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리뷰] 구멍 뚫렸는데 음질이 이렇게 좋다니, 소니 링크버즈 오픈
이종철의 까다로운 리뷰, 소니에서 두번째로 나온 구멍 뚫린 이어폰을 가져왔습니다. 링크버즈 오픈.
2년전에 소니가 링크버즈를 내놨었죠. 충격적이었습니다. 대체 이게 뭐 하는 건지 궁금한 디자인이었죠. 처음 봤을 땐 어떻게 끼는지도 몰랐어요.
그 제품과 비슷한 제품이 올해 새로 출시됐는데요. 뭐가 달라졌는지 한번 보겠습니다.
우선 외관이 미묘하게 바뀌었네요. 링크버즈는 나는 사이버! 이런 느낌인데 링크버즈 오픈은 좀 얌전하고 모던한 느낌입니다. 링크버즈는 소니 제품 아닌 것 같았는데 오픈 제품은 무광을 잘 쓰고 깔끔하게 마무리해서 굉장히 소니 제품다워졌습니다.
보시면 본체 유닛 디자인도 조금 바뀌었어요. 원래는 약간 짜부된 호빵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거의 구에 가깝습니다. 목탁에서 케틀벨로 바뀐 느낌. 굉장히 귀엽죠.
그리고 이 부분은 정확한 건 아닌데 도넛 부분이 조금 작아진 것 같네요. 귀에 더 쏙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제가 얼굴 크기에 비해 귓구멍이 작아서 이런 딱딱한 제품 끼면 보통 아프거든요. 이번에는 별로 안 아팠습니다. 끼고 있는 거 까먹고 막 그래요.
이 꼬다리 부분은 에어 피팅 서포터라고 해서 이렇게 해서 귀에 고정시켜주는 장치인데요. 이것도 디자인이 바뀌었네요. 원래 링크버즈에는 서포터 끼우는 게 좀 어려웠거든요. 방향이 있고 이 테두리 부분에 감는 거라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본체 유닛을 그냥 한방에 감싸네요.
음질은 역시 소니답다-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베이스 꽝꽝하는 소리는 아니에요. 그런데 놀랍도록 소리가 따뜻하고 풍부합니다. 봄 같은 소리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특히 중저음역대 배경에 깔리는 소리들이 매우 잘 들립니다. 지디의 POWER나 르세라핌의 Smart 같은 노래 들어보면요. 중간에 작은 악기들이 계속 빠밤빠밤, 둥둥하잖아요. 이 소리들이 정말 잘 들려요. 그래서 작은 제품인데도 굉장히 풍부한 소리가 납니다. 특시 실리카겔의 Tik, Tak, Tok 후반부에 기타 솔로 있잖아요. 그거 들을 때 공연장에 있는 줄 알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소리가 꽉 차고 리치하고 따뜻한 느낌. 만약 이게 싫고 보컬 위주로 듣고 싶다, 베이스 부스트를 하고 싶다 이퀄라이저 조정하는 거 아시죠? 소니답게 폭 넓은 EQ를 제공하고요. 원하는 소리로 커스텀하는 것도 객관식으로 쉬워졌습니다.
그런데 이건 조용할 때 느끼는 소리고요. 시끄러울 때는 내가 음악을 듣는 건지 오토바이 소리를 재생한 건지 헷갈립니다. 물론 전작보다는 소리가 더 크게 들려요. 조용할 때는 노캔 틀어놨나-싶을 정도고요. 시끄러울 때도 귀 속에 그럭저럭 음악을 잘 쏴줍니다.
특이한 청취 모드가 하나 들어갔는데요. 배경 음악 효과라는 게 있네요. 이게 뭐냐면 카페에서 틀어준 음악을 들을 때는 상대적으로 멀리서 오잖아요. 그런 효과를 구현해 준 건데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이게 소리가 멀리서 오는 감이 드는 건 맞는데요. 너무 멀리서 옵니다. 카페보다는 강당에서 음악을 튼 것 같은 그런 느낌.
음질이 좋은 이유는 코덱, 그리고 칩셋. 소니의 강점들이죠. 소니의 자랑인 DSEE 코덱을 사용할 수 있고요. 칩셋은 소니 플래그십 이어폰인 WF-1000XM5와 동일한 V2 칩셋을 씁니다.
앱에서는 스픽투챗 기능도 활성화할 수 있는데요. 이건 옆사람과 대화를 시작하면 음악을 자동으로 꺼주는 겁니다. 하루종일 끼고 사용하는 콘셉트의 제품이니까 유용하겠죠. 저는 친구도 없고 혼자 살아서 혼잣말할 때만 사용했습니다. 동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이번에 조작법이 굉장히 많이 업데이트됐는데요. 이런 작은 제품은 터치 컨트롤하기 쉽지가 안잖아요. 물론 터치 컨트롤이 되긴 되는데 이제는 얼굴 터치 컨트롤 기능까지 제공하네요. 지금 제 설정에서는 왼쪽 구레나룻 부분을 두번 터치하면 재생, 세번 터치하면 다음 곡으로 가게 해놨고요. 오른쪽은 이전곡, 다음곡으로 설정해놨습니다. 이 기능은 개인화가 가능해서 음성 비서를 켠다든가 하는 용도로도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얼굴 터치 제어가 하나 더 있는데요. 귓볼 옆을 다섯번 빠르게 터치하면 왼쪽은 소리 줄이기, 오른쪽은 소리 키우기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대단하죠? 운동할 때 아주 유용할 것 같은데, 길을 그냥 걸으면서 썼을 때는 안 씻은 사람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 제품 일할 때, 일상생활할 때 좋은데 제가 실제로 하루 종일 껴보고 있다가 정말 좋은 활용법을 찾아냈습니다. 끼고 노래 부를 때.
다른 제품들은 끼고 노래를 들으면 귀가 막혀서 이상하게 들리잖아요. 그런데 이 제품은 뚫려있어요. 그래서 제 목소리가 오롯이 잘 들립니다. 제가 지금 어떻게 노래를 부르고 있는지 다 들리는 거예요. 그래서 혼자 노래부르면서 일할 때, 놀 때 아주 좋더라고요.
가격은 만만치 않네요. 링크버즈보다 4만원 오른 26만9000원입니다. 좋긴 좋은데 자꾸 이렇게 가격을 올려서 약간 당황스럽습니다.
자, 그럼 이 제품 살 것이냐 말 것이냐.
안전하게 운동하고 싶은 여러분, 사세요. 예쁘고 작고 얼굴 터치도 되고. 완벽하죠.
그냥 귀 뚫린 이어폰 사고 싶다. 사지 마세요. 단순히 그 이유라면 링크버즈나 골전도이어폰 사시는 게 더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노래 들으면서 부르기를 좋아하는 여러분. 사세요.
자, 다음 시간에도 여러분의 일상에 도움이 될 만한 제품,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그때까지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
영상제작. 바이라인네트워크
촬영·편집. 바이라인네트워크 영상팀 byline@byline.network
대본. <이종철 기자>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