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사가 단체협약에 잠정합의했다. 이견이 있던 ‘협정근로자’ 지정과 관련해 노사가 한발씩 양보하면서 극적 타결을 봤다. 지난 5일, 사내게시판에 교섭 과정을 생중계하며 마라톤 협의에 나선 것이 효과를 봤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는 단체협약 전문 포함 92개 조항에 잠정합의했다고 13일 밝혔다. 네이버 노사는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16시간 30분간의 마라톤 교섭 끝에 이같은 합의에 도달했다.

잠정합의안에는 ▲리프레시 휴가 개선 ▲인센티브 지급기준과 주요 경영사항 설명 ▲배우자출산 휴가 및 난임치료 휴가 확대 ▲육아휴직 기간 확대 ▲휴식권 보장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설치 운영 ▲기업의 사회적책무 ▲노조활동 보장 등이 포함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공동협력의무 합의’다. 노동권 존중을 전제로 네이버 서비스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협력한다는 내용이다. 이 부분은 앞서 ‘협정근로자 지정’ 문제로 노사가 가장 첨예하게 맞붙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협정근로자 지정은 노동조합원 중 쟁의행위에 참가할 수 없는 노동자의 범위를 단체협약으로 정해놓은 것이다. 사측은 서비스의 원활한 제공을 위해 파업 등에 참여할 수 없는 협정근로자 범위를 넓게 잡고 싶어했지만, 노조는 이같은 주장이 노동3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크게 반발해 왔다.

그러나 서로 양보하면서 타협안이 만들어졌다. 파업이 일어날 경우 비조합원이 서비스를 유지하겠지만, 서비스 유지 인력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조합원이 투입되는 방식이다. 사측은 이 범위를 20%로 주장했으나 협의 끝에 노사는 이 비율을 13%로 정했다.

이와 관련해 임영국 화섬노조 사무처장은 “네이버의 노사 관계가 IT 산업의 노사 관계의 시금석이 되지 않겠는가 생각했다”며 “갈등으로 계속 갈 경우 이후 IT 산업에서 노사 관계도 갈등과 파행으로 갈 수 있다고 걱정이 되어 대화로 풀어보자고 시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리프레시 조항도 손 본다. 리프레시는 “입사 후 2년 만근 시 15일의 ‘리프레시플러스휴가’를 유급으로 부여 하고, 이후 매 3년마다 계속 발생”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또한 리프레시플러스휴가는 3년에 다다르지 않아서 아직 발생하지 않은 기간 중에도 건강 등의 이유로 앞당겨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배우자 출산휴가 유급 10일 부여와 육아휴직 기간 2년 확대, 난임치료 3일 유급휴가 등에도 합의했다. 또한 휴식권보장을 위해“통상적인 업무시간이 아닌 퇴근 후나 휴가 사용자에 대한 업무 관련 연락이나 SNS 등을 통한 업무지시 등을 하지 않도록” 관리, 감독에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네이버지회는 네이버 법인 외 자회사 및 손자회사에 해당되는 5개 법인(컴파트너스, NIT, NTS, NBP, LINE+)에 대한 교섭도 함께 진행해왔다. 그 중 컴파 트너스와 NBP는 결렬되어 현재 쟁의 상태에 있으며, LINE+는 지난 5월 하순 결렬되어 현재 중노위 조정 기간 중에 있다. NIT, NTS 등의 교섭도 근로조건 개선 사항 등에 대한 회사안이 제시되지 않아 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은 이들 자회사, 손자회사의 교섭이 끝나기 전에는 농성장을 철수하지 않고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로비농성은 지난 5월 27일부터 시작됐다.

네이버 노조 측은 손자회사에 해당하는 컴파트너스, NIT, NTS 등의 법인이 “네이버의 철학이 담긴 네이버서비스”를 만드는데 중요한 업무 영역을 맡고 있지만 근로조건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손자회사의 업무는 네이버의 검색포털서비스와 메신저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인프라와 플랫폼 운영, 보안 서비스를 제공, 콜센터 및 텔레마케 팅서비스, QA(테스트)와 개발 등이다.

오세윤 지회장은 “네이버 법인이 인터넷게임업계 최초로 쟁의권을 갖는 등 진통 속에서도 결국 합의점을 찾은 만큼 현재 교섭 난항을 겪고 있는 자회사와 손자회 사 교섭도 합의점을 찾길 기대한다”며 “네이버가 자회사와 손자회사의 근로조건 개선과 노동권 존중을 위해 책임을 다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사측 관계자는 “13개월 동안 논의해온 것에 대해 합의가 되었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