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차·자주포 잇는 K방산 드론 스타트업, 니어스랩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의 풍경이 달라졌다. 러시아의 샤헤드 드론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의 전력망과 발전소를 밤마다 두드렸고, 우크라이나는 해상 드론으로 흑해의 러시아 군함을 격침시켰다. 탱크와 전투기가 전장을 지배하던 시대가 끝나고, 드론이 현대전의 핵심 무기로 떠올랐다.
문제는 비용이다. 수백만 원짜리 드론을 수억 원짜리 미사일로 격추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드론 공격이 막혀도 이익이어서 공격하는 쪽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비대칭 구도다. 기존 방어 체계가 아닌 드론 공격을 막을 새로운 방어 체계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국내 스타트업 니어스랩은 이 문제를 ‘드론으로 드론을 잡는다’는 발상으로 풀고 있다. 니어스랩은 풍력 발전기 점검용 자율 드론 솔루션으로 출발해, 현재는 방산 시장에 본격 진출한 ‘피지컬 AI’ 전문 기업이다. 피지컬 AI란 소프트웨어 지능을 실제 물리적 기계에 내재화해 자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게 만드는 기술로, 최근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차세대 AI의 핵심으로 강조하며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최재혁 대표는 “젠슨 황이 코멘트 하기 전부터 니어스랩이 해왔던 것들”이라며 “덕분에 지금은 설명하기 편해진 상황”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카이스트 항공우주 전공 선후배로 구성된 창업팀이 10년 넘게 하드웨어와 AI를 함께 설계해온 결과다.
지난 2월 25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리는 ‘드론쇼코리아(DSK) 2026’ 현장에서 최 대표를 만나 니어스랩이 가고 있는 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 니어스랩은 원래 드론으로 풍력발전소 점검 등 시설 관리하는 비즈니스를 하다가 방산에 뛰어든 지 2년 정도 됐습니다. 지금 집중하고 있는 제품이 뭔가요?
카이든과 자이든, 두 가지입니다. 지금 드론 공격이 워낙 많잖아요. 기존의 아이언돔 같은 방어 체계는 너무 비싸요. 비싼 미사일을 쏴서 저렴한 드론을 맞추고 있는 거예요. 그 비용의 비대칭성 때문에 어려웠는데, 저희는 드론 공격을 더 싸게 막을 수 있는 요격 드론 카이든을 만든 겁니다. 기존 아이언돔 같은 방어 체계에 붙여서, 미사일 공격은 요격 미사일로 막고, 드론 공격은 카이든으로 막는 식입니다.
– 수비는 카이든으로 하면, 자이든은 어떤 역할인가요?
저희는 수비와 공격 둘 다 하고 있습니다. 자이든은 한 명의 운영자가 10대 단위로 드론 군집을 운영할 수 있게 만든 공격 드론입니다. 한 대에 임무를 주면 10대를 데리고 다니면서 공격을 해요. 조정하는 게 아니라 임무를 부여하고 지휘하는 형태라서, 여러 군집을 한 번에 운영할 수 있습니다. 적어진 병력으로도 훨씬 더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거죠.

– 공격할 때 드론 조종수가 일일이 조종하지 않는다면, 자율로 알아서 움직이고 공격하는 건가요?
지휘관이 부대를 통솔하는 관점과 비슷합니다. 대략적인 임무를 부여하는 거예요. 어떤 지역에서 어떤 위협을 제거하거나, 빠르게 정찰하면서 상황을 알려달라는 식으로요. 설정에 따라서 적이 발견됐을 때 통신이 끊긴 상황에서도 바로 공격하고 임무를 완수할 수 있고, 아니면 승인을 기다렸다가 실행하게 할 수도 있어요.
– 미션을 주면, AI가 판단하고 실행을 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AI 에이전트 같은 거네요.
정확합니다. 피지컬 AI를 엣지에 담아서, 에이전트로서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오게 만드는 것, 그게 저희가 제일 잘하는 부분입니다.
– 풍력 발전 점검 드론은 사진을 찍는게 목표잖아요. 반면 방산 드론은 공격이나 수비를 하는 건데, 본질적으로 다른 게 아닌가요?
저희는 본질적으로 같다고 봅니다. 풍력에서도 사진을 잘 찍기 위해 사람이 조종하는 게 아니에요. 발전기가 어떻게 서 있고 돌풍이 불었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 조금 놓친 게 있으면 다시 가서 찍고, 이런 것들을 통신 없이도 스스로 진행해 왔어요. 결국 조정이 아니라 지능이 담기고, 거기서 성능이 나오는 거죠. 임무만 주면 AI가 알아서 완수하고 돌아오는 구조, 방산도 똑같습니다.
– 나라마다 시스템과 운영 교리가 다를 텐데 어떻게 대응하나요?
그거를 잘 가져가는 게 스케일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풍력할 때는 지멘스, 베스타스 같은 거대한 에너지 기업들의 ERP와 연동하는 걸 많이 해왔는데, 그 노하우가 지금 방산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어요. 모델 자체보다 얼마나 적응력 좋게 해당 국가의 고유 데이터를 우리 성능으로 만들 수 있는가, 그 단련이 되어 있는 겁니다.
– AI는 오류 가능성이 있잖아요. 잘못된 판단은 돌이킬 수 없는 파장을 낳을 것 같아요. 민간을 공격한다든지, 아군을 격추한다든지.
그래서 카이든의 경우, 탐지 레이더가 적 드론을 발견하고 발사해서 쫓아가 요격하는 것까지는 자동화돼 있지만, 마지막 요격 직전 단계에 사람이 승인하는 과정을 넣어놨습니다. 드론이 공중에서 보고 있는 화면을 보고 한 번 더 승인하는 거예요. 최종 공격의 결심은 사람이 하게끔 게이트를 만들어 놓은 거죠. 사용해 보고 검증되고 자신감이 생기면서 이 게이트들이 하나씩 줄어들 겁니다.
– 사람이라는 게이트웨이 때문에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겠네요?
그럴 수도 있죠. 그래서 얼마나 시간이 남았는지, 얼마나 빨리 가서 판단의 시간을 확보해 주느냐, 그런 것들을 저희가 잘 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서 드론 전쟁이라는 얘기도 많이 하던데, 거기서 쓰이는 게 이런 기술인가요?
사실 우크라이나는 이렇게 고급 기술을 많이 쓰지 못했어요. 절대적인 물량이 필요했고, 사람이 조종하는 드론에 수류탄 달아서 잘 날리는 사람이 전쟁 영웅이었던 거예요. 저희가 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은 그 체계 자체를 바꾸는 거예요. 병사 100명이 드론 10만 대를 운영할 수 있는 체계를 고민하는 나라들이 저희 고객입니다.
– 북한에서 우리 쪽으로 넘어온 드론도 있고, 우리 드론이 넘어가서 정치적 문제가 되기도 했었는데, 이런 드론들과 니어스랩의 드론은 다른 건가요?
그런 드론은 사람이 조종하거나, 그냥 GPS 정보만 따라가는 거예요. 눈 감고 경로만 따라가는 거라 GPS 교란, 즉 재밍(Jamming)을 하면 어디로 갈지 모르는 상태가 될 수 있어요. 비교적 방어가 쉬운 편이죠. 반면 저희 자이든은 정해진 경로로 가는 게 아니라 가서 스스로 판단하기 때문에, 통신이 끊기든 GPS가 끊기든 영상으로 확인이 되면 공격할 수 있어요.

– 해외에서 성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수출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제일 큰 딜은 단일 건으로 천만 달러입니다. 환율이 올라서 140억 원 정도 됩니다. 현재 저희가 집중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 아랍에미리트, 싱가포르, 우리나라예요. 단순히 드론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기존 군 체계에 연동하고 통합해서 장기 전력화 계획 안에 제품군이 포함되게 만드는 과정들이 함께 있습니다.
– 방산이라는 영역은 사람 목숨에 관련된 산업이고, 정치적으로도 민감한데, 이쪽에 진출하면서 고민은 없으셨나요?
결국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 없으면, 공격할 수 있는 자가 비대칭성을 극단적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어요. 뭔가를 터뜨리고 죽이고가 아니라, 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 우리 기술이 쓰일 수 있다는 관점을 많이 봤습니다. 또 역사적으로 우주·군수 산업에서 검증된 기술이 민수로 내려오는 경우가 훨씬 많았어요. 방산에서 한 단계 올라가면 다시 민수 니즈로 순환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 경쟁사는 어디라고 보면 되나요?
저희가 양산만 하는 드론 기업이면 경쟁사가 많겠지만, 피지컬 AI로 뾰족한 문제를 푸는 데서는 드론 간의 경쟁이 아니에요. 드론이 없을 때 했던 방법, 즉 미사일과의 경쟁입니다. 1000만원짜리 드론을 1억원짜리 미사일로 막았는데, 이제는 더 싸게 막을 수 있다는 걸 검증해 나가는 거예요. 국내에도 이런 요격 성능을 갖춘 곳이 없고, 해외에서도 저희가 앞서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오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격차를 어떻게 벌려 나갈 거냐가 가장 큰 숙제예요.
– 올해 IPO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IPO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나요?
기술성 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그 평가를 기반으로 지금까지 성과들을 정리해서 올해 상장할 수 있는 절차들을 밟아가고 있습니다.
– IPO로 조달한 자금은 어디에 쓸 계획인가요?
지금 만들어놓은 기술적 격차를 어떻게 더 벌릴 것인지, 그리고 전력화가 이루어졌을 때 현지화와 인프라 투자에 쓰일 것 같습니다. 공모 자금과 기업 평가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 가속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어요.
– 말씀 감사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