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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배송 선두 달리는 두핸즈, 1년 만에 고객사 4배 늘어난 이유

네이버 배송(구 도착보장)을 맡은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 협력사들을 보면 CJ대한통운 다음으로 눈에 띄는 회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소비자가 상품을 주문하고 물건을 받을 때까지 물류 과정 전반을 관리하는 풀필먼트 서비스 ‘품고(POOMGO)’입니다. 

품고 운영사 두핸즈는 11년째 물류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물류 기업인데요. 품고에 대해서는 “K-브랜드의 물류 문제를 해결하여한국과 글로벌로 성장하는 것을 돕는 풀필먼트 서비스”라며, “수요예측주문 통합 연동고도화된 재고 관리최적화된 입출고 기능강력한 셀러툴을 포함한 ‘품고 나우’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소개하네요. 

두핸즈는 분명한 강점이 있는 회사입니다. 먼저 네이버 배송을 위해 네이버와 긴밀하게 협력하는 기업이고, NFA의 첫 협력사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또 물류업계에서는 NFA 중에서는 눈에 띄게 물량이 많은 기업으로도 꼽힙니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인 433억원을 기록하고, 지난해 1월부터 지금까지 고객사 수가 4배 이상 늘어나는 등 큰 성과를 냈습니다.

하지만 두핸즈가 정확히 뭘 잘했길래 이런 성과를 냈을까요. 지금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음에도 어려움에도 매출이 성장했다는 건, 두핸즈의 품고 서비스가 많은 이커머스 판매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짐작만 가능할 뿐이죠. 

박찬재 두핸즈 대표(제공=두핸즈)

궁금해서 다녀왔습니다. 최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두핸즈 사무실에서 박찬재 두핸즈 대표를 만났는데요. 그지금 이커머스 물류 시장 상황과 지난 10년 동안 두핸즈가 성장할 수 있던 비결이 무엇인지 살펴보고요. 올해 계획도 들어보았습니다.

두핸즈는 네이버와의 공고한 협력을 통해 국내 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글로벌 특히 일본 사업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한 번 박 대표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볼까요?

국내 이커머스 물류 시장, ‘선순환’이 중요해요 

최근 이커머스 관련 물류 업계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쿠팡이 홀로 질주해 다른 이커머스 시장의 점유율이 점점 줄고 있다는 건데요. 특히 쿠팡은 물류 계열사인 CLS와 CFS를 통해 풀필먼트 사업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커머스 관련 풀필먼트와 택배 사업의 실적이 썩 좋지 않다는 거지요.

게다가 경기 불황으로 소비 심리도 죽었으니, 이커머스 시장이 점차 침체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런 업계의 시각에 대해 박 대표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기존 고객사의 판매량 등이 예전같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심지어는 폐업을 하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또 최근 이커머스 물류 업계에서 나오는 말은 ‘이전 방식으로는 안된다’입니다. 쉽게 말해 단순 풀필먼트로는 끝도 없이 단가 경쟁만 하게 된다는 이야기인데요.

이 때문에 엔드-투-엔드(End-to-End) 플랫폼에서 물류 및 판매를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지요.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나온 물류 스타트업의 화두였지만, 이제는 정말 중요해졌다는 건데요. 이 때 엔드-투-엔드란 주문단부터 배송단까지, 그리고 소프트웨어와 현장 운영 등이 하나로 맞물린 걸 뜻합니다.

박 대표는 이커머스 물류에 대해 “원가가 계속 올라가는 상황이고, 시장이 넓어진다기보다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데에 공감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단가가 최우선이 아니었던 적이 없다고 짚기도 했네요.

그는 “원가 경쟁력은 물류의 본질이자 숙명이다”며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서는 빠른 배송-판매량-마케팅이 선순환을 낼 수 있는 물류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품고가 선순환이 가능한 물류 서비스라는 게 박 대표의 설명입니다.

물류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패러다임을 바꾸려면 판매자의 브랜드 가치라는 본질을 기반으로 빠른 배송-판매량-플랫폼의 삼박자가 맞아야 합니다. 아니면 계속 단가 경쟁밖에 답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엔드 투 엔드를 정의한다면 빠른 배송을 만드는 오퍼레이션과 이를 마케팅 툴로까지 이용하는 게 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빠른 배송이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부가가치라고 생각하지만, 물류 업체 혼자서 만드는 건 동력이 부족하고요. 플랫폼이 함께 해 빠른 배송 이용 셀러의 매출을 늘리는 선순환 구조가 나와야 빠른 배송도 ‘얼마 짜리’ 서비스가 아니라 매출을 늘려주는 ‘마케팅’ 서비스가 된다고 봅니다.

실제로 네이버에 따르면 도착보장 태그가 붙은 경우 매출이 늘어나는 걸 확인할 수 있기도 합니다.

두핸즈는 뭘 잘해요? “변화요!” 

그렇다면 지금 시장 안에서 품고의 강점은 무엇일까요. 물론 네이버와 협력하는 점도 중요하지만요. 박 대표는 두핸즈가 “시장의 흐름을 읽고 빠르게 구축할 수 있는 속도”를 가졌다고 힘줘 말했습니다.

품고는 쿠팡 제외 물류 시장에서 주 7일 당일 배송을 가장 빨리 도입했습니다.

두핸즈의 변화 속도를 대변하는 서비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변하는데, 누가 가장 빠르게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느냐,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 고객사에게 경쟁력을 얼마나 빨리 만들어줄 수 있느냐라고 하면 두핸즈가 국내에서 가장 빠른 수준으로 하고 있다고 봅니다.

결국 풀필먼트 서비스가 판매자의 공수를 덜어주는 게 중요하다는 게 핵심입니다.

요즘 주 7일 배송이 대세지만요. 판매자에게는 딜레마가 되기도 하거든요. 주말까지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을 출고해야 하니 판매자 입장에서는 토요일도, 일요일도 출근해 물건을 보내야 합니다.

풀필먼트를 이용한다고 해도 쉽게 해결되는 문제는 아닙니다. 주문 단에서 해야 하는 업무가 자동화되지 않는다면 주말에도 판매자는 일을 해야 하죠.

박 대표는 엔드-투-엔드 물류 플랫폼으로 품고가 분명한 차별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판매자 기능이 강력하며, AI 도입으로 각종 기능을 최적화해 자동화했다고 강조했네요. 판매자가 주말에 출근하지 않아도, 이커머스 시장에 맞게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출시한 품고의 ‘주문 흐름 제어’와 ‘선착순 관리 기능’ 등이 대표적인 판매자 향 기능으로, 실제로 판매자에게도 호응이 큰 서비스입니다.

리셀러를 관리한다고 하면요, ‘뭐 대단한 기능이야?’할 수 있지만요. 리셀러 관리를 위해 자동 연동된 주문을 엑셀로 관리하는 등 여러 관리 포인트가 생깁니다. 어떤 사람이 갑자기 500개를 주문하면, 판매자 입장에서는 ‘우리 회사 정책으로는 이 사람이 리셀러야’라고 간주하고 검토하는 것이지요.

품고는 지난해 ‘주문 흐름 제어’ 기능을 론칭해 판매자에게 리셀러 관리에 필요한 필터링 기능을 제공하고 다양한 로직을 자동화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주말에 리셀러로 의심되는 사람의 주문을 멈춘다면 판매자 입장에서는 계속 제살깎기가 되거든요.

사은품 관리 기능은 저희가 풀필먼트에서 제일 먼저 만들어 쓰고 있는 기능입니다. 셀러들이 이커머스에서 사은품을 제공하는 로직을 170여개 정도 넣어, 국내 셀러가 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로직을 관리할 수 있도록 플랫폼 내에서 제공합니다.

또 다른 차별점으로는 주 고객사인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가 다수라고 강조했습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단순 판매자가 아니기 때문에 브랜드 가치를 보호하고 키워나가며 관리하는 게 중요한데요.

두핸즈가 직접 개발해 활용하는 ‘포장 화면 촬영 기능’도 브랜드사에게 호응이 큰 서비스라고 합니다. 특히 일본향 배송에서는 일본 구매자 대상으로 배송 조회 화면에 녹여,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는 설명입니다.

오랜 사업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상당한 운영 개선도 이뤘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수요예측이 컸다고 강조했습니다. 물류 현장에서 수요 예측이 중요한 이유는 재고 뿐만 아니라 현장 인력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지는데요. 이는 비용과 직결되는 영역이죠.

두핸즈는 LSTM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수요 예측 정확도를 평균 98%까지 내고 있습니다.

수요 예측 시 요일이나 해당 고객사의 과거 판매량은 당연하고요, 이벤트 관련 정보나 날씨 정보까지 넣어 종합적으로 수요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또 피킹 솔루션을 별도 개발해 토탈피킹과 매뉴얼 피킹 등 5~6가지 피킹 방법론을 시스템이 제공해, 사업 초기 대비 피킹 효율성이 40% 가량 늘어났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외에도 브랜드사가 많아 각 브랜드사의 포장 부자재를 쓰는데, 머신러닝으로 1000만건 주문을 학습해 시스템이 각 재고의 부피 정보를 분석하고 포장하는 걸 내부 앱에 띄워준다고 합니다.

박 대표는 이외에도 수십 가지의 요인이 운영 개선에 도움이 됐다며, ‘혁신 쌓기’를 강조했습니다.

제가 하나의 답변으로 운영 개선 요인을 설명했다면, 누구나 카피가 가능한 겁니다. 비밀 레시피가 아니죠.

저희 회사에서는 ‘언카피어블’이라는 책의 ‘혁신 쌓기’라는 개념을 되게 좋아합니다. 작은 ‘혁신 쌓기’를 수십개 쌓게 되면 이건 더이상 외부에서 따라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내부 역량이 됩니다.

두핸즈의 2025년 “국내는 네이버, 해외는 일본과 미국으로 갑니다”

두핸즈는 지난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박 대표에 따르면 품고의 고객사 수는 지난해 1월 대비해 올해 4월까지 4배(320%) 이상 늘어났고요.

서비스 수준 협약(SLA)에 따라 당일 입출고율 등 5대 지표를 99.99%에 수렴할 정도로 높은 서비스 완성도를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올해에는 네이버와의 협력, 그리고 해외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먼저 두핸즈는 네이버 배송을 고도화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지난해 당일 배송, 무료 반품 등을 추진했고, 올해에는 별도 쇼핑앱인 네이버 플러스스토어 앱을 출시했는데요. 여기에서도 핵심은 배송입니다. 두핸즈는 NFA 구성원 중 주 7일 당일 배송과 24시 마감을 제일 먼저 출시했죠.

박 대표는 네이버에 대해 “열려 있는 파트너사”라고 표현했습니다.

네이버는 굉장히 열려 있는 파트너사입니다. 파트너십으로 함께 성장한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양사가 윈윈할 수 있는 제휴 관계라고 보고 있고요.

또 새로운 게 나왔을 때, 네이버 입장에서는 물류에서 잘 모르는 디테일한 부분을 저희가 채울 수 있어 양사가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네이버가 배송 서비스를 고도화함에 따라 두핸즈도 플랫폼 단의 서비스를 개발하는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가 정의한 반품 기준에 맞춰 반품을 분류하고 처리하기 위한 서비스 개발이 있고요.

박 대표는 “제휴만으로 성장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플랫폼과 물류사가 엔드 투 엔드로 합쳐졌을 때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플랫폼 안에서 빠른 배송 등이 실제로 가능해야 시너지가 난다”고 강조했습니다.

올해 두핸즈에는 일본 도착보장 서비스 고객사를 늘리는 것도 주요한 과제입니다. 두핸즈는 지난해부터 일본 지역 내 5일 이내 빠른 배송을 보장하는 ‘일본 5일 도착보장 서비스’를 론칭해 운영하고 있는데요.

항공 및 해상 배송을 위해서는 일본 B2C 전자상거래 배송 전문기업 KSE국제로지스틱스와 협력하고요, 현지에서는 사가와 택배를 이용합니다. 주문 연동은 큐텐 재팬이 운영하는 이베이재팬에 가능합니다. 현재는 3일 이내 택배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일본 시장에서도 고객사의 고민을 해결한다는 게 두핸즈의 목표입니다. 박 대표는 “셀러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니즈는 경쟁력 있는 국내 풀필먼트와 경쟁력 있는 일본 풀필먼트를 동시에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두핸즈는 컨설팅과 전략 수립도 돕고 있습니다.

일본 진출 고객사는 보통 2가지를 고민합니다. 회전율이 정말 높은 상위 브랜드는 재고를 일본으로 전진 배치하는 게 더 유리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수출 신고를 정식으로 하고 재고를 현지에 배치해 회전율을 높이는 게 더 유리한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 특정 SKU는 자칫하다가는 전진 배치하면 고정비가 되고, 다시 가져오려면 수입 신고를 해야 하는 복잡성이 있습니다.

무관세인 1만6666엔 이하 주문 경우, C2C로 국내에서 나가면 관세도 나가지 않아 해당 구간을 잘 활용하기도 합니다. 대신 운송비가 많이 들어가고 변동 원가도 많습니다. 또 IT 부분도 엔드 투 엔드로 빠른 배송을 제공하는 업체들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진배치를 하려면 일본 거점이 있어야 하고, 한국에서도 빠른 배송이 필요합니다.

제일 중요한 건 그 두 개의 데이터를 같이 관리할 IT가 있어야 합니다. 더 크게 보면 국내 물류와 해외 물류를 같이 묶어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일본 외 글로벌, 특히 유럽과 미국도 올해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두핸즈는 페덱스와의 단독 제휴로 220개국 해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박 대표는 “유럽과 미국은 C2C 개념으로 접근하기에는 운송비가 커, 현지 물류사와 IT를 연동하고 저렴한 가격을 내 끊김 없는 서비스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현재 두핸즈는 현지 물류사와 협의하는 단계입니다.

.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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