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여민수, 이승건, 안성우의 말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가 지난  5일 서울 서초동 넥슨 아레나에서 ‘2018 인터넷기업인의 밤: 인터넷,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과 가치’를  개최했다.

행사는 인터넷 산업의 경쟁력과 가치를 보여주고, 함께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김병관 국회의원, 중소벤처기업부 석종훈 실장, 인기협 한성숙 회장(네이버 대표), 카카오 여민수 대표, 이베이코리아 변광윤 대표 등이 참석했다.

서울대 유병준 교수는 이날  ‘디지털 경제(인터넷 기반 서비스 경제)의 파급효과’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유 교수는 인터넷의 확산과 다양성으로 국가경제 미치는 영향력이 200조원 규모로 커지고 있음에도 다른 산업에 비해 가치가 평가절하되어 있다며, 인터넷 산업 정책 수립을 위해 디지털 경제 규모와 경제적 파급효과를 추정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 취지를 설명했다.

발제 이후에는 한성숙 회장과 여민수 대표, 토스를 서비스중인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 직방 안성우 대표가 ‘플랫폼 비즈니스의 현재와 우리 경제의 미래’를 주제로 토크콘서트에 참여했다. 박성호 인기협 사무총장이 사회를 봤다.

4명의 대표들은 혁신이 불가피한 시대라고 한 목소리를 내며, 혁신을 하면서 포용적 성장을 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더 많이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박성호 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안성우 직방 대표,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

 

다음은,  이날 저녁 있었던 토론회에서 나눈 대화 중 인상 깊었던 대목이다.

박성호 사무총장

혁신을 할 수 밖에 없는 시대, 갈등 요소를 안고서 포용적 성장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승건 비바리퍼블 리가 대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이 있다고 본다. 갈등은 시장이 성장하면서 기존의 스테이크 홀더들- 그러니까, 임금 노동자가 벨류 체인에서 배제되면서 생기는 문제다. 플랫폼 기업이 성장하면서 파괴적 혁신이 시장에 넓게 퍼지는 것을 막을 수도 없고, 막는 것이 좋은 것도 아니다. 당당하게 접근해야 한다. 파괴적 혁신은 더 빠르게 진행될 거고, 상시적 파괴적 혁신이 있을 거다. 파괴적 혁신을 하는 기업은 더 빠른 속도로 파괴적 혁신을 일으키게 집중하되, 거기서 생기는 부가가치에 대해 정부가 더 강한 세금정책을 통해 가치에서 배제되는 스테이크홀더에게 이를 나눌수 있어야 한다. 진행되고 있는 문제를 인정하고 해결법을 찾아야 한다. 지금 나오는 보편 임금 이슈도 그런 한 예다. 시장에서 교통정리를 해줄 수 있는 정부의 역할이 더 강하게 있어야 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누군가는 얻고 또 누군가는 잃게 되는 가치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역할 고민을 해야 한다. 이번주, 네이버도 워크샵을 했다. 네이버 안에서도 지금 무언가를 시작하면 3년 내지 5년 이후에나 수익이 나는 구조다. 계속 투자해도 수익이 날지, 시장이 될지 안 될지도 모르고 가는 일이 많다. 그렇다고 안 갈 수 있느냐? 이미 생활이 바뀌고 이용자들은 더 많이 바뀌고 있다. 사용자가 우리 서비스를 쓰게 하는 것이 지속되지 않으면 어떤 산업이라도 망할 수 있다. 포용적 성장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정말 가능한 이야기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앞서 있는 기업의 책임을 갖고 파트너센터에 관심을 갖고 있다. 뒤에 시작하는 이들이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박성호 사무총장

플랫폼 비즈니스는 파트너와 함께 가야하는데, 파트너와 함께 가는 전략이 있나?

여민수 카카오 대표

여름에 ‘김비서가 왜 그럴까’라는 드라마가 인기였다. 원래는 약사였던 주부가, 오래 소설을 쓰다가 절필을 해야 하나 하던 시점에 플랫폼을 만났다. 소설을 연재했고 이게 웹툰, 드라마로 인기를 얻고 나서 다시 원작 소설이 관심을 받았다. 이런 것이 플랫폼과 참여자가 함께 만들어나가는 모습이다. 포용 성장 뿐만 아니라 상생 파트너십을 가져가야 한다. 서비스나 플랫폼을 고려할 때부터 방향성을 가져가야 한다.

안성우 직방 대표

상생 모델과 관련해 질문을 많이 받는다. 거의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많이 모여있는 것이 부동산 중개업이다. 그 안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고객에게 어떤 정보를 제공할까가 아니라 어떻게 손님을 데리고 올까를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중개업이 어렵다. 리소스를 많이 투자하지 않고 역량으로 승부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박성호 사무총장

이승건 대표에게 묻고 싶다. 금융 디지털화 부문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일까

이승건 대표

결론적으로 말하면, 더 많은 금융 서비스가 온라인화가 되도록 만드는 규제 환경이다. 회사에서 주의 깊게 보는 수치가 여러 가지가 있다. 온라인화가 얼마나 됐느냐다. 미국 시장을 보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다. 미국의 예를 들면, 광고 시장은 1000조원이고 커머스는 2000조원 규모다. 그런데 파이낸스(금융)는 3000조원 규모다. 압도적으로 크다. 문제는 온라인화다. 광고는 80%가 온라인이고 커머스도 45%까지 디지털로 전환됐다. 그런데 미국에서도 파이낸스는 10~15%만 온라인화가 됐다. 온라인화가 얼마나 빨리 되느냐가 시장 크기를 결정하므로, 그부분이 중요하다. 한국도 비슷하다. 인터넷 시장 전체가 200조원이 조금 안 되는 걸로 나왔다. 그러나 내부 조사에 따르면 2016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금융 전체 매출은 444조원인데, 온라인 매출 비중은 2%에 불과하다.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여행, 동영상, 음악 등 각 분야에서 디지털 이노베이터가 등장한 이후로 온라인화가 가속화됐다는 점이다. 아이튠즈, 넷플릭스, 익스피디아 같은 디스트럭터(파괴자)가 등장한 이후 10년이 지나면 전체 시장의 44%가 온라인화 됐다는 데이터가 있다. 한국도 비슷한 흐름으로 따라가고 있다. 금융 시장은 모든 인터넷 비즈니스가 손댄 것 중 가장 크다. 토스가 한국의 디스트럭터라고 생각한다(웃음). 저희도 등장한지 4년이 지났으므로 빠르게 디지털화될거라고 본다. 시장이 커질거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정보와 권리를 보고 받으면서도 온라인 안에서 모든 금융 요구사항을 해결할 환경이 구축되어야 하고, 그를 위해서 정부의 규제(완화), 서비스 업체가 제공하는 다양한 유의미한 가치 제공, 언론의 홍보 등이 중요할 거라고 본다.

박성호 사무총장

플랫폼 비즈니스는 젊은 분들한테 익숙한데 디지털 세대와는 거리가 먼 중장년층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한성숙 대표

카카오톡, 유튜브를 다 쓰고 그러셔서, 디지털 이용하는데 중장년층이 어려움이 있다는 단계는 넘어간 것 아닌가. 다만,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보면, 젊은 분들은 그래도 상대적으로 디지털을 활용해서 창업하는 것에 어려움이 덜하지만, 중장년층은 디지털 툴을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 그런 부분을 어떻게 잘 만들어갈거냐가 중요하다. 대부분 40대 이후 두 번째 창업을 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창업 지원에 대한 걸 디지털 플랫폼 개업 입장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대체로 프렌차이즈 창업이 많은데, 숙련된 자영업자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다. 이게 문제라고 하는데, 그럼 디지털에서 사업을 하는 중장년을 위한 교육 콘텐츠나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집중해야 할 거라고 생각한다.

여민수 대표

저도 30대에 창업해서  50살이 됐다. 중장년층이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다는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여년 전에) 40대로 액티브하게 활동했던 사람 중 빠른 분은 손자를 안았고, 손자에게 유튜브를 틀어준다. 지인들과 페이스북으로 연락하며 네이버 밴드에서 동호회 활동을 한다. 오히려 이들은 액티브한 디지털 사용자가 아닐까 한다. 상당히 많은 인구가 디지털 사업을 빨리 시작했고, 망도 좋다. 경제활동 인구를 포함하면 100%가 디지털에 익숙할 것 같다. 사용자 측면에서 디지털 디바이드는 많이 해소됐다고 본다. 오히려 불균형은 디지털 사각지대에 있다. 자영업자 분들, 노점하는 분들이 디지털 경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국가와 기업이 노력하는 쪽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박성호 사무총장

내년 사업 목표와 난관이 있다면?

한성숙 네이버 대표

개발자를 구하는 게 가장 큰 현실적 어려움이다.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나 5만명 개발자 확보하겠다는 얘기를 하면 우리는 얼마나 확보해야 하나, 개발자 어디서 확보하나가 가장 현실적 어려움이다. 국가차원에서 개발자 직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시점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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