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플랫폼 생존 전략은 자체물류”
“자체물류(OD)는 일부 기업의 선택이 아니라 라스트마일(최종 배송 구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플랫폼 전반의 생존 전략입니다.”

최자영 한국유통학회 회장 및 숭실대학교 경영대학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는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6년 한국유통학회 7월 유통포럼: AI시대, 음식점과 이용자가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배달 생태계 전략’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유통학회는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춰 음식점과 이용자가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배달 생태계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포럼을 주최했다.
과거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의 핵심 기능은 소비자와 식당을 단순 연결하는 주문중개(MP) 방식이었다. 배달 시장이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소비자들이 조리 이후 배달까지 걸리는 속도와 음식·배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한 업체의 대응 능력을 중시하면서, 배송 전 과정을 플랫폼이 직접 통제하는 OD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이성호 국립한밭대학교 융합경영학과 교수는 미국 배달 플랫폼 시장 주도권 이동 사례로 후발주자 도어대시가 선발주자 그럽허브를 추월한 결과를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이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비용 절감을 위해 주문 중개 사업에 집중했던 선발주자 그럽허브는 물류 과정을 직접 운영하며 OD를 앞세운 도어대시에 2019년 1위 자리를 내줬다. 2024년 12월 기준 두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도어대시 62.7%, 그럽허브 6.2%로 격차가 10배가량 벌어졌다.
그는 “도어대시와 그럽허브의 사례는 플랫폼이 배달 품질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며 “OD·배달 도입 및 확대 여부가 시장에서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OD 인프라가 미비한 지역의 경우 무리하게 전환시킬 필요 없이 기존 전문 업체들과 배송 데이터를 일부 공유하는 등 유연한 정책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이 참여한 종합 토론에서도 OD 전환이 가져올 생태계 전반의 파급 효과를 다뤘다. 이날 토론에는 한상린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안승호 숭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옥경영 숙명여자대학교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이현규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주제 발표를 진행한 이 교수도 참여했다.

토론에서 옥 교수는 “배달 플랫폼의 OD는 모든 서비스 프로세스에 대한 대응을 통합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긍정적인 소비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소비자가 배송 지연이나 품절 등의 불편을 겪을 때 플랫폼이 나서서 명확한 창구 역할을 수행한다면 불만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다고 짚었다.

플랫폼이 배달을 직접 맡으면서 소상공인이 배달 인력과 배달망을 별도로 구축하지 않아도 돼 비용 부담과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현규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OD는 음식이나 배달에 문제가 생기면 배달 플랫폼에서 책임지고 소비자에게 보상을 해주기 때문에 점주분들은 음식만 잘하면 된다”고 말했다. 배달원을 직접 고용하기 어려운 1인 식당 등 소규모 업체도 대형 플랫폼의 OD를 활용해 배달 상권에 쉽게 진입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 변호사는 배달 플랫폼을 향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자사 우대 제재 가능성에 대해서는 처분 사례가 전무하다며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는 “대표적으로 네이버 쇼핑의 자사 우대 사건이 있었지만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됐기 때문에 해당 법리로 처분이 된 것은 전 세계에 하나도 없다”고 단언했다.

반면 과도한 규제나 정부 개입보다는 경쟁 자체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승호 숭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모든 문제의 진정한 원인은 치열한 경쟁에서 비롯된다”며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이나 지원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현상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국내 배달료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이유 역시 치열한 시장 경쟁 덕분이라는 점을 되짚었다.

한상린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토론을 마무리하며 “소비자 입장에서 어떤 좋은 점이 있고 아닌 점이 있는지 소비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플랫폼 간의 배송 속도 경쟁이나 수수료 갈등을 논의할 때 무엇보다 최종적으로는 소비자 편익이 제도의 최우선 기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원민 기자>wmkim627@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