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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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바크가 밝힌 ‘아크 레이더스’ AI 활용 비화…“쓰기 쉬운 도구가 중요”

“아무리 정교한 머신러닝 시스템을 개발하더라도, 실무자들이 화살표를 그리고 싶어 한다면, 가장 먼저 화살표 그리기 기능부터 제공해야 합니다.”

마틴 싱-블롬(Martin Singh-Blom) 엠바크 스튜디오 ML 연구원이 16일 성남시 분당구 넥슨 사옥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2026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에서 한 말이다.

이 발언은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한 미션 분석 도구의 도입 과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싱-블롬 연구원은 자사 AI기획팀이 거창한 텍스트 AI 분석 도구보다 단순한 시각화 도구를 택한 이유를 소개하며, 그 배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엠바크 스튜디오는 작년 말 ‘아크 레이더스’를 출시했다. 게임 안에는 수백개의 미션이 존재한다. 이 미션들은 소설책처럼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페이지까지 정해진 순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사용자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미션A 완료 후 미션B로 이어지거나, 전혀 다른 미션C로 갈라지는 등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힌 구조를 가진다.

순서가 복잡하게 갈라지다 보니 때 앞뒤가 맞지 않는 오류가 자주 발생했다. 수많은 경우의 수를 기획자가 일일이 글로 읽어보고 꼬인 부분을 찾아내는 작업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에 그가 속한 연구팀은 방대한 분량의 미션과 대본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자동으로 찾기 위해 오픈AI 챗GPT를 기반으로 LLM 분석 도구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LLM 분석 도구를 기존에 사용하던 문서 작성 프로그램 노션과 연결했다. LLM 분석 도구가 게임 미션과 대본을 읽고 전체 이야기 맥락을 학습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연구팀은 LLM 분석 도구를 가상의 사용자로 지정해 무작위 순서로 게임을 시뮬레이션하도록 만들었다. 이전 미션에서 사망 처리된 상인 캐릭터가 다음 미션에 멀쩡히 등장하는 오류 등, LLM 분석 도구는 이야기 전개상의 다양한 모순을 찾아냈다. 사람이 직접 읽지 않아도 분석 도구가 게임을 대신 플레이하며 이야기의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을 검출했다.

미션 구조가 갈수록 복잡해지자 기획팀은 LLM 분석 도구 사용을 전면 중단했다. 글씨로만 가득 찬 노션은 시각적인 화살표를 그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하얀 바탕에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화이트보드 도구인 ‘미로(Miro)’로 모든 데이터를 옮겼다.

싱-블롬 연구원은 “기획팀에게 당장 필요했던 것은 인공지능의 뛰어난 문장 분석력이 아니라, 미션과 미션 사이의 복잡한 연결 관계를 시각적인 화살표로 쓱쓱 그어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었다”며 “노션은 오직 글자만 입력할 수 있어 화살표를 그릴 수 없었기 때문에 미로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기획자 입장에서는 수많은 글을 읽는 것보다 화살표로 전체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작업 환경이 효율적이다. 연구팀은 기존 LLM 분석 도구에 기획자들이 원하던 화살표 기능을 추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스핀들(Spindle)’이라는 도구를 만들었다. 

싱-블롬 연구원은 “스핀들에 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화살표를 그리는 기능을 넣자 기획팀이 다시 도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알고리즘 모델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실무진이 쓰기 불편하면 전혀 소용이 없다”며 “신기술을 도입할 때 노력의 절반 이상은 실무자의 실제 작업 방식을 관찰하고 그에 맞는 편안한 작업 환경을 만들어 주는 데 써야 한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원민 기자>wmkim627@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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