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시스코 “AI 활용과 디지털 웰빙에서 지역·세대 격차 커”
시스코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공동 구축한 ‘디지털 웰빙 허브’가 기술의 위험과 이점, 그리고 AI가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최신 연구 결과를 5일 공개했다.
생성형 AI는 짧은 시간 안에 사람들의 일상 속 습관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단지 도입률만으로는 이러한 변화의 전모를 설명하기 어렵다. 디지털 웰빙 허브가 도출한 새로운 데이터에 따르면, AI에 대한 열광적 관심 이면으로 지역과 세대 간 격차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격차는 누가 AI의 혜택을 누리고, 누가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하는지, 그리고 디지털 생활이 개인의 웰빙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를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시스코 ‘디지털 임팩트 오피스’가 추진하는 핵심 과제에 중요한 인사이트를 준다. 디지털 임팩트 오피스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을 디지털 경제에 연결하고,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며, 시스코 네트워킹 아카데미와 국가 디지털 전환 지원 프로그램과 같은 이니셔티브를 통해 글로벌 학습 문화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번 연구는 이러한 시스코의 노력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공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35세 미만의 젊은 세대는 디지털 콘텐츠를 가장 활발히 소비하는 집단으로, 소셜미디어와 각종 온라인 기기 사용은 물론, 생성형 AI 활용에서도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인다. 이 가운데 인도, 브라질,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국의 젊은 세대들의 활용이 특히 두드러진다. 이들은 AI 사용률, AI에 대한 신뢰 수준, AI 관련 교육 및 훈련 참여도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글로벌 AI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 포함된 유럽 국가의 응답자들은 AI 활용에 대한 신뢰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불확실성과 우려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신흥국들이 선진국 대비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활용하는 속도가 더뎠던 과거의 흐름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다만, 신흥국 응답자들은 다른 국가의 응답자들과 비교했을 때 여가 시간대 스크린 사용 시간이 가장 길고, 디지털 채널에만 사회적 교류를 주로 의존하고 있으며, 그리고 기술 사용으로 인한 감정 기복도 가장 극심한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하루 5시간을 초과하는 여가 시간대 스크린 사용 시간은 개인의 전반적인 웰빙 저하와 삶의 만족도 감소와 연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스크린 피로감(screen fatigue)’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관관계가 반드시 인과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속 가능한 디지털 미래를 위해서는 기술 혁신만큼이나 개인의 건강과 행복을 지키는 ‘디지털 웰빙’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가이 디드리히 시스코 수석부사장 겸 글로벌혁신책임자(CIO)는 “신흥국이 AI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단순한 기술 보급이 아니라, 신흥국의 각 개인들이 스스로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잠재력을 열어 주는 일”이라며 “AI가 우리의 일상과 일터에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지금, 우리는 투명성, 공정성, 프라이버시를 핵심 가치로 삼아 이러한 도구들이 책임감 있게 설계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업무를 효율화하고, 협업을 개선하며, 성장과 학습의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줄 때 AI는 웰빙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그 잠재력을 가장 크게 발휘할 수 있다”며 “기술과 사람, 그리고 분명한 목적성이 결합될 때에야 비로소, 회복탄력성 있고 건강하며 번영하는 커뮤니티가 모든 곳에서 형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에서 세대 간 격차 역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는 기존의 디지털 전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전 세계 청년층은 공통적으로 사회적 상호작용의 대부분 또는 전부가 온라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답했으며, AI의 유용성에 대해서도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35세 미만의 조사대상자 중 절반 이상이 적극적으로 AI를 사용하고 있으며, 75% 이상은 AI가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26~35세 응답자의 절반가량은 이미 AI 관련 교육을 이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45세 이상 중장년층은 AI의 유용성에 대해 비교적 회의적이었으며, 절반 이상은 AI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55세 이상에서는 ‘AI를 신뢰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명확한 거부감이라기 보다 기술에 대한 낮은 친숙도와 경험 부족에서 비롯된 불확실성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친숙도의 격차는 AI가 일자리와 업무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한 기대와 인식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35세 미만과 신흥국 응답자들은 AI가 향후 일자리에 미칠 잠재적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한 반면, 고령층에서는 그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디드리히 수석부사장은 “디지털과 AI 도입에서 나타나는 세대 차이는 어쩔 수 없다며 포기할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행동함으로써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과제”라며 “젊은 세대가 새로운 기술을 더 빨리 받아들일 수는 있지만,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각자의 고유하고도 소중한 경험과 통찰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까지 시스코는 약 2만6000 명의 임직원이 AI 교육을 이수하도록 했으며, 글로벌 선도 기업 10곳이 설립한 ‘AI 워크포스 컨소시엄’의 창립 멤버로서 모든 ICT 산업에서 AI의 혁신적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는데 필요한 글로벌 AI 인재들을 길러내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AI 성공의 핵심 기준은 단지 도입 속도가 아니라, 모든 연령·기술 수준·지역의 사람들이 AI를 활용해 실제로 삶을 얼마나 향상시킬 수 있는가에 두어야 한다. 그래야만 ‘AI 세대’가 진정으로 모두를 포용하는 세대가 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전 세계 시민과 기업, 각국 정부 리더들에게 디지털 역량 격차를 해소하고, 모든 연령대에서 디지털 리터러시를 강화하며, 혁신만큼이나 ‘디지털 웰빙’을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는 과제를 제시한다. 이런 노력이 병행될 때만, 우리가 만들어 가는 디지털 미래는 진정으로 모두를 위한 미래가 될 수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우용 기자>yong2@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