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도 22일부터 새벽배송을 한다고 한다. ‘새벽을 여는 롯데홈쇼핑의 기분 좋은 아침’. 줄여서 ‘새롯배송’이라는 이름이다. 롯데는 롯데고, 롯데는 공룡이다. 뒤늦게 판에 들어온 공룡의 새벽배송. 대체 무엇이 새로운 지 살펴봤다.

공룡 친구 신세계도 새벽배송 한다는데, 롯데도 안할 수는 없지 아니한가. 그래서 새롯배송이다.

SKU

SKU(Stock Keeping Units), 그러니까 상품 품목수(Selection)는 물류의 난이도를 결정한다. 다루는 상품이 많으면 많을수록 난이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B2C 이커머스 물류가 B2B 기업 물류보다 어려운 이유는 이 SKU가 많고, 매일매일 다빈도로 출고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 유명한 ‘다품종 소량’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온다. SKU가 많아질수록 이를 처리할 수 있는 물류 시스템 역량이 뒷받침 돼야 한다.

마켓컬리의 SKU는 7000개가 넘는다고 알려졌고, 쿠팡은 약 200만 종 이상의 상품을 당일배송 및 새벽배송으로 전달한다고 한다. 옆 동네 공룡 친구인 SSG닷컴은 1만여개 상품이 새벽배송 품목이다.

새롯배송은 신선식품, 간편식, 생활용품 등 총 500여 개 상품을 다룬다고 한다. 비슷한 업체를 꼽자면 HMR 이커머스 업체인 ‘집반찬연구소’가 약 200개의 상품군을 판매한다. (관련기사 : 무엇이 온라인 반찬가게의 ‘맛’을 결정하나)

집반찬연구소는 스타트업이고, 롯데는 롯데다. 더군다나 집반찬연구소는 반찬만 팔고, 롯데홈쇼핑은 반찬말고 다른 것도 판다.

배송 커버리지

배송 커버리지 또한 경쟁력이다. 새벽배송을 위해서는 물류센터에 어떠한 형태로든 ‘재고’를 보유할 필요가 있다. 유통기한에 따라서 당일(반찬 같은 경우) 혹은 그 전에 물류센터에 입고시켜둔 상품을 마감시간까지 고객 주문을 받아서 한정된 시간에 빠르게 배송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물류센터가 필요하고, 물류센터는 곧 돈이다. 한정된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내는 방법이 있으니 이커머스 수요가 60~70% 이상 밀집돼 있다는 수도권 지역을 공략하는 것이다.

마켓컬리는 정석을 따른다.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이 새벽배송 지역이다. 그 외에 지역은 ‘택배’를 사용해서 보낸다. 새벽배송이 아니다. 공룡 친구 SSG닷컴은 조금 범위가 줄어든다. 강서구, 양천구, 동작구, 용산구 등 서울 10개구에 먼저 새벽배송을 선보인다고 한다. 당연히 얘네도 수도권까지는 확장할 것이다. 쿠팡은 스케일이 가장 크다. 유일하게 수도권을 넘어선 전국구 지역을 공략한다. 물론 산간벽지까지 새벽배송이 되지는 않지만, 대전·대구·부산 등 웬만한 광역시 지역은 쿠팡의 새벽배송이 닿는다. 화끈하게 돈 쓴다.


롯데홈쇼핑의 새롯배송은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 한정으로 새벽배송을 시작한다. 비슷한 업체를 꼽자면 우아한형제들이 아직 숫자를 밝히기도 부끄러워하는 신규사업 ‘배민마켓’이 강남구와 송파구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의 새벽배송 지역인 강남 3구는 롯데가 그렇게 좋아하는 O2O 생활편의 배달 스타트업들이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한정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롯데는 공룡이다.

주문 마감시간

마감시간(Cut Off) 또한 새벽배송의 경쟁력이다. 마감시간이란 고객의 주문시간을 기준으로 다음날에 새벽배송을 받을 수 있는 한계 시간이다. 업체 입장에서는 당연히 마감시간을 뒤로 미룰 수 있다면 미루는 것이 좋다. 더 많은 고객 주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감 시간이 뒤로 미뤄진다는 것은 물류 운영시간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설명한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수많은 SKU를 피킹, 포장하고 출고해서 최종 고객에게 거의 모든 새벽배송 서비스가 목표로 하는 오전 7시까지 배송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물류 운영과 시스템 역량이 필요하다. 새벽배송 차량이 일반 택배차처럼 200~300개를 채워서 배송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도 이 한정된 배송시간이라는 미션 때문이다.

마켓컬리의 배송 마감시간은 오후 11시다. 이것 또한 초기에 비해서 상당히 뒤로 간 것이고, 대단한 거다. 마켓컬리가 하루에 4만개 이상의 상품을 출고한다는 것을 생각해보자. SKU도 SKU지만 출고 물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물류 난이도는 또 올라간다. 공룡 친구 SSG닷컴과 쿠팡의 새벽배송 마감시간은 자정이다. 이 친구들은 1시간을 더 뒤로 미뤘다. 하루 출고건수는 쿠팡이 4만건, SSG닷컴은 3000건이라 알려졌다.

롯데홈쇼핑의 새벽배송 마감시간은 오후 6시다. 먼저 새벽배송을 시작한 롯데 계열사 친구인 롯데슈퍼의 새벽배송 마감시간이 오후 10시였다.

새롯배송의 큰 그림

어찌됐든 롯데홈쇼핑은 올해 안에 서울 전역으로 배송 지역을 늘린다고 한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먼저 새벽배송을 시작한 ‘롯데슈퍼’와 연계해서 수도권 및 지방까지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생각이다. SKU 또한 7000개까지 늘린다고 한다.

참고로 말하면 롯데가 하고 싶은 것은 서비스 연계이나, 롯데가 못했던 것도 서비스 연계다. 지금까지 많이 그래왔다. 수많은 롯데 계열사와 연관 부서들이 서로의 이권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만들고자 밥그릇을 다퉜고 담당자들은 피로함을 호소했다. 롯데슈퍼와 롯데홈쇼핑이라. 이번에는 과연 잘 될지 기대해 본다.

배민찬, 헬로네이처, 마켓컬리 등 스타트업 3사가 다투던 새벽배송판을 이제 공룡들이 넘보기 시작한다. 배민찬은 서비스를 종료했고, 헬로네이처는 대기업(BGF리테일)에 인수됐다. 유일하게 남은 스타트업인 마켓컬리의 색은 뒤늦게 시장에 들어온 공룡의 그 색과 닮았다. 누가 따라했을까.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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