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 갈라파고스, 규제와 제도가 만든다
“멜론은 세계 최초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스포티파이보다 4년 일찍 나왔고요. 지금 멜론은 그냥 600만명이 쓰는 음원 서비스입니다. 스포티파이는 7억명이 쓰고 있어요. 왜 여전히 국내에서만 성장하고, 이 안에서만 제도를 고민하고, 왜 이런 한계를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지 고민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최지영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K-스타트업을 세계 무대로!’ 세미나에서 정책 제언을 맡아 이같이 말했다. 이번 세미나는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마련됐다.
최 대표는 특히 국내 스타트업들이 성장 가능성이 있음에도 제동이 걸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대표는 “국내의 법과 제도의 시각이 내부적으로 제한돼 있다”며 “AI 기본법 같은 경우도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은 달았지만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는 중에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규제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혁재 스푼랩스 대표 역시 역차별 현황을 지적했다. 최혁재 대표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사도 받지 않은 중국 회사들이 콘텐츠를 제공하는 동안에 스푼랩스는 제도에 맞춰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짧게는 1주일에서 길게는 1개월이 걸리는 심의를 받아야 한다”며 “그 결과 숏폼 드라마 비즈니스 시장에서 중국 기업이 1·2위를 차지했고 스푼랩스는 3위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인재 유치와 고용 유연화 문제도 거론됐다. 다국적 글로벌 스타트업이 늘어나는 만큼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한 이민과 비자 제도의 다양한 법적 근거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도경 본에이아이 대표는 “방산 해커톤에 방문하니 국가 안보라는 가장 보수적이고도 민감한 방산 생태계에서도 다국적 팀들이 모이고 있었다”며 “현재 국내 정책과 제도는 이런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품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첨단 산업 발전을 위한 공공조달 필요성도 제기됐다. 기존에 없던 신기술은 기업과 정부 간 거래(B2G)로 산업 육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위스나 미국이 국제연합(UN)이나 유니세프 같은 국제기구를 통해 드론을 통한 식량 조달이나 난민을 위한 블록체인 기금 등을 활용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한빈 서울로보틱스 대표는 “유럽이나 미국 지자체는 기술력만 확실하다면 리스크를 짊어지더라도 혁신적인 스타트업의 기술을 가장 먼저 도입하는 퍼스트무버가 되길 자처한다”며 “정부와 공공기관이 테스트베드를 제공하고 함께 기술을 고도화해 초기 시장을 열어야만 글로벌 유니콘을 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자율주행업체를 중심으로 정부의 보조금 정책 필요성도 거론됐다.
유병용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부대표는 “미국이나 중국은 로봇이나 자율주행 차량에 대해서 국가적인 지원이나 보조금이 큰데 국내에는 그런 제도가 없어서 경쟁하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전기차처럼 보조금으로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오민선 기자>omsoms94@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