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클라우드가 그리는 소버린 AI, 다음 무대는 ‘사이버보안’
네이버클라우드 김진휘(보안 전략 조직 리더)·성낙호(하이퍼스케일 AI 총괄) 전무 인터뷰
네이버클라우드(대표 김유원)가 소버린 인공지능(AI) 사업의 다음 무대로 사이버보안을 택했다. 해외 프론티어 모델에 휘둘리지 않고, 국가 사이버안보에 필요한 AI를 국내에서 직접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해외 프론티어 모델의 사이버 능력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AI가 취약점을 찾고 공격 경로를 분석하는 수준을 넘어, 여러 도구를 활용해 공격과 방어를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이런 변화 속에서 네이버클라우드는 자체 ‘하네스 엔지니어링(AI 모델이 도구를 사용하고 작업을 수행하도록 주변 시스템과 제어 구조를 설계하는 작업)’을 통해 앤트로픽의 프론티어 모델 ‘클로드 미토스’가 찾았던 오픈소스 취약점을 재현했다. 별도로 미공개 고위험 취약점 29건을 찾아 제보했다. AI가 실제 보안 업무에 투입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직접 확인한 셈이다.
문제는 성능만이 아니었다. 그 AI를 필요할 때 계속 쓸 수 있는지, 국내에서 통제할 수 있는지도 중요해졌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해외 AI 모델의 수출 통제 이슈를 보면서 자체적으로 보안 특화 모델 개발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네이버클라우드의 보안 전략을 이끄는 김진휘 전무는 9일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우리의 보안 정책이나 보안 능력을 해외에 기댈 수는 없겠다고 크게 깨달았다”며, 이를 “주권의 문제”라고 표현했다. 이 문제의식은 네이버클라우드가 추진해온 소버린 AI 전략과도 연결된다.
네이버클라우드의 전략은 정부와도 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지난 7월 국내 보안 환경에 특화한 보안 특화 모델을 확보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보안 특파모)’ 사업을 공모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정부의 공고 전부터 자체 보안 특화 모델 개발을 검토하고 있었고, 공고가 나오자 ‘국가 사이버 안보 역량 내재화를 위한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과제로 제안했다. 이후 네이버클라우드가 주관하는 33개 기관 컨소시엄이 최종 수행팀으로 선정됐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번 사업을 정부의 과제만으로 끝내지 않을 계획이다. 국내에서 통제할 수 있는 보안 특화 모델을 만들고 이를 공공·금융·국가 핵심시설에 적용한다. 국내 보안기업이 가진 현장 데이터와 제품도 모델에 연결한다. 이후 회사의 클라우드 유통망과 AI 데이터센터(AIDC), 해외 소버린 AI 사업까지 확장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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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휘 전무는 2002년부터 사이버텍홀딩스와 넥슨코리아, SK텔레콤 등에서 보안 실무를 맡았고, 2009년부터 약 17년간 국가정보원 국가사이버안보센터에서 국가 정보보안 정책과 공공기관 전산망 보안성 검토 업무를 담당한 사이버보안 전문가다. 올해 4월 네이버클라우드에 합류해 신설된 보안 전략 조직을 이끌고 있다.
성낙호 전무는 하이퍼클로바X 공개 초기부터 모델 개발과 사업화 전략을 이끌어온 AI 전문가다. 현재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을 총괄하며 하이퍼클로바X의 파운데이션 모델과 멀티모달·추론 모델 고도화, 공공 AI 전환 전략 등을 맡고 있다.
“하이퍼클로바X는 방어, 엑사원은 공격”…시작은 투트랙으로
보안 특파모 사업에서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이 만드는 보안 특화 모델은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와 LG AI연구원의 엑사원이라는 두 개의 기반모델을 활용한다. 일단 시작점에서는 역할을 나눈다. 하이퍼클로바X는 방어에, 엑사원은 공격에 무게를 뒀다.
두 모델을 완전히 분리하지는 않는다. 공격 모델이 만들어낸 결과를 방어 모델이 막는 방식으로 서로 성능을 높이고 학습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도 공유한다. 향후 두 모델을 함께 활용하는 앙상블 방식도 열어두고 있다.
성 전무는 “일단은 LG측과 역할을 나눴다”며 “우리는 방어를 담당하고 LG의 엑사원은 공격을 하는데, 공방을 이어가면서 서로 진화·발전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사업기간에는 투트랙으로 특성을 끌어올리고, 이후에는 공격과 방어를 함께 수행할 수 있는 전방위 보안 모델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모델 개발에서 사후 학습 전에 대규모 보안 데이터를 넣는 ‘미드트레이닝’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여기서 핵심인 보안 데이터는 ‘보안 전문가가 실제 문제를 해결한 과정’이다. 예를 들어 취약점을 발견한 뒤 어떤 정보를 확인했고 어떤 도구를 사용했으며, 실패했을 때 다음 경로를 어떻게 찾았는지까지 하나의 학습 데이터로 만든다. 성 전무는 이를 ‘전문가 트레젝토리’라고 설명했다. 트레젝토리는 AI의 강화학습에서 에이전트가 거쳐간 상태와 행동의 연속적인 흐름을 뜻한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가 트레젝토리”라며 “이런 데이터는 인터넷상에 없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보안 지식을 많이 넣는 것보다 실제 전문가가 긴 과정을 거쳐 문제를 해결한 경험을 모델이 학습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후 지도 미세조정(SFT)과 검증 가능한 보상 기반 강화학습(RLVR) 등을 진행한다.
또한 네이버클라우드는 모델과 실제 보안 도구를 연결하는 하네스와 툴체인도 함께 개발한다.
김 전무는 “우리가 만드는 것은 모델만이 아니라 보안 솔루션”이라며 “나온 시스템은 툴체인과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취약점을 찾거나 공격하는 데 사용하는 도구와 침해를 탐지하고 방어하는 데 사용하는 도구가 다른 만큼 공격과 방어에 맞는 툴체인을 각각 구성하고 최종 솔루션에서 연결한다는 전략이다.
하이퍼클로바X는 중간 단계에서 약 3000억개 매개변수 규모를 검토하고 있다. 성능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방어 분야 벤치마크 등을 활용해 측정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글로벌 최상위 범용 모델의 사이버 능력을 그대로 따라잡는 것보다 특정 보안 업무에서 더 큰 범용 모델과 경쟁할 수 있는 특화 모델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성 전무는 모델 성능과 관련해 과거 코딩 특화 모델이 더 큰 범용 모델과 특정 분야에서 경쟁했던 사례를 들었다. 그는 “글로벌 프론티어 모델의 전체 역량과 당장 같은 수준에 도달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보안 분야에 특화된 성능을 집중적으로 끌어올리는 접근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830TB 데이터에 B200 4000장 자체 투입…“보안 전문가 경험을 AI가 흡수”
모델 성능을 가를 또 다른 축은 컨소시엄에 참가한 국내 보안 기업들이 보유한 방대한 ‘보안 데이터’다. 현재 컨소시엄이 확보한 데이터는 약 830테라바이트(TB)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 가운데 약 700TB를 상대적으로 품질이 높은 데이터 후보로 보고 검증하고 있다.
악성코드가 어디에서 유입됐고 내부에서 어떤 행동을 했으며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를 분석한 프로파일링 데이터처럼 일반 인터넷에서 구하기 어려운 자료도 있다. 참여기업 가운데는 악성 인터넷주소와 서버, 인증서, 공격 인프라의 변화 등을 추적한 페타바이트(PB) 규모 데이터를 보유한 곳도 있다.
이런 데이터를 그대로 학습시키는 것은 아니다. 수집한 데이터를 정제하고 공격인지 정상 행위인지 분류한다. 이후 구조화와 토큰화 등을 거쳐 실제 학습 데이터로 만든다. 현재까지 컨소시엄 참여기관 가운데 22곳이 데이터 제공 역할을 맡기로 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자체 엔비디아 B200 그래픽처리장치(GPU) 4000장 규모 클러스터도 모델 학습에 투입한다. 정부가 지원하는 B200 256장은 후학습과 데이터 처리, 참여기업의 실증 등에 활용한다.
김 전무는 “자체 GPU 투입 규모를 약 2000억원에 가까운 자원”이라고 설명했다. 제한된 사업기간 안에 대규모 모델을 직접 학습하려면 자체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기에, 경영진에서 직접 자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국내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의 GPU가 투입되는 셈이다.
네이버클라우드 내부에서는 이미 AI 하네스를 이용한 보안 자동화를 진행하고 있다. 약 10만대 서버의 외부 공격표면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서비스 공개 전후의 취약점을 점검한다. 소스코드에서 새로운 취약점을 찾거나 침해 발생 시 로그와 포렌식 범위를 AI를 이용해 조정하는 방식도 활용한다.
김 전무는 “보안 모델을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네이버 서비스에서 공격과 방어에 AI를 적용해본 경험을 다시 모델 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33개 기관 힘 합쳐 ‘보안 생태계 확장’
이번 컨소시엄에는 네이버클라우드를 포함해 33개 기관이 참여한다. 별도의 업무협약(MOU)이나 협력기관 9곳을 더하면 전체 협력 범위는 42개 기관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참여기관을 ▲데이터 분석·처리 ▲모델 학습 ▲평가·검증 ▲실증·확산 등 4개 워킹그룹으로 나눴다. 향후 정책이나 규제와 관련된 문제를 다루는 거버넌스 워킹그룹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컨소시엄 구성에서는 기업의 크기보다 기술 영역을 먼저 봤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엔드포인트부터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보안관제, 위협 인텔리전스까지 필요한 기능을 먼저 정하고 해당 분야의 데이터를 가진 기업을 찾았다.
김 전무는 “컨소시엄을 구성할 때 보안에 필요한 풀스택을 먼저 정리했다”며 “각각의 역할을 하는 국내 중소 보안기업이 같이 참여하는 것이 산업 생태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참여 보안기업과 교육, 연구기관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데이터를 학습한 국내 모델을 확보할 수 있다”며 “해외 AI 모델에 제품을 연결하는 것과 달리 모델 개발사와 데이터를 공유하고 제품에 필요한 성능을 함께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통도 네이버클라우드가 맡을 수 있다. 완성된 모델을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 AI 에이전트 형태로 보안기업의 제품과 연결하고, 향후 네이버클라우드의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공공과 기업 고객에게 공급하는 방안까지 그리고 있다.
김 전무는 “네이버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CSP)”라며 “하이퍼클로바X와 결합한 솔루션을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의 유통구조에 태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버린 AI가 필요한 시장부터 공급
네이버클라우드가 보안 특파모 사업에서 보는 시장은 일반 소비자들이 쓰는 범용 AI 시장과는 다르다.
성 전무는 보안과 국방을 소버린 AI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실제 필요조건이 되는 대표적인 영역으로 봤다. 해외 AI의 성능이 아무리 높더라도 공급이 중단되거나 이용 조건이 바뀌었을 때 다른 서비스로 바로 옮기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공공과 금융, 국방처럼 망분리와 보안 규제가 강한 곳에서는 외부 AI 서비스를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며 “네이버클라우드는 국가망보안체계(N2SF)와 보안성 검토에 맞춰 구축형으로 모델을 공급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증 대상도 관련 분야에 맞췄다. 금융과 통신, 과학기술, 전력 등 국가 기반시설과 반도체·방위산업·항공우주 분야에서 모델과 보안 솔루션을 시험할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기관과 서비스는 협의 중이다.
사업화는 네이버클라우드가 추진하는 ‘AI 팩토리’ 전략과도 연결된다. 성 전무는 “AI 팩토리는 모델이 토큰을 생산해 공급하는 구조”라며 “보안관제와 위협 분석, 대응처럼 기존 시스템이 처리하던 업무를 AI가 맡기 시작하면 그만큼 지속적인 추론 수요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후 네이버클라우드는 해외로까지 사업을 넓혀간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와 소버린 AI 사업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국내에서 실증을 끝낸 보안기업의 솔루션을 함께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모델과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보안제품을 묶어서 공급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번 정부 사업으로 곧바로 완성된 사업 모델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10개월 동안 우선 모델의 성능과 현장 활용 가능성을 입증하는 데 집중한다. 이후에도 모델을 계속 고도화하고 참여기업과 협력하는 방향을 열어두고 있다.
안전이 중요한 분야인 만큼 보안 모델을 공개하는 방식도 제한을 건다. 모델 자체는 오픈소스로 공개하겠지만 실제 공격에 악용될 수 있는 하네스나 공격형 강화학습 환경까지 모두 열지는 않을 계획이다.
김 전무는 “오펜시브(공격형) 쪽에서 악용될 수 있는 부분들은 과기정통부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가가 통제할 수 있는 AI를 만들면서 그 AI가 새로운 공격 도구로 쓰이지 않도록 공개 범위도 함께 정하겠다는 설명이다.
네이버클라우드에게 보안 특파모 사업은 단순히 정부 과제 하나를 수주했다는 의미에 국한되지 않는다. 해외 모델을 쓰기 더욱 어려운 시장에서 소버린 AI가 실제 대안이 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대다. 사이버보안에서 시작한 소버린 AI가 공공과 국방 등으로 어디까지 확장될지는 이번 사업의 결과에 달려 있다.
다음은 네이버클라우드 김진휘·성낙호 전무와 진행한 공동 인터뷰의 주요 일문일답.
Q. 네이버클라우드는 왜 지금 보안 특화 AI가 필요하다고 봤나.
-김진휘 전무 : 해외 AI 서비스의 수출 통제를 경험하면서 외산 모델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이 컸다. 보안 정책이나 보안 역량을 해외 모델에 맡긴 상황에서 서비스가 중단되면 국가 차원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국가 위기 상황에서도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모델이 있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네이버클라우드 내부에서도 정부 사업이 나오기 전부터 자체 보안 특화 모델을 만들자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후 정부가 사이버 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을 공고하면서 국가 사이버안보 역량을 국내에 내재화하는 방향으로 과제를 제안했다.

Q. 하이퍼클로바X와 엑사원을 공격과 방어로 나눠서 개발하는 이유는?
-성낙호 전무: 모델 자체를 완전히 다른 것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라기보다 역할을 나눠 학습하려는 것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방어 쪽에 조금 더 집중하고 LG는 공격 쪽에 무게를 두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공격하는 쪽에서 나온 결과를 방어하는 쪽이 다시 막아보는 식으로 서로 발전할 수 있다. 학습 데이터도 공유한다. 다만 각 회사가 가진 모델과 데이터가 다르기 때문에 결과가 완전히 같지는 않을 것이다. 향후 앙상블처럼 두 모델을 같이 활용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본다.
-김진휘 전무: 공격과 방어에 각각 더 특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지 하이퍼클로바X는 방어만, 엑사원은 공격만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학습 과정에서 하이퍼클로바X가 공격에 더 강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고 엑사원이 방어에 강할 수도 있다. 사업기간 이후에는 공격과 방어를 모두 할 수 있는 전방위 모델로 계속 고도화할 계획이다.
Q. 모델은 어떻게 만들고, 성능은 어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나?
-성낙호 전무: 단순한 미세조정으로 보면 안 된다. 포스트트레이닝에 들어가기 전에 보안 데이터를 대규모로 넣는 미드트레이닝이 중요하다. 특히 전문가가 실제 문제를 해결한 과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어떤 취약점을 보고 어떤 판단을 했고, 어떤 도구를 썼으며 실패했을 때 다음 단계로 어떻게 넘어갔는지에 대한 긴 해결 과정이다. 우리는 이런 것을 전문가 트레젝토리라고 부른다.
이런 데이터는 인터넷에 거의 없다. 이번 컨소시엄에 보안기업과 전문가가 많이 들어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들의 경험을 AI가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로 바꾸는 것이 관건이다. 이후 지도 미세조정(SFT)과 검증 가능한 보상 기반 강화학습(RLVR) 등을 이어가게 된다.
Q. 글로벌 최상위 모델이나 미토스와 경쟁할 정도의 사이버 역량을 기대할 수 있나.
-성낙호 전무: 글로벌 최상위 범용 모델이 가진 전체 역량을 그대로 따라잡는다고 얘기하면 거짓말이다. 글로벌 프론티어 모델은 사용하는 GPU 규모 자체가 다르다. 다만 특정 분야를 특화하면 훨씬 작은 모델도 큰 범용 모델과 특정 과제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사례가 있다. 초기 오픈AI의 코덱스 같은 코딩 특화 모델이 그런 역할을 했다. 이번에도 범용 수학이나 과학 같은 능력 일부를 포기하더라도 사이버 보안 영역에서 필요한 능력을 집중적으로 끌어올리는 접근이다. 결국 목표는 글로벌 모델의 모든 능력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보안이라는 특정 도메인에서 충분히 경쟁 가능한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김진휘 전무: 중간평가 단계에서도 공격과 방어를 각각 평가할 정량 목표를 잡고 있다. 공격 영역은 사이버짐(CyberGym) 계열 평가를 활용하고 방어 영역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관련 벤치마크 등을 기준으로 성능을 확인할 계획이다.
Q. 모델만 잘 만들면 되는 사업은 아닌 것 같다.
-성낙호 전무: 그렇다. 저희가 만들려고 하는 것은 모델만이 아니라 보안 솔루션이다. 최근 AI 에이전트를 설명할 때 모델과 하네스를 같이 보는데, 보안도 마찬가지다. 공격을 할 때 사용하는 툴체인과 방어할 때 사용하는 툴체인이 서로 다를 것이다. 모델이 어떤 도구를 언제 사용하고 결과를 받아 다음 행동을 어떻게 결정할지까지 같이 설계해야 한다. 결국 실제 결과물은 모델 하나가 아니라 모델과 툴체인이 결합된 시스템이 될 가능성이 크다.
Q. 무엇보다 데이터가 중요할 것 같다. 현재 확보한 보안 데이터는 어떻게 활용하나?
-김진휘 전무: 현재 약 830테라바이트(TB)를 확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약 700TB는 비교적 품질이 높은 데이터 후보로 보고 있다. 예를 들면 악성코드가 어디에서 유입됐고 어떤 행동을 했으며 어떤 결과가 발생했는지 전체 과정을 분석한 프로파일링 데이터가 있다. 이런 자료는 돈을 주고도 구하기 어렵다. 일부 참여기업은 페타바이트(PB) 규모의 데이터도 갖고 있다. 악성 인터넷주소나 서버가 어떤 공격그룹에 의해 사용됐는지, 악성코드가 어떤 경로로 유통됐는지 등의 히스토리 데이터다.
양이 많다고 모두 학습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제와 라벨링, 구조화, 토큰화 등을 거쳐 실제 가치 있는 데이터인지 검증해야 한다. 현재까지 22개 기관이 데이터 제공 역할을 맡기로 했다.
Q. 투입하는 GPU 규모가 상당한데, 네이버클라우드가 직접 4000장을 투입하게 된 계기는?
-김진휘 전무: 네이버클라우드는 자체 B200 4000장 규모 클러스터를 모델 학습에 활용한다. 이 정도 자원이 있기 때문에 제한된 사업기간 동안 대규모 모델을 직접 학습하는 것이 가능하다.
정부가 지원하는 B200 256장은 컨소시엄의 데이터 처리와 후학습, 실증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모델 개발이 어느 정도 끝나면 참여기업이 실제 자기 솔루션에서 모델을 테스트할 때도 필요한 GPU를 지원하게 된다.
B200 4000장은 금액으로 보면 약 2000억원에 가까운 규모다. 회사 입장에서는 엄청난 투자다. 경영진에서도 국가 위기 상황에서 해외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하다는 부분에 공감대가 있었다.
Q. 33개 기관이나 되는 큰 컨소시엄을 구성한 이유는 무엇인가.
-김진휘 전무: 컨소시엄은 네이버클라우드를 포함해 33개 기관이다. 별도로 업무협약(MOU)이나 협력 의사를 밝힌 기관까지 포함하면 42개 기관이 함께하고 있다. 현재 데이터 분석·처리, 모델 학습, 평가·검증, 실증·확산 등 4개 워킹그룹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필요하면 거버넌스 관련 워킹그룹도 추가할 수 있다. 컨소시엄을 만들 때 기업 이름부터 정한 것은 아니다. 엔드포인트부터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위협 인텔리전스까지 어떤 보안 기술과 데이터가 필요한지 먼저 나열했다. 그다음 해당 영역에 맞는 기업을 찾았다.
대형 보안기업 하나가 여러 영역을 모두 담당하는 방식도 가능하지만 각 분야에서 기술을 가진 중소 보안기업이 AI 모델 기업과 같이 성장하는 것이 국내 보안산업 생태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Q. 참여 보안기업들은 실제로 무엇을 얻을 수 있나.
-김진휘 전무: 국내 보안기업들도 AI를 제품에 붙이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그런데 해외 프론티어 모델의 API나 해외 오픈모델은 언제든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정책이 바뀔 수 있다. 반면 국내 모델을 만들고 그 기업이 가진 위협정보와 현장 데이터를 실제 학습에 사용하면 자기 제품에 더 맞는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모델 개발사와 계속 협력해 필요한 성능을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CSP)라는 점도 강점이다. 참여기업이 하이퍼클로바X와 결합해 만든 보안 솔루션을 네이버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에 올릴 수 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별도로 대규모 영업조직이나 유통망을 갖추지 않아도 공공기관이나 기업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다.
Q. 이번 사업은 장기적으로 네이버클라우드의 수익모델과 어떻게 연결되나.
-성낙호 전무: 저희가 이야기하는 것이 AI 팩토리다. 결국 좋은 모델을 통해 토큰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구조다. 지금까지 AI를 사용하지 않았던 보안 모니터링이나 위협분석, 대응 업무가 AI로 전환되면 그 과정에서 계속 토큰을 사용하게 된다. 보안 분야의 AI 수요가 커진다는 의미다. 범용 소비자 AI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과 똑같이 경쟁하는 것과 달리 소버린 AI가 반드시 필요한 영역이 있다고 본다. 보안과 국방이 대표적이다. 그런 시장에서 충분히 좋은 모델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진휘 전무: 국내에서 실증한 보안 솔루션은 네이버클라우드의 유통망에 태울 수 있다. 향후 네이버클라우드가 AI 데이터센터(AIDC) 사업으로 해외에 진출할 때도 국내에서 모델과 연동해 실증한 보안기업과 함께 나가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본다.

Q. 공공이나 국가 핵심시설에서는 어떻게 사용할 수 있나.
-김진휘 전무: 공공은 기본적으로 온프레미스(구축형)으로 가야 한다. 국가망보안체계(N2SF)와 보안성 검토 등 기존 가이드라인에 맞춰야 한다. 금융이나 군, 방위산업도 마찬가지다. 보안 수준이 높고 외부 서비스를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려운 환경일수록 국산 모델을 원하는 수요가 있다. 실제로 “언제 구축할 수 있느냐”는 문의를 받을 정도다.
이번 사업에서는 금융과 통신, 과학기술, 전력 같은 국가 기반시설에서 실증을 논의하고 있고 반도체와 방위산업, 항공우주 분야도 대상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적용 과정에서 규제나 가이드라인과 충돌하는 부분이 나오면 정부와 함께 해결하는 방향이다.
Q. 공격 능력을 갖춘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면 위험하지 않나.
-성낙호 전무: 보안 모델이 일반적으로 잘 공개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모델 자체가 공격 도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모델만이 아니라 하네스와 툴체인이 붙으면 위험성이 더 커진다. 이번 사업기간 안에 완성된 모든 시스템이 그대로 오픈되는 구조는 아닐 것이다. 모델과 함께 사용하는 환경까지 모두 공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김진휘 전무: 모델 자체는 공개하는 방향이다. 하지만 실제 취약점을 익스플로잇하는 하네스나 공격 능력을 강화하는 강화학습 환경은 악용 가능성이 있다. 이런 오펜시브 영역은 과기정통부와 협의해 공개를 제한할 계획이다. 모델을 공개하면서도 공격에 바로 이용할 수 있는 기술까지 모두 공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보고 있다.
Q. 네이버클라우드가 이번 사업에서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성낙호 전무: 소버린 AI가 정말 필요한 영역에서 국내 모델이 충분히 쓸 만한 수준까지 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보안은 그 대표적인 분야다. 보안 특화를 통해 모델의 특정 능력을 높이고, 그것이 다시 코딩이나 긴 문제 해결 능력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기대한다. 사업이 끝난 뒤에도 모델을 계속 고도화할 계획이다.
-김진휘 전무: 모델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고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것이 중요하다. 공공과 금융, 기반 시설에서 실증하고 보안 기업의 제품과 연결해 국내에서 자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후 해외에서도 소버린 AI를 실현할 수 있는 생태계를 같이 만들어 가고 싶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곽중희 기자>god8889@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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