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CEO 팻 겔싱어 사임, 이유는 투자자 신뢰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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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시 : 2025년 1월 23일 (목) 14:00 ~ 15:10

미국 반도체의 상징으로 불리던 인텔의 CEO 팻 겔싱어(Pat Gelsinger)가 사임했다. 겔싱어 CEO는 2021년 취임 이후 회사의 회복과 재도약을 목표로 대규모 전략을 추진했으나, 경쟁력 약화와 실적 부진으로 인해 이사회의 신뢰를 잃고 지난 12월 1일 사임한 상태다. 인텔은 CFO 데이비드 진스너(David Zinsner)와 제품 그룹 CEO MJ 홀트하우스(MJ Holthaus)를 공동 임시 CEO로 임명하며 새로운 리더를 찾기 위한 과도기에 접어들었다.

겔싱어의 퇴진은 지난주 진행된 이사회에서의 격렬한 논의 끝에 결정됐다. 이사회는 겔싱어 CEO가 엔비디아와 같은 경쟁사에 대응하지 못했으며, 회사의 회복을 위한 전략이 지나치게 비효율적이고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사회는 그에게 퇴임을 권고했으며, 겔싱어는 결국 사임을 선택했다.

겔싱어는 인텔에서 40년 이상의 경력을 쌓으며 초기 CTO를 역임했으며, 2021년 VMware CEO를 거치고 인텔로 복귀했다. 복귀 당시 그는 인텔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야심 차게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종합반도체기업이었던 인텔이 파운드리로 도약한다고 발표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TSMC나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대응해 2나노미터 공정을 최초로 선보이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인 바 있다. 18A(1.8나노미터) 공정 역시 준비 중이었다.

이를 위해 전 세계에 새로운 반도체 제조 시설을 건설하는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주요 전략은 다음과 같다.

  • 미국과 글로벌 반도체 공장 설립: 200억 달러를 투자해 오하이오와 애리조나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며 제조 역량을 확장.
  • 정부 보조금 확보: 미국의 CHIPS 및 과학법(2022년)을 통해 78억 6천만달러의 보조금을 확보하며 정부와의 협력을 강화.
  • 국가 안보 중심의 전략: 미 국방부와의 계약을 통해 안전한 칩 제조를 강조하며 정부를 주요 고객으로 끌어들임.

하지만 이러한 계획은 인텔의 부채를 증가시키고, 현금 흐름을 악화시키며 회사의 재정적 부담을 가중시켰다. 또한, AI 반도체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의 개발이 지연되면서 엔비디아가 시장에서 독주하는 모습을 구경해야만 했다.

겔싱어의 재임 중 인텔은 팬데믹 이후 급감한 PC 및 노트북 수요로 인해 주요 사업 부문에서 매출이 급감했다. 반면, 엔비디아와 같은 경쟁사는 AI 및 고성능 컴퓨팅에 주력하며 시장을 장악했다. 인텔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은 겔싱어의 전략에 의구심을 품었고, 인텔의 주가는 그의 재임 기간 동안 60% 이상 하락했다.

겔싱어는 인텔의 제조 능력을 회복하고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으나, 이 과정에서 고비용 구조로 인해 회사는 대규모 인력 감축, 자산 매각 등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상태다. 또한, 엔비디아와의 AI 칩 경쟁에서도 실패하면서 시장에서의 신뢰를 잃게 되었다.

겔싱어의 사임 이후, 인텔은 임시 공동 CEO 체제로 전환했다. 진스너는 반도체제조 및 기술 업계에서 25년 이상의 재무 및 운영 경력을 쌓아 왔다진스너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 Inc.,)에서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후 2022 1월 인텔에 합류했다그는 경력 초기에 어펌드 네트웍스(Affirmed Networks)의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아날로그 디바이스(Analog Devices)의 재무 담당 수석 부사장 겸 CFO 등 다양한 리더십 직책을 역임했다. 홀트하우스는 약 30년 전 인텔에서 경력을 시작한 검증된 총괄 관리자이자 리더이다. 인텔 프로덕트 CEO로 임명되기 전에는 CCG의 부사장 겸 총괄 책임자를 역임했다. 홀트하우스는 인텔에서 최고 매출 책임자(CRO) 및 영업 및 마케팅 그룹(Sales and Marketing Group) 총괄 매니저, 글로벌 CCG 영업 책임자 등 다양한 관리 및 리더십 직책을 맡은 바 있다.

프랭크 이어리 이사회 의장은 “우리는 단순하면서도 효율적인 인텔로 변화할 것”이라며, 제조 기술과 제품 리더십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인텔은 겔싱어의 사임 이후 새로운 CEO를 임명하고, 대규모 구조조정 및 사업 전략 재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되찾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겔싱어는 성명을 통해 “인텔은 제 경력의 중심이었고, 회사를 이끄는 것은 제 인생 최고의 영광이었다”며, 인텔 가족과의 협업에 감사를 표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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