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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리뷰] 100년가는 휴대용 포토프린터, 캐논 QX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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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의 까다로운 리뷰, 오늘은 아주 간단한 장치, 미니 포토 프린터를 가져왔습니다. 캐논 셀피 QX20.

여러분은 디지털 인간인가요? 아날로그 인간인가요? 저는 비빔인간입니다. 대부분의 콘텐츠를 디지털에 저장하지만 학생 때부터 받은 편지, 사진, 부조금 이런 봉투도 다 보유하고 있고요. 고향 내려가면 사진 보는 게 취미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제가 사진을 전혀 인화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는데요. 우선 저는 셀피 찍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얼굴 사진이 별로 없기도 하고요. 타인이랑 찍는 건 왠지 쑥스러워서 먼저 찍자고 말 못 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 회사에 사진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은 저희 회사 에어컨이자 포토존입니다. 젊은 직원들이 늘어나면서 회식하고 놀 때 포토부스에서 사진을 찍고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아졌거든요. 이렇게 붙여놓으니까 그떄의 기분도 살아나고, 더 화목해지고, 관계가 더 아름다워지는 걸 느낍니다. 그래도 제 사진은 없어요. 사내 왕따기도 하고요. 사진 찍자는 말을 직원이 했을 때 쑥쓰러워서 도망갔습니다. 그 결과, 회사의 추억에 저는 별로 없었죠.

그러다가 마주친 이 기계, 캐논의 미니 포토프린터 QX20. 이때 깨달았습니다. 아 이거면 되겠구나. 저는 기본적으로 매주 촬영을 하잖아요. 이때 스틸사진들을 찍어서 출력을 가끔 해놓으면 좋은 추억이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캐논을 비롯한 여러 회사에서 포토프린터를 내놓고 있잖아요. 그중 QX20이 가지는 장점, 크기와 무겝니다. 크기는 좀 큰 외장하드 수준이고요. 무게는 455g이거든요. 가방에 넣어도 큰 부담이 없죠.

사용법은 간단한 편이에요. 잉크 카세트 넣고, 전용 인쇄지 넣고 앱에서 출력하면 끝입니다. 처음에 기기 등록 과정에서 앱과 기기를 한번만 연동하면 그 이후에는 기기와 폰이 무선으로 직접 연결하거든요. 그래서 아무 때나, 야외에서도 출력을 할 수 있는 식이에요.

출력은 약 40초가 걸리는데요. 염료승화방식을 사용합니다. 잉크에 열을 가해서 색상 강도를 조정하는 거죠. 잉크젯보다 좋은 품질이 나옵니다. 이렇게 인쇄를 해보시면 옐로, 마젠타, 시안 컬러가 차례로 인쇄되는 걸 보실 수 있죠.

이 염료승화방식은 인쇄가 느린 게 문제라고 보통 하는데요. 실제로 해보면 별로 느리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40초 정도 걸리는데 해놓고 잠깐 딴 데 보면 끝나있어요. 그리고 또 다른 장점, 100년까지 컬러가 보존된다고 하네요.

인쇄가 끝나면 번지기 전에 이 친구가 자동으로 필름을 위에 붙여주거든요. 그러면 포토부스 수준의 사진이 40초만에 완성이 되는 겁니다. 용지는 정사각형과 카드사이즈가 있고요. 둘 다 스티컵니다. 찍고 나서 어딘가에 붙일 수 있는 거예요. 지금까지 제 사진이 회사에 없었는데, 하나 찍어서 붙여보겠습니다.

개멋있죠?

보통 이런 제품들은 기계가 싸고 필름이 비싸다는 인식이 있잖아요. 별로 안 비쌉니다. 전용 잉크와 용지 포함해서 20장짜리가 1만7900원이에요. 장당 895원에 불과합니다. 포토부스들이 2장에 4000원정도 하니까 훨씬 싼 편이죠. 대용량으로 사시면 더 싼데요. 60매짜리로 사시면 장당 798원꼴입니다.

물론 포토부스들처럼 조명이나 아이템, 이런 게 준비돼 있는 건 아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온 지구가 포토부스가 되는 셈이잖아요. 산과 들, 실내, 실외 안 가리고 멋있는 사진을 마구 뽑을 수 있고요.

특히 포토부스는 한번 찍으면 끝이지만 이 제품은 폰 사진을 쓰는 거기 때문에 수정을 무한대로 할 수 있죠. 여러분이 쓰는 앱 쓰셔도 되고요. 사진을 출력할 수 있는 전용 앱에서도 편집이 가능합니다. 테두리를 수정하거나, 날짜를 쓰거나, 스티커를 좀 붙이거나 하는 기본적인 기능들이 가능해요. 그래서 다 수정하고 나면 바로 출력하면? 끝이죠.

개인적인 아쉬움 하나만 꼽자면 해상도가 조금만 더 높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쇄 해상도가 287 x 287이거든요. 그런데 보통 좋다고 하는 사진 결과물 DPI는 300부텁니다. 딱 300만 됐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색상도 256계조라서 보시면 디지털 사진보다 좀 뿌옇게 나올 때가 있죠.

두번쨰 아쉬움, 사용법이 매우 쉬운 건 맞는데 인쇄용지 어느 방향으로 넣어야되는지 좀 알려주면 좋겠어요. 맞습니다. 제가 멍청한 거, 그렇지만 이걸 자동으로 인식해서 반대로 넣으라고 알려주는 조치가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스마트한 세상이니까요.

쓰면서 좋으면서 아쉬웠던 점. 이렇게 출력이 쉽고 간단한데 저는 왜 가족들 사진을 그동안 출력하지 않고 있었던 걸까요? 이제 프린터가 생겼으니 가족들을 만날 때마다 사진을 찍고 그걸 또 출력해서 갖고 있어야겠습니다.

자, 그럼 이 제품을 살 것이냐 말 것이냐.

디지털∙아날로그 비빔 인간이다. 사세요. 아날로그만의 장점이 확실하게 느껴집니다.

예쁘고 잘생겼다. 사세요. 여러분의 얼굴, 100년 동안 보존되는 방식으로 저장하세요. 여러분의 얼굴을 미래 세대에게 자료로 남겨줘야 합니다. 제 얼굴은 안 돼요.

포토부스 매니아다. 사지 마세요. 그냥 포토부스 가시는 게 더 재밌을 것 같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비빔 인간을 위한 제품,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그때까지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

영상제작. 바이라인네트워크

촬영·편집. 바이라인네트워크 영상팀 byline@byline.network

대본. <이종철 기자>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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