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이어 15년 애플 이끈 ‘팀 쿡’ 시대 마감
애플의 팀 쿡 CEO가 15년에 걸친 CEO 임기를 마쳤다. 후임자인 존 터너스 하드웨어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이 9월 1일 공식 취임하면서, 애플은 2011년 스티브 잡스 이후 최대 규모의 경영진 교체를 맞이하게 됐다.
쿡 CEO는 퇴임 당일 아침 전 직원에게 이메일로 고별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이 메모에서 “애플 CEO로서 마지막 날이 언젠가는 올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이 순간이 닥치고 보니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며 “애플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깊이 사랑했던 역할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임자 터너스에 대해서는 “세상을 바꾸는 제품을 만드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데, 존이 바로 그런 사람”이라고 평했다.
쿡 시대, 4조달러 기업가치 열어
쿡 CEO는 2011년 8월 스티브 잡스가 건강 문제로 물러나면서 CEO 자리에 올랐다. 잡스는 1998년 쿡을 영입해 세계 운영 담당 수석부사장으로 애플 커리어를 시작하게 했고, 이후 2005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2011년 CEO 자리를 넘겨받았다.
쿡 CEO 체제에서 애플은 아이폰 이후의 성장 동력을 다각화하는 데 주력했다. 애플워치, 에어팟, 애플페이, 애플TV+, 비전프로 등 신규 제품·서비스 라인업을 잇따라 선보였고, 서비스 부문 매출은 연 1000억달러(약 138조원)를 넘어서며 아이폰에 이은 2대 사업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 기간 애플 시가총액은 4조달러(약 5500조원)를 돌파했다.
쿡 CEO는 앞으로 이사회 산하 경영이사회 의장으로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및 중국 정부와의 관계 관리 등 대외 업무를 계속 맡을 예정이다. 터너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다른 업무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쿡은 야외활동을 늘리고 팜스프링스 별장에서 시간을 보내겠다는 계획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25년 애플 붙밖이, 터너스 CEO
후임자인 터너스 CEO는 2001년 애플 제품디자인팀에 합류한 인물로, 2013년 하드웨어엔지니어링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21년 1월 수석부사장으로 올랐다. 아이패드, 에어팟, 애플워치, 비전프로, 맥의 애플 실리콘 전환 등 애플 주요 하드웨어 프로젝트를 두루 이끌어 왔다.
터너스 CEO는 취임과 동시에 애플 경영진의 대규모 세대교체라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실제로 쿡의 퇴임과 맞물려 필 실러가 앱스토어 및 제품 발표 행사 총괄직에서 물러났다는 소식도 함께 전해졌다. 필 실러는 스티브 잡스 시절부터 애플의 마케팅을 총괄하며 아이폰·아이패드 등 주요 제품 발표를 이끌어온 애플의 대표적인 베테랑 임원이다. 이 밖에도 다수의 베테랑 임원들이 이미 물러나거나 역할을 축소한 상태다.
터너스는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애플 인텔리전스와 지연된 시리 업그레이드를 정상 궤도에 올려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아울러 애플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폴더블 아이폰이 9월 9일 예정된 신제품 행사에서 공개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어, 터너스 체제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