, (라디오에서) 유저들이 만든 걸 들을 공간이 없었는데 이 포지션을 저희가 선점하겠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10대는 왜 라디오에 지갑을 여나

“내가 안 쓰면 주변 사람들까지 안 쓴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게 돈이 될까?’라고 생각하는 외부 분들이 많다(이들은 모두 30대 이상이다). 스푼라디오의 메인 타깃은 10대부터 20대 중반까지다. 이 연령대가 쓴다는 걸 데이터로 파악하고 있다”

최 대표와 대화를 나누면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통상 10대는 돈이 없으므로 문화 콘텐츠에 돈을 잘 쓰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 대표의 말은 그와는 정 반대였다.

“팟캐스트가 인기가 많지만 돈이 안 된다. 그 연령대는 지갑을 안 연다. FM라디오를 들으면서 돈을 낸 기억이 있나? 무료로 써본 경험이 있어서, 라디오를 듣다가 돈을 내는 세대가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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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30대 이상의 기성 세대는 FM이라는 공짜 라디오를 향유한 세대라, 음성 콘텐츠를 공짜라 여기는 경우가 많다. 최 대표는 “지금의 10대나 20대는 아프리카TV를 보면서 자랐고, 재미가 있으면 지갑을 연다”고 말했다.

스푼라디오가 수익화를 고민하면서 먼저 벤치마킹한 곳도 아프리카TV다. 이미 보편화되긴 했지만, ‘별풍선’이라는 사이버 머니를 고안해 플랫폼 내부에서 나름의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낸 곳이다. 오디오에서도 ‘라이브’를 주요 서비스로 삼는다면,  금전으로 후원하기 모델을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실제로, 스푼라디오가 ‘라이브’를 채택하면서 이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후원을 통한 수익도 생겼다. 지난해 스푼라디오에서 팔린 후원 아이템의 매출은 486억원이다. 이 기세로 마이쿤은 연말께 45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스푼라디오의 올해 목표는 글로벌 진출이다. 지금은 미국과 일본 등에 진출해 있다. 반응은 일본에서 빨랐고, 성장세는 미국이 높다. 한국과 일본, 미국의 세 나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라디오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최 대표는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