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로지스 테크 컨퍼런스] 리테일 기업은 판매로 돈을 벌지 않는다, 월마트, 아마존, 알리바바, 그리고 이마트

 

발표: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 이경희 소장

 

유통시장의 판을 바꾸는 두가지 이유

최근 유통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는 두가지 이유는 인구구조변화와 기술 진보다.

인구구조는 국내와 해외 모두 비슷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가족 구성 변화도 심하다. 2017년 기준 1~2인 가구 비중이 55.4%를 넘었고, 2025년이 되면 62.4%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의 사회활동 인구가 증가해 전업주부 비중은 감소하고 있다. 소비 주력층도 과거 아날로그에 익숙한 베이비부머에서, 현재 디지털에 익숙한 밀레니얼과, Z세대가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해당 세대는 편의성에 대한 니즈가 크며, 온라인몰 쏠림 현상이 가속화된다.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유통 채널별 성장성 변화

기술 진보 역시 쇼핑에 대한 기대치를 변화시킨다. IoT, AI, 로보틱스 등이 발달하며 소비자들은 소비 욕구가 발생하는 즉시 해소를 바란다. 또한, 소비자들이 직접 물건을 고르던 것에서 유통업체들이 빅데이터를 통해 대신해주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술 진보에 따른 커머스 기업의 경쟁 변화

소비자들은 이제 오프라인 매장에 습관적으로 방문하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 요소나 경험 요소를 투입해 재미를 주어야 한다. 유통업체들은 이러한 니즈를 반영해 다양한 신기술로 재미와 편의성을 강화한다. 유통업체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이하 DT)이 강화되는 이유다.

채널이 고객을 찾아가는 형태로의 변화

온라인 쏠림이 강화되고 다양한 온라인몰이 등장하면서 커머스의 중심축이 매장이 아닌 소비자로 변화했다. 과거 소비자가 채널을 찾아다녔다면, 최근 리테일 매장이나 채널이 소비자를 찾아가는 시대가 되고 있다. 소비자는 소파에 누워 음성으로 주문하면 그 상품을 몇 시간 안에 가져다주는 등의 것을 말한다. 이 시대에 유통업체들이 크게 직면한 문제는 두가지다.

과거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적은 같은 오프라인 업체였다. 그러나 이제는 오프라인 업체도 온라인 채널과 경쟁해야 하고, 리테일 업체는 IT업체와 경쟁해야 한다. 이마트가 쿠팡과 경쟁해야 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또한, 리테일 업체와 제조업체의 경쟁도 부각된다. 게임의 룰은 바뀌고 있다. 이러한 경쟁 다각화는 유통업체 전반의 수익성 압박으로 돌아온다.

이 압박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작년 전체 소매시장은 5% 정도 성장했다. 이 5% 성장은 상당 부이 온라인몰 채널의 거래액 증가분에서 기인한다. 또한, 지난해 주요 오프라인 업체들 시장 성장률을 다 합해도 온라인 한 채널의 거래액 증가분에 미치지 못한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글로벌 유통 업체는 시장 상황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

 

오프라인 최강자 월마트의 온라인화

월마트 최근 실적, 2017년부터 온라인이 반등하고 있다

월마트는 한해 매출이 560조원이 넘는 글로벌 넘버원 유통 기업이다. 국내 소매시장 총 규모(370조원)의 1.5배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월마트는 수년 동안 아마존에 뒤쳐져 고전을 하고 있었다. 2010년대 초반부터 꾸준한 투자를 한 결과 2017~2018년부터 수익성 측면에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요인은 DT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월마트는 우선 이커머스 플랫폼 인수로 이커머스에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2016년에 제트닷컴을 3조원 이상의 금액으로 인수했고, 보노보스, 무스조(Moosejaw) 등의 패션 커머스를 인수해서 타깃 고객을 다변화하고 있다. 과거 월마트의 코어 타깃은 중저소득층이었으나 최근 인수한 업체들의 타깃은 고소득 밀레니얼이다. 2018년 6월 론칭한 큐레이션 커머스인 JETBLACK은 추천과 함께 다음날 배송을 보장하는 서비스로, 월 회비가 50달러에 달하는 고급 컨시어지 서비스다. 이외도 360도 화면을 돌려보는 3D 버추얼 쇼핑 룸 등을 론칭하기도 했다.

온라인 강화뿐 아니라 O2O 서비스도 확충 중이다.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24시간 픽업 키오스크, 매장 내 픽업 타워, 드라이브스루 픽업 등의 설비를 제공하며, 구글 웨이모를 통해 자율주행차로 상품을 전달하는 서비스도 시범 운영한다. 이를 클릭앤콜렉트라고 부른다. 월마트는 이러한 장치를 통해 온라인몰을 40% 성장시켰고, 오프라인 집객을 통해 오프라인 방문자도 반등하고 있다.

월마트의 O2O 시스템 투자

오프라인 매장 역시 기술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재고조사 로봇, 상품 분류 기계인 패스트 언로더, 자율주행 청소 로봇 등을 통해 인력을 절감하고 이를 온라인과 고객 응대에 재배치했다.

기술 중심의 매장인 IRL은 월마트의 새로운 상점이다. AI 카메라를 천장에 설치해 재고를 실시간 관리하고, 매장에 키오스크를 설치해 매장 원리를 알려주며, 인터랙티브 월 등을 설치했다. 키오스크에는 내비게이션이나 광고 기능도 제공할 것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IBM과 제휴해 블록체인 기반 식품 이력 추적 시스템을 개발한다. 또은, AR이나 VR 등에도 투자할 것이라고 한다.

월마트는 이러한 행동을 통해 출점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기술투자를 늘리고 있다. 월마트는 이미 온라인 기업이다.

 

아마존은 물건으로 돈을 벌지 않는다

아마존의 매출은 주로 AWS에서 나온다

상당수가 아마존을 글로벌 유통 공룡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아마존의 수익은 클라우드에서 더 많이 나온다. 여기서 발생한 이익은 리테일과 물류 기술에 재투자된다.

AWS의 매출은 아마존 전체 영업 이익에서 60%를 차지한다.  또한, 아마존 프라임의 회원을 늘려 연간 15조원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의 유료 회원 수는 1억명 이상이다. 아마존은 프라임 멤버십에 프라임 비디오와 뮤직, 클라우드 저장소, 게임 등으로 고객을 락인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

아마존은 프라임 회원을 포함한 방대한 트래픽이 매출의 원천이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서 매출을 만든다. 전체 매출에 35%에 달할 정도다. 이 분석을 통해 광고를 내서 나오는 광고 수익도 상당하다.

프라임 회원과 활발한 월 방문자의 데이터가 아마존의 진짜 무기다

또한, 물류에도 많은 투자를 한다. 물류 효율화를 위해 2012년 자율주행 로봇 업체인 키바시스템을 7.7억달러에 인수해 이들이 스스로 물건을 운반하도록 했다. 키바는 2018년 기준 전 세계 175개 물류센터에 100만대가 도입됐다. 키바의 투입으로 물류 효율은 20% 증가했고 비용은 줄이고 처리속도는 빨라졌다.

아마존의 드론은 올 연말 데뷔한다. 라스트마일 물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허가는 이미 떨어진 상태이며 앞마당 빨랫줄까지 인지할 정도로 정교하다.

스마트홈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다. AI스피커 보급률은 미국 내에서 20~30% 정도이다. 스피커와 별도로 홈 시큐리티에 대한 투자도 하고 있다.

아마존은 월마트와 다르게 기반이 온라인이므로 유통업체 인수보다는 기술업체 인수를 주로 한다. AI나 홈 시큐리티 업체를 주로 인수하며, 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발생한 트래픽을 수익화하는 데 특화된 업체다.

 

상거래와 콘텐츠, One-ID로 세계를 집어삼키는 알리바바

알리바바의 최근 실적, 온라인 마케팅 비중이 뛰어나다

알리바바는 아마존과 유사한 전략을 사용하지만 속내는 조금 다르다. 그러나 수익구조에서 리테일 비중이 크지 않은 것은 유사하다.

알리바바의 정책은 One-ID로, 알리바바의 여러 플랫폼 내에서 쇼핑, 결제, 소셜 미디어를 한 계정으로 사용한다. 따라서 일관성 있는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이 데이터를 분석해서 맞춤형 상품 추천을 함으로써 매출을 올리거나 입점업체들에게 마케팅 전략을 제시한다. 이 디지털 마케팅 매출 비용이 50% 이상으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매출 비중

마윈 회장은 2016년 단순 리테일 업체에서 탈피, 온·오프와 물류까지 혼합된 신소매 전략을 앞으로 가져갈 것임을 발표했다. 따라서 오프라인 매장인 허마셴셩을 출점 중이다. 매장이지만 온라인처럼 주문하면 장바구니에 담겨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져 직원에게 전달되고, 3km 이내 고객에게 30분 내 배송되는 시스템이다. 일반 슈퍼마켓 대비 3~5배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다른 부분에도 자동화가 상당 도입돼 있는데, 예를 들어 허마셴셩 내부 푸드코트에는 자율주행으로 서빙하는 로봇이 식품을 배달하기도 한다.

알리바바 역시 물류 기술 투자에도 활발하다. 물류센터에 아마존 키바와 같은 로봇을 도입했고, 드론과 자율주행배송 로봇에도 투자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목표는 트랜스 리테일이다

알리바바가 궁극적으로 생각하는 모습은 트랜스 리테일(교차소비)이다. 영화나 음악, 게임 등의 콘텐츠를 판매하고, 도중에 빅데이터 광고를 송출해 알리바바 플랫폼 내에서 쇼핑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주력 리테일 업체들의 DT 전략 공통점 네가지

  1. 기술 투자 – 음성인식, 챗봇 등을 사용해 온라인 플랫폼 기능 고도화에 노력
  2. O2O에 집중투자해 실제 결과를 내고 있다
  3. 매장 효율화를 위해 단순 작업을 로봇 온라으로 대체
  4. 물류 효율화를 위해 센터 내 로봇 투입, 배송까지 확대 중

이마트의 사례

한국의 경우에도 리테일 업체들이 해외 업체와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온라인 플랫폼 강화를 위해 쓱닷컴 법인을 독립시켰으며, 온라인 물류환겨 위해 PP(Picking&Packing)센터를 확충해나가고 있다.

매장 내 효율화를 위해 셀프 체크아웃을 도입했고, 종이가격표를 전자가격표로 대체해나가는 중이다. 또한, 첨단 물류센터를 확충하고, 신선식품에 특화된 상품이 자동으로 분류되고 배송되는 물류 시스템 네오를 도입했다. 네오는 온라인 성장에 맞춰 온라인 전용센터로 가동된다.

SSG.COM의 온라인 전용센터는 신선물류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작업장은 신선식품의 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8도 이하의 온도를 유지한다. 냉장냉동 식품의 경우 고객 문전 전달까지 상품의 특성이 변하지 않도록 특별한 물류 프로세스로 설계됐다는 이마트측 설명이다.(사진: 이마트 유튜브 캡처)

라스트마일 딜리버리를 위해서는 스타트업 토르 드라이브와 제휴,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 시범운영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유통 환경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고,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유통업체들은 단 하나의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구사한다. 그 해결법은 DT다.

 

정리.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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