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30일 상장하는 케이뱅크의 플랫폼 전략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이번 달 30일 코스피 시장에서 기업공개(IPO)를 한다. 인터넷은행이 유가시장에 상장하는 것은 카카오뱅크에 이어 두 번째다. 케이뱅크는 상장 이후 차별화 전략으로 IT신기술을 더한 플랫폼 전략을 내세웠다. 이를 통해 시장의 수요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빠르게 공급한다는 의도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사진)은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상장 기자 간담회에서 “대한민국 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상장하게 되어 기쁘다”며 “상장 공모자금을 리테일과 중소기업대출(SME), 플랫폼이라는 3대 성장 전략과 리스크관리, 기술에 활용함으로써 상생금융과 혁신금융 실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케이뱅크의 공모 규모는 총 8200만주이며 주당 희망 공모가는 9500~1만2000원이다. 상장이 완료되면 공모 유입 자금에 더해 과거 유상증자 자금(7250억원)을 자기자본으로 추가 인정받게 된다. 이로써 케이뱅크에 1조원의 이상의 자금 유입 효과가 예상된다.
케이뱅크는 이번달 16일까지 수요예측을 거쳐 18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일반 청약은 이번달 21일부터 22일까지다. 투자자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을 통해 청약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상장 후 리테일, 중소기업 소호대출, 플랫폼이라는 세가지 키워드 전략을 실시할 방침이다. 전 BNK금융지주 디지털&IT부문장 출신인 최 행장은 디지털 전문가 답게, 상장 후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의 신기술 활용과 다양한 산업군과의 제휴를 통한 플랫폼 전략을 강조했다. 클라우드 인프라를 근간으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 상품을 빠르게 배포하고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여신(대출) 상품을 내놓으며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최우형 행장은 “코어뱅킹 영역 중 기업금융에선 SME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자영업자 사장님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자금이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플랫폼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금융, 빅테크, 이커머스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 제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열린 생태계 시스템을 기반으로 새로운 상품, 서비스를 신속하게 도입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혁신 투자 플랫폼에서 라이프 스타일 금융 등으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케이뱅크는 리테일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사업자들과 손잡고 고객 수요에 맞춘 특화 수신 상품을 출시한다. 케이뱅크를 주거래 은행으로 이용하는 고객을 늘려, 저원가성 예금을 확대해 효율적인 자금 조달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취지다.
자영업자, 중소기업대출 전략으로 개인사업자 대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 매출규모나 현금흐름, 업종 등의 데이터를 사용한 맞춤형 신용평가모형(CSS)과 자동화된 담보가치 평가, 주주사의 고객 연계 마케팅 역량 등을 활용해 비대면 SME 대출을 내놓을 계획이다.
최 행장은 “케이뱅크는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혁신적인 비대면 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운영했던 노하우가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단기적으로 개인사업자 중심의 소호 시장을 진출하고 장기적으로 중소기업 시장까지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요 주주사인 KT, BC카드가 보유한 다양한 재원, 역량을 활용해 신규 시장을 진출하고 고객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 산업 부문의 사업자와 제휴를 통해 생태계를 구축하는 ‘열린 생태계 시스템’ 전략을 앞세워 플랫폼 사업 확대에 나선다. 주식, 채권, 금과 은 등의 원자재, 외환 등 전통적인 투자상품부터 대체불가능토큰(NFT), 조각투자(STO), 명품, 예술품 등 새로운 자산과 대체투자 영역을 아울러 투자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케이뱅크는 투자 전용 플랫폼 출시를 위한 1단계 준비를 완료한 상황이며, AI 기반 개인화 투자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을 공개했다.
기술 강화 측면에서 케이뱅크는 신용평가모형 고도화와 담보대출 비중 확대, 중저신용자 고객 관리 강화 등을 통해 자산 건전성 관리를 강화한다. 인공지능(AI), 오픈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 마이크로서비스애플리케이션(MSA) 등 신기술 개발, 도입 등에 나설 계획이다.
최 행장은 “AI는 현재 은행 내부에서 업무 프로세스 개선에 많은 부분에 쓰이고 있고, 향후 고객 사용자 경험 혁신을 위한 분야에도 AI가 적극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일문일답
-올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업비트 예치금에 대한 이자율이 올랐다. 이로 인해 기존에 성장을 이끌어줬던 업비트가 이제는 수익성 저하를 일으키는 것이 아닌지?
최우형 행장: 업비트의 예치금 이자율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개정안 시행으로 올랐다. 업비트 예치금이 현재 케이뱅크 전체 수신액에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다. 이자율이 올라간 것은 다른 비즈니스로 만회할 수 있고, 업비트와 다른 비즈니스 협력 관계를 강화할 수 있다.
이준형 전략실장(CSO): 업비트의 예치금은 현재 3.2조원 정도로. 연간 이자 2%라고 하면 이자금액이 600억원 정도다. 다만, 법 시행이 올 7월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영향은 200억원에서 300억원 정도다. 내년에는 케이뱅크가 SMB, 소호 담보대출을 추진할 것으로 이로 인한 여신성장은 4조원에서 5조원 수준으로 업비트 효과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업비트 예치금이 전체 예수금의 15% 이상이라고. 업비트와의 거래계약 종료가 내년인 것으로 아는데, 거래가 단절되면 뱅크런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여기에 대한 입장은?
최우형: 업비트 예치금은 대출 재원으로 쓰고 있지 않으며, 별도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뱅크런 사태가 일어나는 것을 기대할 수 없다. 앞서 실리콘밸리은행 뱅크런사태만 봐도 외국과 우리나라의 거래행태가 많이 다르다.
-케이뱅크 연체율, 인터넷은행 중 가장 높다. 건전성 지표는 앞으로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최우형: 연체율, 건전성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케이뱅크는 건전성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첫째 담보 여신 상품이 늘면서 포트폴리오 구조가 안정화됐고, 신용평가모형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중저신용차주에 대한 신용평가가 정교해졌다. 중저신용자 대출의 여신 질이 높아지면서 대손비용이 상당수준 안정화되고 있어, 갈수록 건전성이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번째 인터넷은행들이 출범을 예고하고 있는데, 케이뱅크만의 차별화 전략은?
최우형: 추진 중인 플랫폼 전략 중 하나로 개방형 생태계가 있다. 시장 선두주자의 상품, 서비스를 (케이뱅크) 앱과 통합할 수 있다. 저희의 기술적 기반을 오픈API, MSA, 선진화된 시스템 구조에서 찾을 수 있고 이를 차별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고객들이 원하는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공모가를 훨씬 밑도는 상황인데, 케이뱅크는 투자자들에게 어떤 신뢰와 믿음을 줄 수 있는지?
최우형: 영업초기 고난, 역경이 있었다. 그 와중에 매년 꾸준히 혁신적인 상품을 출시하면서 시장 신뢰를 이끌고 있다. 거버넌스 관련 리스크에도 상당히 자유롭다. 두번째 성장, 수익성 측면에서 잠재력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주로 가계금융, 자산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케이뱅크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의 자금공급 애로를 해소시키기 위해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자기자본을 효율적으로 쓰이고 있다. 상장 후 공모로 유입되는 자금 7220억원을 사장님 자금난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