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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스마트 홈 패드의 거의 모든 것

애플이 스마트 디스플레이 개발을 통해 스마트 홈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에 따르면, 애플은 스마트 홈 제어를 위한 첫 번째 전용 디바이스, 코드명 ’홈패드(HomePad)’를 개발 중이며, 2025년 3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디바이스는 기존의 아이패드를 활용한 DIY 방식의 홈 컨트롤 솔루션을 대체하며, 애플의 홈 자동화 플랫폼인 애플 홈(HomeKit)을 중심으로 설계될 예정이다.

애플이 뒤늦게 스마트 홈 시장에 재진출하는 이유는(애플은 음성 제어 홈 디바이스인 홈팟을 출시한 바 있다) 현재 시장에 존재하는 스마트 디스플레이와 음성 비서 기기들의 성능과 인터페이스가 그다지 뛰어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시중의 제품들은 앱 내 검색, 완벽하지 않은 음성 인식율, 비효율적인 터치 인터페이스 등으로 인해 사용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는 못하다.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경험 설계에 강점이 있는 애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내다본 것으로 예상한다.

마크 거먼에 따르면, 홈패드는 6인치 디스플레이 형태로, 벽에 부착하거나 스탠드에 설치하는 형태로 설계됐다. 조작법은 아이폰∙아이패드와 마찬가지로 시리 음성 명령과 터치 인터페이스를 결합해 조명, 보안 시스템, 카메라, 온도 조절기 등을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예상되는 홈패드의 크기는 아이폰 두개를 나란히 놓은 정도 크기로, 내장 카메라와 스피커를 통해 화상 통화 및 음악 재생이 가능하며, 센서를 통해 사용자가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를 감지해 디스플레이 화면을 자동으로 바꿔주는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멀리서 볼 때는 실내 온도만 보여주다가 가까이 다가가면 조작 가능한 인터페이스로 전환된다.

관건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다. 애플은 tvOS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운영체제 ‘Pebble’을 개발 중이다. 이는 애플워치의 워치OS와 아이폰 대기 화면인 스탠바이 모드를 결합한 형태로 예상된다.

홈패드는 시리의 음성 명령을 기반으로 작동하며, 애플 인텔리전스 기술인 앱 인텐트(App Intents)를 활용해 시중에 있는 제품보다 더 정교한 명령 해석과 실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시리, 좀 춥지 않아?”라고 말하면 단순히 온도를 조절하는 것을 넘어, 현재 사용자가 있는 방의 온도를 자동으로 조정할 수 있는 수준의 맥락 이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애플이 매터 표준을 도입하며 애플 역시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매터는 애플, 삼성, LG 등이 참여하는 IoT 표준으로, 표준에 맞춰 개발하면 이론적으로 애플 제품으로 삼성∙LG 가전을 제어하는 것도, 그 반대도 가능하다. 그간 방치 수준이었던 홈킷을 대체하거나 업그레이드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매터의 경우 라우터 추가까지 가능해(애플 TV에 쓰레드와 매터 지원이 가능한 보더 라우터가 이미 탑재돼 있다) 내부 로컬망으로 모든 기기 제어가 가능하다. 이는 아마존과 구글처럼 클라우드 연결에 의존하지 않아 더 빠르고 안정적인 제어를 제공한다. 기존 홈킷과 호환되는 장치 역시 홈패드에서 사용할 수 있어 출시 초기부터 폭넓은 호환성을 기대할 수 있다.

의외로 애플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시리다. 현재 시리는 기본적인 명령 수행에는 적합하지만, 아마존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에 비해 스마트 홈 제어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플은 2026년까지 LLM(대규모 언어 모델) 기반의 시리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므로 이후 스마트 홈 제어 역량이 훨씬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스마트 홈 디스플레이 시장은 아마존의 에코 쇼, 구글 네스트 허브 맥스, 메타의 포포털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스마트 홈 제어, 화상 통화, 엔터테인먼트 제공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합했지만, 직관성과 사용자 편의성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다. 애플은 자사의 디자인 철학과 생태계를 활용해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마크 거먼은 밝혔다.

애플은 홈패드를 중심으로 스마트 홈 생태계를 더욱 확장할 계획입니다. 애널리스트 밍치궈(Ming-Chi Kuo)에 따르면, 애플은 2026년까지 스마트 보안 카메라를 포함한 추가 장치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처럼 홈패드는 애플의 스마트 홈 전략의 시작점이자, 기존 시장의 문제를 해결할 혁신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애플의 홈패드는 스마트 홈 시장의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모든 것이 단순하게 작동한다”는 애플의 철학은 스마트 홈 전반에도 구현될 수 있을까.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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