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2024년 가상자산 시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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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2025년 1월 23일 (목) 14:00 ~ 15:10
2024년 비트코인의 시세가 최고가를 갱신하고, 알트코인 또한 이러한 영향을 받는 등 가상자산 시장은 활황을 맞았다. 국내에선 가상자산 시장이 더욱 단단해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지난 7월 예치금 보호 등의 가상자산 거래소가 해야 할 일을 규정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이를 기점으로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 사이에선 미묘한 변화가 감지됐다.
비트코인, 최고 시세 갱신
올 한해 국내외 경제 시장을 뜨겁게 달군 것 중 하나가 ‘비트코인’이다. 올해 정치, 경제적 이슈로 인해 비트코인은 최고가를 갱신하기도 했다. 올 1월 비트코인의 시세는 개당 4만달러 대에서 지금은 이보다 두 배 늘어난 9만달러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시세에 가장 영향을 준 인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내내 미국을 비트코인과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밝히며,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또 트럼프는 당선 시 국가가 금융 범죄자들로부터 압류해 보유한 비트코인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며,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삼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던 시기부터 당선 직후까지 비트코인의 시세가 치솟았다. 2025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어떠한 비트코인 관련 전략을 취할지 투자자, 가상자산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밖에도 비트코인 시세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지난 1월과 7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와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한 일이 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현물 ETF 운용자산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금 ETF의 규모를 제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4월 이뤄진 비트코인 반감기도 있다. 반감기는 새로 유통되는 비트코인의 공급을 제어하고,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해 설계됐다. 지금까지 총 네 번의 반감기가 진행됐는데, 이번 반감기로 보상 비트코인 수가 3.125BTC로 줄었다. 공급이 줄어들어 희소성이 커지는 만큼 비트코인의 시세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후 엄격해진 신규 가상자산발행(ICO) 승인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올 7월 법 시행 이후 신규 가상자산 상장 수를 줄이는가 하면, 국산 가상자산보다 글로벌 가상자산에 초점을 뒀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거래소들이 상장 심사 기준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평가 플랫폼 애피와에 따르면, 국내 5대 원화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에서 올해 신규 상장한 가상자산 수는 509개다.
특히 지난 7월 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은 신규 가상자산 상장에 영향을 미쳤다. 법 시행 이전에는 신규 거래지원이 활발하게 이뤄진 반면, 법 시행 이후 위축됐다. 지난 6월 한 달 간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가 신규 상장한 가상자산 수는 30개, 7월 1일부터 18일까지는 21개 신규 가상자산이 상장됐다. 그러나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법 시행 직후다. 7월 19일부터 31일까지 신규 상장은 단 두건에 그쳤으며, 8월과 9월에는 12건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신규 가상자산 수를 축소한 것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라,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아직 해당 법에 가상자산 심사 기준 등이 마련된 것은 아니지만, 당국의 감독을 고려해 거래소들이 자체적으로 신규 가상자산 상장 기준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해 애피와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거래소들이 상장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더욱 신중한 접근을 취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김치코인 상장 수 줄여
올해 이른바 ‘김치코인’으로 불리는 국내산 가상자산에 대한 신규 거래지원이 제한적이었다. 특히 빗썸, 코인원이 다른 거래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규 가상자산 상장을 많이 했는데, 이 중 김치코인의 비중은 5% 미만에 그쳤다. 빗썸은 올해 79건의 신규 가상자산 상장 중 약 4건이 김치코인, 코인원은 총 79건의 신규 가상자산 상장 중 두 건이 김치코인이었다. 업비트는 총 36개의 신규 가상자산을 상장했으나, 이 중 김치코인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이는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김치코인에서 글로벌 가상자산으로 옮기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일부 김치코인의 경우 가격 변동, 유동성 부족의 문제가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가운데,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이러한 문제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애피와는 “이는 국내 주요 거래소들이 국내산 가상자산 프로젝트보다 대형 글로벌 거래소에 이미 상장되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가상자산이나, 주목도가 높은 해외산 가상자산 프로젝트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반면, 고팍스의 경우 타 거래소에 비해 김치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올해 고팍스는 신규 가상자산 35개를 상장했는데, 이 중 69%가 김치코인으로 나타났다. 이는 타 거래소의 국내산 가상자산 비중인 0~8%와 대비된다.
애피와는 “고팍스가 국내 가상자산 프로젝트 발굴에 집중했지만, 글로벌 가상자산 프로젝트나 평가점수가 높은 가상자산 유치가 상대적으로 부족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