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마지막 논의’…참여자들 속내 엿보이는 배달앱 상생협의체 제 10차 회의 모두발언

사실상 마지막 자리로 평가되는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이하 상생협의체) 제 10차 회의가 시작했다. 4일 오후 2시 30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 10차 회의 모두발언에서 각 대표자들은 본인들의 입장을 내세우는 데에 집중했다. 배달플랫폼은 상생안을 내놓는다는 입장인 반면, 일부 입점업체 단체들은 수수료율 5%를 주장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참여자별 입장을 확인할 수 있는 모두 발언 일부를 발췌해 정리한다. 

이정희 위원장 

“배달플랫폼 시장은 2개 업체가 8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3개업체는 90% 이상인 독과점 시장 구조다

“오늘 못이루면 양측 의견 입장 고려한 공익위원 중재안을 제시해 다음 회의 때 제시하겠다”

“상생협의체는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 간의 국한된 회의로, 소비자나 배달라이더 등 직접적인 상생 협의는 없고, 그렇게 해도 중재안에 따로 담지 않을 것이다. 또 소비자 무료배달 중지라든지, 개입하지 않을 것이고 하지도 않았다. ”

상생협의체 위원장을 맡은 이정희 교수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이번 회의가 참여자들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마지막 자리라고 밝혔다.

또 상생협의체가 플랫폼과 입점업체에 한해 논의되는 자리임을 강조했다. 소비자, 라이더를 대표하는 단체들이 이번 상생협의체에 계속해 말을 얹는 행태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 상생협의체에서 소비자 무료 배달 중지 등을 요구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참여 단체에 따르면 이 발언은 쿠팡이츠가 지난 제 9차 회의 당시 수수료율을 5%로 인하하는 대신 입점업체가 배달비를 전액 부담하라고 제안한 데에 따른 반발로 알려졌다. 

배달플랫폼 

함윤식 배달의민족 부사장

배달산업 관련 정부, 공익위원 의견을 무겁게 경청해 왔다. 외부에서는 석 달이 지났는데 뭘 하고 있냐는 비난도 있다. 그러나 진전도 있다고 본다. 배달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 형성돼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이 논의를 통해 멤버십 이용 혜택 조건 정책에 변화를 가져온다는 합의도 있었다”

“9.8% 수수료율과 플랫폼의 과도한 출혈 마케팅에 대해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 좀 더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이번 상생협의체 회의 진행 과정에서, 배달의민족은 가장 큰 비난을 받은 업체다. 제대로 된 상생안을 도출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었다. 함 부사장은 이 과정을 “배달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사회적 담론 형성되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며,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고 의미를 더했다. 

또 이 자리에서 여전히 해결될 점이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함 부사장은 지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경쟁사의 무료배달 등으로 인해 시장 질서가 공정하게 운영되지 않는다는 식으로 이야기한 바 있다. 이날 제 10차 회의에서도 쿠팡이츠의 협의를 바란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유성훈 쿠팡이츠 본부장

“쿠팡이츠는 차등수수료 도입해 중소 영세 상점 수수료 부담 낮추고 소비자 무료배달 혜택도 지키는 방안으로 추가 상생안 제출하고자 한다”

차등수수료제를 따르지 않겠다고 버티던 쿠팡이츠가 제 10차 회의에서 차등 수수료를 도입하는 방안을 내놨다. 쿠팡이츠는 지난 제 9차 회의까지 입점업체가 제시한 입점수수료 방안을 도입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이츠의 차등 수수료제에 따라 오늘의 회의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채영 요기요 정책실장

“3개월간 고생해준 공익위원들께 감사하다. 요기요는 현재 양강구도 체제 속에서 어려운 상황이다. 성실하게 소상공인을 위한 상생안을 제시하곤 했다. 이 부분들을 인정해주고 받아주신 공익위원들께 감사하다.”

요기요 측은 짤막한 소감을 밝혔다. 요기요는 이번 논의에서 점유율 대비 언론의 언급이 적은 업체다. 요기요가 이미 시장 점유율이 상당히 하락했기 떄문이다. 요기요 측은 실제로 양강구도 속 어려운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요기요가 상생안 수준의 요금제를 냈기 때문에 언급될 필요가 없다고도 말한다. 

입접업체 단체 

전국상인연합회 김충환 사무총장

“가장 큰 원인은 수수료 및 배달료 책정 과정이다. 투명성 공감대 이뤄지지 못했다”

“100% 만족하는 합의안 발표가 어렵다면 강제적 해결 방안 등 제도 개선 포함해 발표하는 것이 공감대 넓혀가는 합리적 방안이라 생각한다”

전국상인연합회는 수수료 문제가 미해결됐다며, 만일 모두를 만족하지 않는 협의안이 나올 경우 입법을 마지막 방안으로 제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입점업체 다수는 입법까지를 고려하고 이번 상생협의체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맹점주협의회 김진우 공동의장

“수수료율은 최대 5% 이하여야하고, 그래야 소상공인 숨통이 트인다. 최혜대우를 요구하면서 무료배달 광고를 하며 가게에 전가하는 것도 없어야 한다. 음식 가격도 결정권을 줘야 한다. 독과점 시장 규제는 당연하다. ”

가맹점주협의회는 이번 상생협의체에서 가장 강한 주장을 펼친 입점업체 대표 단체 중 하나다. 이번 모두발언에서도 5%를 고수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외식산업협회 김대권 상근부회장

“ 특히 외식시장 50% 이상 장악한 우형, 배민이죠? 조금의 양보와 변화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합의가 안 돼 10차까지 왔다. 최초 중개 수수료 6.8%에서 협의체 구성 시점부터 기습적으로 9.8%로 올린 이후 6.8% 이하로 내릴 생각이 없는 것 같아 외식사업자와 영세 자영업자의 분노가 한계가 됐다.” 

“ 저희 외식사업자와 영세자영업자의 최소 요구안은 중개수수료 5%, 영수증 세부내용 공개다”

외식산업협회 또한 수수료율 5%를 고수했다. 영수증 세부 내용 공개는 제 9차 회의에서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진 사안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차남수 본부장

“이 자리는 어려운 소상공인과 플랫폼 기업 간의 상생을 어케 이룰 것인가가 핵심이라 생각한다. 상생은 서로 양보가 필요하다”

“오직 소상공인과 힘없는 자영업자 위해서 수수료가 조금이라도 즉각적이고 그들이 바로 느낄 수 있는 실효적인 방안 마련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앞선 두 단체와 달리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소상공인과 힘없는 자영업자를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수수료 인하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로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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