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삼성SDS “토큰증권은 시작…디지털자산 시대 본격 대비”
토큰증권(STO)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한국예탁결제원은 기존 전자증권 계좌 체계와 블록체인 기반 분산원장 데이터를 연계해 토큰증권의 발행과 권리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향후 시장 확대에 대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예탁결제원은 삼성SDS와 함께 토큰증권 플랫폼 운영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S는 2024년 ‘토큰증권 기능분석 컨설팅’과 지난해 ‘테스트베드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행하며 관련 기술과 운영 경험을 축적해 왔다.
현재 진행 중인 ‘토큰증권 플랫폼 운영 구축’ 사업은 기술 검증을 위한 테스트베드에서 한 단계 나아가 실제 서비스 운영이 가능한 정식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SDS는 내년 2월 구축 완료를 목표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실제 거래 처리와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지원하는 인프라를 마련할 계획이다.
핵심은 토큰증권의 발행량과 유통 규모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총량관리시스템 구축이다. 시장 내 전체 거래 현황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발행 및 유통 과정의 신뢰성을 높여 시장 참여자들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토큰증권 운영에 필요한 핵심 IT 인프라도 함께 구축된다. 삼성SDS는 게이트웨이 시스템 구축을 비롯해 블록체인 노드 운영·관리 체계 마련, 분산원장 시스템 구성 등을 수행하며 토큰증권 플랫폼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지환 삼성SDS 금융컨설팅팀장(상무)을 만나 한국예탁결제원 토큰증권 플랫폼 구축 사업의 핵심 내용과 디지털자산 시대를 대비하는 삼성SDS의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이번 사업의 핵심 목표와 구축 방향은
개념검증(POC)과 테스트베드 수준에 머물렀던 토큰증권 플랫폼을 실제 상용 서비스가 가능한 운영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올해 관련 법안이 처리되면서 토큰증권 제도가 현실화됐고,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2월 전에는 서비스를 시작해야 한다.
한국예탁결제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투자자를 보호하고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다. 안전한 투자 환경을 조성하고 시장 활성화를 뒷받침하는 게 이번 사업의 가장 큰 방향이다.
특히 핵심 기능은 총량관리시스템 구축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은 기존 증권시장에서도 발행 및 유통 물량을 관리하는 총량관리 업무를 수행해 왔다. 이를 토큰증권에도 동일하게 적용해 계획하거나 신고한 발행 물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시장 전체의 총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시장 전체의 발행 및 유통 물량이 정확하게 관리돼야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다.
–총량관리시스템은 왜 중요한가
토큰증권 시장에서는 발행 물량에 대한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가령 특정 자산을 기반으로 토큰증권 100만개를 발행하기로 계획하고 시장에 공시했다면, 투자자들은 그 물량을 기준으로 자산의 가치를 판단하고 거래에 참여하게 된다.
만약 계획된 100만개가 아니라 200만개가 발행된다면 자산의 희소성이 훼손되고 가치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이는 공정한 시장 가격을 왜곡할 뿐 아니라 시장의 안정성과 투자자 신뢰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총량관리시스템은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계획·신고된 발행 물량이 정확하게 준수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관리·검증하는 역할을 한다. 토큰증권 시장의 신뢰를 유지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발행 물량이 투명하고 정확하게 관리돼야 한다. 이를 담당하는 총량관리시스템이 가장 핵심적인 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SDS가 총량관리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경쟁력은
삼성SDS는 오래전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다뤄왔고, 이를 먼저 상용화해 기업에 적용해 왔다. 블록체인 기술 역량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삼성그룹 금융사는 물론 대외 금융사를 대상으로도 4년간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금융기관의 실제 내부 업무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증권사를 비롯한 다양한 금융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는 만큼 블록체인 기술과 금융 시스템을 모두 잘 이해하고 있다. 법제화 이후 실제 시장에서 운영돼야 하는 제도와 기능을 이해한 상태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스템 구축 시 안정성은 어떻게 확보하나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이라고 해서 보안이나 안전성 측면에서 특별히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원장(거래 기록부)을 관리하는 방식이나 거래가 생성되는 구조에는 차이가 있지만, 금융기관이 준수해야 하는 보안 기준과 규정은 동일하다. 이번 사업 역시 금융당국의 감독규정과 관련 기관이 제시하는 보안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반영해 구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블록체인은 위·변조가 어렵다는 점에서 보안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다만 보안 사고는 데이터 위·변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실제로는 해킹이나 침해 사고를 통해 정보가 탈취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도 중요하다. 블록체인의 특성을 활용해 데이터 무결성을 확보하는 것과 별개로, 금융권에서 요구하는 각종 보안 대책과 통제 체계를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향후 토큰증권 사업의 성장 가능성은
토큰증권 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현재보다 더욱 다양한 형태의 사업과 고도화된 서비스가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 현재 토큰증권 사업의 핵심은 금융시장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있다. 하지만 인프라를 만드는 것 자체가 최종 목표는 아니다. 다양한 토큰증권이 발행·유통되고, 새로운 투자 기회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전자증권 기반 상품보다 투자자에게 더 높은 효익과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상품이 지속적으로 등장해야 한다. 아직은 이러한 상품이 많지 않지만 앞으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품이 다양해질수록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도 함께 발전해야 한다. 새로운 상품이 블록체인 기반에서 발행되고 유통되기 위해서는 상품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과 운영 기능이 필요하다. 또한 각 증권사와 한국예탁결제원에서 이를 장부로 관리하고 기존 투자자산과 함께 운영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도 지속적으로 개발돼야 한다.
토큰증권 상품이 다양해질수록 이를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과 서비스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사업 기회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SDS는 디지털자산 시대에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게 될까
디지털자산은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본다.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르고, 더 광범위하게 일상에 스며들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이용자들이 ‘디지털자산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면서 사용하는 형태는 아닐 것이다. 자연스럽게 다양한 서비스에 녹아들며 고객 편의를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AI)과 디지털자산의 결합도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앞으로는 사람이 직접 서비스를 찾고 거래하기보다 AI 에이전트에게 업무를 맡기는 환경이 일반화될 것으로 본다. AI 에이전트가 결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이 자연스럽게 활용될 가능성이 크며, 이러한 기술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SDS 역시 이러한 변화에 맞춰 AI와 디지털자산이 결합된 환경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AI와 디지털자산이 결합된 시대에 어떤 역량을 갖춰야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지속적으로 준비해 나갈 것이다.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