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은 어떤 기업인가. 1994년 온라인 서점으로 창업하여 폭발적으로 성장한 이커머스 기업인가. 그것만으로 규정하기 어렵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이 그들 스스로를 이커머스 기업이 아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규정한 것이 벌써 20년 가까이 지난 이야기다.

아마존은 이미 전 산업 영역으로 경쟁 전선을 확장했다. 아마존의 연례보고서(2018 Annual Report FORM 10-K)에 따르면 아마존은 옴니채널 리테일, 이커머스, 디지털 콘텐츠, 디바이스, 웹 인프라 컴퓨팅, 물류(Transportation and Logistics Services)는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산업(Intense Competition)으로 규정했다. 실제 아마존은 제조와 IT, 물류, 온오프라인 유통 모든 것을 다루는 기업이 됐다. IT기업인지, 유통기업인지, 물류기업인지 도무지 헷갈린다. [참고 콘텐츠: 아마존의 물류침공, 감당할 수 있겠어?]

아마존의 조직문화 또한 유명하다. 가장 유명한 것은 ‘고객 집착(Customer Obsession)’이지만, 물류 관점에서 보자면 아마존은 낭비를 줄이고 불필요한 업무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더 높은 ‘생산성’을 추구하는 문화가 전 조직에 내재화됐다고 강조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제프 베조스는 2013년 주주서한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물류센터 운영팀은 체계적이고 독창적입니다. 이들은 일본(주: 도요타)에서 유래한 ‘카이젠(Kaizen)’ 프로그램을 통해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결함과 낭비를 줄이고자 소규모의 팀 단위로 움직입니다. 예를 들어 ‘지구 카이젠’은 에너지 절약, 재활용과 환경보호라는 목표를 설정하는 식이죠. 2013년에는 4700명 이상의 직원들이 1100개 카이젠에 참여했습니다”

물론 아마존의 조직문화에 밝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고함을 질러대는 제프 베조스의 괴팍한 성격을 차치하더라도, 아마존의 ‘성과 중심’ 문화는 조직원들의 치열한 경쟁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왕왕 받는다. 아마존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가 2년 미만으로 동종 IT업계에서도 최저치를 기록하는 이유다.

아마존이 자랑하는 낭비 배제 문화는 역으로 해석하면 직원들의 상대적 복지 절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셰프를 고용해서 높은 품질의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구글, 페이스북 등의 IT기업들과 달리, 아마존은 그 흔한 식사 복지가 없다. 직원들의 돈을 내고 식사해야 하고, 가격도 인근 식당에 비해 오히려 비싸다. 아마존프라임과 같은 아마존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직원 무료 혜택도 없으며, 설사 프로젝트에 참가한다고 해서 관련 제품을 직원에게 공짜로 주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킨들 프로젝트에 참가한 직원이더라도 킨들을 사고 싶으면 자기 돈을 주고 사야 된다. 그렇게 절감한 비용을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아마존의 문화다.

아마존의 조직문화가 보이는 양면성은 차치하더라도, 아마존은 그 자체로 혁신 성장하면 빠지지 않는 기업이 됐다. 한국에서는 ‘한국형 아마존’이라는 단어가 유행할 정도로 배우고 싶은 기업이기도 하다. 1997년 상장 당시 1.73달러였던 아마존의 주가는 지금 1800달러 선을 넘나들고 있다.

1997년 상장부터 지금까지 아마존 주가현황. 상장 당시만 해도 2달러였던 아마존의 주식은 현재 1800달러를 넘나드는 가치를 자랑한다. (자료: 구글)

그 아마존에서 2004년부터 2015년까지 12년을 근무한 한국인을 만났다. 지난달 아마존에서의 근무 경험을 담은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하고, 지금은 잠깐 한국에 와서 약 2주가량의 활동을 하고 있는 박정준 이지온글로벌(Ezion Global, Inc.) 대표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으로 ‘아마존’을 선택했고, 지금은 아마존에서의 근무 경험을 살려 한국 브랜드 제품을 미국에 온라인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박정준 이지온글로벌 대표. 박 대표는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아마존 미국 시애틀 본사에서 12년을 근무한 한국인이다.(사진: 한빛미디어)

그에게 물었다. 왜 아마존에 들어가고 또 퇴사했는가. 아마존은 정말 꿈의 기업인가. 아마존의 조직문화는 어떠한가. 아마존의 성장을 이끈, 앞으로 성장을 이끌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 그리고 ‘한국형 아마존’을 표방하는 한국기업이 참 많은데 어떤 기업이 가장 아마존에 가까운가. 좀 자세하게 물어서 이번 글은 길다.

아마존에 들어간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어요. 컴퓨터 전공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한데, 게임을 좋아했기 때문이에요. 게임을 좋아하니까 게임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진로를 고민하고 있던 시기에 온라인 게임 중독이 큰 사회적 문제로 번졌어요. 주변에도 리니지와 같은 MMORPG에 빠져 가정을 내동댕이치고 게임에만 열중하는 한인 친구들이 있었는데, 그런 이들의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나오기도 했어요. 그걸 보면서 게임업체에 취업하는 것이 정말 저한테 맞는 길인가 고민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게임회사는 아니지만, ‘컴퓨터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직장을 찾기 시작했어요. 당시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가장 큰 IT회사였고, 집이 있는 시애틀에 본사가 있기도 해서 지원했지만 떨어졌죠. MS 말고도 많이 떨어졌는데, 생각해보면 2004년은 특히 취업이 어려웠던 시기였어요. 인터넷회사들이 우후죽순 생겼다가 2003년까지 다 망해서 남은 것이라고는 거의 없던 상황이었죠. 그 유명한 닷컴버블이에요.

그러던 와중 아마존에 먼저 들어간 일본인 친구의 추천을 받았어요. 아마존 직원 추천이 있으면 바로 전화 인터뷰를 볼 수 있는데 합격했고, 이후  여러 차례 오프라인 면접 과정을 거쳐서 아마존에 들어가게 됐죠. 사실 당시 아마존의 기업 이미지는 그냥 ‘온라인 서점’이었어요. 그런 와중 제프 베조스 회장이 “아마존은 소프트웨어 회사이며, 구글과 같은 순수 소프트웨어 회사보다 IT를 더 잘하겠다”는 포부를 공공연히 밝히면서 개발자들을 뽑고 있었거든요. 아마존은 소프트웨어 회사라고 하고, 저는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으니 그게 잘 맞아 떨어졌어요.

2004년의 아마존과 지금의 아마존은 좀 많이 다를 것 같아요.

아마존의 주가는 1997년 상장 이후 고공행진을 하다가 닷컴버블을 시작으로 완전히 바닥을 찍었어요. 제가 아마존에 들어간 2004년은 아마존이 닷컴버블의 잿더미 속에서 어찌어찌 살아남고, 어떻게 다시 회복을 하고 있던 시기였어요.

현재의 아마존과 당시의 아마존은 완전히 느낌이 달라요. 지금은 굉장히 세련된 느낌이에요. 여피(Young Professional)족이라고 하죠? 일하는 사람들도 깔끔하고요. 전 세계적으로 아마존은 기획담당자든 IT담당자든 누구나 지원하고 싶은 회사가 됐죠.

그런데 당시 아마존은 미국 드라마 보면 너드(Nerd)라고 불리는, 한국말로 하면 괴짜라고 할까요? 그런 직원들이 다니는 회사 느낌이었어요. 같이 일한 사람 중에는 리눅스 개발에 참여했던 사람도 있었고, 여름에도 코트를 입고 다니는 이상한 사람도 있었죠. 특히 개발쪽 사람들은 더했는데, 어찌 보면 게임회사 개발자들에게서 나는 그 느낌이 아마존에서 나더라고요.

아마존은 해마다 직원들에게 주식을 준다면서요? 2004년에 아마존 주가가 40달러였는데, 지금은 1800달러를 넘나듭니다. 돈 많이 벌었을 것 같습니다.

돈 별로 못 벌었어요. 처음 제가 아마존 주식을 받았을 때 1주 가치가 40달러였고, 거의 1000주 가까이 받았거든요? 지금 아마존 주식 하나의 가치가 1700달러에서 1800달러 사이니 그때 받았던 것을 지금 팔았으면 40배 이상 벌 수 있었을 거에요.

근데 저는 이 주식들을 80달러에서 150달러 사이 가격을 기록했을 때 거의 다 팔았어요. 2007년에 결혼을 했는데 그 때 조금 팔았고요. 나중에 차 살 때도 조금 팔아서 썼어요. 어찌 보면 차라리 제가 주식을 잘 몰랐으면 계속 가지고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제가 ‘주식책’을 사본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그 때 주식책에 튼튼한 회사 중에 배당률이 높은 곳의 주식을 구매하면 안전하게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아마존 주식을 팔고, 영국 최대 석유회사인 BP의 주식을 샀어요. 그리고 2010년 BP가 제조한 시추선이 멕시코만에서 폭발했죠. 제 주식도 반토막 났는데, 그 뒤로 주식 안합니다.

퇴사 이야기를 해봅시다. 단도직입적으로 왜 퇴사하셨나요?

퇴사 3년 전부터 부업을 하면서 퇴사 준비를 했어요. 원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쪽으로 진로를 잡아보려고 했는데, 공부해보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2015년 6월에는 셋째 아이가 태어나기도 했는데, 아마존은 그 때까지만 해도, 남편에게 유급 육아휴가를 주지 않았어요. 그 때 아내와 이야기하면서 사업에 한 번 전념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봤죠. 사업을 하면 아이도 돌보면서 시간도 훨씬 자유롭게 쓰면서 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먼저 주정부의 규정에 따라 3개월 육아휴가를 냈고, 휴가는 퇴사까지 이어졌죠.

아마존에서는 저에게 배려를 해줬어요. 퇴사후 3개월까지 혹시나 마음이 변해 아마존에 돌아오고 싶으면 얼마든지 돌아올 수 있도록 서류상 기록을 남겨줬어요. 퇴사는 했지만, 회사에는 무급휴가를 낸 사람으로 기록이 남게 된것이죠. 그렇게 한두달 지났을까요? 창고도 리스하고, 지게차도 사고하면서 개인사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아마존에서 연락이 왔어요. 제가 있던 부서의 비즈니스 실적이 안 나와서 부서를 정리하게 됐다는 거에요. 부서 정리와 함께 정리해고 당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명단에는 저도 들어있었죠.

사실 제 입장에서는 운이 좋았어요. 전 원래 자발적 퇴사를 했기 때문에 회사가 따로 주는 돈은 거의 없었어요. 그런데 의도치 않게 정리해고자가 된거죠. 그렇게 저는 회사에서 정리해고자에게 지급하는 두달치 급여와 함께 퇴직금까지 받게 됐어요. 아마존에서 퇴직금은 최대한도가 10년으로 근속기간이 늘어날수록 함께 늘어나는데, 제가 아마존에서 일한 기간이 12년이었으니까 받을 것은 다 받은 거에요. 선물 받은 느낌으로, 정말 홀가분하게 회사를 나왔습니다.

부서 하나를 폭발시킨다니 무섭네요. 아마존에서는 직원 해고가 쉽나요?

회사가 나가라면 나가야 되는 거에요. 기본적으로 고용계약에 그렇게 쓰여 있을 겁니다. 미국에선, 특히 IT업계에선, 그 중에서도 아마존은 회사가 언제든 사람을 쉽게 내보낼 수 있고, 반대로 근로자도 언제든 회사가 싫으면 나갈 수 있어요.

실제로 아마존에서 직원에게 나가라고 요구하는 경우는 굉장히 비일비재합니다. 예쁜 말로 ‘에스크투리브(Ask to Leave)’라고 하는데, 이걸 받으면 대개 따로 동료들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조용하게 회사를 나가죠. 그래서 같이 일하던 동료가 휴가간 줄 알았는데, 나중에 사내 시스템에서 검색해보니 사람이 사라져 버린 경우도 굉장히 많았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이런 문화가 주는 효과는 굉장히 커요. 아마존 직원들은 언제 자기가 정리될지 모르니 열심히 일하죠. 회사 입장에서도 쉽게 사람을 해고할 수 있으니, 조금 더 쉽게 사람을 뽑는 것 같아요. 물론 한국에서는 ‘해고’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굉장히 자극적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미국에서는 해고를 당하더라도 아마존에 고용될 정도의 사람이라면 다른데서 직장을 얻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요.

또 아마존이 직원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마구잡이로 해고를 하지는 않아요. 사실 ‘실패하기 가장 좋은 회사가 되는 것’은 아마존의 모토중 하나입니다. 예기치 못한 변수로 사업이 망했다고 해서 담당자가 쉽사리 잘리진 않아요. 오히려 사업은 실패했는데, 역으로 승진을 시켜주는 사례도 있어요. 팀은 망하더라도 아마존이 강조하는 문화인 ‘고객중심(Customer Obsession)’으로 잘했다고 평가 받는다면 말이죠.

아마존이 생각하는 리더십 원칙 중에는 ‘장기적 관점’이 있는데, 인사 평가도 단기적인 실패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 주안점을 둬요. 때문에 일을 잘 못했다고 바로 자르기보다는 조금 더 일을 잘할 수 있도록 한 번 정도는 주의를 주고, 업무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에 투입하기도 합니다.

물론 도덕적인 문제가 파악되면 바로 해고입니다. 예컨대 임무를 맡은 사람이 임무를 했다고 거짓말하고, 나중에 안한 것이 들통 났다면 해고 사유가 돼요. 더 나아가서는 아마존이 기밀로 다루는 정보를 유출했다던가, 내부 정보를 기반으로 주식을 사고 팔아 시세차익을 누렸다고 한다면 당연히 해고사유입니다.

하나 더 첨언하자면 ‘개발자’는 아마존에서 정리해고가 돼 잘리는 경우가 없어요. 저도 아마존에서 계속 개발자로 일했다면 마지막에 정리해고 명단에 오를 일은 없었을 거에요. 대개 부서가 정리되더라도, 개발자는 다른 사업부로 투입돼요. 통상 개발자는 다른 팀에 투입해도 생산성이 잘 나오거든요. 물론 해당 제품에 책임을 지는 PM(Project Manager)과 같은 사람은 곤란해지는 경우가 있죠.

아마존의 성과주의 문화 유명하죠. 직원 입장에서 아마존 조직문화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마존의 조직문화를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축구팀과 비슷해요.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모여 국가대표팀을 구성하는 것처럼 아마존은 능력 있는 사람을 영입하고 실력으로 서로 경쟁시켜요.

그렇게 열심히 하고 잘한 사람에게는 승진과 연봉이라는 보상을 확실히 줍니다. 실제로 열심히 일하면 연차와 상관없이 빨리 승진하는 직원이 있어요. 학부 졸업해서 레벨1로 입사한 직원이 6개월만에 레벨2, 1년만에 레벨3이 되는 경우도 있었죠. 반대로 능력이 없다면 레벨2에 머물러서 정년퇴임하는 사람도 있어요.

만약 보상도 없는데 누군 열심히 하고, 누군 안하고 있으면 문제가 생겼을 거예요. 하지만 아마존 직원들은 성과를 낸다면 회사로부터 반드시 보상받는다는 믿음이 있어요. 확실히 그런 환경이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회사의 성장을 가지고 오는 것을 보면 기업 차원에서는 경쟁력 있는 문화인 것 같아요.

반대로 아마존의 성과주의 때문에 죽어나가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직원 입장에서 느끼는 아마존 조직문화의 단점도 있을 것 같은데요.

실력중심 문화로 인해 아마존에 들어온 많은 사람들이 죽어라 일만 해요. 그러다보니 ‘워라벨(Work Life Balance)’과 같은 다른 가치를 갖고 아마존에 온 분들은 지독한 경쟁에 질려서 회사를 나가는 경우가 많아요. 아마존 입장에선 어렵게 능력 있는 사람 뽑아놨는데, 근속연수는 점점 짧아지고, 자발적 퇴사자들이 많아지니 이것도 비용 발생 요소 중 하나에요.

또 하나의 문제는 아마존 직원들이 ‘정말 열심히 하는 직원’과 ‘정말 대충 하는 직원’으로 양분된다는 거에요. 아마존이 승진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생기는 문젠데요. 아마존은 정말 뛰어나야 다음 레벨로 승진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레벨1 직원이 레벨2가 되려면 레벨1 중에서 특별히 잘해야 돼요. 레벨2가 레벨3이 되려면 레벨2 중에서도 특별해야 되고요.

그러다보니 적당히 레벨2에 머물면서 ‘적당히 잘리지 않을 정도’의 워라벨을 찾아내는 직원들이 나타나는 거죠. 어느 정도 일을 하다보면 특정 수준 이상 한다면 ‘해고는 안 당하겠구나’가 보이거든요. 그 선에 걸쳐서 일을 하거나, 아니면 정말 열심히 해서 승진을 하던가. 이 두 부류가 아니면 이도저도 아니에요. 승진도 안 되고, 돈은 대충하는 사람들과 비슷하게 받으면서, 일만 열심히 하게 되는 거죠. 아마존에는 이 중간층이 별로 없어요. 극단적인 일중독자(Workaholic)와 극단적인 워라벨파가 아마존에 공존하는 거죠.

실패하기 좋은 회사라는 슬로건 좋네요. 12년 동안 아마존에서 일하면서 개인적으로 꼽는 가장 큰 실패 사례는 무엇인가요?

한참 전이긴 한데, 제가 아마존의 의류 카테고리 페이지 하나를 거의 날려먹은 적이 있었어요. 15분 가량 고객에게 노출되는 카테고리 페이지가 ‘백색 페이지’로 노출됐죠. 원래 노출시켜야 되는 버전이 아닌, 다른 버전을 잘못 세팅해서 생긴 문제였어요. 말해놓고 보니 실패라기 보단 실수 같네요.

당시 아마존 내부에서 이 사건은 꽤 큰 문제로 지목됐어요. 윗선까지 보고가 필요했고, 제가 아마존에서 일하면서 유일하게 ‘시말서’라는 것을 쓴 것도 이 때였죠. 상사와 나란히 앉아 시말서를 쓴 기억이 납니다. 다행히 이 사건 때문에 회사에서 불이익을 받은 것은 없었습니다. 대신 왜 그런 문제가 발생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왜 그런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을지 윗선에 설명해야 됐죠.

실패만 물어보면 섭섭할 것 같네요. 일하면서 만들었던 가장 큰 성공 사례도 말해주세요.

사내경연에서 우승한 것이 기억나요. 당시 저는 열등감에 가득 차 있었어요. 아마존에는 너무 똑똑한 사람들이 많았고, 그런 사람들과 일을 하면서 제 자존감도 점점 낮아졌죠. 그런 제 마음을 극복하고자 도전한 것이 사내경연이었고, 정말 밤새가면서 열심히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만든 서비스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1등을 했죠.

경연 내용은 사내 클라우드 서비스를 잘 활용하여 3~5일 사이에 ‘하나의 스타트업’을 만드는 것이었어요. 우리 아이디어는 유튜브와 같은 영상 플랫폼에 노출되는 ‘특정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링크를 영상 바로 옆에 뜨도록 만드는 것이었어요. 경연을 한 것이 한 10년 전이었는데, 현재 한국에서 유행하는 ‘미디어 커머스’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지금은 영상 분석 기술이 발전해서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당시 인공지능 기술 수준으로 이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웠어요. 그래서 우리는 ‘인공인공지능’이라고 해야 할까요? 지구 반대편에 있는 굉장히 저렴한 인력시장을 통해 그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저가인력 시장의 사람들이 영상을 보고 영상에 노출된 상품을 아마존에서 검색해서 제품 아이디에 등록해주는 거죠. 이 과정을 거치면 우리가 영상에 노출된 상품을 추천해주는 것이 굉장히 쉬워집니다.

그렇게 우승을 하고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쉬운 것은 그 뒤로 해당 사업이 실제 사업화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예요. 저에게 남은 것은 회사가 준 ‘트로피’ 하나가 전부였습니다. 상금도 없었는데요. 아마존이 준 보상은 그렇게 크진 않았죠. 차라리 나중에 이런 좋은 아이템이 생기면, 스타트업을 하자는 생각이 이 때 생겼어요.

비즈니스 모델 이야기를 해볼께요. 제프 베조스가 주주서한에서 밝힌 아마존의 3대 비즈니스가 마켓플레이스’, ‘AWS’, ‘아마존프라임이에요. 아마존에서 일했던 직원 입장에서 이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보시나요?

[참고 콘텐츠 : 아마존의 과거와 쿠팡의 현재는 닮아있다]

제프 베조스 회장이 지금까지 아마존이 했던 비즈니스 모델 중에 가장 큰 성공사례로 세 가지 모델을 언급한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저는 회장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먼저 마켓플레이스의 경우 아마존의 사업 확장과 물류센터 혁신에 크게 기여한 사업이에요. 사실 아마존 입장에서 마켓플레이스는 쉬운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마켓플레이스를 시작하기 전에 아마존은 아마존의 물건을 아마존 플랫폼을 통해 팔고 있었어요. 마켓플레이스를 시작하여 아마존 플랫폼을 외부 셀러가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는 것은, 결국 아마존이 파는 상품 비중이 줄어들고 셀러와 가격 경쟁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존이 마켓플레이스를 시작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고객 관점’에서 시장을 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현재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절반 가량이 마켓플레이스에서 창출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마켓플레이스는 아마존 입점 셀러들에게 아마존의 물류 인프라를 빌려주는 FBA(Fulfillment By Amazon)를 포괄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됐는데, 이 FBA도 지금은 엄청나게 커졌어요.

AWS도 아마존의 비기를 상품화시켜서 판매한 사례라고 볼 수 있어요. AWS를 이해하려면 아마존의 ‘Day1 정신’을 알아야 되는데요. 제프 베조스 회장은 2003년 “우리는 인터넷 혁명의 첫날을 살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과거 허접했던 전자제품과 집집마다 개인 자가 발전기를 쓰던 사진을 보여줬어요. 이런 환경은 후일 ‘발전소’가 생기면서 누구나 전기를 끌어와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바뀌게 됐는데, AWS가 전기혁명의 ‘발전소’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죠. 아마존은 선견지명을 가지고 외부 기업에게 서버를 빌려주고 돈을 받는 사업을 다른 IT기업보다 먼저 시작했고, 그게 AWS입니다. 아마존이 강조하는 ‘장기적 관점’ 측면에서도 AWS는 적합한 사업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아마존프라임은 아마존이 이커머스뿐만 아니라 여러 영역에서 구축한 도전들 위에서 꽃 피워낸 어마어마한 사업이라고 봅니다. 아마존프라임 역시 초기에는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실제 돈도 엄청나게 썼죠. JP모건에서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아마존프라임은 사용자에게 최대 800달러 수준의 가치를 준다고 해요. 지금 아마존프라임 멤버십의 가격은 연간 119달러인데, 이게 한참동안 79달러였던 것을 기억해야 해요. 아마존프라임 고객 입장에서는 기본으로 제공되는 빠른 배송뿐만 아니라 프라임뮤직, 비디오 등 콘텐츠까지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말도 안 되는 가치를 누릴 수 있는 거죠.

잠깐 마켓플레이스 하니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어요. 아마존 셀러들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그들이 열심히 판매하고 있는 상품을 때때로 아마존이 더 저렴한 가격에 직접 판매한다는 것입니다. 그것 때문에 사업을 접은 사람도 많아요.

맞아요. 중간업체가 열심히 아마존에서 상품을 팔고 있는데, 아마존이 셀러에게 상품을 공급하는 업체에서 직접 물건을 받아 팔아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요. 종국에는 중간업체가 망하죠.

아마존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아마존에서 ‘마켓플레이스’, 그러니까 셀러들의 자유로운 상품판매를 지원하는 팀과 공급업체(Vendor)로부터 직접 상품을 사서 판매하는 팀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두 개의 팀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열심히 일할 뿐이죠. 예를 들어 공급업체 매니저 입장에선 아마존 유아용품 카테고리에서 잘 팔리는 상품이 있는데, 이 제품을 아마존이 직접 구매해서 안 팔고 있으면 상품 공급업체에 접촉합니다. 이 때 공급업체 매니저는 그 상품을 아마존 마켓플레이스에서 팔고 있는 중간 셀러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아요. 그들의 실적에 도움이 된다는 게 첫 번째 이유겠지만, 고객 입장에서도 아마존이 직접 공급받아 판매하면 상품 가격이 더 저렴해지니 아마존의 고객집착 철학에 비춰 봐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요. 반대로 마켓플레이스 담당자는 제품 구색(Selection)이 늘어나면 고객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줄 수 있으니 새로운 셀러를 유입시키고자 노력하죠.

이 때문에 셀러 트렌드도 ‘브랜드’를 가지고 가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어요. 마켓플레이스 초창기에는 중간에서 남의 브랜드를 사서 판매하는 리셀러들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PL(Private Label)이라고 해서 제조사에 직접 의뢰를 해서 자체 브랜드 로고를 박아서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어떻게 막기 힘든 시대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봅니다. 과거였다면 중간 판매상들이 필요했지만, 인터넷 시대로 바뀌면서 공급자와 소비자가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입니다. 중간 판매상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지만, 지금 아마존을 떠난 3자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중간 판매상은 없어질 수밖에 없고, 그들이 없어지지 않아야 될 논거는 ‘중간 판매상의 이익’ 외에는 설명할 수 있는게 없어 보여요.

개인적으로 앞으로 아마존에서 잘 될 만한 ‘비즈니스 모델’을 하나만 꼽아줄 수 있나요?

당장 떠오르는 것은 IoT(사물인터넷)입니다. 아마존은 스마트(AI) 스피커 시장에도 ‘에코(Echo)’로 빠르게 진입해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어요. 사실 스마트 스피커는 포석입니다. 아마존은 이미 스마트 스피커를 넘어서 ‘스마트 홈’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인공지능 플랫폼 알렉사(Alexa)가 연동된 도어락, 조명, 보일러 등으로 사물인터넷 기술은 더욱 더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사물인터넷이 적용된 대표적인 아마존의 서비스가 ‘인홈배송’입니다. 저도 미국에서 잘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인데요. 아마존 배송기사가 상품을 문 앞에 두고 가는 것이 아니라 아마존 도어락을 통해 고객의 집 문을 열고 집 안에 상품을 놓고 가는 것입니다. 배송기사가 상품을 집 안에 놓고 가는 과정은 카메라와 연동이 돼 녹화가 됩니다. 혹여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입니다.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는 집 앞을 어슬렁거리는 사람이 있다면 CCTV로 인식하여 자택 조명을 켜서 집 안에 사람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거나, 스마트 스피커에서 개 짖는 소리를 낸다던가 해서 도난을 방지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 활용 기술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 생각해요.

사물인터넷 하니 올해 CES에서 LG전자 조성진 대표가 “아마존이 세탁기, 냉장고도 만들면 어떻게 하냐”고 발언해 화제가 된 게 생각나네요. LG전자도 스마트홈에 관심 있는 것 같던데요?

전자제품은 아마존보다는 당연히 LG전자가 훨씬 잘 만들지 않을까요? 반면 아마존은 인공지능 플랫폼 알렉사(Alexa)에 강점이 있으니, 양사가 협업하여 그 둘을 결합시키면 더 좋은 전자제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답은 아마존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핵심에 집중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핵심에 집중함과 동시에 새롭게 나온 혁신들을 자사의 강점에 녹여내는 데서 경쟁 우위가 뒤집힐 수 있다고 봐요. 그러니까 굳이 경쟁자들이 더 잘하고 있는데, 경쟁자를 의식해서 같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맞나 싶어요.

물론 LG전자도 사물인터넷 쪽에서 무엇인가 주도권을 가지고 가고 싶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잘 안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아마존도 그랬어요. 특정 기업을 따라갔던 사업은 거의 다 망했어요. 아마존이 만든 스마트폰 ‘파이어폰’이 망했고, 여성의류 쇼핑몰을 론칭했다가 망하기도 했어요. 아마존뿐일까요.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기반을 만들었지만, 스마트폰 만든건 잘 안됐어요. 오히려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디바이스를 잘 만든 회사는 삼성전자였죠.

한국에선 요즘 ‘한국형 아마존’이라는 키워드가 대유행입니다. 멍청한 질문일지 모르지만, 한국형 아마존을 표방하는 기업들 중 어떤 기업이 가장 ‘아마존’에 가깝다고 보시나요?

일단 ‘한국형 아마존’이라는 단어 자체가 아마존답지 않다고 봅니다. 아마존다움이란 전에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 관점에서 내놓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존이 했던 것을 ‘더 잘 따라가는 기업’을 한국형 아마존이라 부르기엔 어렵습니다. 형태로는 그럴 수 있겠지만, 정신적인 측면에서 ‘한국형 아마존’이라는 표현은 아무래도 어색합니다.

저는 아마존이 한국에 ‘리테일’로 진출하지 않고 AWS 사업을 시작한 것이 아마존다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봅니다. 리테일로 들어왔다면 경쟁업체가 될 수 있었던 이커머스 업체들이 AWS의 고객사가 되고 있어요. 생각지도 못한 것을 아마존은 내놓은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단순히 매출파이를 나눠먹는 상황에서 가장 큰 매출을 내고 있는 기업을 ‘한국형 아마존’이라고 부르기 보다는, 그들과 경쟁하지 않고 전혀 다른 혁신을 만들 수 있는 기업이 있다면 그 기업을 한국형 아마존이라 부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올해 초 아마존이 홈쇼핑 채널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한국기업은 뿌듯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아마존이 한국의 홈쇼핑과 같은 서비스를 벤치마킹해서 도입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에 특정한 한 기업이 살아남았다는 것은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강점에 새로운 혁신을 받아들이면서 자기만의 진화를 하는 모습이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기업들이 아마존이라는 기업을 따라 우르르 몰려가는 것보다 훨씬요.

당장 행보만 본다면 쿠팡이 아마존과 제일 가까운 형태로 다가가는 것 같습니다. 물류센터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도 그렇고, 아마존 출신 직원도 많이 영입했습니다. 아마존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기업 중에서는 쿠팡이 가장 아마존과 가깝지 않나 싶지만 제가 한국 생활을 오래 했던 것은 아닌지라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퇴사 후에는 사업을 시작했어요.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

한국 브랜드업체들을 설득해서, 브랜드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맞는 독자적인 브랜드를 개발하여 판매하는 것을 돕고 있습니다. 예컨대 동양에서는 정말 좋은 디자인이 미국 사람들한테는 잘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때 미국에 판매되는 제품에 맞는 ‘디자이너’를 추천해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상품을 개발하며 10여개까지 브랜드를 추가해나갔습니다. 현재 판매하고 있는 대표적인 상품은 ‘아동용 매트리스’입니다.

자체 브랜드를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한국업체들이 미국에 새롭게 론칭한 브랜드 디자인의 독점권은 제가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브랜드를 직접 가지고 있지 않지만, 제품의 소유권(Ownership)은 함께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주위 분들 중에는 사업을 확장해도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 저는 그럴 욕심이 전혀 없습니다. 제가 사업을 처음 시작했던 목적도 이윤 창출이 아닌 ‘가치 추구’에 있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것은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하면서 제가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시간을 희생하면서 회사를 키울 생각은 없습니다. 만약 저보다 매트리스를 미국에 더 잘 팔 수 있는 분이 나온다면 그 분들이 제 사업을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시점에서 저는 제가 가진 경험과 역량을 기반으로 다음 것을 하면 됩니다.

아마존 근무 경험이 사업을 하는데 특별한 도움이 됐나요?

일단 저희 주력 판매채널이 아마존이에요. 아마존에서는 제가 누구보다 잘 팔 자신이 있습니다. 아마존 셀러 경험이 이미 있기도 하구요. 사업을 시작한 이유도 제가 잘하는 것이 곧 가치 있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굳이 다른 사람이 해서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제가 더 열심히 할 이유가 있나 생각했습니다. 아마존은 그런 측면에서 저에게 흔하지 않은 경험과 기반을 선물해줬습니다.

제프 베조스 회장이 사르트르의 말을 인용하여 “우리 인생은 결정의 연속”이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만큼 아마존은 좋은 결정을 빠르게, 많이 했기 때문에 성장한 것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지금 제가 사업을 하면서 아마존보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하나 있는데 ‘속도’입니다. 저는 직원을 두지 않고 혼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직원들을 이해시키는 작업이 사라져서 ‘의사결정의 속도’를 엄청나게 빠르게 가져갈 수 있어요.

저는 지금 아마존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오히려 과거 아마존 직원으로 있었던 때보다 훨씬 더 행복하고 아마존답게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아마존이나 다른 기업들이 제공하는 자원들을 활용해서 저만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일하면서 말이죠. 만약 디자인 작업이 필요하면 디자인 잘하는 사람이 모여 있는 플랫폼에 일을 맡기면 다음날에 해결해서 저에게 전해줍니다. 아마존이나 다른 어느 기업에서 만들어내는 혁신들이 ‘와이파이’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게 아마존에서 배운 것이고 지금 3년 이상 일하면서 검증하고 있는 것들이에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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