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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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게임’ 부상…게임 이용자 줄었는데 시청은 늘었다

게임 영상 시청이 직접 작품을 플레이하는 것과 경쟁하는 콘텐츠 소비 행위가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게임을 가볍게 즐기던 이용자들이 영상으로 이동하고 남은 이들이 더 오랜 시간 게임을 즐기는 양극화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이에 방송 전후 이용자 지표를 축적하고 지원 기관과 함께 성과를 비교할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방안이 제시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8일 발표한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보고서에서 “(게임 영상) 시청은 구매를 돕는 예고편에서 벗어나 플레이와 같은 시간대를 놓고 겨루는 소비가 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국내외 게임 이용 행태와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세, 작품별 시청 추이 등의 근거를 바탕으로 이러한 주장을 펼쳤다.

코로나19 때와 필적하는 영상 시청

보고서가 인용한 게임·e스포츠 라이브 스트리밍 분석업체 스트림해칫에 따르면 지난해 라이브 스트리밍 시청 시간은 364억 시간에 달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1년 371억 시간에 근접한다. 플랫폼별로는 트위치 192억 시간, 유튜브 게이밍 88억 시간으로 집계됐다. 국내 플랫폼은 SOOP 12억 시간, 치지직 9억9000만 시간으로 나타났다.

게임 영상은 공식 채널 한 곳이 아닌 여러 크리에이터 중계를 통해 소비되고 있다. 스트리밍 데이터 분석업체 스트림스차트는 지난 6월 열린 ‘서머 게임 페스트 2026’의 최대 동시 시청자를 386만1571명으로 집계했다. 당시 행사를 함께 중계한 채널은 6200개를 넘어섰다. 2025년 약 1300개, 2023년 500여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3년 만에 1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게임 영상을 대하는 이용자 태도도 달라졌다. 신작을 구매하기 전 참고하는 자료를 넘어 시청 행위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늘었다. 시장조사기관 민텔은 올해 게임을 하는 18~34세 성인의 80%가 게임 영상 시청이 직접 하는 것만큼 즐겁다고 답했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시청이 홍보를 넘어 하나의 콘텐츠가 됐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이같은 흐름을 근거로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이 커졌고 게임 퍼블리셔의 역할도 바뀌었다고 봤다. 퍼블리셔가 트레일러 제작을 넘어 짧은 영상으로 활용하기 좋은 구간과 중계 채널에 제공할 화면 소재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개발사가 쥔 것은 첫 공개 시점까지며 다음 해석은 크리에이터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작품별로 다른 시청 수명, 구매는 별개

게임 영상의 영향력이 커졌지만 실제 구매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이용자가 영상을 통해 새로운 작품을 발견하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지만 정가를 지불하고 게임을 사려는 이용자는 많지 않았다. 글로벌 광고·마케팅 기업 덴츠와 IGN 엔터테인먼트가 미국, 영국, 호주 이용자 6250명을 조사한 결과 62%가 정가로 게임을 구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플레이 시간이 긴 역할수행게임(RPG)은 영상 시청이 작품 플레이와 구매를 대신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수십시간의 플레이 시간이 필요한 작품도 방송이나 편집 영상을 보면 게임의 내용을 짧은 시간 안에 확인할 수 있어서다. 조작을 익히거나 성장에 필요한 과제를 수행하지 않고도 게임의 핵심을 빠르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파이널 판타지 VII 리버스’ 시청 추이에서 이러한 특징이 잘 나타난다. 스트림스차트 조사 결과 트위치 일간 시청시간이 게임 출시일 160여만시간에서 일주일 후 53만1400시간으로 66.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최대 시청자 수도 12만7100명에서 3만1900명으로 74.9% 줄었다. 방송 채널 역시 4300개에서 2700개로 빠르게 감소했다.

이와 달리 매번 다른 결과가 만들어지는 게임은 오랜 시간 게임 영상 소재로 사용될 수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챔피언 조합과 상대에 따라 경기 양상이 달라진다. 이 게임의 지난해 합산 시청 시간은 19억5000만 시간에 달한다. 포트나이트도 마찬가지다. 이용자제작콘텐츠(UGC)가 계속 더해지면서 시청 시간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RPG라도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면 시청 이후 직접 플레이를 유도할 수 있다. ‘발더스 게이트 3’는 주사위 결과와 동료 구성,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진행 과정과 결말이 달라진다. 방송을 보더라도 자신이 플레이할 때는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다. 게임은 출시 이후 명예 모드, 신규 서브클래스, 모딩 도구 등을 추가해 방송 소재도 공급했다.

게임 이용자 줄고 남은 이들은 오래 한다

보고서는 게임 영상 시청이 부상하는 흐름과 국내 이용자 감소 현상을 두고 “가벼운 이용자는 영상으로 옮겨가고 남은 이용자는 더 오래 머무는 양극화가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서 최근 1년간 게임 이용률은 50.2%로 나타났다.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게임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시간 부족이 44.0%로 가장 많았고 흥미 감소가 36.0%, 대체 여가 발견이 34.9%로 뒤를 이었다. 대체 여가를 찾았다고 답한 1331명 가운데 86.3%는 영상 시청을 꼽았다. 반면 게임을 지속하는 사람들은 달랐다.  PC게임 이용률은 58.1%로 전년보다 4.3%포인트 올랐고 콘솔게임 이용률도 28.6%로 1.9%포인트 상승했다.

영상으로 이동한 이용자는 게임을 실행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작품에 관심을 가진 잠재 이용자일 수 있다. 국내 플랫폼은 SOOP과 치지직에서 약 22억시간의 시청이 발생했지만 이것이 게임 구매와 이용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 보여 주는 공개 자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보고서는 방송의 성과를 판단할 기준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확인할 지표로는 순시청자와 완주율, 위시리스트, 데모 실행, 첫 주 판매량과 환불률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피크 시청자 한 줄로는 방송의 기여를 읽을 수 없다”며 “개발사마다 방송 전후 지표를 직접 쌓아 두고 지원기관이 공통 항목을 함께 집계한다면 개별 사례를 넘어선 비교 기준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정환 기자>yjh@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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