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대표가 말하는 토스의 10년 뒤 모습
우리나라에서 ‘토스’를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송금, 결제, 증권, 대출 등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을 때, 토스는 사람들이 떠올리는 대표 금융 앱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월간활성사용자수(MAU) 2000만명 이상이라는 수치가 이를 뒷받침한다.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가 토스를 출시한 때는 지난 2015년. 토스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쓰인지 10년이 됐다. 당시만 해도 모바일로 송금을 하기 위해서는 은행 앱에서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수수료를 내야 했다. 그러나 토스는 두 가지 불편을 없애며 ‘무료 송금 앱’으로서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다. 토스는 이제 무료 송금을 넘어 결제, 자산 확인, 대출, 증권 등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앞으로 10년 뒤 토스의 모습은 어떨까. 토스는 ‘일상’, ‘오프라인’, ‘글로벌’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꼽았다. 종합 금융플랫폼에서 사람들의 일상 전반에 관여하는 일상 플랫폼으로의 고도화를 예고했다. 또 오프라인 결제 기능을 강화하고, 토스의 인기 서비스를 모아 글로벌 진출에 나선다.
이승건 토스 대표는 26일 서울시 성동구에 위치한 ‘엔더슨씨 성수’에서 10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을 넘어선 일상으로, 온라인을 넘어서 오프라인으로, 대한민국을 넘어서 세계로”라며 “이 세 꼭지는 토스가 10년, 그리고 100년 동안 집중할 아젠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건 대표가 제시한 향후 10년간의 토스 전략 키워드 세가지를 정리해봤다.
일상 앱으로 진화
토스는 금융 앱을 넘어 일상 생활에 연관된 앱으로 진화할 계획이다. 다만, 비금융 사업을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부문의 기업, 스타트업 등과 협업한다. 이 일환에서 토스는 향후 5년간 스타트업에 1조원 이상을 지원한다. 투자를 포함해 토스와 함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대출을 실행해주고, 마케팅비와 마케팅 소프트웨어(SW) 지원 등의 형태로 이뤄진다.
이승건 대표는 “토스가 직접 진출하거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꿈꾸고 있지 않다”며 “저희와 함께하는 파트너사, 스타트업 서비스를 연결해 일상 슈퍼앱으로 진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토스는 내부에서 쓰고 있는 SW, 시스템 등을 개방해 다른 기업들이 쓸 수 있도록 한다. 토스가 자체 구축한 디자인 SW인 ‘DEUS’,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돕는 실험 분석 플랫폼 ‘TUBA’, 그래픽 디자인을 만드는 생성형AI 기반의 자동생성 SW ‘TOSST’ 등 20여개 이상의 SW, 시스템으로, 연내 개방하는 것이 목표다.
오프라인 결제
토스는 삼성월렛(구 삼성페이)이 장악하고 있는 오프라인 결제에 집중한다. 최근 내놓은 얼굴 결제(토스 페이스페이)가 그 첫 걸음이다. 페이스페이는 자회사 토스플레이스의 결제 단말기에 토스 본체인 비바리퍼블리카의 기술을 접목했다. 이용자는 얼굴 인증으로 결제를 할 수 있다. 현재 세븐일레븐, CU, GS25와 같은 편의점에서만 이용할 수 있지만, 향후 제휴처가 확장될 전망이다.
아울러, 토스는 기존에 시행되던 안심 보장제를 페이스페이에 적용한다. 안심 보장제는 토스 앱을 통해 송금, 결제, 대출 등 금융거래 시 사기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경우 토스가 피해금액을 선지급해주는 제도다. 마찬가지로, 페이스페이를 통해 부정거래가 발생할 경우 토스가 피해를 입은 이용자에게 피해금액을 선지급한다.
이 대표는 “토스의 페이스페이를 통해 이뤄진 모든 잘못된 거래 등에 대해 원인을 밝히기 전 이용자에게 선제 보상을 하고 이를 통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정책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토스 외에도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에서도 오프라인 결제 확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토스는 차별화 전략으로 서비스 본질에 집중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결제) 가맹점 수를 늘리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하나의 가맹점만 늘리더라도 가맹점주가 실질적으로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집중하려고 한다”며 “좀 더 본질적인 가치, 실질적인 변화에 집중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진출
토스는 글로벌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공유하진 않았다.
이 대표는 “이용자들이 토스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중심으로 전세계인에게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5년 이내 토스에 접속하는 사용자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 되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승건 대표의 일문일답
-IPO 계획은 어떻게 되나
지금 단계에서 말씀드리기 결정된 것이 없다.
-최근 논란이 된 금융감독원의 봐주기 의혹에 대한 입장은
결정된 부분에 대해 잘 따르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토스의 개방 전략이 자칫 스타트업 자생을 막을 수 있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기업들이 저렴하게 자신의 사업 아이템을 확산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거라고 생각한다. 관련해 중국의 메신저 플랫폼 위챗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지금은 알리바바보다 거래규모가 더 큰 커머스 업체인 ‘핀둬둬’는 출시 첫 3년 동안 자체 앱이 없었다. 위챗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해 자사 서비스를 확산할 수 있었다. 이렇듯 저희가 (일상 관련 서비스에) 직접 경쟁하거나 직접 진출하는 것이 아닌 만큼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작년 연간흑자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지난해 실적 관련해) 연간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기록적인 이익을 만들어갈 수 있는 한해로 사업 목표를 잡았다. 토스가 하고 있는 모든 사업들은 이익률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 일어나는 매출의 성장이 이익으로 환원되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스타트업 투자 관련, 관심있는 분야가 있나
특별히 분야를 가리기보다 토스와 같은 시선, 새로운 관점에서 혁신을 만들고 확산하는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거대언어모델(LLM) 활용 계획이 있는지
LLM 모델 자체를 구축하는 파운데이션 레벨에 대한 생각보다, 애플리케이션 레이어를 만드는데 집중을 하고 있다. 앞으로 AI 계획이 나오면 발표할 것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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