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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쌓인 쏘카의 사고 장면, 자율주행의 교과서 된다

쏘카가 카셰어링 사업을 하며 쌓아온 사고 데이터가 자율주행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로 판매된다. 자율주행 개발 방식이 종단간(E2E) 모델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정상 주행 데이터보다 사고 데이터 같은 ‘엣지케이스’ 데이터가 E2E 모델 학습의 병목이 되고 있다는 쏘카 측의 판단에서다.

쏘카는 향후 자율주행 운행 지역이 늘어날수록, 자사가 쌓은 데이터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쏘카-에이펙스모빌리티의 무기 ‘이상 주행+데이터’

장혁 에이펙스모빌리티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지난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자율주행모빌리티산업대전(AME 2026)’에서 쏘카와 에이펙스모빌리티의 자율주행 데이터 플랫폼 구축 계획을 이같이 밝혔다.

장혁 에이펙스모빌리티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자율주행모빌리티산업대전(AME 2026)’에서 발표하고 있다.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에이펙스모빌리티는 쏘카와 크래프톤이 1500억원을 투입해 설립한 자율주행 합작사다. 쏘카가 카셰어링 사업에서 축적한 차량 관리 역량을 자율주행 차량 운영에 투입해 자율주행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장 CSO는 자율주행 개발이 E2E 방식으로 전환되는 흐름 속에서, 특히 ‘엣지케이스’ 데이터에서 경쟁력을 찾았다.  그는 “룰 베이스 기술에서, 영상과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시켜 하나의 거대한 AI 모델을 만드는 E2E 방식으로 업계가 이동하고 있다”며, “(E2E 모델을 만드는 입장에서) 양질의 공도 주행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데이터,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엣지케이스 데이터를 가장 많이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쏘카의 공도 실주행 데이터와 사고 데이터가 에이펙스모빌리티의 핵심 무기다. 쏘카가 보유한 차량 2만5000대의 하루 주행 규모는 약 110만km다. 이 차량들은 전·후방 블랙박스와 차량 내 설치한 디바이스를 통해 주행 상황과 차량 상태 등에 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장 CSO는 “쏘카 데이터가 가장 좋은 이유는 블랙사고 영상뿐 아니라 사고 시점에 차량이 어떤 위치에 있었고 어떻게 주행했는지, 조향은 어땠는지, 브레이크는 얼마나 밟았는지를 함께 붙여서 알 수 있다는 점이 쏘카가 가진 공도 실주행 데이터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쏘카는 손해사정 목적으로 크고 작은 사고 영상 22만건을 누적 보유하고 있다.

장 CSO는 “사고 영상은 그 상황에서 자율주행차가 안전하게 주행하기 위해 꼭 필요로 하는 데이터”라며 “이미 많이 누적돼 있고, 자율주행차가 학습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사고 데이터가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짚었다.

“익명화부터 레이블링까지”…두 회사의 데이터 파이프라인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자율주행모빌리티산업대전(AME 2026)’에서 쏘카-에이펙스모빌리티 자율주행 데이터 변환 과정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쏘카가 수집한 데이터는 쏘카와 에이펙스모빌리티를 거쳐 학습용으로 바뀐다. 먼저 카셰어링 차량에서 수집한 영상 속 사람 얼굴과 차량 번호판을 탐지해 블러 처리하는 익명화 작업은 쏘카가 맡는다.

이후 에이펙스모빌리티가 블랙박스 영상과 차량 장비에서 수집한 실시간 주행 데이터의 시간을 정밀하게 동기화한다. 여기에 AI 모델로 해당 시점의 정황을 캡션·레이블링해 E2E 모델이 학습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꾼다. 이미 이를 위한 데이터 파이프라인도 마련했다.

또 기존 2만5000대와 별도로, 쏘카 카셰어링 차량에 카메라와 라이다, 레이더를 추가한 센서킷을 부착해 자율주행 AI가 학습할 고해상도 주행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최대 10대를 시범 운행하고, 내년에는 센서킷 부착 차량을 100대로 늘려 서울과 수도권 주요 도로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에이펙스모빌리티는 자율주행 운행 지역이 넓어질수록 이 데이터의 값어치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주행 기업이 자체 시범 차량으로 모으는 데이터는 운행 허가를 받은 구역 안에 갇혀 있다. 구역을 넓히려면 그 구역의 주행·사고 데이터가 먼저 필요하다. 그런데 아직 다니지 않은 곳의 데이터를 스스로 만들 방법이 없다. 차량도 부족하다. 반면 쏘카 차량은 이미 전국 곳곳을 다니고 있기 때문에, 이 데이터를 수집하기 용이하다는 주장이다.

에이펙스모빌리티는 가공한 데이터를 완성차 제조사(OEM)·자율주행 기업에 판매할 계획이다. 장 CSO는 “E2E 자율주행 모델을 완성하려면 대규모 차량 플릿, 차량 데이터 수집 역량, 그리고 수집한 데이터를 모을 중앙집중형 데이터 파이프라인이 필요하다”며, “OEM, 플랫폼, 자율주행 기업들이 각각을 갖고 있지만, 쏘카가 15년간 쌓아온 인프라가 자율주행 데이터 비즈니스에 투입되면 한국에서 로봇택시가 더 빠르게 돌아다니는 데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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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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