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새 무기는 서브스크립션, 애플 뉴스+, 아케이드, TV+

우선 애플의 2019년 3월 25일 발표는 두줄로 요약할 수 있다.

  1. 기계도 사고 유료구독도 해라
  2. 한국에선 안 된다

 

애플 뉴스 플러스

기존에 있던 애플 뉴스는 한국으로 치면 네이버 뉴스 같은 것이다(뉴스 검색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각 언론사의 주요 뉴스를 ‘애플이 정한 아이폰·아이패드 인터페이스 안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중 에디터가 선정한 좋은 뉴스를 ‘For You’ 탭에 띄워주는 등의 큐레이션 혹은 개인화 모드도 있다.

애플 뉴스 플러스는 여기에 잡지를 포함시킨 것이다. 잡지를 폰에서 볼 수 있는 건 처음이 아니다. 유료로 판매하는 잡지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은 있으나 잡지 종류가 300개로 그렇게 다양하지는 않다.

 인터페이스는 기존의 애플 뉴스와 유사하다. 잡지 하나를 골라서 여러 기사를 슬라이드하며 읽을 수 있고, ‘Travel’과 같은 주제를 골랐을 때 여러 잡지에서 여행 항목만 골라볼 수도 있는 식이다. 네이버 뉴스의 탭과 유사하다.

잡지를 스마트폰에 도입한 것이 애플이 최초는 아니다. 2012년에 삼성은 갤럭시 노트용 ‘리더스 허브’를 도입했었다. 그러나 이 서비스는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자막의 ‘3000개’는 실수였다

월 구독료는 9.99달러이며, 스포츠, 시사, 패션, 음식 등 300개의 잡지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영어와 프랑스어로 서비스를 시작하며, 호주와 영국 등은 2019년 가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한다. 물론 한국에선 안 된다.

 

애플 아케이드

어감상 애플 오락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기존 앱스토어에서 게임을 유료로 받거나 무료+광고, 무료+앱 내 결제의 형식과 다르게 월정액 요금을 내고 무제한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모든 게임이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애플 오락실용 게임들이 별도로 준비돼 있는 것이다.
광고와 추가비용이 없으며 애플 계정을 가족으로 묶으면 요금제 하나로 최대 6명이 플레이할 수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플레이가 모두 가능하다. 가을부터 서비스를 시작하며 15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를 한다고 한다. 한국 애플에서도 페이지가 열린 것으로 보아 한국에서도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일한 문제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의과정이다. 그러나 애플은 이미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지정돼 있다. 자체등급분류사업자는 게임 심의를 거치지 않고 사업자가 직접 게임의 등급을 분류하고 사후 관리까지 책임지는 것을 말한다. 삼성전자, 카카오게임즈, 구글 등도 해당 사업자를 갖고 있다. 즉, 한국에서 서비스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애플 아케이드다.

카카오톡 프로필 같은 모양이다

특이한 점은 같은 게임을 아이폰, 아이패드, 맥과 애플 TV에서 모두 할 수 있다는 발표 내용이다. 이 기기들의 입력방식은 모두 다르다. 게임마다 전용 기기가 정해져있는지, 모든 게임을 같은 기기에서 할 수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가격 역시 공개되지 않았다. 가격이 비싸서 한국에서 못할 수도 있겠다.

 

애플 TV 플러스

애플 TV는 기존에는 애플 TV 셋톱박스인 하드웨어를 의미했다. 이 애플 TV 기기를 사면 그 안에서 여러 개의 채널을 볼 수 있는데, 아이폰에서 앱을 사듯이 채널 혹은 영화, 게임을 구매해서 보는 방식이었다. 5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포함될 애플 TV 앱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채널을 구매하거나 월정액 결제를 할 수 있다. 가을부터는 맥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최근 삼성, LG, 소니, 비지오, 로쿠, 파이어TV 등의 스마트 TV에서도 시청할 수 있도록 호환성이 개선됐다. 현재 영어권 10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며 추후 100개국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한다.

애플 TV 플러스는 애플 TV와 다르다. 앱스토어에서 게임을 사는 것과 애플 아케이드만큼 다르다고 보면 된다. 애플 TV 플러스는 오리지널 콘텐츠(Apple Originals)를 무제한 제공하는 서비스다. 넷플릭스 오리지널과 유사한 형태다. 광고가 없고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발표 도중 다른 유료 채널이나 영화들이 얼마나 포함될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모든 넷플릭스 구독자가 오리지널 콘텐츠만 소비하지 않는다. 따라서 애플 TV 플러스도 오리지널을 포함한 얼마나 많은 인기 콘텐츠를 보유하는지에 따라 성패가 결정될 것이다. 발표장에서는 스티븐 스필버그, 오프라 윈프리, 리즈 위더스푼, 제니퍼 애니스톤, 스티브 카렐, 제이슨 모모아 등의 스타들이 애플 TV 플러스 혹은 애플에 대한 찬양으로 길고 긴 시간을 보냈다. 마치 미국 애국가를 듣는 듯한 느낌의 발표였다.

스티븐 스필버그를 애플 키노트에서 보다니
좋아하는 셀럽을 찾아보자

애플 TV 플러스는 가을에 출시하며 애플 TV 앱 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미정이며, 물론 한국에서는 안 될 것이다.

총평

애플은 월 정기 결제+무제한 사용, 즉 서브스크립션을 앞으로의 수익모델로 굳혀나가기로 결심했다. 이를 돌이켜보면 급작스런 아이패드들에어팟 2세대의 등장도 이해가 간다. 그러나 연간 100억 달러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사용하며 현지화까지 열심히 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상대가 될지는 모르겠다. 넷플릭스는 올해 150억 달러를 투입할 것으로도 예상되고 있다. 애플이 오리지널 콘텐츠에 들이는 비용은 연 10억 달러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이 서비스 대부분을 사용할 수 없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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