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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리] 전기자극으로 ADHD와 편두통 잡겠다는 뉴아인

이라인네트워크에서 타트업을 뷰합니다. 줄여서 ‘바스리’. 투자시장이 얼어붙어도 뛰어난 기술력과 반짝이는 아이디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은 계속해 탄생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이들을 바이라인의 기자들이 만나봤습니다.

말초신경에 전기자극을 가하면 어떻게 될까.

흥미롭게도 편두통 증상이 완화되거나, ADHD로 불리는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가 치료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러니까 말초신경에 전기자극을 주면, 자극이 특정 뇌 부위로 전달되어 관련 호르몬이 조절되는 원리다.

전자기기와 약물을 합친 ‘전자약’ 회사인 뉴아인은 이러한 기술을 임상 개발하고 보유한 곳이다. 이 기술을 활용해 지난 5월 동아제약과 함께 편두통 전자약을 내놓았다. 조만간 미국에서 ADHD 전자약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마에 엄지 손가락만한 기기를 부착하고 기다리면 ADHD와 편두통 증상이 치료가 된다고 한다. 뉴아인은 임상을 통해 미 식품의약처(FDA)에서 삼차신경자극 원리를 이용한 ADHD와 편두통 증상 완화 기술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뉴아인은 국내 의료기기 기업 출신이자 의료 공학도 출신인 김도형 태표를 포함해 이원장 부사장, 김평규 사업전략 이사, 서주완 기술 이사가 모여 지난 2017년 9월 출범했다. 전기자극 치료 기술을 기반으로 ADHD, 편두통 치료 기기 외에도 망막질환 치료기기, 안면신경마비 치료기기, 이명 치료기기, 나아가 황반변성, 암 뼈전이 기술 등을 임상, 개발하고 있다. 뉴아인 측은 “새로운 시선, 새로운 개념으로 건강에 도움을 주자”는 뜻의 사명처럼 향후 인간의 수명을 늘리는데 도움을 주는 헬스케어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기자극 기술을 근간으로 경계를 구분짓지 않고 치료 가능 질병을 확대하겠다는 이야기다.

<바이라인 네트워크>는 지난달 31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뉴아인 사무실에서 김평규 뉴아인 사업전략 이사를 만나 회사가 어떤 기술력을 가졌고, 왜 이 시장에 주목했는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왔다.

김평규 뉴아인 사업전략이사

ADHD가 흔히 주의력 부족으로 알려졌다, 정확히는 무엇인지?

맞다. 일반적으로 아동기에 발병하는데 별다른 개입(치료)이 없다면 성인기에도 지속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DHD의 원인은 유전적, 환경학적 요소 등 다양하다.

수많은 질병 중 ADHD를 주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저희가 가진 기술 자체를 ADHD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크게 봤다. ADHD는 빨리 개입할수록 좋다. 치료법이 현재로서는 약물로만 한정되어 있고, 이 점이 원인 해결보다 증상을 완화한다는 점, 나아가 미국에서 허가된 약의 경우 의존성이 높다는 점에서 단점이 있다.

뉴아인은 ADHD를 치료하는 어떤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지?

저희가 연구한 바로는 ADHD는 3차신경에 전기자극을 가하면, 뇌의 특수 부위에 영향을 주는데 해당 부위가 도파민, 세로토닌 등의 호르몬을 조절하면서 ADHD의 주요 증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부분은 이미 임상실험과 상용화를 마쳤다.

나아가 저희는 신경자극 뿐만 아니라, 문제가 있는 인체 부위에 전기자극을 주고 특정 생물학적 현상을 유도하는 치료 방법을 고민해왔다. 이러한 고민 끝에 연구한 것은 망막 부분이다. 망막에 산소가 부족하면 출혈이 생기고, 이 경우 시신경에 손상을 입을 수가 있다. 이때 전기자극을 주면 손상된 시신경이 다시 재생될 수 있지 않을까 고민을 했고, 동물실험, 전임상 연구를 통해 이를 확인했다.

현재 직접 치료와 연관된 질환으로 안구건조증, 황반변성, 물리적 트라우마로 인한 안면 신경마비를 연구하고 있다. 이번달 중으로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단순히 ADHD 뿐만 아니라, 여러 차원에서 인체에 (전기자극을 통해) 영향을 줘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겠다는 방향으로 연구하고 있다.

해당 기술은 뉴아인의 고유 기술인가?

그렇다. 편두통, ADHD에 대한 각각의 제품을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편두통 관련 기술은 국내에서도 허가를 받아서 지난 5월 동아제약과 제품 판매를 하고 있다. 태국에도 지난 9월 제품을 출시했고, 대만, 폴란드, 미국에도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뉴아인의 ADHD 치료기기

비슷한 제품이 국내외에 없나?

미국에는 편두통 제품이 하나 있고, ADHD도 미국에 있다. 다만, 저희의 경우 두 제품 모두 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이다. 편두통과 ADHD는 만성질환으로, 일상생활에서 관리해야 할 요소들이 많다. 편두통은 식습관을 중요시하는데, 저희 애플리케이션에선 식습관, 복용 약물을 기록할 수 있고 예방 치료를 이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ADHD는 수면 중에 치료가 이뤄진다. 대다수의 ADHD 환자들의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데, 저희 웨어러블 기기는 사용자의 수면 시간 동안 전기자극을 주어 증상완화를 돕고 있다. 이러한 치료 과정과 수면의 상태 등을 애플리케이션에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정확한 사용방법은 무엇인가?

ADHD의 치료가 수면 중에 이뤄지는 만큼 사용자는 이마에 전도성 하이드로겔을 이마에 붙이고 잔다. 그러면 약 8시간 동안 전기자극이 이뤄진다. 부모 등 보호자는 사용자의 하이드로겔 부착 유무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 수 있다. 만약 수면 중 하이드로겔이 떨어지지는 등 변화가 생기면 알림이 간다. 사용자는 습도, 온도, 조도, 소음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침대 근처에 둬 수면 환경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편두통도 사용 방법이 비슷하다. 다만, 머리 아프기 전 사용하는 ‘예방치료’, 머리가 아플 때 사용하는 ‘급성치료’ 두 가지 치료 방식이 있다. 예방치료는 매일 아침 20분, 급성치료는 1시간 동안 이뤄진다.

뉴아인의 편두통 치료 기기

ADHD, 편두통 치료 원리는 전기자극으로 같아 보인다

그렇다. 다만, 전기자극의 형태가 다르다. 전기자극의 목표 대상인 3차신경은 같지만, 어떻게 자극을 주는지에 따라 반응이 다르다. ADHD의 경우 8시간 자극을 받으면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프로토콜로 개발을 했고, 반면 편두통은 이제 막 두통이 발생할 때 증상을 완화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다.

중요한 것은 가격일 것 같은데,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얼마인가?

ADHD의 경우 당장은 (수요가 훨씬 많은) 미국에서만 판매할 계획이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약 2400달러(한화 약 333만원) 정도로 보고 있다.

예상보다 값이 꽤 나간다. 기기 수명은 얼마나 되나?

반영구적이라고 보면 된다.

하이드로겔 등 소모품 비용은 얼마나 되나?

하이드로겔 하나 당 10회 정도 쓸 수 있고, 저희가 예상하는 바로는 소모품 구매가 월 20달러(약 2만7000원)에서 40달러(약 5만6000원) 정도 예상하고 있다.

두통완화 기기는 얼마에 판매되고 있나?

32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ADHD 기기와 가격차이가 큰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편두통의 경우 미국에서 치료 비용이 약 1800달러(약 249만원) 정도이지만, 저희는 편두통 완화기기를 미국에서 약 300달러(약 41만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ADHD도 미국에서 환자가 월 평균 쓰는 비용이 3000달러(약 416만원)~4000달러(555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평균 치료값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하겠다. 국내에서 ADHD 기기 출시는 언제쯤 할 계획인지?

내후년 정도로 보고 있다.

ADHD, 편두통, 망막질환 등 커버하는 질환의 공통점이 있는 것 같진 않다. 뉴아인의 비전은 무엇인지?

저희가 다루는 질환들 대부분이 노인성 질환이다. 전세계적으로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노인성 질환의 발병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치료법은 제한적이다. 저희의 기술로 환자들의 생존 기간을 늘리는 것들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공개(IPO) 계획이 있는지?

내년 말을 목표로 기술특례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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