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가 리뉴얼됐다. 우선 두 제품은 아이패드 라인업 중 최고의 역작들인 것들을 알아두자.

아이패드 에어 3세대. 아이패드 프로 2와 같은 모양이다

아이패드가 무겁고 크다는 인식이 만연할 때 홀연히 나타난 아이패드 에어, 그중에서도 2는 가히 최고의 제품이었다. 가볍고, 성능이 뛰어나며, 아이패드 최초로 멀티태스킹(스플릿 뷰)도 지원했다. 700~800g에 달하던 아이패드가 400g대로 진입한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아이패드 프로 2세대 사진. 아이패드 에어 3세대 광고 이미지로 다시 써도 괜찮을 것이다

아이패드 미니는 들고다니며 콘텐츠 소비를 하고 싶은 이들’에게 최고의 제품이다. 기존 큰 아이패드는 전철이나 버스에서 들고 있기 어려웠다. 전철에서 옆 사람이 훔쳐보기 일쑤였다. 특히 노인분이 빨갱이 뉴스 본다고 시비 건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버스에서 서서 갈 때는 아예 사용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통점을 완벽하게 해소한 제품이었다. 콘텐츠를 만들어내지 않고 소비만 하는 이들에게 이 이상의 태블릿PC는 없었다.

아이패드 프로는 애매하다. 아이패드 에어보다는 성능이 좋지만 동류 기기로 평가받는 서피스 프로보다는 비싸고 성능도 별로였다. 키보드 커버와 훌륭한 펜까지 갖춘 서피스의 유일한 단점은 아이패드가 아니라는 것. 반대로 아이패드 프로의 장점은 아이패드인 것이었다.

 

기자의 사례

기자가 지금 울고 있는 이유는 아이패드 프로 2를 쓰기 때문이다. 프로 2를 쓰는 이유는 키보드와 애플 펜슬 때문이다. 기자는 영상 편집을 모바일로 하며, 가끔 그림을 그리며, 웹 기반 CMS를 사용한다. 즉, 태블릿PC로도 기사를 송고할 수 있다.

거기다 기자는 백팩이 안 어울린다. 주로 오버사이즈 옷을 입는데 여기다 백팩을 메면 핏을 다 망가뜨린다. 걸어다니는 알사탕 같은 느낌이 된다. 평생을 멋부리는 데 노력하며 살았는데 알사탕이라니.

어차피 도서관갈건데 멋부린 느낌

그래서 최대한 백팩은 메지 않는다. 다만 어깨에 메도 부담이 없는 가벼운 소재의 가방에 아이패드 프로를 넣어 다닌다. 이 제품만으로도 웹기반 CMS로 업무하는 데는 큰 지장은 없다. 키보드의 오도독한 키감이나 애플 펜슬의 정밀함은 덤이다. 마우스를 붙일 수 없다는 것 외에는 큰 불만이 생기지 않는다. 대체로 랩톱들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어 배터리 걱정도 없으며 작은 충전기로도 충전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나 이 아이패드 프로의 장점을 모두 흡수한 아이패드 에어 3가 나왔다. 그것도 아이패드 프로 중고가 수준 혹은 그것보다 더 저렴하다. 현재 아이패드 프로 2세대 10.5형 64GB 와이파이 모델 중고가는 60~70만원 정도이며 같은 조건의 아이패드 에어 새 제품은 62만9000원이다. 기자는 아이패드 에어 출시 소식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아이패드 에어 3세대와 아이패드 미니 5세대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는 아이패드 프로 2세대(A10X 퓨전)보다 더 최신 제품인 A12 바이오닉 칩을 사용한다. 성능면에서 구 프로와 큰 차이가 없다는 의미다. 아이패드 프로 2세대는 여전히 동영상 편집에도 큰 무리가 없고 레이어가 여러 개인 스케치 툴들도 잘 돌린다. 즉, 두 신제품은 ‘프로처럼’ 쓸 수 있는 보급형 기기다.

애플 펜슬과 키보드 역시 매력이다. 기자는 가벼운 키보드를 사용하기 위해 시중에 있는 거의 모든 블루투스 키보드를 다 사용해봤다. 결론은 MS의 폴더 키보드를 제외하면 그 어떤 것도 쓸만한 게 없었다. 가장 키감이 좋은 로지텍 K시리즈는 무게가 아이패드만큼 나가며, LG전자 롤리 키보드는 인간이 쓰면 안된다. 활자 한 자마다 악마와의 계약을 논하는 느낌이다. 단전부터 치솟아오르는 분노가 너무 커서 고운 글을 쓸 수 없다.

최고는 역시 서피스와 아이패드 프로의 것이었다. 특히 아이패드 프로의 커버 키보드는 정말이지 가볍다. 키보드에 스프링이 달려있지 않고 직물의 탄성만으로 키감을 유지한다. 이 키보드는 아이패드 에어 3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미니 5 용 키보드가 등장하면 너무 부러워서 사망할뻔했다.

두 제품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애플 펜슬은 1세대로, 프로 10.5에 쓰는 것과 동일하다.

두 제품의 디스플레이 역시 아이패드 프로 2와 비슷하다. 에어 3(2224 x 1668, 264ppi)는 해상도가 같으며, 미니 5는 해상도는 약간 떨어지지만(2048 x 1536) 화면이 작아 밀도(326ppi)는 더 뛰어나다. 특히 아이패드 프로 2와 에어 3는 크기도 10.5인치로 같아 외관상 차이가 거의 없다. 눈물이 난다.

 

프로와의 차이점

그러나 굳이 찾아보자면 차이는 있다. 에어 3의 프로세서가 프로보다 더 뛰어나고(눈물), 시대에 따라 블루투스 규격이 5.0으로 업그레이드됐다. 무게도 13g 더 적게 나가며 카툭튀도 없다.

프로의 광고다

프로 3 대비 단점은 램이 프로보다 1GB 적은 3GB이며, 디스플레이 주사율이 120Hz가 아닌 60Hz다. 화면이 덜 부드럽게 움직인다는 의미다. 그러나 영상을 볼 때는 큰 의미가 없다. 영화는 30Hz, 드라마는 60Hz 수준이기 때문.

후면 카메라에 카툭튀는 사라졌지만 후면 카메라 성능은 프로가 조금 더 뛰어나다. 프로의 카메라에는 OIS가 적용됐고 화소 수가 12MP로 에어 3의 8MP보다 뛰어나다. 또한, 4K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가장 큰 차이는 스피커다. ‘프로’ 라인업은 스피커가 모서리마다 달려있다. 즉, 스피커가 네 개다. 이 네 스피커는 동시 작동하지는 않지만 중력 센서를 통해 위에 있는 두 개가 작동하게 된다. 아이패드 에어 3의 스피커는 하단에만 있으므로 세워서 볼 때는 소리가 먹히게 된다. 열심히 흠을 잡아보기엔 사실 큰 단점이 아니다. 그러니까 그냥 아이패드 에어 3 혹은 미니 5를 사자. 아니면 최상급으로 잘 관리된 기자의 아이패드 프로를 중고로 사자.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