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당신이 온라인에 가게를 연 초보 장사꾼이라고 생각해봅시다. 손님을 끌려면 내 쇼핑몰만 운영해선 힘든 게 현실이래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초창기엔 더더욱 그렇겠죠? 누가 먼저 알고 찾아오겠어요? 그래서 어디에 입점합니까? 주로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에 들어가겠죠.

그런데 막상 오픈마켓에서 상품을 팔려다보니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한둘이 아니네요. 한꺼번에 여러 마켓에 물건을 집어넣다보니 각 마켓마다 물건이 팔리는 속도가 다른 거예요. 잘 팔리는 집 하나만 관리해선 다른 마켓의 항의가 장난이 아니라네요. 재고 파악하고, 물건 집어넣고, 하… 이거야 원,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너무 많네요.

재고관리나 재판매 같은 일은 아주 중요하지만 초보 셀러들이 하기엔 어려운 일이기도 하죠. 이 일을 하겠다고 창업한 스타트업이 ‘셀러고’입니다. 셀러고는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셀러들의 묶음 상품(딜페이지)의 옵션 품절과 재판매를 관리해주는 서비스예요.

최근, 셀러고가 위치한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서 호준환 대표를 만났습니다. 호 대표는 셀러고를 “내가 불편해서 만든 서비스”라고 설명합니다. 그는 셀러고 창업 이전에 ‘트래블메이트’라는 여행용품 쇼핑몰에서 경영기획 이사로 일했습니다. 그전엔 전자상거래 업계에서 10년 간 잔뼈가 굵었고요. 그러다보니 셀러들의 가려운 부분이 어디인지 알겠더라고 하더라고요.

호준환 셀러고 대표

“셀러를 돕는 서비스는 그동안에도 많았어요. 그런데 품절이나 반품 처리, 재판매와 재고 준비 같은, 귀찮지만 매우 중요한 부분을 돕는 서비스는 없더라고요. 아, 내가 해야겠다 싶었지요.”

셀러고 서비스를 조금 더 간략하게 설명한다면, ‘오픈마켓·소셜커머스 품절처리 서비스’라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별도 프로그램 설치나 상품 저장 없이 셀러고가 직접 각 쇼핑몰 상품을 자동 수집하는 방식으로 여러 쇼핑몰에서 빠르게 대량으로 품절처리를 할 수 있게 돕는다고 합니다.

호 대표가 말하는 셀러고 품절처리의 강점은 시간 단축입니다. 실시간으로 품절처리를 할 경우 기존보다 관련 업무 시간을 6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되면 품절로 인한 주문 취소율을 낮출 수 있어 매출 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호 대표의 설명입니다.

그동안은 왜 품절 처리가 쉽지 않았을까요? 호 대표는 “기존 솔루션 업체들의 경우 본인들의 솔루션을 통해 업로드한 것만 관리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만약 특정 업체의 솔루션을 쓰는 점주가 그 솔루션을 통하지 않고 마켓에서 상품을 직접 올리게 되면 하나의 어드민으로 재고관리를 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됩니다.

셀러고는 이 문제 해결책을 ‘웹 크롤링’에서 찾았습니다. 각 쇼핑몰 어드민에 있는 정보를 긁어오기 때문에 각 몰마다 품절이 일어났다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가져올 수 있다는 겁니다. 이 과정을 자동으로 알려주다보니 소호몰의 경우 매번 몰에 들어가 재고를 확인하는데 드는 리소스를 줄일 수 있습니다. 사실 상품 등록이야 매일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오늘 무언갈 팔고 나면 재고를 수정해야 하는 일은 늘상 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실제로 셀러고의 서비스를 베타 서비스 기간 써왔던 고객사의 경우 물건이 많이 팔리는 시즌에 하루 평균 세 시간 동안 해야 했던 품절 관리 업무 시간이 20분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셀러들이 잡무에서 벗어나 실제로 장사에 도움이 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는 거죠.

“시즌 때마다 야근하는 걸 많이 봤어요. 하루종일 배송 포장을 하고나면 저녁 6~7시가 되는데요 그때나 되어서야 어디에서 어떤 물건이 품절인지 알 수가 있는거죠. 그런데 우리 서비스를 쓰고 나서 야근 시간이 줄었다고 하니까, 그걸로 행복해요. 우리가 하는 일이 재미있는 서비스구나 하는 걸 확인하는 중입니다.”

실시간 품절 관리가 되다보니 주문 취소율도 줄었다고 호 대표는 말한다. 앞서 셀러고의 베타서비스를 썼던 업체는 그 전 해 품절로 인한 주문 취소가 5% 가량 이었는데, 이듬해 셀러고 서비스를 이용 후 주문 취소율이 1.5%까지 떨어졌다고 했다고 합니다. 정식 오픈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는데, 석달만에 셀러고 고객사가 100군데를 넘은 것도 알음알음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호 대표의 비전은 무엇일까요. 우선은 셀러들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는 겁니다. 품절관리 같은 일은 어찌보면 대표적인 단순 작업인데요, 셀러들이 단순작업에서 벗어나 좀 더 생산적인 일을 하기 바란다는 거죠. 또 하나, 데이터 분석입니다. 실제로 쇼핑몰 관리 어드민마다 데이터가 파편화되어 있는데요 이를 하나로 묶어 놓으면 실질적으로 고객의 쇼핑 트렌드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작은 쇼핑몰도 편리하게 데이터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셀러고가 하고 싶다고 하네요.

“데이터를 분석해서 이게 돈이 되는 건지 장사가 잘 되고 있는 건지 보고 싶을 때 작은 쇼핑몰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그런데 그 일을 하려면 개발팀을 늘려야겠죠? 지금 하는 일을 잘해서 앞으로 셀러들에 도움이 되는 다른 일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네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