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등생’ 애플, 구글에 손 내밀다

AI 분야에서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는 애플이 ‘시리’ 개선을 위해 구글에 손을 내밀었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각) 애플이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구글과 연간 약 10억 달러(약 1조 4천억 원)에 달하는 전략적 제휴를 마무리 단계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구글이 개발한 1조2000 개의 매개변수를 갖춘 대형 AI 모델을 활용해 시리를 전면 개편할 방침이다. 이는 애플이 현재 보유한 자체 AI 모델보다 훨씬 큰 모델이다. 현재 애플은 약 1500억 개 파라미터를 보유한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구글과 제휴를 맺으면 애플의 자체 모델보다 정교하고 복잡한 대화와 요청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계약이 체결될 경우, 애플은 이 모델을 오는 2026년 상반기 iOS 차세대 버전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번 파트너십에서 주목할 점은 사용자의 개인 정보 보호 문제다. 보도에 따르면, 구글의 AI 모델은 애플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Private Cloud Compute)’ 서버에서 구동될 예정이다. 이는 사용자 데이터가 구글의 인프라와 분리되어 보호되는 구조로, 애플은 구글에 대한 데이터 접근을 차단하여 프라이버시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구글 제미나이 모델이 애플의 운영체제 전반에 통합되지는 않으며, 시리의 특정 기능(예: 텍스트 요약, 일정 계획 등)에만 선택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해서 애플이 지속적으로 구글에 의존할 계획은 아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장기적으로는 자체 개발한 AI 모델을 사용할 계획이다. 애플은 현재 내부적으로 1조개의 매개변수를 갖춘 모델을 훈련 중이다.

당초 애플은 오픈AI의 GPT와 앤트로픽의 클로드 등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구글의 제미나이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과 구글은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지만 때로는 이런 다양한 협력을 하고 있다. 일례로 애플 사파리 웹브라우저의 기본 검색엔진은 구글 검색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구글의 기술을 빌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면서도 “사용자 편의성과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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