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하나은행이 택한 큐뱅…QR 1개로 ‘전 세계에서 결제’하는 법
2014년 설립된 큐뱅은 초기에는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로 출발했으나, 2021년 가맹점 통합 QR코드 결제 솔루션 기업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사업 구조를 재편했다. 현재 큐뱅은 국내외 QR결제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통합 QR 중계 서비스 ‘로드(ROAD)’를 제공하고 있다.
로드 서비스는 큐뱅이 만든 QR결제 브랜드다. 이름 그대로 ‘길(road)’이라는 의미를 담아 QR결제의 길을 새롭게 열어가겠다는 목적에서 시작했다. 가장 큰 특징은 ‘한 개의 QR로 전 세계 페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500여개의 페이가 존재하고, 그중 104개 페이가 로드에서 이미 연동돼 있다. 또 31종류의 QR 스펙이 쓰이고 있는데, 로드는 이 다양한 스펙을 한 QR에 모두 담아낼 수 있는 구조다.
올해 3월 큐뱅은 하나은행과 계좌 기반 결제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각국 페이사업자가 발급하는 QR코드를 ‘하나원큐 QR코드’로 통합해 결제 편의성을 높인다. 이어 계좌 기반 결제를 활용해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낮추고 정산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지난 10월에는 우리은행과 ‘전세계 QR결제 서비스’를 공동 추진하기 시작했다. 우리WON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을 기반으로 큐뱅의 글로벌 QR결제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주요 국가에서 사용 가능한 결제 서비스를 개발·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환전주머니 기능과 연계하면 고객이 중국·일본·동남아 등 여행지에서 실물 카드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협력은 우리은행이 구축해온 해외 ATM 출금 서비스 경험과 인프라를 결제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한 단계로, 실물카드 필요성이 줄어 분실·도난 위험을 낮추고 현지 수수료 부담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신혁 큐뱅 대표는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 기술 발전 속도는 빠르지만 유독 결제 분야에서는 모바일 전환이 뒤처져 있다고 지적한다. 신용카드 단말기 인프라가 탄탄해 모바일 결제가 성장할 필요성이 크지 않았던 반면, 해외는 NFC와 QR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큐뱅은 이러한 글로벌 흐름을 분석한 뒤 QR결제가 국내에서도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 기술이라고 판단해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를 만나 국내 QR결제 시장의 가능성과 큐뱅의 역할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큐뱅의 ‘전 세계에서 이용 가능한 QR결제 서비스’의 개념은
큐뱅이 개발한 글로벌 QR결제 서비스는 각 결제사가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QR을 하나의 QR로 통합해 전 세계 어디에서나 결제가 가능하도록 구현한 기술이다. 기존에는 카카오·제로페이처럼 결제사마다 고유 QR을 제공해왔지만, 큐뱅은 이를 단일 QR 안에 통합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전 세계에는 약 500여개의 페이사가 존재하지만, 모든 QR을 물리적으로 넣는 방식은 불가능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큐뱅은 글로벌 결제 표준인 EMV 기반의 QR 규격을 적용했다. EMV는 비자·마스터·유니온페이 등 국제 결제사가 참여해 표준을 제정하는 기구로, 유니온페이·알리페이·위챗페이 등 주요 사업자들이 EMV 기반 QR을 채택하고 있다. 큐뱅은 이를 활용해 하나의 QR이 다양한 글로벌 페이사를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EMV 표준을 사용하지 않는 라인페이 등 비 EMV 페이사까지 통합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큐뱅은 QR을 종이 형태의 고정형이 아닌 디스플레이 기반의 ‘다이내믹 QR’ 방식으로 전환하는 특허 기술을 도입했다. 다이내믹 QR은 매번 새로운 QR이 생성되어 보안성이 높고, 금액 입력 없이도 결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이내믹 QR 안에 각 페이사가 요구하는 스펙을 내장해 실질적으로 전 세계에서 하나의 QR로 결제가 가능한 환경을 구현하고 있다.
다이내믹 QR을 위한 장치 설치가 필요한가
별도의 장비를 추가로 설치하지 않고 기존 가맹점 환경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설계하고 있다. 한국은 신용카드 단말기 인프라가 매우 잘 구축된 국가로, 대부분의 매장에서 사인 패드나 포스(POS)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화면 장치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디스플레이 화면에 QR을 직접 생성해 띄우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개발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하드웨어 설치가 필요 없다.
필요한 것은 소프트웨어 개발뿐이며, 해당 소프트웨어를 포스 등에 적용해 기존 단말기에 바로 연동하는 구조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2021년에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으며, 미국·중국·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관련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기술 개발 과정은 어떻게 진행됐는가
다이내믹 QR 기술을 구현하기까지는 상당한 기획과 구상 과정이 필요했다. 초기에는 종이 형태의 고정형 QR 안에 여러 결제사 정보를 동시에 담는 방식을 검토했지만, QR 코드 용량이 약 18개 페이사를 넘으면 더 이상 정보를 담을 수 없다는 물리적 한계에 부딪혔다. 이 방식으로는 글로벌 수백 개 페이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종이 QR 방식의 한계를 명확히 확인하게 됐다.
이후 시중에 존재하는 다이내믹 QR 기술을 연구하면서, 각 결제사가 요구하는 QR 스펙을 다이내믹 방식으로 불러올 수 있다면 기존의 용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 도달했다. 이를 바탕으로 약 1년간 기술 검토와 시행착오를 거쳐 QR을 실시간으로 생성하는 구조를 완성했다. 다이내믹 QR 기술 자체는 이미 존재하지만, 결제사별 QR 스펙을 모두 다이내믹 방식으로 변환해 통합하는 기술은 이번 개발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QR결제가 우리나라에 필요하다고 판단한 이유는 무엇인가
모바일 결제가 한국에서 어떤 방식으로 우선 확산될지 오랫동안 고민해온 결과였다. 외환은행 카드 부문에서 18년, 글로벌 결제사 유니온페이에서 11년을 근무하며 중국에서 QR결제가 태동하는 과정을 현장에서 직접 목격했던 경험도 중요한 판단 근거였다. 중국 역시 카드 기반 시장이었지만, 알리페이가 등장한 이후 5~6년 만에 모바일 결제가 급속히 확산됐고, 지금은 QR 없이는 결제가 어려울 정도로 완전히 정착했다.
한국도 언젠가는 모바일 결제로 전환될 수밖에 없지만 그 속도가 지나치게 더디다는 점이 문제였다. 가장 큰 이유는 인프라 부족이다. 한국에는 QR 인프라도 충분하지 않고 NFC 인프라도 갖춰져 있지 않아 이용자가 모바일 결제를 사용할 여건 자체가 형성돼 있지 않았다. 비자·마스터 같은 글로벌 카드사가 NFC 카드를 출시해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가 없다 보니 무용지물이 되는 구조였다.
애플페이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현대카드와 함께 NFC 결제가 일부 도입되긴 했지만 보급은 제한적이었다. 330만개의 가맹점 가운데 약 12만 곳만 NFC 단말기가 설치되었고, 이후 확산이 사실상 멈추었다. 모바일 결제는 이용자가 ‘찾아다니며 쓰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나 자연스럽게 쓸 수 있어야 하는’ 방식인데, 현재 인프라로는 이를 실현하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한 결과, 한국이 모바일 결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QR이 현실적 대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고, 그 가능성에 기반해 QR결제 분야로 전환하게 됐다.
결제 인프라 구축은 매우 큰 도전인데, 그런 길을 선택한 이유는
QR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인프라’이기 때문이었다. QR결제는 아이폰이든 삼성폰이든 스마트폰의 기종이나 제조사에 구애받지 않고, 앱 기반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누구나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별도의 단말기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NFC 인프라가 한국에서 확산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단말기 비용이다. NFC 단말기 한 대 가격이 약 35만원 수준인데, 한국에는 약 330만개의 가맹점이 존재한다. 이를 전부 교체한다고 가정하면 약 9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하다.
결제 인프라는 공공재적 성격을 갖기 때문에 한 카드사만을 위해 설치할 수도 없다. 가령 현대카드가 NFC 단말기를 깔았다고 해서 현대카드만 결제되고 다른 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는 없다. 결국 모든 카드사가 동일하게 사용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특정 카드사가 단독으로 NFC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로 한국의 신용카드 결제 인프라도 카드사가 구축한 것이 아니라, ‘밴(VAN)’사들이 수수료를 받고 모든 카드사가 함께 사용하는 구조를 만든 결과다. 공공재 성격을 띠지만 민간이 책임지고 운영하고 있는 형태인 셈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했을 때 QR은 매우 명확한 장점을 갖는다. 추가 단말기 인프라가 필요 없고, 개발비가 저렴하며, 제조사 종속도 없다. 모바일 시대에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가 QR이라고 판단했고,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QR 기반 결제 인프라를 확장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왜 단말기 기반 결제에서 QR결제로 넘어가야 하는가
플라스틱 카드는 결국 사라질 수밖에 없는 결제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실물 카드는 정보 유출·복제·위변조 같은 보안 리스크가 상존하고, 매년 수천만 장이 발급됐다가 유효기간이 지나면 폐기되는 구조라 환경적 부담도 크다. 이미 모든 이용자가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시대에 굳이 플라스틱 카드를 계속 유지해야 하느냐는 근본적인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한국 역시 모바일 결제로 진화해야 하지만 속도가 매우 늦어져 있는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명확한 사례가 나왔다. 중국은 카드에서 QR로 완전히 전환하는 데 5~6년밖에 걸리지 않았고, 현재는 QR 없이는 결제가 어려울 정도로 모바일 중심 사회가 됐다. 동남아 역시 NFC 단말기 비용 부담 때문에 QR을 대세 결제 수단으로 선택했다.
일본도 신용카드 결제가 전체의 33% 수준으로 낮아 카드 보급이 어려웠던 시장이었지만, 페이페이(PayPay)가 등장하면서 QR 생태계로 재편되는 흐름을 만들었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서, 모바일 결제가 이용자와 가맹점 모두에게 훨씬 편리하고 효율적인 방식이며 결국 한국도 같은 흐름을 따르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모바일 기반의 QR결제가 앞으로의 자연스러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QR 중심 전략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국내에서 큐뱅의 다이내믹 QR이 얼마나 확산돼 있는가
큐뱅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가맹점 인프라를 확장하기 시작했고, 현재 약 5만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확대해 놓았다. 대표적으로는 대구 택시 약 1만2000대, 약국, 병원, 호텔, 이디야커피, 달콤커피 등이 포함돼 있으며, 티머니 택시와도 협의 중이다. QR결제가 교통·편의점·약국 등 생활 밀착 업종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만큼, 우선적으로 해당 업종을 중심으로 인프라를 늘리고 있다.
현재는 병원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확장 중이다. 이는 큐뱅이 은행들과 함께 개발한 계좌 기반 QR결제 상품 때문이다. 은행 계좌와 연결해 QR로 결제하는 방식으로, 우리은행·하나은행·iM뱅크와 제휴 협약을 맺고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은행들이 QR결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인가
계좌 기반 결제는 원래 은행이 해야 하는 고유 영역이다. 체크카드는 계좌에서 즉시 출금되는 구조인 만큼 본질적으로 은행 사업에 가까운데, 국내에서는 이 역할을 카드사가 대부분 가져간 상황이다. 이런 구조적 문제를 은행에 설명하며, 은행도 계좌 기반 결제 시장에 다시 뛰어들 필요가 있다고 수차례 설득해 왔다.
은행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자체 앱으로 고객을 유입시키지 못한다는 문제였다. 네이버·카카오·토스 같은 플랫폼은 이용자가 매일 들어오지만, 은행 앱은 좋은 기능이 많아도 방문율이 낮아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늘리는 것이 핵심 성과지표로 자리 잡은 상태였다. 여기에 스테이블코인 확산 등으로 외환·송금 분야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커지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자체 앱을 ‘슈퍼 앱’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한 전략적 과제가 되고 있었다.
은행이 MAU를 늘리는 데 가장 효과적인 기능은 바로 결제다. 결제 기능이 앱에 들어오면 사용자는 매일 앱을 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무엇으로 결제할 것인가’였다. 뒤늦게 신용카드를 발행해 카드사와 똑같은 구조를 만들 수도 없고, 새로운 모바일 시대에 맞는 방식도 필요했다.
이때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모바일 QR결제다. QR은 계좌와 직접 연결해 결제가 발생하면 돈이 즉시 출금되는 구조라 은행 본연의 사업에도 맞고, 제조사·단말기 제약도 없다. 은행들은 이 모델을 통해 앱 유입을 늘리고, 계좌 기반 결제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판단해 QR결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은행을 통한 QR결제 방법은
은행 앱으로 가맹점에 있는 QR을 찍는 방식이다. 가령 이디야에서 커피 두 잔을 사고 9000원을 결제하면, 그 금액이 고객의 계좌에서 즉시 출금되도록 설계돼 있다. 은행에 출금 서비스를 요청하면 (은행에서) 바로 출금을 해주고, 그렇게 받은 돈을 큐뱅이 보관했다가 1일에 가맹점으로 정산 입금을 하게 된다.
이런 직거래 방식을 연구하게 된 이유는 신용카드 구조 때문이다. 신용카드는 중간에 밴사가 끼어 있어서 가맹점이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가 높다. 신용카드는 보통 2.3%까지, 체크카드는 1.7%까지 부담하는데, QR 기반의 이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가맹점 수수료를 0.8%까지 낮출 수 있다.
체크카드가 맡고 있는 역할을 저희가 QR 기반으로 대체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그룹의 카드사들은 신용카드에서 수익을 내기 때문에 이 구조와 충돌할 일도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계좌 기반 직거래 방식은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이고, 하나은행과 내년 1월에 첫 공개할 예정이다. 고객이 0.5%를 쓰면 캐시백을 제공해 실질적으로 0.3%를 남기는 구조인데,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가맹점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계좌 기반 연결 QR결제로 큐뱅이 얻을 수 있는 것
은행과 제휴를 추진한 목적은 큰 수익을 얻기 위해서라기보다는 QR결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생태계를 만드는 데 있다. QR결제가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실제로 결제할 고객층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집단이 은행 고객이라고 본 것이다. 그래서 은행과 손잡아 QR결제를 넓히는 흐름을 먼저 만들어야 했다.
수익 구조를 보면 0.3% 중에서 저희가 가져가는 부분은 약 0.2% 정도인데 결코 큰 금액이 아니다. 이 정도 마진으로 회사 운영이 가능한 수준도 아니다. 그럼에도 사업을 확대한 이유는 단순한 수익보다 QR결제 생태계를 넓히는 데 있다. 은행 고객이 QR결제를 쓰기 시작하면 큐뱅을 이용하는 사용자 기반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고, 결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비스도 발전할 수 있다.
우리은행과 공동 개발 중인 결제 서비스는 어떤 개념인가
하나은행과는 국내 결제용 QR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면, 현재 우리은행과 진행 중인 사업은 해외 결제·출금까지 포괄하는 ‘아웃바운드 결제 서비스’다. 우리은행에는 이미 ‘환전주머니’라는 외화 충전 기능이 있고, 고객이 원화를 외화로 바꿔 충전해두면 지금까지는 주로 필리핀·태국 등 현지 제휴 은행 ATM에서 모바일로 출금하는 용도로 활용돼 왔다.
큐뱅과 우리은행이 고민했던 지점은 해당 기능을 출금용에서 끝내지 말고 결제용으로 확장하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현재 개발이 먼저 진행되고 있는 영역은 해외 결제 기능이다. 고객이 환전주머니에 충전한 외화를 가지고, 플라스틱 카드 없이 모바일만으로 현지에서 결제까지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다. 국내 여행 기능은 이후 상반기에 추가 적용될 예정이다.
우리은행이 이 협업에 적극적이었던 이유도 분명했다. 우리은행은 해외 점포가 많아 해외 사업 니즈가 크고, 외환사업본부와 각 해외 지점 간 시너지를 강화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고객 입장에서도 해외에서 환전하고, 출금하고, 결제까지 한 번에 해결되면 훨씬 편해지기 때문에 이런 니즈가 맞아떨어졌다.
또 하나 중요한 배경은 우리은행이 이미 ATM 출금용 QR 기술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여기에 큐뱅의 계좌 기반 결제 기술이 결합되면 출금과 결제가 하나로 연결된, 더욱 강력한 해외 결제 서비스가 완성된다. 해외 사용 고객의 환전 번거로움을 줄이고, 환전 비용을 낮추고, 필요할 때 환전 없이도 해외 ATM에서 바로 출금할 수 있는 실질적인 편의를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리은행과 제휴해 큐뱅이 얻을 이점은 무엇인가
큐뱅이 우리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얻는 가장 큰 이점은 은행 고객을 해외 결제 사용자로 직접 연결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네카토 플랫폼은 국내에서의 편의성을 강조하지만, 해외에서도 자연스럽게 사용된다는 점을 강하게 어필한다. 은행 고객 역시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쓰고 싶다’는 니즈가 분명히 있었고, 큐뱅은 그 지점을 해결해 줌으로써 은행 고객 기반을 자신의 사용자 풀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수익 구조 측면에서는 해외 결제 시 발생하는 일부 수수료가 큐뱅의 몫으로 돌아온다. 환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는 우리은행이 가져가지만, 실제로 해외에서 QR결제가 일어났을 때 붙는 소액의 결제 수수료 중 약 0.2% 정도가 큐뱅의 수익이 되는 구조다. 글로벌 결제망 비용 등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큐뱅이 확보하는 실수익이다.
시중은행들이 결제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시중은행들이 결제 사업으로 몰려오는 건 결국 ‘살아남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신규 계좌 유입의 핵심이었던 청년층 인구가 줄어드는 데다, 남아있는 고객들도 대부분 네카토 같은 빅테크에 계좌를 뺏기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방식으로는 미래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은행들이 스스로 슈퍼 앱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 시작했다. 결제가 있어야 고객이 일상적으로 앱을 열고, 앱 체류시간과 금융 접점을 확보할 수 있다. 이제야 깨닫기 시작한 셈이다.
중국 사례를 보면 더 분명하다. 중국에서도 은행 앱을 자주 여는 사람은 거의 없다. ATM 출금도 카드 없이 모바일로 처리되고, 결제는 알리·위챗페이가 장악했다. 이렇게 되면 은행 앱은 자연스럽게 사용성이 급감하며 점점 존재감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 한국의 은행들도 그 위기를 정확히 보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에야 더 늦기 전에 결제에서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본격적으로 결제 영역을 치고 나가려 하고 있다.
큐뱅의 경쟁자는 누구인가
QR 기반 글로벌 결제망을 구축하는 플레이어 중 가장 유사한 방향성을 가진 회사는 알리페이플러스다. 알리페이플러스는 전 세계적으로 QR 결제망을 이미 구축하고 있으며, 여러 페이사와 제휴해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현재로서는 알리페이플러스가 QR 글로벌 네트워크 시장에서 가장 앞서 있는 플레이어로 평가된다.
큐뱅은 알리페이플러스를 1위 또는 2위 경쟁자로 바라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이들과 경쟁해 시장 상위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다. 자금력 등 여러 측면에서는 알리페이에 뒤처지지만, 비자·마스터카드가 1·2위를 다투듯 QR 네트워크 분야에서도 알리페이플러스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자 한다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
쫓아가는 과정에서 2위를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며,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3·4위 사업자도 등장하는 시장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고객사 확보다. 주요 시중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수천만 명 규모의 고객을 확보하면, 해외 페이사들과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국내 은행들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전략이 QR 글로벌 네트워크 경쟁력 강화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QR결제망이 갖춰지면 스테이블코인 결제도 가능할까
결제의 미래를 QR로 보고 있지만, 스테이블코인 또한 현재 결제 생태계에서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전자지갑 형태의 앱 안에서 운영되고, 결제 역시 앱 기반으로 이뤄진다. 이런 구조를 고려하면, QR결제망을 구축하는 과정 자체가 스테이블코인 결제까지 자연스럽게 확장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셈이다.
QR은 결제 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수단(도구)이고, 스테이블코인은 결제에 사용되는 가치(화폐)다.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두 요소가 충돌하지 않고 보완한다.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 안에서 합법화되고 시장에 등장하면 결제 구조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고, 그때 QR이라는 결제 수단과 스테이블코인이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결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법제화된 사례가 있고, 국내도 곧 제도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하는 순간, QR 기반 결제망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새로운 결제 생태계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큐뱅의 중장기적인 계획은
큐뱅의 본질은 결제 네트워크 사업자이다. 국내 빅테크 페이를 배제하는 것도 아니고, 카드사 페이를 제외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회사가 집중하는 핵심은 은행 페이를 중심으로 QR 기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있다. 비자가 전 세계 은행·카드사와 제휴해 카드 네트워크를 만든 것처럼, 큐뱅은 QR 시대의 ‘비자’를 목표로 한다. 향후 다양한 국가의 페이사들과 제휴해 해외 페이가 한국 가맹점에서 사용되고, 한국 페이가 해외에서도 사용될 수 있는 거미줄 같은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큐뱅이 추구하는 본질이다.
구체적으로는 2027년 3개년 계획에 도달하는 시점에 가맹점 100만 개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회원사도 약 50개 수준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후 2030년에는 최종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2030년은 가맹점 300만개를 달성하는 해다. 현재는 은행을 중심으로 먼저 공략하고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카드, 페이사 등 모든 플레이어에게 개방해 통합 결제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