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 AI 시대 ‘법적 리스크’ 미리 대비해야”
최근 ‘인공지능(AI) 기본법’이 시행된 가운데, 게임 업계도 빠르게 규제 준수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I 기본법이 진흥과 규제를 함께 담고 있지만, AI 기술이 제도권 안으로 편입되는 과도기적 시기인 만큼 규제의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게임 업계 특수성을 고려한 법 적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27일 한국게임미디어협회가 주최하고 한국게임기자클럽과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이 공동 주관한 ‘2026 게임산업 전망 신년토론회’가 서울대학교 LG경영관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게임산업이 국가 전략 산업으로 도약할 중요한 시기에 업계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핵심 이슈를 논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토론회는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의 개회사로 시작됐다. 유 교수는 “단순한 토론회를 넘어 2026년 게임산업이 함께 고민하고 설계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AI 규제 및 진흥이 게임산업에 미치는 영향’, ‘2025년 게임 이용 시간 감소가 2026년에 시사하는 것’ 등 게임업계 주요 현황을 담은 발표가 진행됐다.
첫 번째 주제는 전성민 가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가 맡았다. 전 교수에 따르면 게임 업계는 상당수 생성형 AI를 활용 중이다. 이미 생성형 AI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 중인 업체가 과반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가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콘셉트 아트, 3D 모델링, NPC 대화 등 일부 분야에서 분명한 생산성 향상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성형 AI 사용이 늘어나면서 업계가 짊어져야 할 법적 리스크도 커졌다는 설명이다. 비용 절감과 ‘컴플라이언스 코스트'(Compliance Cost, 규제 준수를 위한 비용)이 함께 늘어난 것이다. 전 교수는 “AI 저작권 침해에 따른 분쟁 가능성, 데이터 프라이버시 이슈가 나타날 수 있다”며 “법적 리스크가 커지고 규제 대응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한국과 미국은 사람이 관여하지 않은 AI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일을 하다 보면 누군가 프롬프트로 만든 건지 그렇지 않은 건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또 “게임 회사들은 이런 부분에서 발생할 법적 분쟁을 미리 준비해야 하고, 콘텐츠 저작권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게임 업계를 위한 제언으로 ‘리걸 테크(Legal Tech)로서의 게임 개발’, ‘균형 잡힌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게임사는 리걸 테크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며 “지적재산권(IP)나 업무 문제로 법적 이슈가 발생할 수 있으니, 이를 미리 준비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 교수는 게임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게임 특화 AI 기술을 제한된 환경에서 테스트하고 데이터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기존 경직된 등급 분류 체계 한계를 지적하며 게임물관리위원회(GRAC) 등급 분류를 AI 콘텐츠에 맞게 유연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화연대 집행위원인 이종임 박사는 최근 게임 이용률이 줄어든 이유에 대해 분석하고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를 보면 국내 게임 이용률은 지난 2022년 74.4%에서 지속 줄어들어 지난해 50.2%까지 감소했다. 이 박사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미디어 이용 환경의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고 봤다.
이 박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가 비상식적으로 온라인 중심 삶이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팬데믹 이후에는 실외 활동이 많이 늘어나고 게임을 대체하는 요소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최근 쇼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청이 늘어나고 게임만 줄 수 있었던 창작과 같은 경험이 AI를 통해 가능해지면서 게임 이용률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단 이를 게임 핵심 이용자층이 줄어든 것으로 판단하긴 이르다. 이 박사는 “코어 게임 이용자는 거의 비슷할 것”이라며 “데이터를 보면 기본 핵심 층은 비슷한데 새로 유입이 되는지가 중요하다. 이탈되는 이용자가 있다면 이유가 무엇인지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게임 핵심 이용자층이 존재하는 만큼 유입 이용자에 대한 분석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게임 이용률에 대한 세 가지 대안으로 ‘새로운 놀이의 경험과 체험이 되는 게임 문화’, ‘새로운 이용자 유입과 기존 이용자의 지속성’, ‘AI 기술 적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정환 기자>yjh@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