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하반기 전세계 슈퍼컴퓨터 세계 1위는 또 ‘엘 캐피탄’
전세계 슈퍼컴퓨터의 순위를 따지는 2025년 하반기 ‘톱500’ 랭킹이 발표됐다. 이번에도 세계 1위 슈퍼컴퓨터는 ‘엘 캐피탄’이 차지했다. 독일에 구축된 주피터가 정확한 1엑사플로스급 성능을 기록하며 유럽 최초의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로 이름을 올렸다. 그 외엔 상위 10대의 순위가 전혀 바뀌지 않았을 정도로 전반기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AI로 전세계 기업과 정부기관의 컴퓨팅 투자가 쏠리면서 고성능컴퓨팅(HPC)의 성장세는 한풀 꺾였다.
16일부터 21일까지(현지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개최되는 ‘슈퍼컴퓨팅 2025(SC25)’ 컨퍼런스에 맞춰 2025년 하반기 톱500 순위가 공개됐다.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엘캐피탄은 1년6개월째 1위를 지키고 있다. AMD 4세대 에픽 프로세서 24코어와 인스팅트 MI300A 1134만 코어를 탑재한 HPE 크레이 EX255a 시스템은 HPL 벤치마크에서 1.809엑사플롭스를 기록했다.
엘캐피탄 이전의 1위였던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의 프론티어는 이번에도 2위를 차지했다. 프론티어는 1.353엑사플롭스를 기록했다. 프론티어는 AMD 3세대 에픽 프로세서와 인스팅트 MI250X 기반의 HPE 크레이 EX235a 시스템으로 만들어졌다. 전체 코어수는 906만6176개다.
3위도 전과 같이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의 오로라였다. 오로라는 1.012엑사플롭스를 기록했다. 오로라는 인텔 제온 CPU Max 프로세서와 인텔 데이터센터 GPU Max 시리즈 가속기를 사용하는 HPE 크레이EX-인텔 엑사스케일 컴퓨트 블레이드 시스템이다. 총 코어수는 926만4128개다.
4위로 독일 유로HPC/율리히 슈퍼컴퓨팅센터 4호의 ‘주피터 부스터(JUPITER Booster)’가 자리를 유지했다. 주피터부스터는 정식 시스템 가동과 함께 정확히 1엑사플롭스를 기록했다. 이는 유럽 최초의 엑사스케일 슈퍼컴이다. 주피터부스터는 에비덴(Eviden)의 BullSequana XH3000을 기반으로 구축됐다. 엔비디아GH 슈퍼칩 72코어, 엔비디아 GH200 슈퍼칩을 사용한다. 총 코어수는 480만1344개다.
주피터부스터는 지난 6월 시범가동 성능으로 793페타플롭스 성능을 기록했었다. 향후 추가적인 CPU 코어 시스템이 추가될 예정이어서 내년 상반기 미국의 오로라를 앞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위는 전과 같이 마이크로스프트 애저에 구축된 ‘이글’이다. 이글은 인텔 제온 플래티넘 8480C 48코어와 엔비디아 H100, 인피니밴드 등으로 구성됐다. 이글은 846.84페타플롭스를 기록했다.
한국의 슈퍼컴퓨터들은 상반기에 비해 전반적인 순위 하락을 보였다. 삼성전자의 SSC-24는 21위로 떨어졌고, 네이버의 세종은 57위로, 카카오클라우드 슈퍼마이크로 클러스터는 59위로, 삼성전자 SSC-21은 69위로 내려갔다. 기상청의 구루와 마루, KISTI의 누리온 같은 공공 슈퍼컴의 순위는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전세계적으로 미국은 톱500의 34.4%를 차지해 슈퍼컴 최강국 면모를 지켰다. 그러나 22.4%를 차지하는 중국이 최근 톱500에 성능 결과를 제출하지 않고 있어, 높은 순위급에서 점유율은 막상막하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톱500은 1993년부터 시작된 세계 슈퍼컴퓨터 성능 순위지만, 최근 생성형 AI 투자 열풍과 함께 HPC 시장의 경향이 바뀌고 있다.
일단, 톱500에 새롭게 등장하는 최신 HPC의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2025년 하반기 순위에 45대의 새로운 슈퍼컴이 등록됐고, 신규 슈퍼컴의 총 코어수는 648만개다. 이는 2년 사이 가장 적은 규모다. 생성형 AI 주도의 IT 인프라 투자가 몰리면서 전통적인 HPC가 자금조달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제 HPC에서 GPU 혼합 아키텍처는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전체 500대 슈퍼컴 가운데 CPU만 사용한 시스템의 점유율은 49.6%로 CPU-GPU 혼합 시스템과 거의 비슷하다. 그러나 성능 면으로 비교하면 CPU 시스템은 총 FP64 성능에서 13.8%만 차지한다.
전체 GPU 가운데 엔비디아 GPU가 성능점유율 51.3%를 차지했고, AMD가 37.8%를 차지했다. 인텔은 10.9%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우용 기자>yong2@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