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AI 혁신의 선결 조건, 보안 역량 재정립 방법은
정부가 최신 AI 기술을 이용해 산업을 혁신하려는 금융권을 향해 규제 완화의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금융 기업의 기술 혁신을 늦추게 했던 망분리 규제 완화 조치가 올해 들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AI 채택을 가로막던 규제가 완화되면서 금융권의 혁신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으로 폭증하는 AI 기반의 사이버 공격에 금융 회사가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도 마련되고 있다. 정부의 새로운 보안 규제 환경에 금융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관심이 높아진다.
장광운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보안전략고문(CSA)은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마이크로소프트 인더스트리 서밋 2026’ 금융 세션 기조연설에서 ‘AI 시대 망 분리 이후의 금융 보안 전략: 에이전틱 시큐리티’를 주제로 발표했다.
장광운 고문은 “2024년 8월 금융 분야 망분리 개선 로드맵 발표와 올해 4월의 전자금융감독 규정 시행세칙의 내부 업무망 SaaS 제도화를 거쳐 내부 업무 망에서의 SaaS 활용이 상시화됐다”며 “지난 5월 보안 목적의 AI 망분리 긴급 완화 정책이 발표되면서 금융 전산망 내에서도 SaaS와 AI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최근 보안 규제 변화를 설명했다.
그는 “망분리 긴급 완화 정책은 보안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향후 금융사의 AI 활용과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취약점 점검, 위협 탐지 분석 같은 보안 목적에 한해서만 비조치 의견서 형식으로 망분리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주는 정책으로, 10개의 금융사가 1차 테스트 대상으로 6월 선정된데 이어 오는 10월 7일 전자금융업자를 포함한 2차 테스트 대상 15개사가 추가 선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참여하는 금융사는 SOC, SOC2, ISO, CS 등에 국내외 주요 보안 인증을 받은 AI나 SaaS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단 망분리 대체 통제를 위한 접속 통제와 단말기 보호 대책 적용을 검토받아야 한다”며 “금융사는 AI를 활용한 취약점 점검 결과를 금융 당국에 보고하게 되고, 관련된 주요한 내용들은 전 금융권에 공유가 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는 1차와 2차 테스트 결과, 추가 수요 등을 검토해 3차 테스트 시기와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나아가 추가적인 망분리 규제 완화와 상시 제도화를 검토하고 있다. 망분리 규제의 전면 해제 검토 논의도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테스트에 선정된 금융회사 입장에서 이 정책은 AI를 빠르고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파격적인 혜택”이라며 “보안 체계를 AI 기반으로 완전히 전면 재구축하거나 고도화할 수 있고, 자산 관리 심사 등의 대고객 서비스에도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금융사와 분명히 차별화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실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규제 기관에서 이례적으로 나온 차등적 제도인 만큼 요구되는 역량은 높다. 당국은 금융 회사의 보안 역량, AI 활용 능력, 망분리 대체 보안 조치 운영 역량 등을 면밀히 검토・심사한다.

그는 “때문에 이 제도에 참여하려는 금융회사는 단순히 특정 AI나 SaaS 도입을 고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로 트러스트를 기반으로 한 기본적인 보안 역량을 강화를 하고 AI 기반으로 보안 체계를 고도화함과 동시에 AI 자체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거버넌스와 보안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시중은행이 최근 AI 기반의 보안 운영을 전면적으로 고도화할 수 있는 전문가 채용에 나서는 등 이미 시장에서는 보안 역량을 입증한 금융회사가 AI 활용 및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향후 금융권 망분리 규제 완화가 본격화되면, 다양한 방식의 AI 에이전트 활용 사례가 금융 회사에서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새로운 보안 과제를 발생시킨다. AI 에이전트의 무분별한 확산,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데이터 유출과 공유 등이 주요 보안 과제로 꼽힌다.
그는 “작년 전 세계 1700명의 데이터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업무 수행에 비인가 AI 에이전트를 사용했다는 답변이 30%였다”며 “이처럼 관리되지 않는 섀도우 AI는 보안 사고로 직결될 수 있으므로, 도입 초기부터 면밀히 에이전트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에이전트들은 직원의 접근 권한을 그대로 갖고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므로, 직원에게 적용되는 보안 통제를 그대로 에이전트에 적용하는 것부터가 통제의 시작이어야 한다”며 “소속된 회사에 몇개의 에이전트가 있는지, 에이전트 생성부터 폐기까지 수명 주기를 관리하고 있는지, 누가 에이전트를 활용할 수 있고, 에이전트가 어떤 자원에 접근하는지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에이전트 통제 솔루션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에이전트365’를 제공하고 있다. 조직 내 모든 AI 에이전트를 파악하고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I 플랫폼 외에 주요 파트너사의 AI 에이전트와 써드파티 에이전트를 SDK로 함께 관리할 수 있고, 네트워크나 기기 단에서 동작하는 비인가 에이전트도 시그널 기반으로 식별 가능하다. 모든 식별된 에이전트는 통합 레지스트리에서 관리되며, IT관리자, 보안조직, 계정관리자 등이 하나의 통합된 데이터베이스에서 AI 에이전트 자산을 관리하게 된다.
그는 “에이전트도 사람과 동일하게 개별적으로 ID와 권한을 부여하고, 정책에 따라 데이터 접근을 통제하며, 그 활동을 모니터링해 이상 행위를 탐지해야 한다”며 “금융권의 경우 규제 및 규정 준수 상태까지 통합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4월부터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소스 기반의 에이전틱 런타임 거버넌스 툴킷을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프레임워크 기반으로 만들어진 에이전트에 실행 환경에서 보안 기능을 적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며 “프레임워크 변경 없이 필요한 통제부터 점진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 에이전트365와 이를 함께 사용하도록 권장한다”고 밝혔다.
이어 AI를 활용한 보안 체계 고도화 방안이 설명됐다. 공격자가 최첨단 AI 기술을 무기로 보안 체계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방어자도 AI를 활용해 방어력을 강화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위해 기존 보안 도구와 전문가가 찾지 못했던 취약점을 발견하고 실제 조치까지 이행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제공한다.
우선 ‘MDASH’란 코드네임의 에이전틱 AI 기반의 취약점 스캔 서비스다. ‘멀티 모델 에이전틱 스캐닝 하네스’의 약자로, 100여개 이상의 AI 에이전트가 소스코드의 취약점을 찾고 탐지하는 검증 시스템이다. 다양한 AI 모델을 혼합해 여러 함수 호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메모리 문제나 비즈니스 로직 오류까지 발견한다. 5월 발표 당시 AI로 취약점을 찾는 역량을 검증하는 ‘사이버짐(CyberGym)’ 벤치마크에서 88.45%를 기록해 앤트로픽의 클로드 미토스 프리뷰와 오픈AI GPT-5.5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그는 “MDASH는 한 두 세대 이전의 모델을 활용했음에도 당시 선두 모델보다 높은 성능을 보여줬다”며 “MDASH는 멀티 모델 방식으로 구축된 하네스 시스템이기에 특정 모델의 변경 시 그 성능 향상을 자연스럽게 확보하게 하며, 현재 사이버짐 점수는 96%까지 확장됐다”고 말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적으로 윈도우 커널 영역의 취약점을 MDASH로 찾았고, 5월 원격 코드 실행처럼 매우 위험한 취약점을 포함한 16건의 취약점 패치를 배포했다”며 “이를 기점으로 최신 AI 기술을 활용해 취약점을 찾는 것에 대한 내부 인식이 많이 바뀌었으며, 이제 윈도우 스택과 CI/CD 파이프라인 전반에 MDASH를 적용했으며, 소스코드뿐 아니라 바이너리 관점의 취약점 탐지 자동화에도 활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발표를 앞두고 있는 2차 망분리 긴급 완화 프로그램 테스트에 신청한 금융 회사 중 5곳이 마이크로소프트의 MDASH를 기반으로 신청했다고 한다.
AI를 활용해 보안 취약점을 찾아낸다고, 보안 강화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실제적인 조치가 적절한 시점에 뒤따라야 한다. 현재의 보안 조직 상황은 여기서 큰 문제를 겪고 있다.
그는 “보안 인력 부족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조사되지 않은 채 방치되는 보안 경고는 41%에 달하며, 방치된 데이터 유출 사고는 평균 60억원의 피해비용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AI 활용 공격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보안 업무는 이미 사람이 감당할 규모를 훨씬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보안 인력을 10%, 20% 더 채용한다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보안 영역의 개별 업무를 AI 에이전트로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불충분하다”며 “보안 담당자에게 주어졌던 단순반복적 업무의 수가 AI 에이전트로 대폭 늘어난다고 해도 실제 보안 역량이 강화됐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보안 운영팀의 개별 작업 단위에서 업무 효율 속도는 분명 빨라질 것이지만, AI 에이전트를 보안 영역에서 활용한다는 궁극적인 목적은 AI 도입 자체가 아니라 AI 기반의 자동화로 AI 속도의 공격을 막는 것이어야 한다”며 “그를 위해 제시할 수 있는 비전은 업무의 단위 자체를 바꾸는 것이며, 달성하고자 하는 보안 성과를 위해 개별 작업의 실행을 에이전트에게 맡기고 사람은 그 성과를 책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같은 비전 하에 ‘프로젝트 퍼셉션(Perception)’이란 보안 시스템을 선보였다. AI 모델, 하네스, 에이전트 등으로 보안 통제를 위한 다양한 시그널에서 컨텍스트를 해석하고, 취약점을 식별해 패치까지 배포하는 사람과 AI의 협력 방어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퍼셉션은 레드팀, 블루팀, 그린팀 등으로 나뉜 AI 에이전트 집단을 갖는다. 레드팀 에이전트는 조직의 시스템에서 치명적인 위험과 취약점을 식별해 블루팀 에이전트에게 전달한다. 블루팀 에이전트는 이를 바탕으로 탐지 규칙을 생성하고 자산 피해 예상 정도를 분석해 그린팀 에이전트에게 제공한다. 그린팀 에이전트는 자산 전반의 실제 취약점이나 문제를 패치해 보안 태세를 강화한다. 각 에이전트는 개별 작동하지 않고, 서로 결과를 공유하고 협력하며 체계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사람은 모든 전략을 검증하고, 결과를 검토하며, 주요 보안 조치를 승인하게 된다.
그는 “프런티어 트랜스포메이션 관점에서 보안 운영자는 시스템이나 업무를 책임지는 단순 운영자에서 AI 에이전트 기반의 업무 시스템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리드하는 오케스트레이터로 진화해야 한다”며 “개별적인 업무, 계정, 데이터 및 클라우드 등의 보안 업무 담당자는 위협을 보안 전략적 관점에서 판단하고 비즈니스 성과와 연계되는 전략 자문가로 발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기존의 보안팀 팀원은 팀장처럼, 팀장은 전략가처럼 보안 업무를 바라봐야 하는데, 이는 쌓아온 전문 영역의 지식과 스킬에서 벗어나 전형적이지 않고 전략적인 업무로 넘어 가야 하는 어려운 과제”라며 “아이러니하게도 프런티어 트랜스포메이션의 완성은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로젝트 퍼셉션의 접근법은 보안 업무 방식과 전략적 관점으로 변화를 수반하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략적 파트너십 하에 일부 조직과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한국 내 기업도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AI 시대의 보안 전략은 AI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돼야 한다”며 “기존의 보안 역량 강화를 통해 AI를 도입하고, 모든 AI 상호작용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하며 통제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함과 동시에 AI를 활용해 새로운 위협을 방어할 수 있는 방어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 시대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텔리전스를 통해 보안을 빠르게 혁신하면서도 그 기반에 보안과 규제 준수라는 신뢰를 함께 제공해 금융회사의 지속적인 AI 혁신을 지원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우용 기자>yong2@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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