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AI’에 뛰어든 기업들
전 국민이 무료로 쓸 수 있는 국산 AI 챗봇을 만드는 ‘모두의 AI’ 사업 공모에 SKT·KT·카카오·이스트소프트가 각각 컨소시엄을 꾸려 도전장을 던졌다. LG유플러스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가 카카오에 합류하면서, 통신3사 모두 이 사업에 도전한다.
일정이 촉박한 ‘모두의 AI’ 프로젝트에 통신3사와 카카오가 모두 뛰어든 배경을 두고, IT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이 ‘대표 AI 서비스 기업’ 이미지를 만들려는 시도라고 본다.
모두의 AI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8일 ‘모두의 AI’ 사업 참여 사업자 공모 결과, 총 6개 사업자가 지원안을 냈다고 밝혔다.
이중 SKT·이스트소프트·카카오·KT 4사가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했다. 카카오 컨소시엄에는 LG 계열사가 전부 이름을 올려 사실상 통신3사 모두 ‘모두의 AI’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모두의 AI는 소버린 AI 기조 아래에서 비용 부담‧이용량 제약 없는 AI 챗봇과 공공 AI 에이전트를 만들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취지에서 출발한 사업이다. AI 활용 격차가 사회·경제적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자는 의도다.
이 떄문에 프로젝트 조건도 까다롭다. 대국민 서비스 접점을 가진 민간 기업 주도로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기준에 부합하는 국산 AI 모델을 50% 이상 활용하는 한편, 서비스 기업 모델 외 타사의 국산 AI 모델도 30% 이상 활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대국민 서비스 접점을 가진 통신사와 카카오톡 운영사 카카오 등이 주관기업으로 참여했다 .
SKT ‘가장 넓은 밸류체인·협업사’
이번 프로젝트가 가장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진 SKT는 가장 폭 넓은 협업사와 주관사 중 유일하게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2차 예선에 통과한 자사 모델을 강조하고 있다.
SKT 컨소시엄은 SKT 포함 총 20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해 가장 폭넓은 컨소시엄을 꾸렸다. 특히 자사 모델 ‘에이닷엑스(A.X) K2’와 AI 데이터센터, 약 2250만 이동통신 회선 등 자체 AI 생태계를 가장 뚜렷하게 갖췄으며, 서비스-모델-인프라 측면에서 협력분야별 역할을 명확히 나눴다.
구체적으로 보면, 사업을 총괄하는 주관 기관 SKT는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을 제공하는 한편, 범용 챗봇 및 공공·특화 에이전트 구현에 앞장선다.
특화 AI 에이전트 측면에서는 ▲라이너▲ 페르소나AI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채널코퍼레이션▲ 알프레드 ▲한국세무사회전산법인이 손을 보탰다. AI 모델과 인프라 측면에서 ▲노타 ▲셀렉트스타 ▲에이투시스가 SKT 컨소시엄에 이름을 올렸다.
SKT가 강조하는 건 자체 개발 LLM인 ‘에이닷엑스(A.X) K2’로, 컨소시엄 주관사 중 유일하게 3차 평가 진출이 확정된 모델이다. 다만 타사 국산 모델 30% 요건에 맞춰 어떤 모델을 활용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라이너 등 참여사 전문 모델을 함께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SKT는 대화, 검색·요약, 문서·이미지 분석, 일정 관리 등을 지원하는 AI 챗봇을 시작으로 실제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AI 에이전트까지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협업할 생활 전 영역을 아우르는 서비스 기업도 참여 컨소시엄 중 가장 폭넓게 마련했다. ▲금융·결제의 신한카드·하나카드 ▲모빌리티의 티맵모빌리티 ▲콘텐츠·미디어의 SK브로드밴드▲ 교육의 엘리스그룹▲ 의료·헬스케어의 굿닥·사운더블헬스▲ 보험의 해빗팩토리다.
LG와 함께 가는 카카오
카카오톡 이용자만 5000만에 달하는 접근성과 대규모 트래픽 경험을 무기로 내세운 카카오는 독자 AI 모델 등을 보유한 LG와 손잡았다. ▲LG유플러스 ▲LG AI연구원 ▲LG전자 ▲LG CNS 4사가 컨소시엄에 이름을 올렸다.

LG 계열사는 이번 컨소시엄에서 AI 모델부터 실증, 디바이스 등 다양한 측면에서 카카오와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먼저 카카오는 자체 개발 모델 ‘카나나(Kanana)’와 LG AI연구원의 ‘K-엑사원(EXAONE)’ 두 모델을 함께 쓰는 구조를 택했다. 독파모 평가 대상이 아닌 카나나만으로는 50% 요건을 채우기 어려운 카카오가 엑사원으로 조건을 메운 구조다
LG AI연구원은 K-엑사원 제공과 고도화, 안전성 검증을 담당하며, LG전자는 가전과 디바이스 연동을 맡고, LG CNS는 공공 시스템·데이터 연계와 시스템 통합을 담당한다.
카카오는 “카카오의 폭넓은 이용자 접점을 기반으로 AI 활용 진입 장벽을 낮추고, LG유플러스를 포함한 참여사들의 기술 역량을 통해 실제 대규모 이용 환경에서 서비스 완성도를 검증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컨소시엄은 생활 서비스 가운데 의료·금융·교육·돌봄에 초점을 맞췄다. 의료 및 돌봄 영역에서는 ▲서울대학교병원 ▲루닛이 건강 특화 AI 모델의 적정성과 품질을 검증하고, ▲원더풀플랫폼이 시니어케어 AI의 고령층 접근성 및 안전성 검증을 맡는다. 금융·세무 및 고용 분야에서는 ▲신한은행 ▲자비스앤빌런즈 ▲웍스피어가 이름을 올렸다.
AI 모델·커머셜 서비스 대거 붙인 KT
KT는 독파모 프로젝트에 참여한 AI 모델 개발사들과 서비스 기업을 대거 확보했다.
KT 컨소시엄에는 LLM 개발사로 ▲업스테이지 ▲모티프테크놀로지스 ▲NC AI ▲액션파워 등이 참여했다. AI 인프라 영역은 래블업, 리벨리온, 베슬AI코리아 등이 역량을 보탠다.
업스테이지가 독파모 3차 예선에 진출한 만큼, 요건에 맞는 모델은 업스테이지의 솔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KT 측에서는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KT 컨소시엄 경우, 검색과 쇼핑 등 생활 서비스 관련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구체적으로는 ▲다음 ▲솔트룩스 ▲무신사▲ 직방 ▲커넥트웨이브 ▲매스프레소 ▲EBS ▲BC카드 ▲딥서치 등이다.
‘알비서’ 내세운 이스트소프트
이스트소프트는 상반기부터 준비해온 AI 에이전트 ‘알비서’를 내세워 ‘모두의 AI’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복잡한 개발 환경 구축이나 별도의 전문 설정 없이 누구나 웹·모바일·PC 등 다양한 환경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영역별로는 메가존이 인프라 구축과 모델 서빙을, 슈어소프트테크가 AI 안전성 및 품질 검증을, 비드래프트가 AI 모델 성능 최적화와 경량화를 담당한다.
또 포털 줌을 운영하는 이스트에이드가 AI 검색과 확산을 지원하고, 공공 영역 에이전트는 와이즈넛이, 문서 기반 에이전트는 폴라리스오피스가 맡는다. 대국민 AI 활용과 스타트업 생태계 확산은 한국생산성본부가 책임진다. 서비스와 기술 영역에서도 마이리얼트립과 그 자회사 AICX, 포잉, 이큐포올, 포텐셜랩스, 컴투스홀딩스, 라온시큐어,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AICA), 지역 대학이 협업할 예정이다.
이스트소프트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K-엑사원(EXAONE)’ 모델을 중심으로 활용한다. 회사는 앞서 에이전틱 AI 앨런과 포털 줌 AI 검색 등에 엑사원을 적용했다.
이스트소프트 또한 카카오처럼 알툴즈, 알약 등 국민 소프트웨어와 포털 줌 등 대규모 국민 서비스를 장기간 운영한 경험을 내세운다. 또 에이전틱 AI ‘앨런(Alan)’과 실시간 대화형 AI 휴먼 ‘페르소 인터랙티브(Perso Interactive)’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운영한 경험도 강조했다.
회사는 운영 중인 서비스 접점을 활용해 ‘알비서’를 빠르게 확산하고, 다양한 전문 AI 에이전트와 국내 AI 기업의 서비스를 연결하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어떤 기대 효과 보나
‘모두의 AI’에 참여한 기업들이 기대하는 건 AI 기업으로의 이미지다. 업계 관계자들은 GPU 지원보다 국내에 아직 없는 대표 AI 서비스 기업 자리를 선점하는 데 무게를 둔다고 입을 모았다.
‘모두의 AI’ 프로젝트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 기업 관계자는 “국내에서 AI 관련 유사한 사업을 하고 있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사가 ‘모두의 AI’에 참여하자 같은 분야의 기업 또한 공격적으로 뛰어드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IT 업계 관계자 또한 “국내 대표 AI 서비스 기업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소버린AI를 강조하는 정부 주도로 한국 대표 AI 기업 이미지를 홍보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금전적인 지원 또한 유인 요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8월 내 2~3곳을 선정해 서비스 출시까지 엔비디아 GPU인 B200 512장을 지원하고, 내년도는 전 국민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사업비를 정부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참여 기업의 또 다른 관계자는 “독파모에 비해 프로젝트 이점이 선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GPU외 금액 지원이 두 번째 동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사실상 선행 프로젝트였던 독파모 프로젝트의 컨소시엄과는 다른 기업을 선택한 기업들도 눈길을 끈다. ‘모두의 AI’ 프로젝트가 컨소시엄을 모을 수 있는 기간이 짧았기 때문이다. 주관사들이 1차 서류 평가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는 기업부터 서둘러 확보하면서 진용이 급하게 짜였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현재 프로젝트 진행 속도가 빨라, 경쟁 PT가 코앞인 만큼, 컨소시엄 기업들은 전략을 다듬는 데 모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주관사 일부는 이번 사업에 향후 미래 전략 방향성이 달려있다고 보고, 경쟁 PT 준비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서류 평가 이후 8월 말 경쟁 PT가 진행될 예정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