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업이 점찍은 40개 스타트업, 하나하나 뜯어보니 ③
스타트업의 축제, ‘컴업 2024’가 오는 12월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 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역시, 핵심은 ‘어떤 스타트업이 참여하는가’다. 올해 컴업은 총 40개 팀의 ‘컴업스타즈’를 선발했다. 총 1208개 초기 스타트업이 경쟁한 결과다. 올해는 참여 기업의 국적도 다양하다. 한국을 포함한 미국, 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 인도, 터키 등 13개국의 스타트업이 자신들의 기술로 공개 IR을 하고 부스를 꾸려 축제 관람객을 맞는다.
이 40개 스타트업은 과연 어떤 곳들일까? 분야별로 면면히 살펴보자. 딥테크와 핀테크, 소프트웨어, 교육, 헬스케어&바이오, 지속가능성 등을 포함해 총 열네개 카테고리로 나뉜다. 요약하자면, 요즘 주목 받는 ‘첨단 산업군’이다. ③편에서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부동산&건설, 식음료, 모빌리티, 전문서비스, 드론테크, 항공&기상, 농업, 에너지&지속가능성 등 다방면에 걸쳐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들고 나온 스타트업을 만나본다.
관련기사
컴업이 점찍은 40개 스타트업, 하나하나 뜯어보니 ①
컴업이 점찍은 40개 스타트업, 하나하나 뜯어보니 ②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부스터랩은 디지털 포토티켓을 활용한 공연장 입장 출입관리 시스템 ‘제로 솔루션’을 만든다. 기본적으로는 티켓 발급을 쉽게 하고, 위조나 암표 티켓을 막아보겠다는 의도를 담았다. 한 단계 더 나아가서는 공연 연상과 티켓을 결합하는 등의 새로운 온라인 부가서비스와 경험을 사용자에게 선사하겠다는 목표를 가졌다. 굿즈와 엔터테인먼트 전문가들이 모여 창업한 이 회사가 개발한 디지털 티켓은 암호화칩셋(NFC칩)이 포함된 실물형 신용카드 형태로 되어 있으며, 지금까지 약 30만장의 디지털 포토 티켓을 발급했다.
투니모션은 국내외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만든다. 주로 OTT 플랫폼에서 방영할 숏폼 애니메이션을 기획하고 제작한다. 웹툰 이미지를 활용한 디지털 컷아웃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애니메이션 대비 8배 빠르게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웹툰 원작자에게는 새로운 수익원을, OTT 플랫폼에는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콘텐츠의 업사이클링을 통해 선순환을 이뤄낸다”는 목표를 가졌다. 올 초에는 투니모션이 제작한 웹툰원작 애니메이션(말단 병사에서 군주까지)이 중국 최대 웹툰 플랫폼인 콰이콴에서 공개되기도 했다.
미국의 피엑스피 인터랙티브(PxP Interactive)가 만든 ‘요루 스토리’는 사람들이 언어 장벽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텍스트 콘텐츠를 번역해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번역은 기본적으로 AI 엔진을 통해 실시하는데 가능한 ‘뉘앙스’나 ‘스타일’과 같이, 쉽게 말로 옮기기 어려운 부분을 자동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물론, AI 번역 이후에는 사람 번역자와 편집자가 가세해 보다 자연스러운 콘텐츠 현지화를 추구하지만, 기본 번역을 AI가 함으로써 기존 작업 대비 효율성을 올렸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
부동산&건설
업사이트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건축물 공정관리 솔루션을 만든다. 건설 현장의 모든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분석할 수 있게 하고, 이를 기반으로 설계와 시공 간의 불일치나 오류를 자동으로 검출해 시공 품질을 높이고 공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일을 한다. 딥러닝을 통해 공정상 중요 요소를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어, 본사와 현장 간의 커뮤니케이션 효율을 돕는다. 이 외에, 잠재적인 안전 문제를 사전에 식별하는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예측을 제공해 사고와 위험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가졌다.
식음료
우리가 매일 마시는 커피에서 단백질을 추출한다면? 어반랩스는 통상 커피를 내릴 때 원두 영양성분의 0.2%만 활용되고 나머지는 버려진다는 것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찾았다. 원두 찌꺼기(커피박) 100g에는 단백질이 약 13~16g 가량 함유되어 있는데, 이를 업사이클링 해 식물성 대체 단백질 원료를 만들고 있다. 상품의 이름은 ‘커플로어(Cofflour)’. 커피박에서 손상 없이 식물성 단백질과 유용 물질을 추출하는 기술을 가졌다고 이 회사 측은 말한다. ESG 신제품을 출시하는 식품 기업이 관심을 가질만한 대체 원료다.
모빌리티
모바휠은 도로 정보를 AI 기반 센서를 통해 수집해 전달하는 ‘AI 도로인프라 솔루션’을 개발한다. 대표적으로 ‘능동형 음향센서 기반의 노면인식 기술’이 있다. 주요 제품인 이지웨이(EG-Way) 센서는 음파와 AI 기술로 블랙아이스나 젖은 도로 등 20가지 이상의 도로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전달, 차량 안전성을 높인다. 제설, 도로 관리 등을 하는 지방자치단체나 종합 도로정보 시스템 등에 쓰일 수 있는 기술이다.
스페인에 위치한 테크노벨로 에스엘(Tecnovelero SL)은 자동차의 친환경 전환을 업으로 삼고 있다. 즉시 충전이 가능한 경량 수소 연료 전지 차량을 개발하는 것인데, 이 차량은 모델에 따라 400~500km의 주행 거리를 제공한다. 해당 차량은 두 개의 저압 수소 탱크를 탑재한 H2SW(Hydrogen Exchange) 시스템을 사용한다. 사용자는 수소 탱크를 쉽게 교환할 수 있어, 복잡한 절차 없이 간편하게 수소를 충전할 수 있다고 이 회사 측은 설명했다.
![](https://byline.network/wp-content/uploads/2024/12/comeup102.jpg)
전문서비스
이지태스크는 실시간 사무 보조를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일에 사람을 연결해주는 온라인 시간제 사무 보조 플랫폼이다. AI를 기반으로, 고객의 업무 요청 내용을 파악해 필요한 맞춤 인재를 비대면으로 연결한다. 기업 고객이 업무 요청서를 작성하면 해당 업무에 맞는 재택근로자를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탐색해 메시지를 보낸다. 이어 해당 근로자가 업무를 수락하면 작업이 시작되는 식이다.
인도의 텍스티파이 에이아이(Textify AI)는 AI를 이용해 인터넷을 샅샅이 뒤져 중요한 데이터를 수집한 후 이를 분석하는 플랫폼이다. 이렇게 얻어내 다듬은 정보를 기업에 제공함으로써, 기업이 정보에 기반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한다. 솔루션의 이름은 ‘텍스티파이 애널리틱스’인데, 데이터분석의 복잡성을 단순화해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를 실시간 제공한다. 해당 솔루션을 쓰는 기업이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게 한다는 것을 자신들의 핵심 비전으로 삼았다.
항공&기상
노바에어는 AI 자동화 기술을 적용한 빅데이터 기반 실시간 난기류 진단·대응 솔루션을 만든다. 기후변화로 증가하는 난기류에 항공사들이 효과적으로 대응 가능하게 하고, 운항관리를 효율화하기 위해 기술을 고안했다. 난기류 진단장치를 항공기에 탑재해 난기류를 직접 감지함으로써 판단 정확도를 높이고, 도입 비용 절감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가졌다.
드론테크
테크이글 이노베이션스(TechEagle Innovations)는 기본적으로 물류에 쓰는 드론을 만든다. 물류에서는 중앙에 허브를 두고, 여러 목적지(스포크)로 상품을 집중적으로 운송, 배분하는 방식을 ‘허브 앤 스포크’라고 부르는데 테크이글 이노베이션스는 이 방식을 육로가 아닌 공로에서 드론을 갖고 실시한다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기반 기술은 AI와 5G 통신이며, 하늘길을 이용하므로 육상 운송 대비 25배 이상 빠른 속도로 최대 100km 거리까지 물품을 운송할 수 있다고 이 회사 측은 설명한다. 소형 택배나 의료용품 등을 주문형으로 드론배송할 수 있는데, 인도 여러 주에 의료품을 원격으로 드론 배송한 경험을 쌓았다.
농업
태국 기업 로콜(LOCOL)도 올해 컴업스타즈에서 주목받은 스타트업 중 하나다. 소가 내뱉는 메탄가스를 줄이고 가축의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서, 코코아 폐기물로 만든 사료 보충제를 제공하고 있다. 로콜 측에 따르면 “친환경 보충제를 사용하면 농부들은 사료 보충제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소고기의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로콜은 이렇게 확보한 탄소배출권을 수익화해 지속 가능한 농업을 만들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에너지&지속가능성
수소생산 확대 전략을 갖고 있는 네덜란드에서는 수소 동력 화물기를 만드는 에어로홀러(Aerohauler)라는 스타트업이 올해 컴업에 합류했다. 수소 동력 화물기 ‘AH30’을 만드는데, 혼합형 날개 동체(BWB) 설계로 연료 효율을 최대 30%까지 높여 (비교적) 큰 화물을 실을 수 있고, 대형 수소 극저온 탱크를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기체 상태의 수소를 산소와 섞어 연소시키는 수소 연소 엔진을 씀으로써 운영 비용과 탄소 배출을 줄였다. 이를 통해 장거리 화물 운송을 위한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사업화 하고 있다.
(= 사진은 작년 컴업 현장)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