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니의 ‘골방환상곡’은 네이버 웹툰의 시조격이다. 한때 유행했던 엄마친구아들, 줄여서 ‘엄친아’를 만들어낸 만화다. 2005년 12월을 시작으로 매주 두 번, 만 3년을 꼬박 연재했다. 작가 박종원의 분신인 캐릭터 ‘워니’는 특출날 것 없는 복학생과 솔로의 친구였다. 그 워니가, 이제는 직원 열 명의 월급을 책임져야 하는 어깨가 무거운 사장님이 됐다.

박종원 작가가 창업한 ‘워니 프레임’은 웹툰과 이모티콘, 캐릭터 콘텐츠를 제작하는 곳이다. 지난해 카카오  이모티콘 어워드에서 베스트 신인상을 받은 ‘현타토끼’가 워니 프레임에서 나왔다. 최근에는 자체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온라인 마켓 ‘말랑 수집소’를 열었다. 첫 상품은 곰 캐릭터를 활용한 홍삼 젤리다.

지난달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워니 프레임을 찾아 박종원 작가를 인터뷰했지만, 이전에도 그를 본 적이 있다. 지난해 11월 부산 지스타에서였다. 취재를 마치고 동료들과 저녁을 먹으러 국밥집에 가던 도중에 워니 작가와 마주쳤다. 그에게 “만화가가 왜 게임 축제에 왔느냐”고 물었다가 “영업하기 위해서”라는 예상치 못한 답을 들었다. 종일 게임사 부스를 돌거나, 관계자를 만나 콘텐츠 협업을 논의했다는 것이다.

작가가 사업을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예상을 깨고 워니 프레임은 꽤 순항 중이다. 매출을 내는 것은 물론인데, 올 초에는 IBK 기업은행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창공 마포2기 혁신 창업기업’에 선정돼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돈도 돈이지만, 공신력 있는 기업으로부터 사업성을 인정받은 것에 더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이제는 자기 만화를 만들기 보다, 동료 작가들의 콘텐츠를 파는데 더 주력하는 그를 만나 작가로서의 삶과 대표로서의 삶이 어떻게 다른지를 물었다.

박종원(워니) 작가와 말랑 수집소가 판매하는 금곰 홍삼 제리.

 

이제는 만화가가 아니라, 사업가 워니다. ‘골방환상곡’이 한참 잘 나갔는데, 갑자기 연재를 종료해서, 당시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컸다.

대학 졸업할 때가 다가와서, 나도 취준(취업준비)을 해야했다. (당시에는) 작가가 돈이 안 됐다. (작가의 길로) 가고 싶었는데, 내가 그림을 못 그렸다. 골방환상곡을 할 때 그림작가가 있었다. 나 혼자 그리지도 못하는데, 이런 생각도 들었고.

부산에서 만났을 때, ‘영업하러 왔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쉽지 않은 일일 것 같은데, 먼저 파트너를 찾아 사업을 제안하나?

먼저 제안한다. 시너지가 잘 날 것 같은, 캐릭터로 뭔가 할 수 있는 기업을 찾는다.

워니 프레임은 여러 콘텐츠를 만든다. 기업 웹툰도 있고, 이모티콘이나 캐릭터 상품도 있다. 가장 큰 매출원은 어디인가?

이모티콘이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의 뉴미디어 플랫폼 기반의 웹툰을 하다가, 별 생각 없이 이모티콘 외주를 한 적이 있는데 반응이 괜찮았다. 이모티콘을 하다보니 영감이 생겨서 다시 콘텐츠에 힘을 주고 있다.

어떤 영감인가?

이모티콘이 성공하면 거기에 콘텐츠를 붙이고 다양성을 늘린다. 애니메이션도 만들고, 거기에서 라이선스 상품을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사업을 확장하다 보니 에이전시 단계로는 진행이 안 되더라. 그래서 제작으로 가기로 했다. IBK 창공으로부터 투자도 받고, 혼자 작품 하는 작가들도 섭외했다. 나는 기존 작가들과는 다른 성공 모델을 보여줘서 생태계에 좋은 영향을 주자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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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작가들이 지금 워니 프레임을 직원들인가?

열 명 정도가 함께 일한다. 캐릭터로 사업을 펼친다거나 콘텐츠 마케팅을 하거나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등 우리의 가치를 곱하기로 늘리기 위해 팀으로 움직인다. ‘무한도전’ 같은 경우가 잘 된 케이스인데, 유재석만 잘 된게 아니라 하하와 정형돈도 잘 됐다. 각자의 캐릭터를 만들고 잘 키워내고 싶다.

워니 작가는 지금도 그림을 그린다. 워니 프레임은 전 직원이 각자의 캐릭터를 만들어 적극 활용하는 방법을 택했다.

사랑 받는 캐릭터를 만드는 방법이 있나

사람들은 결국 자기를 닮은 캐릭터를 좋아한다. 그래서 캐릭터의 디자인보다 철학을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대의 흐름이 잘 반영되어야 한다.

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철학이라면 무엇이 있을까?

예전에는 “엄마 친구 아들이라는 존재라도 잘 살았다”는 공감이 가능했기 때문에 ‘엄친아’라는 캐릭터가 인기를 얻었다. 그런데 지금은 다 못 산다. 지금 아이들의 그런 정서 때문에 ‘현타토끼’가 인기가 많은 것 아닌가. 귀엽고 힐링이 되고 안식을 줄 수 있는 캐릭터의 본연의 기능에 더해, 이런 흐름이 잘 조화가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투자를 받은 이유가 있다면?

회사 자체의 영향력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권위나 영향력이 있는 은행이 주주로 있어주는 것이 충분히 큰 의미가 있다. 은행이 우리 쪽에 있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고, 이미 이득을 봤다. 그리고 IBK 측에서도 특성상 콘텐츠 부문에 투자를 많이 한다. 이 때문에 향후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IBK가 투자한 다른 콘텐츠 회사들이 있으므로, 은행 측에서도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쪽분들도 도와주겠다고 이야기했다.



투자 받은 돈은 어디에 쓰나?

IP 확보를 확보할 것이다. 또, 콘텐츠 제작을 위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확보 등에  쓸 예정이다.

워니프레임의 전략은 무엇인가?

아직까지  이미지 기반의 콘텐츠 회사로 브랜딩 된 곳이 없다. 제 기준에서는 그렇다. 그런 제작사로 브랜딩을 착실하게 해나가고 싶다. 물론, 잘하는 곳도 있지만 거기는 만화를 그리진 않으니까. 우리가 조금 독특한 팀이지 않나 생각한다. 에이전시하고 비교한다면, 우리는 마블이나 디즈니처럼 직접 제작을 하려는 팀이라는 점이 다르다.

대표와 작가, 어떤 것이 더 맞는 옷 같나?

대표는 칼 같이 정리하는 사람이고,  작가는 생각을 늘어뜨리는 사람이다. 지금 대표로 활동하고 있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대표는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챙겨야 할 사람이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대표가 혼자 잘 한다고 해서 회사를 성공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대표가 노력 안 하면 망한다. 책임감을 늘 느끼고 있다.

본인이 사업적 감각이 있다고 생각하나?

나는 회사에서 잘생김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게 악마의 편집인가.

앞으로 워니 프레임의 계획이 있다면?

채널 확대와 글로벌이다. 글로벌로 콘텐츠로 진출하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적극 활용하겠다. 유튜브에 영문으로 콘텐츠를 올리기만 해도 해외에서 바로 볼 수 있지 않나. 또, 말랑수집소라는 쇼핑몰을 창업했다. 저희와 관련한 상품이 나오면 그걸 사람들이 계속 구매할 수 있도록, 이 상품이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 키워 나가려고 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